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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의 아름다운 길,
향수호수길
향수호수길에서 바라본 대청호
숨은 비경 따라 걷는
호반 길
우듬지 데크
드넓은 금강 물줄기와 대청호를 품에 안은 충북 옥천에는 아름다운 길이 많다. 그중 향수호수길은 오랫동안
숨겨둔 비경을 품고 있다. 대청댐 준공 이후 30여 년 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청정 숲이 반기고, 옛 주민들이 마실 다니던 산자락 길을 따라 대청호 풍광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대청호반의 고즈넉한 풍경을 눈에 담고 짙은 녹음이 드리운 숲길을 느릿느릿 걷다 보면 마음이 절로 평안해진다.
대청호 비경이 펼쳐진 향수호수길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담긴 길
향수호수길은 대청호반의 절경을 따라 마성산 자락에 조성된 생태문화 탐방로다. 옥천읍 수북리 옥천 선사공원에서 출발해 날망마당~물비늘전망대~황새터~용댕이(황룡암)를 거쳐 안내면 장계리 주막마을까지 5.6km 길이로 조성되었다.
아쉽게도 용댕이~주막마을을 잇는 마지막 1.3km 구간은 현재 낙석으로 인해 복원 공사 중이다. 전 구간을
걸을 순 없지만 아름다운 호수 풍경은 그대로 남아 길손을 기다린다. 통제된 구간을 제외하면 편도 4.3km,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하니 왕복 3시간쯤 잡으면 넉넉하다. 길 이름은 옥천이 고향인 정지용 시인의 대표
시 ‘향수’에서 따왔다. ‘산 너머 저쪽’, ‘산에서 온 새’ 등 향수호수길 곳곳에서 만나는 정 시인의 시가 걷는
재미를 더한다.
향수호수길에서 바라본 대청호
향수호수길로 조성된 이 길은 1980년대 대청댐이 건설되기 전 옥천과 보은을 오가는 도로가 있던 곳이다.
당시에는 여러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옛 주민들이 숱하게 오가던 마실 길이었다. 대청댐 준공으로 마을도, 주민들도 사라진 길은 30여 년 간 인적이 뚝 끊겼다. 그 덕에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날 것의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등 참나무로 무성하게 뒤덮인 숲은 한여름에도 시원해 걷기 좋다.
7~8월에는 노란 꽃을 피우는 원추리 군락도 볼 수 있다. 산허리를 따라 조성된 수변 덱 길을 걷는 동안 쪽빛
호수를 두른 산능선 풍경이 내내 곁을 따른다. 길 곳곳에 물비늘 전망대, 참나무 쉼터, 다람쥐 쉼터, 솔향 쉼터 등 뷰포인트가 마련되어 있어 호수를 배경으로 쉬어가기 좋다. 그중 솔향 쉼터는 커다란 소나무 한 그루가
짙푸른 그늘을 드리운 풍경이 운치 있다.
쉬어 가기 좋은 솔향 쉼터
숨은 비경 따라 걷는 호반 길
출발점인 옥천 선사공원은 고인돌, 선돌 등 선사 문화 유적을 살펴보며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대청호에 잠긴 마을에서 옮겨 놓은 석재 유물도 볼 수 있다. 옥천 선사공원 건너편 언덕을 오르면 향수호수길 초입인 날망
마당에 닿는다. 이곳부터 고즈넉한 숲길이 약 1km 이어진다. 폭신폭신한 흙길을 구불구불 오르내리며 숲을
빠져나오면 물비늘 전망대다. 옥천읍에 상수도를 공급하던 취수탑 건물을 전망대로 꾸몄는데 탁 트인 대청호 풍경을 호젓하게 감상할 수 있다. 대청호를 빙 두른 산능선과 햇살에 반짝이는 물비늘이 멋진 풍광을 연출
한다.
부드러운 흙이 깔린 숲길
물비늘 전망대 전경
전망대를 되돌아 나오면 향수호수길의 백미로 꼽히는 덱 길이 시작된다. 산허리를 구불구불 돌아 황새 터까지 2.3km 이어진 길로, 대청호를 가장 가까이 두고 걷는 구간이다. 여름에는 무성하게 잎을 피워낸 나무가 터널을 이뤄 걷는 내내 시원한 그늘이 이어진다. 덱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대앞들 쉼터가 나오는데 호수 건너 오대리라는 아담한 마을이 내다보인다. 수몰되기 전에는 마성산 며느리재를 넘어 쉽게 갈 수 있는 농촌마을이었으나 대청댐 완공 이후 배를 타야만 드나들 수 있는 육지 속 섬마을이 되었다.
오대앞들 쉼터를 지나면 향수호수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우듬지 데크’를 만난다. 수변 길에서 잠시 벗어나 아늑한 숲길로 들어서는 구간이다. 9m 높이의 덱 길이 60m쯤 이어지는데 마치 숲 위를 걷는 듯한 느낌
을 준다. 우듬지덱을 건너 며느리재를 지나면 황새 조형물과 함께 탁 트인 풍경이 나타난다. 비옥한 농토와
풍족한 물 덕에 예전부터 황새가 많이 날아들었다 하여 ‘황새 터’라 이름 붙은 곳이다. 황새 조형물 너머로
맞은편 산자락과 하늘,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대청호 수위가 낮아지는 4~5월 무렵이면 너른 들판이 펼쳐
진 풍경을 볼 수 있다. 황새 터에서 용댕이로 이어진 1km 구간은 절벽을 따라 조성된 덱 길이다. 대청호를
발아래 두고 주변 풍경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고 용을 형상화한 스카이워크가 볼거리다.
황새 터에서 바라본 대청호
절벽에 조성된 덱 길
용을 형상화한 스카이워크
여행 정보
옥천 선사공원
- 주소 : 충청북도 옥천군 옥천읍 지용로 340
- 문의 : 043-730-3114
- 홈페이지 : https://www.oc.go.kr/tour/index.do
여행 팁
황새 터를 지나 용댕이(황룡암)까지 1km 덱 길 구간은 보수 공사가 끝나고 2021년 6월부터 개방될 예정이다. 가기 전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식수나 간식거리는 출발점인 옥천 선사공원 인근 수북리 마을 슈퍼에서 구입할 수 있다.
글 : 여행작가 강민지
사진 : 옥천군청 문화관광과 제공
※ 위 정보는 2021년 6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