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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승리 신병교육대대 원문보기 글쓴이: 깜짝
받는사람 : 4중대 5소대 강지석 <br>보낸사람 : 변함없이 엄마 <br>내용 : 어제로 니가 입대한 지 만 한 달이 되었고 세종대왕께 감사드리는 한글날이기도 해서 바쁜 와중에도 한 수다 떨려 했더니만 이상하게도 4중대 편지함이 작동이 안 되어 몇 번 시도하다 깨갱? 선언하고 바삐 살았다. 워뗘? 엄마 편지 하루 거르니까 숨이 트이드나? 지금 이 순간 너에게 오만 욕을 다 뒤집어씌우며 글을 쓰고 있단 사실을 직시하길... 니가 웬만해서 편지 안 쓸 거란 걸 감지하지 않은 바 아니건만 짜샤! 수빈이 한테 편지쓸 때 집에다 한 장 쓰면 손에 덧이 나드냐? 이런 왕싸가지? 아니면 니 말대로 아직까지 감정이 실리지 않아서 그랬느뇨? 됐다 짜샤! 그나마 수빈이한테라도 답장한 게 용하긴 하다만^^ 어제 편지쓰기도 실패하고 12시 넘어서야 귀가한 터라 아침에 출근 전에 잠깐 메모라도 남기려고 컴을 켜 이곳 카페 편지함에 연결시켜놓은 다음 화장을 하고 있는데 아빠가 편지함에 오른 니 이름을 보고 엄마가 쓴 건 줄 알고 볼렸다가 수빈인 걸 알고 말해주더라. 순간 엄마 속이 별로 편치 않더구만, 뭐 허긴 수빈이한테 편지를 가장 먼저 받았을 테니까 그 답장을 언제 쓴 건지 모르니 수빈이한테 답장 먼저 쓴 건 당연하겠지만 와! 지독하다 니 놈!!! 어제 밤늦게 들어오니 똘이란 놈이 동우 발끝에서 자다 일어나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 미동도 않더니 오늘 아침 밥을 먹는데 엄마 턱 밑에 그 특유의 처량한 눈빛을 엄마에게 쏘더구나. 그래서 한 마디 해줬다. 야 이놈아 사람이 들어와도 알은 체도 하지 않고 먹을 게 있으면 사정없이 디미냐? 에라 이 왕싸가지야? 하고서 나도 내몰라라 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갸도 보고 배운 게 그것밖에 없으니 어쨔 옳어? 갸도 우리집 몹쓸 가풍(?)을 따른 게니^^ 씁쓸하다 짜샤? 제발 사람들과 마구잡이로 섞이면서 막 구르며 살아라. 지 감정을 제대로 표현 못하고 사는 거 그거 감정자폐이니라. 애써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가볍게 경쾌하게 살아라. 군대에서 여러 가지 훈련을 시키겠다만 니처럼 싸가지 없는 애들을 위해서 감수성 개발 훈련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엄마가 장교가 아니라서 훈련 커리큘럼을 손볼 수도 없고... 에라! 아들놈아 그래도 몸은 건강하게 잘 모셔라. 시간도 여의치 않고 괘씸해서도 그만 쓸란다. 훈련 오지게 받아라^^ 약오른 엄마가 10일 10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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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입대한 지 한 달이 되었건만 입 꾹 다물고 있는 놈이, 애인 하나 없는 놈이, 이런 순~~~ 그래도 꼬박꼬박 10번이나 편지를 했건만... 편지함을 샅샅이 뒤져도 군사우편이 나타나지 않더만 어디 꼬물쳐 둔 친구가 하나 있었는지 원! 아침 바람이 퍽 쎄!합디다.
덜깬주님덕에 또 한번 웃어봅니다. 지금은 군대 훈련받느라 정신이 없을 것 같아요. 기다리시면 . . . *^^*
지석이 제대하는 날 책 출간회를 여셔도 될 듯...짜식이 왜 답장을 안하는거야
아들은 엄마의 영원한 연인이라고 누가 말하던데 여기서 그것을 새롭게 실감합니다. 푸 하하하하~~~ 질투 그만하시고 고정하셔요. 어차피 덜님은 영원한 연인인께요.
덜깬주님 편지받고 펑펑 울까봐 편지 안쓰는거예요..^^*
에라! 아들놈아~~그래도 몸은 건강하게 잘 모셔라................엄마맘...엄마맘......웃음도 나고 가슴도 찡하고....
그래도 하시고 싶은 말씀은 다 하셨네요.. 애써 참지 말고 자연스럽게 가볍게 경쾌하게 살아라~ 아들놈아 그래도 몸은 건강히 ㅈ잘 모셔라~ 갑자기 한 15년쯤 후에.. 아들 보내 놓고.. 씩씩대고 있을 제 모습이 그려지네요.. ^^*
^.^ 아들놈 군대가면 사촌 된다잖아요. ㅎㅎㅎ 애면글면 짝사랑도 보는 저는 부럽기만 합니다.^^*
에라! 아들놈아~~그래도 몸은 건강하게 잘 모셔라... 이 한 마디에 애정어린 모성이 듬뿍 담겨 있는듯..에공~애물단지여~자식놈들은...강지석~너!정말 네 엄마한테 편지 안쓸겨?..혼내준다~~ㅎㅎ
편지쓰기는 싫어두~ 편지 받으면 얼마나 좋은데~~ 지석아 엄마한데 편지해라 ~기다리시잖아~~
아이구~~훈련기간이라 그럴끼야요~~가을이라서 더 맘이 그렇지라? 암턴지간에 아들 군대 보낸 엄마들한테도 무신 쯩을 줘얀당게로~~
인터넷 출력해서 상사가 갖다 줄건데...아무래도 지석이 편지가 젤 많을 듯 싶구만요. 기분째지게 좋을 아들을 상상해봅니다. 근디, 엄마가 아들 군대보내놓고 훈련 오지게 받으라고???
에구! 지석이 한테 편지 쓰라고 졸라대는 엄마의 투정 같네요. 짝사랑 맞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울 아들 제대 했어요~ <----염장 ㅋㅋㅋ (주님도 나처럼 여유 부릴 때가 곧 옵니다. 국방부 시계 디게 빨라요~))
덜깬 주님 이기는 수빈이는 대체 누구...? 왕 궁금~~ㅎㅎ ^^
우리네 군생활 하곤 비교도 안되게 좋아지긴 했겠지만 그래도 국방부 담장안은 추울겝니다. 지석이가 엄마를 닮아 강한 사내가 되어 나타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