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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조의 여왕] 14
#1. 지애 집 안방 (D1)
안방 문 열어보지만 역시 아무도 없고. 어디 나갔나? 싶어 나가려다가.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옷장 문을 열어보면. 텅 빈 옷장.
화장대 위를 보면 아무 것도 없이 깨끗하고.
망치로 두들겨 맞은 듯한 표정으로 혼자 남겨진 달수.
보면, 방 한 구석에 떼어진 채 쓸쓸히 놓여있는 가족사진.
#2. 지애 친정 거실 (D1)
옷짐이 이만큼 쌓여 있고. 친정모 기막혀서 보고 있다.
지애, 민망하니까 괜히 정원 머리에 삔 같은 거 찔러주고 있고.
친정모 : 저게 다 뭐냐구!
지애 : 아 보면 몰라? 옷이잖아. 내 옷이랑 정원이 옷.
친정모 : 그걸 왜 여기 가져왔냐는 거지! 너 온서방이랑 무슨 일인데! 혹시... 온서방 여자라두 생겼니?
지애 : (얼른 정원 귀 막으며) 엄만! 애 앞에서 못하는 소리가 없으셔! 그..그 사람이 어디 그럴 사람이야?
친정모 : 하긴... 지 여자 하나 챙기는 것도 버거워서 그 난린데 무슨 능력이 있다구 주제에 딴여자씩이나 있겠어?
지애 : (그래도 달수 욕하는 건 듣기 싫고) 그만해요. 그냥 내가 괜히 좀 짜증이 나서 성질 부리고 나왔어.
친정모 : (찰싹 때리며) 그냥 짜증난다구 짐을 다 싸들고 여길 와?
지애 : 아 좀만 있을게 좀만.
친정모 : 이거나 다 치워. 와두 왜 하필 오늘... 내 친구들 오기로 했는데.
(E) 띵똥 벨소리 나면
친정모 : (화들짝 놀라며) 아 얘네들이 벌써 왔네. (짐을 발로 확 밀며) 야! 빨리빨리 이거 치우구,
너 정원이 데리구 방에 들어가 있어.
지애 : (이씨...) 내가 챙피해?
친정모 : 부부쌈 하구 친정 와있는 딸래미가 그럼, 자랑스럽냐? 괜히 말 나는 거 싫으니까 방에 콕 박혀 있어!
지애 : (정원이 껴안고 입 나와서 째려보고)
#3. 퀸즈팰리스 내 레스토랑 (D1)
봉순, 미영, 연선, 정숙 앉아서 스파게티에 스테이크류의 밥 먹는.
연선 : 지애는 연락했는데 통화가 안되더라?
봉순 : 안될거야 아마. 지금 지애 상황이 쫌 그렇거든.
정숙 : 지애 상황이 뭐?
봉순 : 뭐.. 얘기하자면 복잡해.
미영 : 그러니까 뭐가 복잡한데~
봉순 : (생각하는 척 하다가) 다들 허물없는 친구 사이니까 니들한테만 얘기할게. 어디 가서 얘기하면 안된다?
미영 : 얘기하면 안된다는 거 보니까, 바람 얘기네. 맞지?
봉순 : (빙긋) 너 어떻게 알았어?
미영 : 딱 보면 척이지. 지애년. 바람났대지?
봉순 : (표정)
연선 : 설마...
미영 : 난 그게 인물값 할거라 생각했어. 그렇게 날리던 기지배가 찌질한 남편 하나만 보고 산다는 거 자체가.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얘기거든.
봉순 : 넌 뭘 알지도 못하면서. 지애가 아니구, 그 찌질한 지애 남편이거든?
미영 : 뭐?!!!! 지애 남편이 바람났어?
연선,정숙 : 진짜야???
봉순 : 그래. 니들 지애한텐 절대 아는 척 하면 안된다.
연선 : 지애네 남편 인상 너무 좋던데. 착해 보이구.
미영 : 우리 남편은 뭐 못되게 생겼냐? 원래 호감형인 것들을 여자들이 가만 안놔두는 거야.
정숙 : 지애 성격에 아주 난리났겠다. (헉!) 이혼한다 그러는 거 아냐?
봉순 : (표정)
미영 : 야. 이혼이 쉽냐? 그렇게 쉬운 거였음 나도 지금까지 이러고 안 산다.
