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브랜드에 있어 지난해에는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다. 물론,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어느 정도 회복세로 돌아서며 판매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도 여전히 빠른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를 들면 BMW의 주력 모델이었던 5시리즈 디젤 라인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리콜 제도를 통해 문제가 됐던 모델들의 보완을 진행하면서 인지도를 다시 높이기 시작했지만 5시리즈의 부활만이 상승세를 확실하게 이어갈 듯하다.
BMW 520d가 자동차 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면서 BMW 브랜드는 큰 타격을 입었고, 2.0 디젤 라인업이 흔들릴 정도로 위기감이 드는 시기였다. BMW 상황이 발생하기 전 이미 독일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던 상황이었지만 수입차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던 BMW의 문제는 더 큰 이슈가 됐다. 특히, BMW의 판매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BMW 520d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다른 모델들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
물론, BMW 520d 모델들이 모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저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부족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해 왔다. 시간이 흘렀고 520d도 새롭게 단장을 해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브랜드가 폭 넓은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것도 좀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 듯하다. 그리고 비가 내린 뒤 땅은 더 단단하게 다져진다는 말이 있듯 BMW도 이제는 다시 뛸 시기가 된 듯하다.
사실, BMW 5시리즈는 브랜드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모델로 세단 시장에서 그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라인업으로 자리잡아 왔다. 지난 1972년 첫 5시리즈가 출시된 후 글로벌 시장에서 베스트 셀링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출시된 후 45년이 지난 시점에서 새로운 모델로 탄생을 하게 됐다. 국내에 공식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4세대(E39) 모델로 마니아들에게 첫 수입차의 이미지를 확고히 했다.
이후 5세대(E60, E61), 6세대(F10, F11, F07)를 거치면서 5시리즈에 대한 인지도와 함께 준대형 수입차 시장에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특히, 6세대에 들어서면서 BMW 5시리즈는 국내 준대형 자동차 시장에서 기본 베이스가 되는 모델로 제시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은 커지면서 경쟁 메이커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6세대 모델이 경우 7세대 모델이 만들어지는 틀이 됐다. 6세대 뉴 5시리즈는 BMW 이피션트다이내믹스로 최고의 성능과 효율을 기반으로 2010년 모습을 드러냈다.
BMW 5시리즈가 더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가솔린과 디젤 엔진, 그리고 다양한 편의사양과 x드라이브와 같은 안전성 등에 해당하는 옵션을 추가하면서 경쟁 모델에 앞설 준비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럭셔리급에 해당하는 준대형차 전쟁에서 BMW 5시리즈는 지속적으로 변화를 이어왔고, 7세대 모델에서 프리미엄 세단의 정점을 만들어내면서 시장 극복에 나서고 있다.
STYLE/럭셔리한 모습을 감출 수 없는 몸매를 보여주다
뉴 5시리즈는 이전까지 출시됐던 라인업 중 가장 혁신적인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진 모델이다. 전체적인 스타일은 더욱 강렬하고 스포티한 디자인을 앞에 내세웠고, M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면서 다이내믹함을 업그레이드했다. 여기에 반자율주행 기술, 제스처 컨트롤, 컨시어지 서비스 등 7시리즈에 적용됐던 최첨단 안전 보조 및 프리미엄 편의 기능들이 장착돼 고급성을 갖춘 프리미엄 세단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차체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mm가 각각 4,936X1,868X1,479, 휠베이스 2,975mm로 넓은 공간을 갖춰 럭셔리 세단의 편안함을 그대로 간직하게 됐다. 프런트는 친숙한 BMW 키드니 그릴과 양쪽의 트윈 원형 헤드라이트가 적용돼 패밀리룩을 구축했다. 또한, 클래스 헤드라이트 커버가 키드니 그릴과 연결돼 넓은 차폭을 강조해 도로 위에 낮게 깔린 듯한 형상을 만들었고, 스포티한 성격을 업그레이드한 범퍼 하단의 라인은 차체 성격을 강조해 준다.
사이드는 BMW 특유의 짧은 오버행으로 스포티한 외관을 강조하며 새롭게 추가된 스웨이지 라인이 뒤로 갈수록 점점 높아지면서 역동적인 인상을 완성시킨다. 또한, 에어 브리더를 통해 휠 주위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해 공기 저항을 줄이도록 했고, 호프마이스터 킹크를 통해 스포티함을 높였다. 리어의 낮은 디자인이 차폭을 더 넓어 보이게 하며 안쪽으로 깊숙이 뻗은 리어 라이트는 차체의 옆면과 뒷면을 매끈하게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실내 공간은 넓게 다듬어진 대시보드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사용 간편화를 위해 10.25인치의 고해상도 스크린에 새로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도입해 화려하면서도 깔끔한 스타일로의 변화를 완성했다. 여기에 7시리즈에 적용됐던 제스처 컨트롤 등 첨단 편의 장치의 추가로 iDrive, 음성인식, 터치 스크린에 이어 기능을 간편한 손동작으로 작동할 수 있다.
