내가 어렸을 때 읽은 미국작가 나다니 엘 호오돈(Nathaniel Hawthorn: 1804-1864)이 쓴 큰 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이라는 글만큼 나에게 감명과 꿈을 준 글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이 글은 하도 유명해 학교 국어 교재에도 게재된바 있었고 영문판 또는 한국어판 단편집으로 출간되어 많이 읽힌바 있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잘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나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이 큰 바위 얼굴을 상상의 나래를 펴 내 나름 되로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위엄 있고 고상하고 인자하면서도 성스러움을 풍기고 있을까 ? 암울했던 그 시대, 앞으로 미국을 이끌어 가고 희망을 줄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할 지도자의 출현을 학수고대하면서 등잔 밑이 어둡다고 그 고장에 사는 평범하고 성실하며 착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니스트가 그 위대한 바위얼굴의 인물임을 몰라보는 어리석음을 깨우쳐 준 그 글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도 큰 교훈이 된 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 시대를 이끌 어가는 원동력은 예나 지금이나 어니스트 같은 평범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난 2002년 7월 중순경 미 동부 여행 중 그 큰 바위 얼굴을 실제로 볼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큰바위 얼굴은 보스턴 시에서 북쪽방향으로 91번 고속도로 가다가 버몬트주와 뉴햄프셔주의 경계지점에 있는 해발 1,774m의 캐논산맥 절벽 정상부근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큰 바위 얼굴은 그 고장에서 영문으로 디 올드맨 뷰(THE OLD MAN VIEW)로 불러져 우리들에게 알려진 큰 바위 얼굴 (The Great Stone Face)과는 그 표현이 사뭇 다르므로 좀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영문표기에서 Face와 View는 그 뉴-앙스 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의문은 곧 풀렸습니다.
나는 처음에는 상상하길 하나의 큰 바위가 얼굴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 가 생각했으나 사실은 여러 개의 큰 바위가 서로 얹어져 쌓인 30m 크기의 바위 덤으로 모자이크 화법 같이 얼굴 모양의 윤곽을 나타내고 있으며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보면 그저 거대한 바위들이 서로 겹쳐져 얹어 있는데 지나지 않으나 멀리 떨어져 볼수록 윤곽이 뚜렷한 늙은 남자의 투박한 얼굴 모습으로 보이고 있었습니다. 아 ! 그래서 얼굴(Face) 보다 모습(View)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하구나 하고 감탄사가 절로 났습니다. 이 얼굴 모습은 산 우측에서 볼 때만 나타나고 정면이나 좌측에서 보면 전혀 엉뚱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허상을 보는 것 같아 좀 씁쓸했습니다.
어쨌든 미국이 낳은 작가 나다니 엘 호오돈의 글 "큰 바위 얼굴"은 미국 본토는 물론 전세계에 넓이 소개되어 이 고장이 관광 명소가 됐으며 그 시대를 초월하여 이 혼돈의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지금도 크나큰 교훈과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