연선 : 너야 니 남편이 대주는 생활비 때문에 참고 사는 거지만. 지애야 뭐 지 남편이 대단히 능력있는 것도 아니고.
또 지애가 한칼이 있잖냐.
정숙 : 하긴... 지애 아직도 이쁜데. 이혼하면 남자들이 또 가만 안놔두긴 할거야?
봉순 : (!!! 표정)
미영 : (그런 봉순 표정 눈치채고, 얄밉게) 옛날일이긴 하지만 봉순이 니 남편두 지애 좋아했었잖아.
지애 돌싱 되면 좀 싱숭생숭해하는 거 아니니?
봉순 : (확 열받지만, 여유롭게) 얘는~ 말이 되는 소릴 해라.
미영 : 왜~ 남잔 첫사랑을 죽을 때까지 품고 산다는데.
연선 : 야아.. (눈치주고)
미영 : 아우 뭐 어때. 다 농담인데. 그지 봉순아~
봉순 : 그럼~ (아무렇지 않은 척 하면서도 급불안해지는 표정 위로)
#4. 봉순 집 거실 - 봉순 상상
봉순 들어오는데,
지애와 준혁이 다정하게 속삭이면서 완전 럭셔리한 지애가 과일 같은 거 포크에 찍어서 먹여주고 있는 모습.
봉순 : (눈 뒤집히는) 야아!! 니들 뭐하는거야!!
지애 : (여유) 응. 봉순이 왔니?
봉순 : 당신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준혁 : (봉순이 줬던 이혼서류 툭 던지며) 이혼하자며? 그렇게 하자. 뭐 어차피 지애도 싱글 돼서 돌아온 마당에,
내가 당신이랑 살 이유가 뭐 있겠어?
봉순 : 뭐가 어째?
준혁 : 당신 때매 깨졌던 우리 인연. 남은생에라도 이어갈거야.
지애 : 고맙다. 니가 나를 확 자극시켜주는 바람에 내가 새롭게 결심할 수 있었어.
이제 나두 럭셔리하게~ 대기업 부장 사모님으로 살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은 거 있지?
봉순 : 뭐? 부장 사모님? (파르르)
지애 : 자기야~ 나 골프 배워두 돼?
준혁 : 당연하지! 회원권 끊어줄게. 에스테띡도 끊고. 그리구 이제 짝퉁 만드는 일 확 집어쳐!
내가 월급을 다 털어서라두 오리지널로 머리에서 발끝까 지 그냥 쫙 빼줄게.
지애 : 정말? (까르르 웃으며 준혁 품에)
봉순 : (야아아! 소리지르는데서)
#5. 레스토랑(D1)
봉순, 울그락푸르락 표정 있다가 나이프로 스테이크 덩어리 가운데를 푹 찌르고.
일동, 밥먹다 멈칫하며 봉순 보는.
정숙 : 봉순아. 왜 그래?
봉순 : 어? 아니야. 고기 좀 질기지 않니? (겨우 진정하며 우아하게 밥먹는데서)
#6. 봉순 집 거실 (N1)
혁찬 영어학습기 하고 있고. 준혁은 뉴스 보고 있다.
봉순은 주방 쪽에서 사과 깎고 있다.
준혁, 왠지 따가운시선에 뒤돌아보고 봉순 발견하면. 그 노려보는 눈빛에 살짝 놀라는.
준혁 : 왜!
봉순 : (노려보고 있으면)
준혁 : (괜한 피해의식) 이제 내가 집에 있는 것도 싫어? 또 나가줘?
봉순 : 혁찬아. 잠깐 방에 들어가 있을래? 엄마가 이따가 발음 체크해줄게.
혁찬 : 네! (하고 들어가고)
준혁 : 왜! 또 뭐!
봉순 : (과도 탁 놓고) 당신 만약에 말이에요. 혹시라도 나랑 안 살게 되면, 다른 여자랑 재혼할거에요?
준혁 : 그럼 혼자 살아?
봉순 : 어쩌면 1초도 생각 안하고 그렇게 대답해요?
준혁 : 그러니까 갑자기 왜 쓸데없는 질문을 하고 그래?
