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팀 등반도 인수봉이라서 더운 날씨 속에 이미 다들 정상을 다녀 왔기에 이날은 정상에 가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하드프리보단 정상을 가고 싶어서 내가 오늘 선등으로 갈 테니 빌레이 봐줄 사람? 하고 얘기하니 홍아와 임성이 흔쾌히 나선다. 인수봉 첫 리딩을 검악B 로 오를 때도 이들은 내게 용기를 북돋아 주며 빌레이를 봐 줬었다. 내 선등에 언제나 응원을 보내며 나서는 이들이 너무 고맙다.
크로니길은 5년전에 남신누나의 리딩으로 5피치까지 갔다가 날씨가 안 좋아서 하강한 기억이 있다. 그 때 얼떨결에 4피치를 처음으로 리딩으로 올라봤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곳이 없어서 이번에 정상까지 리딩을 해 보고 싶었다.
출발하기 전에 영식이가 어려운 곳에 많이 치고 가라고 3호와 4호캠을 더해 준다. 든든하다.
첫 피치는 크랙에 캠을 설치하고 올라서 밴드에 올라선 다음 좌측으로 조금 이동하다가 직상하여 쌍볼트에서 끊었는데 나중에 개념도를 찾아 보니 밴드에서 왼쪽 끝까지 가서 1피치를 끊고 2피치는 크랙으로 오르는 것으로 표기된 개념도도 있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니 크랙에서 밴드로 넘어오는 게 약간 까다로워 보였다.
쉬운 3피치 슬랩을 오르고 4피치는 볼트가 거의 없어서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서 쉬운 길을 찾아 올랐다.
5피치 고리 직전 한스텝을 힘을 써서 일어선 후 고리를 사용하여 펜듈럼으로 넘었다. 세컨은 퀵드로를 회수하기 위해 고리까지 등반 했지만 후등은 굳이 오를 필요없이 바로 넘어왔다.
6피치가 크로니길의 하이라이트였다. 어려워 보이지 않는 약간 기울어진 크랙인데 오른발 꽂고 왼발로 발란스 잡기가 쉽지 않았다.
출발하면서 딱 한군데 캠이 들어가길래 설치하고 일어서려는데 미끄러지며 추락했다. 다행히 캠이 잘 설치되어 잡아주었다.
내가 설치한 캠이 잡아주니 캠에 대한 믿음이 확실해졌다. 반대로 시작부터 추락을 하니 이후에도 계속 추락을 할까봐 캠을 자주 설치하고 힘들면 매달리기를 반복하게 되었다. 중간 이후 레이백 자세가 가능해지면서 동작이 쉬워졌지만 앵커에 확보를 하고 올라온 길을 보니 누군가의 표현대로 오바로크를 쳤다. 결국 1미터 간격으로 캠을 설치하면서 인공으로 오른 셈이 되었다.
7피치 크랙은 6피치에 비하면 쉬웠고 등반하는 재미도 있었다.
8피치와 9피치는 어렵지도 않고 올라가 본 적도 있고 해서 생략하고 일찍 하강하기로 했다.
7피치 종료점에서 하강을 시작하여 3피치 확보점 근처에서 좌측으로 넘어선 후 계속 하강하여 출발점으로 내려섰다.
하늘길 앞에서 팀에 합류하여 하드프리 등반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하산하였다.
첫댓글 더운날씨에 수고많으셨어요 ~
성원씨 후기글(최고)을 보는데 갑자기 경령언니생각이 나네요~^^ㅎㅎ
성원 오빠 덕분에 힐링 되고 너무 좋았습니다~~🙏
성원선배님 리딩할때 저도 따라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