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신림동 맛집을 소개할까 합니다..
남편이 4~5년전 즈음인가 경감승진시험 공부하느라
신림동에 강의들으러 간다고 해서
돌아오는 길 데이트라도 할겸
두어번 가본적이 있습니다..
남편은 맛집이 있다고 오라고 한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어쩐일인지 하루는 신림동 맛집 외식을 시켜준다고 하길래
버선발로 뛰어나갔죠
지하철타고 버스타고..
비가와도 눈이와도 한번도 택시타고 오라고 한적이 없습니다
(신림동으로 오라고 한 이유는 결국 따로 있었지만..폭탄선언, 나중에 이건 얘기할께요)
어쨋건
이날 간 곳은 고시촌 음식점들에 대한 저의 선입견과는 달리
아주 맛난 곳이었습니다...
통영 장어잡는 날
(관악구 대학동 155-122)
늘 남편이 추천하는 맛집은 맛집이라고 할 수 없는 곳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기대이상이었네요...
평소 멸치회는 비려서 잘 안먹었는데
여기선 신선해서인지 비린맛 모르게 먹었네요
굴전, 멸치회, 입가심용 파래 등등의
반찬도 일품이었어요.
미리 구워나온 장어님들~나란히
사진찍는걸 깜빡하고 나오자마자 먹어댄 후
"아차~~사진~!!!" 하고 사진을 찍었더니..
뭔가 사진속 불판이 허전하네요
장어는 역시 소금구이 ~~
살면서 먼저 장어 먹으러 가자는 경우는 없었는데
장어 먹잔 얘기에 뭔가 불안한 맘이었지만
사람이 그래도 나이들면
개미눈물만큼은 변하나 보다 생각하며 맛나게 먹었습니다.
일반 장어구이랑은 다르게 숯에 구운 장어는 아니지만
오동통하고 신선한 장어가 끝내주는 맛이었네요
늘 격무에 시달리시는 경찰관 여러분들~
한번 몸보신하러 가보세요~
역시 불안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습니다.
남편은 식사후 디저트 먹으며
이날 제게 폭탄선언...
또 다시 다음 계급 경정승진시험을 보겠다고 합니다ㅠㅠ
가족들 뒤로 하고 승진시험보는거
경감승진시험이 마지막이라고
그렇게 맹세를 했었었는데...
아무튼
남편의 폭탄선언에 심란하기도 하고
항상 자기위주로 생각하는 남편이 정말 원망스러워
그이후
저는 조용히
집을 나갔습니다..
예상대로 전 갈데가 없었고 친정에 묵었지요..
물론 또 시험을 보겠다는거 때문에 집을 나간건 아니였습니다
결혼기념일 이후 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진 기분이였습니다..
저는 남편과 잠시 별거하는 중에 제가 잊고 있었던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희생하면 내가족과 남편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해질꺼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 그 희생이 날 돌보지 않은채 제 인생을 살지 않았고
남편이 운전해주는 보조석에 앉은 인생이였습니다
제인생의 방향은 제가 운전해야한다는것을 잊고 살았어요...
결혼하기전 안정적인 삶을 동경했었고, 싱글로 고독사 하지 않을까
어리석은 불안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혼자라 편안한 삶도 좋지만
힘들어도 행복한 삶, 의미 있는 삶을 원해서
모든 면에서 저와는 너무나 다른 남편과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가부장적인 남편의 보조바퀴같은 삶이였고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싱글인 분들
결혼은 인류의 본능이 아니라 결혼을 해도 독거노인이 될 수 있고
평생 외로울수 있어요
무언가 두려워 결정하는건 항상 후회만 남습니다
좋은 사람이 생기면 결혼하는것이 아니라
내가 준비되어 있을때 혼자여도 그 삶이 온전하게 느껴질때
결혼하는게 맞는거 같아요...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는 행복은 곧 파멸하고
내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노력부족이 아니라
내 삶의 방향이 잘못된 것이란걸 이제서야 깨닫네요..
그 누구와 살든 내인생의 방향은 내가 정하고 내가 행복해야 해요
마음의 안정은 돈으로도 살수 없고
두려움 때문에 하는 선택은 자기를 원망하게 되요.
결혼이 주는 안정감보다 스스로 안정된 삶을 사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병들고 나이들면 재벌이든 노숙자이든 다 힘들어요.
누군가의 보조석 누군가의 보조바퀴같은 인생은
행복하지않아요...
하지만
자신을 객관화하고 누군가와 사는 삶이 아프더라도
그 성찰과 성장을 해 깨달음이 있다면
의미 있는 인생이라 생각해요.
혹여 시험에 떨어진 분들은 아마 이시간에 스스로를 자책하며
실패했다고 생각하실수 있지만
그건 실패가 아니라 그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있다는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남편의 자아실현이라고 할 수 있는 승진시험을 통해
저포함 가족들이 또 많은 배려가 필요하겠지만
가장 힘든건 본인 스스로일테니
그저 묵묵히 응원하며 남편을 믿고 적극 응원해 볼 생각입니다.
여러분
설령 지금이 힘든상황이시더라도
저처럼 이렇게 여러분들을 걱정하고 응원하는 가족들 생각하시면서 힘내시고
어떤 자책도 하지마시고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우리 사회는 실패라는걸 너무나 쉽게 말하지만
어느 인생도 실패한 인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제 제가 좋아하고 제가 행복한일을 하고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것 용기내어 하나씩 해보려합니다.
저희 남편처럼 승진공부하시는
경찰관 여러분들 힘내세요~~
공부한다는 남편과
여러 경찰분들을
늘 응원합니다^^
첫댓글 훌륭하신 사모님을 두셨네요^^ 부럽습니다~ㅎㅎ
우와~저번 부인님의 글땜에 내심 살짝 걱정했었는데, 엄살이셨던듯^^
항상 승스 오면 부인님의 글에 힘 얻고 갑니다.~ 행복하세요~~!!!
어찌보면 앞 뒤 안재고 마음속까지 솔직한 부인님의 부군이 최고의 남자일거에요~~^^
겉과 속 다른, ㅆㄹㄱ 같은 남 족속들이 대부분이에요~~~
엄살은 아니구요 ㅎㅎ
진심 심각하게 위기를 겪었는데 제가 다시 도를 닦고 돌아왔습니다.
늘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조금이나마 힘을 얻는다고 하시니 저도 힘이 됩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3.05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