봉순 : 당신 그럼.... 만약에... 어떤 상황이 생긴다면... (망설이다가) 지애랑 다시 시작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준혁 : 뭐??? 사람을 뭘로 보고. 내가 가정 있는 여자를... 미쳤어?
봉순 : 만약에.... 지애가... 이혼이라도 한다고 하면...
준혁 : (깜짝) 지애 이혼한대?
봉순 : (그 반응 싫고) 이혼한다는 게 아니라. 만약이라고 했잖아요!
준혁 : 일어나지도 않을 남의집 일 가지고 우리가 머리 아플 일이 뭐가 있어?
봉순 : (표정)
준혁 : 당신 요새 진짜 이상한 거 알아? 왜 이렇게 예민하고 날카롭고 복잡해. 회사 갔다 집에 와도 편히 쉴 수가 없어 도대체!
봉순 : 그래. 당신한테 나는... 그냥 집이지. 와서 쉬었다 가는 집. 밥 먹여주는 집. 어딜 갔다 와도 그 자리에 있는, 그냥 집.
준혁 : 뭐?
봉순 : 나는 집이니까, 화내도 안되고 예민해도 안되고 반항해도 안되고. 당신이 속에 딴 여자 품고 평생 사는 거 알면서도,
그냥 모른 척만 해야 하는 건가요?
준혁 : (표정)
봉순 : (일어나고) 그런데요. 집두요. 열받으면 그 자리에 폭삭 무너져 버릴 수 있어요. 그러니까.. 조심하라구요. (확 방으로)
준혁 : 조심은 무슨! (기막혀 하면서도 신경 쓰이고)
#7. 지애 집 안방 (N1)
달수 우두커니 침대 위에 앉아 있다.
<플래쉬백> 지애 달수 침대 위에서 고스톱 치던
#8. 지애 집 거실 (N1)
달수 방에서 나오면. 텅빈 거실.
<플래쉬백> 정원과 지애가 아빠 힘내세요! 불러주던
#9. 지애 집 주방 (N1)
주방 쪽으로 걸어 들어오면.
<플래쉬백> 셋이 숟가락 달그락거리며 비빔밥 맛있게 비벼먹던.
의자에 앉는 달수. 허전함과 공허함에 마음이 아프고. 눈물까지 그렁해진다.
전화기 들어 1번 꾹 누르면. 꺼져 있다는...
#10. 소현 집 태준 방 (N1)
태준 잠들어 있는데.
문 열리고. 소현이 들어온다.
망설이는 소현. 복잡한 마음으로 침대에 앉고. 가운을 벗는다.
기척에 문득 눈뜨는 태준, 약간 놀라서 일어나 앉고.
태준 : 뭐하는거야? (불을 켠다)
소현 : (표정)
태준 : 뭐하는거냐구. 이 시간에 내 방엘 왜 들어와.
소현 : 아이 만들고 싶어.
태준 : 뭐?
소현 : 예전부터... 얘기했었잖아. 아이 만들고 싶다구.
태준 : 너 지금 이 상황에서... 이게 말이 돼?
소현 : ....
태준 : (가운 입혀주고) 가서 잠이나 자.
소현 : 어머니랑 약속했어.
태준 : (표정)
소현 : 싫은 거 잘 아는데. 도와줘. 약속은 지켜야 하잖아.
태준 : 누굴 위해서?
소현 : .... (눈물 그렁)
태준 : 너 진짜.. 바보냐?
소현 : ......
태준 : 나 잠 좀 자게 나가줄래?
소현 : (말없이 나가면)
태준 : (표정)
#11. 지애 친정 거실 (M2)
달수 무릎 꿇고 앉아 있고. 친정모 앉아 있다.
친정모 : 아니 도대체 무슨 일로 싸웠길래 이 난리야. 자네 회사 다 짤리고 백수로 놀고먹을 때도 이런 일은 없었잖나?
달수 : 죄송합니다 장모님. 다... 제탓입니다.
친정모 : 자네 탓이라니? 자네 지애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나?
#12. 지애 친정 방 (M2)
정원이는 잠들어 있고. 지애는 귀가 이만해져서 듣고 있다.
친정모OFF : (다그치는)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응?
지애 : (말이라도 할까봐 좀 불안한데)
달수OFF : 그게...
친정모OFF : 아우 답답해! 말 좀 해보게!