또한, 기존보다 70%나 넓어진 최신 풀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파킹 어시스턴트 기능, 총 11가지의 색상 조합이 이루어진 엠비언트 라이트 등의 첨단 옵션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되며, 시승차에는 엠비언트 에어 패키지가 추가됐다. 여기에 커진 차체만큼 넓어진 트렁크공간도 5시리즈의 넉넉함을 제시해 주는 부분이다.
DRIVING/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줄 아는 준대형 세단
시승차인 BMW 532d는 BMW 트윈파워 터보 기술을 통해 역동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구현한 것을 기본으로 BMW 이피션트 라이트웨이트 개념을 적용함과 동시에 차체강도와 비틀림 강성은 강화했으며, 엔진을 감싸는 소재까지 중량 감소를 위해 새롭게 고안했다. 특히, 공차중량(유럽기준)은 최대 115kg까지 줄었으며, 새롭게 디자인된 섀시와 낮은 무게중심, 균형 잡힌 무게배분, 뛰어난 강성 등을 통해 보다 역동적인 주행 경험과 안락함을 제공하도록 다져졌다.
시승을 진행한 모델은 520d x드라이브 럭셔리 라인 모델로 파워트레인은 2.0 트윈파워 터보 디젤 엔진을 심장으로 적용해 제원상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힘에 스텝트로닉 8단 자동변속기가 조율됐다. 이를 통해 0-100km/h 가속성능 7.6초, 최고속도는 232km/h을 보여주며, 복합연비는 13.9km/l을 보여준다. 이 정도의 성능과 연비를 갖춘 준대형 세단이라면 누구든지 탐낼 수 있는 자동차임에는 틀림이 없다.
시승을 위해 실내에 들어서면 허리를 감싸는 듯한 시트 스타일이 시승자를 포근하게 만들어 준다. BMW 디스플레이키를 놓고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디젤 엔진 사운드가 들려오지만 이전 모델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사운드가 줄어들면서 프리미엄 세단의 가치를 가지도록 한다. 살짝 밟아 본 가속 페달에 반응하는 엔진의 능력은 빠르게 다가오면서 결코 머뭇거림이 없는 움직임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려온다.
D레인지에 변속 레버를 놓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승차는 가볍게 앞으로 나선다. rpm게이지가 가솔린 엔진에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응답해 왔고, 시내 주행을 시작하면서 부족함이 없는 가속감은 드라이빙 능력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도록 한다. 이전에도 만났던 익숙한 안정감이 시승차를 통해 다시 느낄 수 있는 건 그만큼 친숙해졌다는 의미라고 보인다.
고속도로에 들어선 시승차의 가속 페달을 꾹 밟자 rpm게이지와 함께 스피도미터 게이지도 끊임없이 올라섰고, 규정 속도를 빠르게 넘어서면서 스포티함을 이끌어 준다. 스피드를 좀더 올리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으니 시승차는 남아있던 성능을 과감하게 선보였고, 조금의 주춤거림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여유있는 움직임을 갖게 만들었다.
빠른 스피드에서 계기판을 보니 이미 스피도미터 게이지는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속도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음에도 차체는 안정적인 모습으로 지속적인 고속 드라이빙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적용된 안전시스템과 결합이 이루어진 주행능력이 좀더 과감한 움직임에도 부담스러움을 떨쳐 보이도록 한다. 고속 주행 중 차선을 넘나들 때 마다 차선이탈경고시스템이 시승자에게 주의를 요구해 오지만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선변경 경고시스템만이 안전운전을 제시해 온다.
여기에 적용된 반자율주행 기술은 더 정교해 졌다. 시승차의 주행을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로 놓고 스피드를 규정 속도에 맞추면서 안전장치들인 차선이탈 복귀시스템이 더 관여돼 안정된 움직임으로 믿음을 준다. 일반적인 도로에서는 물론 완만한 코너의 경우에도 차선을 감지해 스스로 주행할 수 있게 해 준다. 한마디로 주행을 진행하고 있는 순간에도 안전이라는 부분이 항상 연결되면서 럭셔리 세단의 이미지를 이해하게 만든다.
시승차인 520d는 열병을 앓았다. 힘들었던 시간들을 보내며 더 단단한 성격과 안전성을 갖추게 됐고, 이제는 다시 뛸 때가 된 듯하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승차가 보여준 시원스러움을 갖춰야만 유저들의 마음을 다시 얻을 수 있을 듯 하다.
[BMW 520d에 대한 더아이오토 20자평] 520d의 부활은 BMW 브랜드를 다시 뛰게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