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꿉꿉하게 내리던 비 그치고 햇볕 쨍하니 후덥지근하다
땡볕에 나가 보아야 등짝에 땀 베이고
무더운 날씨엔 에어컨 틀고 집안에서 지내는 게 좋다
그런데 찬바람에 머리만 띵하고 무료하다
통장은 비웠지 어디 갈 계획도 없이 휴가는 왜 간다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메니져가 그랬다
두 달 휴가면 돈 엄청 들낀데 오데 갈끼고?
휴가 낸 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그르질 않고 끼니 챙기니 뽈록 나온 배
혁대에 구멍 하나 더 뚫어야겠다
나가볼까 답답하니
챙 넓은 모자 챙겼더니 쭈글쭈글해서 못쓰겠다
작년에 해변가 간다고 삼천 원 준 건데
대서양 검푸른 바닷물에 빠진 걸 건졌더니 쭈글쭈글 해졌다
선글라스도 챙겨야지
딸내미가 해준다길래 얼씨구야 비싼 걸 고른 건데
로우 브릿지라 자꾸 흘러 내려서 못쓰겠다
코 놓은 서양인 위한 물건이지 나한테는 안 맞는다
비싼 게 좋은 건 아니다
더우니 멀리는 안 되겠고 뒤뜰에 연해있는 작은 숲이나 걸어야겠다
겨울에 메인터넌스 안 한다는 팻말이 보이니
눈이 많이 오는 겨울에는 위험하니 출입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사방에 잡풀이 넘치고
이름 모를 야생화가 제철을 만났다
웬 모기는 이다지 많을까
새는 짹짹 거리는 줄만 알았는데
삐용 삐용
지지 지지
뾰롱 뾰롱
퓌르릉 퓌르룽
물가에서 노니는 오리가 꾸우웅 꾸우웅 하고 울었다
원앙인지 그냥 오리인지 청둥오리인지 꾸우웅 꾸우웅 그랬다
버들강아지인가
억새인가
갈대인가?
비슷해 보이는 키 큰 잡풀이 엄청나게 많네
억새나 갈대는 가을에 피는 건데
시방 오뉴월 무더운 시절에 무엇하러 이리도 풍성할까
좁은 길 한가운데 새까맣게 엉겨 붙은 건 개미다
개미가 바쁘니 또 비가 오려나
숲 속은 덥다
숲이 서늘하고 치톤향 그윽해서 심신이 가벼워진다는 말은 맑고 화창할 때가 그렇다
며칠 내린 비로 가득 품은 습기를 초목이 품어내며
땅에서는 습기 많은 후끈함을 밀어내고
키 놓은 잡풀이 가득해서 바람 한 점 스며들지 않으니 한증막이다
모자 쓰고
선글라스 끼고
샌들에 유유자적 하며
사는 게 뭘까
백 살까지 우찌 살아갈까
그때까지도 불평하고 원망만 하면 안 될 낀데
이런 무지 어려운 사색 좀 할라 캤는데
모기도 많고
무덥기만 하고
잡풀들이 전신을 찔러서 틀렸다
몇 달 만에 찾았다고 무신 동네 뒷 숲이 이리 험해졌노
서둘러 한 길가로 나오니 시원해서 좋은데
푸른 하늘 허공에서 새 한 마리가 꼼짝도 않고 내려다보고 있다
저 노무 자식
나를 빤히 보고 있네
높은 곳에서 날 비웃는 건 아닐 테지 ~
근데 왁자지끌하던 이 방이 와 이리 썰렁할까, 지호 총무님도 그만 둔다카고 ~
첫댓글
이양반이 갱년기인가
불만도 많구 수다도 많구
나두 이렇게 늙을까 겁난다 ㅎ
책낸다고 어깨 힘좀 들어가는 모양인데
암만 그래봐라 내깡 거기랑 도찐개찐이여 ~
오랜만에 왔더만 분전이도 안보이고
요새 이방이 와 카노~
@단풍들것네
시끄러운 날이 있으면
조용한 날도 있는거요 ㅎ
@호 태 그동안 코빼기도 안보이던
요요는 어제 보이데~
비행기 티켓 사고
여권들고 인천 공항으로
날라 오셔요.
약속햇 듯 버선 발로 마중 나갈께요
방장님 닉을 대하니 고맙습니다
휴가라서 오랜만에 들렸더니
하도 이방이 쌀렁해서 그동안 앞뒤 글을 쭈욱 살폈습니다
그동안 저도 뜸했지만
아예 방장님은 자취를 찾기가 힘들더군요
전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댓글 주시니 무척 반갑고 고맙습니다
방장님께 서운한 일은 없었기를 바라구요
영암의 윤슬님이 탈퇴 한걸 오늘 주풍방 글 올리고 알았습니다 아쉽더군요
버선발 말씀 고마워요
내년에 방문 계획 하고 있습니다
인천 공항 내리자말자 연락 드리도록 약속 드립니다
@단풍들것네
내년을 기다립니다
ㅎㅎ
영암 가서 낙지 탕탕이도 먹고
목포도 가보고
동해의 푸른 바다도 만나 보자구요
그때까지 더욱 건강 하시구요.
@효주 아네스. 고마워요
온라인 인연이라는게
가볍기도 하고 또 무겁기도 하다니 참 묘한 것이지요
윤슬여사는 오래전부터 청산도 함께 가자고 했으니 잊지않고 약속 지킬겁니다
그러니 동해도 가고 청산도도 같이 가도록 해요
무더운 날씨 잘 넘기시길 바랍니다 ~ 땡큐
두달간의 휴가가
즐거운 시간이기를 빕니다.
네 그러도록 하겠습니다
알뜰히 보내야지요 이것도 하고 저것도 손대고
꾸준히 주풍방 지키고 계시니 고마워요~
저는 이제 밤이 깊어 들어갑니다 ~
오랜만에 글을 접하니
넘 반갑고 좋네요
언제든 슝 ~날라오신다면
지호가 버선발로 나갈께요
연차라도 내고요~ ㅎ
ㅎ 말씀 고맙습니다
관두신다고 해서 옴마야 무슨일이고 그랬지요
댓글 주시니 마음 놓입니다
무더운 장마철 건강하고 편안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땡큐
그러게요
왁자지껄 하던 곳이 너무 조용하니 영 이상하네요
그곳에도 비가 온후 후덥지근하고 동네 숲에는 풀이 우거져서 가시처럼 찌르고 하나보네요
여기도 요즘 비가 오다 이틀동안 개이더니 어찌나 무더운지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삼복 더위도 아닌데 복 더위보다 더 짜증나게 더워요
그곳에서 일상을 글로 보니 사는건 어디나 다 거의 비슷 한것 같군요
남은 인생 잼나게 멋지게 사세요
그렇지요 사는건 어디나 비슷한가 봅니다
이곳은 장마처럼 큰비가 많은건 아니지만
올해는 유난히 흐린날이 지속됩니다
지금 뉴스를 보니 남쪽에 큰비가 내리고
전국적으로 30도 넘는 더위가 찾아왔다고 하네요
무더운 날씨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