지애 : (더 불안해지는 표정)
#13. 지애 친정 거실 (M2)
친정모 : 뭔데 그러냐구~ 우리 지애 왜 저러냐구!
달수 : (곤란한 표정 있다가) 장모님. 사실은 제가.... (말하려는데)
방문 벌컥 열어젖히며 나오는 지애.
지애 : 여긴 왜 왔어? 꼴도 보기 싫으니까 당장 나가!
달수 : 여보...
지애 : 가라구! 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니까. 당분간은 내 눈에 띄지 마! 알아들어? (달수 마구 일으켜 내쫓는) 나가! 가라구!
친정모 : (오히려 당황해서) 얘! 아니 아무리 그래두 아침이라두 멕여서 출근을 시켜야지. 이렇게 막 쫓아내면 어떡해.
지애 : 아침은 무슨! 나가!
달수 : 여보... 그래도 얘기를 좀...
지애 : 내가 집 나온 거 보면 모르겠니? 지금은 당신이랑 말도 섞기 싫어! 알겠어?
지애, 달수를 막무가내로 쫓아내고 문까지 꽝닫고 걸어잠근다.
친정모 : 너 왜 그래.
지애 : (혼자 괜히 씩씩대며) 월급을 타오면 뭘해. 마누라 명품백 하나 못사주는 주제에!
친정모 :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지애 : 얼마전에 월급을 타왔더라구. 그래서 내가, 명품백 하나 사내라 그랬거든. 그랬더니 안된다는거야.
환율 올라서 너무 비싸다구. 꼴랑 해봐야 삼백밖에 안하는걸.
친정모 : (눈 커다래지고) 너 미쳤니? 너 그래서, 지금 빽 안사줬다구 집나왔어?
지애 : 내가 지놈 취직시키느라 얼마나 진을 뺐는데. 그 정도도 못 사줘? 내 친구들 하나씩 다 갖고 있는 흔하디 흔한 거. 그거 하나?
친정모 : (찰싹찰싹 때려가며) 이런 철딱서니 없는 년! 니들 형편이 지금 그런 거 사들고 다닐 때야?
그거 안사줬다구 짐을 싸들구 나와? 어머나 세상에. 내가 동네 챙피해서 어디 얘기할 수도 없구 증말!
난 그것도 모르고 괜히 온서방만 닦달하구. 아니 뭐 이런 게 내 뱃속에서 나왔어 그래?
지애 : (맞으면서 아우 왜 그래.... 내가 뭘 잘못했다구... 어쩌고 하며 표정)
#14. 태준모 집무실 (M2)
태준모 홍식과 마주앉아있고.
홍식 : 저도 어떻게든 몰아내려는 쪽으로 유도를 했습니다만. 반대 증언이 나오는 바람에...
태준모 : (표정)
홍식 : (쓱 눈치 살피는 표정 있다가) 그런데 내부에서 말이 많아져서 좀 신경이 쓰이네요.
태준모 : 무슨... 말이요?
홍식 : 일단 업체 쪽에 책임을 다 뒤집어씌워놓긴 했습니다만, 이 일이 우리쪽과 연결됐을 거란 의심도 나오고 있고.
업체 쪽 움직임도 심상치 않고.
태준모 : (표정)
홍식 : 괜히 일을 키우게 되면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을까요. 일단은 뒤탈없이 잘 덮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태준모 : 알았어요. 좀 더 생각해 보고 연락할테니 기다려요.
이때 문 열리고 비서가 들어오고.
비서 : 사장님 오셨습니다.
태준모 : 태준이가?
홍식 : (표정 있는데)
태준이 들어온다. 홍식과 태준모를 번갈아서 보고.
태준 : 김이사님이 여긴 웬일이십니까?
홍식 : 예? 아... 뭐 좀 상의드릴 일이 있어 잠시 들렀습니다.
태준 : 그래요? (보는 표정)
태준모 넌 웬일이니.
태준 : (표정 있으면)
홍식 : 전 그럼 이만 가 보겠습니다.
태준모 : (부드럽게) 그래요. 수고했어요.
홍식 나가고 나면. 태준 자리에 앉고.
태준 : 그만하세요 어머니.
태준모 : 내가 뭘.
태준 : 아 되도 않는 누명 씌워서 사람 내쫓을라 그러고. 지금이 무슨 80년댄가. 수법이 너무 진부하잖아요.
요새 트랜드는 그런 게 아니에요 어머니.
태준모 : 이 녀석이..?
태준 : (표정 있다가) 소현이가 아이 만들자고 하더라구요?
태준모 : (! 짐짓 모르는 척) 그래?
태준 : 그러기로 했어요. 뭐, 될지 안될지 모르지만. 일단 노력해 보기로.
태준모 : (일단은 반갑고) 잘 생각했구나. 그래서... 뭔가 진도가 나가긴 한거야? 니들 각방 써왔다며!
태준 : 에이 어머니두 참. 뭘 그런 걸 물어보고 그러세요. 너무 깊게 알려 그러지 마세요. 아 나 얼굴 빨개지네.
(하하! 웃음으로 대강 얼버무리고)
태준모 : 녀석이... (하면서도 다행스러운 표정)
#15. 기획실 (D2)
준혁 들어온다. 달수 앉아 있고.
준혁 : 온달수 사원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서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달수 : (표정)
일동 : (주목하는 표정들)
준혁 : 이번 일은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반대 상황 진술이 나와서 일단 극단적인 처벌은 면하게 됐습니다.
대신, 처신을 바르게 하지 못하고 불분명한 이유의 접대 자리에 참석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삼개월 감봉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달수 : (일단은 안도하고)
하대리 : (달수 툭 치며 축하해주는)
준혁 : 앞으로는 이런 분란의 원천이 될 수 있는 접대 자리에 참석하거나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금품을 수수하는 일이 없도록
부원 여러분의 주의 부탁드립니다. (하고 부장실로 들어가면)
김과장 : (슬쩍 눈치 보고 준혁 따라 들어가고)
하대리 : 하여튼~ 누명이 벗겨져서 다행이라든가 맘고생 심했다든가 뭐 그런 말 한마디도 못해? 저거 은근 재수떼기야.
달수 : (웃고)
양과장 : 너 뭐해! 너 때매 요 며칠 진도 전혀 못빼고 있었던 거 알아? 빨리빨리 일 시작 안해?
달수 : (활짝) 알겠습니다!
#16. 부장실 (D2)
김과장, 준혁 앞에 서 있고. 김과장 불안한 표정.
김과장 : 감사실 쪽에서 다시마업체 대표랑 접촉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준혁 : (표정 있다가) 걱정하지 마. 이사실 쪽에서 무마해줄거야.
김과장 : 그쪽 대표도 가만 안있을 것 같아서요. 자기들이 괜히 다 뒤집어썼다면서 폭로라도 하겠다고 나서면
좀 곤란해지지 않을까요.
준혁 : (표정)
김과장 : (눈치 보며) 저는.... 부장님이 시키신대로 한 거 밖에 없는데....
준혁 : (표정 있다가) 알았으니까 나가봐.
#17. 이사실 (D2)
홍식, 녹찻잔을 만지작거리며 얘기하는.
홍식 : 산불이 났을 때 말이야. 저지선을 어떻게 만드는지 아나? 불이 타들어갈 경로에 일부러 또다른 불을 내서
탈 물질을 미리 다 없애버리는거지. 그래야 더 큰 불을 막을 수 있는 법이거든?
준혁 : (표정)
홍식 : 뭔가 일을 꾸밀 때도 마찬가지야. 불똥이 산 정상까지 튀게 둬선 안되지.
저지선을 잘 만들어놔야, 불바다 되는 걸 막을 수 있는거야.
준혁 : ...
홍식 : 뭐 그렇다고 자네보구 그 저지선 노릇을 하라는 건 아니구. 밑에 사람이 왜 필요하고, 서열이 왜 존재하는건데. 안그래?
준혁 : (표정)
홍식 : 너무 걱정은 마. 내가 감사실장이랑도 잘 얘기하고 있고. 하지만 만에 하나 사태에 대해선 늘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어야 하니까. (웃으며) 차 들어.
준혁 : 예. (찻잔 들며 표정)
#18. 영숙 집 거실 (D2)
영숙, 봉순,이슬,정란 앉아 있다.
영숙 : 자기들. 나 얼굴 좀 붓지 않았어?
봉순 : 괜찮으신데요 사모님. 무슨 일이라두.. 있으셨어요?
영숙 : 일이라기보단... 어젯밤에 드라마 보고 하두 울었더니. 왜 내가 요새 즐겨보는 거 있잖아. 여자주인공이 불치병 걸리는 거.
이슬 : 우리 사모님 정말 소녀 같으셔. 저번에 조인성 군대갈때도 그렇게 맘 아파 하시더니.
영숙 : 내가 좀 여리잖아. 나 아주 걱정 돼 죽겠어. 그 여자 죽으면 어떡해.
정란 : 사모님. 저희 친척분께서 그 방송국 부장님이신데 제가 전화해서 죽이지 말라고 얘기할까요?
영숙 : 가능하겠어?
정란 : 쎄게 한번 말해볼께요.
영숙 : 그럼 얘기하는 김에, 거기 그 남자주인공 있잖아?
정란 : 아 그 의사로 나오는 친구요?
영숙 : 그래. 걔 싱그럽드라. 사인 가능한지, 그것도 좀 체크해봐.
정란 : 물론이죠 사모님. 제가 방송국에 진을 치고 있다가라도 꼭 받아올께요.
영숙 : 그래. 고마워.
이슬 : (정란이 부럽기만 하고)
영숙 : (표정 있다가 아무렇지 않게 흘리듯) 그런데 참 세월이 빨라? 벌써 승진철이 다가오네? 이번엔 또 인사이동이 어떻게 될지...
이슬,정란 : (확 긴장하고)
봉순 : 곧 주총도 있다던데. 허사장 취임하고 주가 떨어진 것 때문에 말이 많을 거라고들 하던데요.
우리 김이사님이 전문경영인으로서 사장 자리에 오르셔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라고도 하고.
이슬,정란 : (헉 표정들)
영숙 : (으쓱하지만 자제하며) 뭐.. 아직은 모르지 뭐. 그리구, 잘되면 뭐 나만 잘되는건가? 내가 자기들 모르는 척 하겠어?
봉순 : (미소) 그럼요 사모님.
영숙 : (일어나며) 아 맞다. 오늘 VVIP세일이랬지. 백화점에나 가봐야겠다.
이슬,정란 : (동시에 확 일어나며) 제가 운전해드릴께요 사모님! (서로 째려보고)
봉순 : 제 차로 모실께요. 지난번에 사모님께서 짠짜라 좋다고 하셔서, 씨디 구비해놨어요.
영숙 : 어머, 그랬어? (우아하게 가다듬으며 나가고)
이슬,정란 : (서로 경계하며 그 뒤를 따르는)
#19. 갤러리 일각 (D2)
소현과 태준이 마주앉아 있다. 커피잔 정도 앞에 있고.
소현 : 웬일이야? 여기까지?
태준 : 아침에 얼굴 좀 보려 그랬더니 벌써 나갔더라구?
소현 : 그래서? 설마 내 얼굴 보러 왔다구?
태준 : (표정 있다가) 지난번에 이혼하고 싶다 그랬잖아. 그거.. 진심이야?
소현 : 그럼 당신은 나한테 헤어지자던 말들, 다 장난이었어?
태준 : (농담반 진담반) 이혼하자던 애가 한밤중에 방에 쳐들어오고. 무섭잖아. 도대체 뭔 생각인지도 모르겠고.
소현 : 내 생각 따위 신경쓰지 마.
태준 : 어머니 때문에? 아니면 그 남자 때문에?
소현 : ....
태준 : 그렇게 좋은데 안보고 살 자신 있어?
소현 : 나 낳아준 친엄마도 안보고 평생을 살았는데 뭐. 난 그런 거에 길들여져 있으니까 괜찮을거야.
그리고 그 사람한테도 그게 좋아. 나도 알아.
태준 : (소현 본다. 좀 안쓰럽기도 하고) 너 정말, 이혼... 하고 싶어?
소현 : (표정)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상황 아닌 거 잘 알잖아.
태준 : 그럼, 내가 하자는대로, 할래?
#20. 갤러리 입구 일각 (D2)
지애 걸어들어온다. 갤러리 둘러보며 들어오는 기분이 이상하다.
(여기가, 내 남편이 하룻밤을 보냈던 곳이란 말인가!!)
이때. 고운이 나온다.
고운 : 언니.
지애 : 어, 고운씨. 사모님 안에 계시지?
고운 : 네. 그런데 지금 사장님 와 계셔서 대화중이세요.
지애 : 아... 그래? 그럼 좀 기다리지 뭐. (의자에 털썩 앉고)
고운 : (호기심) 우리 대표님한테 무슨 말씀 하시려구요?
지애 : (표정) 고운씬 알 거 없어.
고운 : (표정 있다가) 근데 언니 잠 못잤어요?
지애 : 왜?
고운 : 화장이 떠서.
지애 : (헉!)
고운 : 얼굴도 팅팅 붓고.
지애 : (헉!하더니 핸드백에서 화장품 꺼내 얼굴 살피고) 많이 부었어? 숭해?
고운 : 쪼끔. 마스카라도 뭉쳤다~ 다크서클두 장난 아니구.
지애 : (에씨.. 면봉 꺼내 침 묻혀서 눈가 막 닦아내보고)
고운 : 에이 뭐 어때요. 선보러 가는 것도 아니고, 여자들끼리 보는건데.
지애 : 안되거든? 내가 오늘만큼은 좀 이뻐 보여야 되거든?
고운 : 왜요?
지애 : (표정 있다가) 일 안해? 디게 한가한가봐? (다시 립글로스도 칠하고 외모에 신경이 쓰이는)
#21. 갤러리 일각 (D2)
소현 : (좀 놀란) 정말 그렇게 할 수 있겠어?
태준 : 나 믿어봐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일어나며) 간다.
소현 : (표정 있다가 따라 일어나는데)
고운 : (들어오며) 대표님. 손님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소현 : 누구? 미팅 스케쥴 없잖아.
고운 : 네. 천지애씨가... 아까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태준 : (헉!!)
고운 : 들어오라고 할까요? 아니면...
소현 : (태준을 힐끗 본다)
태준 : (눈 마주치니 표정 관리가 안되고)
소현 : (표정 있다가 고운 보며) 알았어. 2층 접대실로 올라가 기다리게 해.
고운 : 네 대표님. (하고 간다)
소현 : 뭘 그렇게 놀래?
태준 : (아무렇지 않게) 놀래긴 뭘?
소현 : 난 당신 이런 모습, 진짜 낯설다.
태준 : 뭐가...
소현 : 감정 같은 거 말라버린 사람인 줄 알았는데.
태준 :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정말 아니거든?
소현 : 근데 당신두 참 불쌍하다.
태준 : ?
소현 : 왜 안되는 사람만 좋아하냐?
태준 : 얘가 사람 잡네 진짜.. 아 내가 설명할라니 입만 아프고... 말을 말아야지 ..
(궁시렁대면서 나가고, 나가면서도 슬쩍 지애 없나 두리번거리며 빠져나가는 모습)
소현 : (그런 태준 보는 표정)
#22. 갤러리 접대실 (D2)
지애와 소현 마주앉아 있다. 팽팽한 기운.
소현, 뒤에 서 있던 여비서를 손으로 물리고.
소현 : 생각보다 늦게 왔네요? 다음날 바로 올 줄 알았는데.
지애 : 원래는 안올라 그랬는데요. 내가 요새 잠을 못자요. 자다가 계속 벌떡벌떡 일어나게 되고 그러드라구?
내가 계속 이러다간 죽지 싶어서 할말은 하고. 들을 말은 들을라구 왔어요.
소현 : (표정) 뭐가 더 남았는데요?
지애 : 지금 그걸 몰라서 물어요?
소현 : 난 그날 분명히 다 얘기했는데? 나 혼자 좋아했다구. 그리구 다 정리했다구. 달수 선밴 단 한번도 나 받아준 적 없다구.
지애 : 우리 그이 말은 다르던데요?
소현 : 네?
지애 : (떨리는) 우리 그이도... 흔들렸다 그러던데요?
소현 :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표정)
지애 : (그 표정 놓치지 않고 보고)
소현 : (표정 있다가 다시 시니컬하게) 그래서요? 이제 와서 그게 뭐 중요한건가?
지애 : 우리 남편 갖고 놀았어요?
소현 : (표정)
지애 : 왜? 왜요? 만만해서요? 착해빠진 거 같으니까 우스웠어요?
소현 : ....
지애 : 우리 그이 마음은 있는대로 흔들어놓구. 내가 잘 보일려구 난리 치는 거 뻔히 보면서 그거 즐기구.
나한테 이혼하라는 얘기까지 하구! 그래놓군 우리 남편 뺨은 또 왜 때리구! 왜 그랬어요? 무슨 악취미가 그래요?
소현 : 나, 그 사람 갖고 논 거 아니에요. 갖고 싶었지.
지애 : (표정)
소현 : 갖고 싶었는데 못가진 거에요. 그 사람이 그쪽밖에 몰라서. 날 안봐줘서. 이런 걸 꼭 설명해 줘야 아나?
지애 : (파르르) 내가 정말 성질 같아선 확! 머리채라도 잡고 흔들고 싶은데요. 젖먹던 힘을 다해서 꾹 참습니다.
그쪽이 사장 부인이라서가 아니라요. 진짜 같은 여자로서! 가여워서요.
소현 : !
지애 : (확 일어나 나가고)
#23. 갤러리 근처 거리 일각 (D2)
지애 씩씩대면서 걷는다. 하지만 이내 터덜터덜 걷는다.
눈물이 비질비질 나오는데. 얼른 닦고 아닌 척 하며 걷는 지애.
차에 탄 채 보고 있는 태준.
태준 : 사람 많은 데서 질질 짜지 말라니까... 또 짜구 있네 저 아줌마.
표정 있다가 차로 슬슬 따라간다. 그렇게 조금 더 따라가는데.
지애, 걷기가 힘에 부치는지 무너지듯이 쪼그리고 앉는다. 무릎에 고개 까지 팍 숙이면.
지나가던 사람들 지애 쳐다보고.
태준 보다못해서 문 열고 나와 같이 쪼그리고 옆에 앉는다.
지애 푹 한숨 쉬며 고개 들었다가 옆을 보면 화들짝 놀라고.
지애 : 아우 깜짝이야! 아 진짜 그렇게 불쑥불쑥 좀 나타나지 말아요. 내가 진짜 십년씩 감수해.
태준 : 여기서 뭐해요?
지애 : (자기 신발 벗어서 뒤집어보고)
태준 : (뭐하나 보는)
지애 : 아니 내 신발에 무슨 위치추적장치 그런 거 달아놨어요?
태준 : 그게 얼마나 비싼건데 내가 뭐하러 그런 걸 아줌마한테 달아놔요?
지애 : 그런데 왜? 자꾸 나타나요 낮도깨비처럼!
태준 : 그러게요? 나도 이상하단 말이야. 서울 인구가 천만이 넘는다는데 왜 자꾸 아줌마가 내 눈에 걸리적거리냐?
우리가 활동구역이 겹치나봐요 많이.
지애 : (힘겹게 일어나면)
태준 : (따라 일어나며) 요샌 봄날씨가 무슨 여름 같애. 그죠?
지애 : (걸어가면)
태준 : (따라가며) 날도 더운데 우리 삼계탕 먹으러 갈래요? 나는 어패류까지만 해두 혼자 먹겠는데,
이상하게 육류는 혼자 먹기 좀 그렇더라구?
지애 : 댁이나 닭다리 많이 뜯으세요.
태준 : 에이 냉정하게 그러지 말구요. 아줌마가 나랑 밥친구 해주면, 받을 돈에서 5만원 제해줄께요.
지애 : 이 사람이 진짜! (하더니 전화기 쓱 꺼내고 번호 꾹 누른다)
태준 : 지금 뭐해요?
지애 : 여보세요? 화자냐?
태준 : (헉!)
지애 : 나 지금 태봉씨랑 같이 있거든? 너 올래? 여기가 어디냐면....
태준 : 에이 진짜! (하더니 전화기 확 뺏고) 화자씨. 나 있죠. 유부남이에요!
지애 : (눈 똥그래지고)
태준 : 내가 속일라 그래서 속인 건 아닌데 미안해요. 내가 화자씨 못만나는 이유 이제 알겠죠. 그러니까 앞으로 전화 하지 말구요.
또 자꾸 하트 이모티콘 찍어서 문자 좀 보내지 말아주세요. 그럼 끊어요. (딱 끊는다)
지애 : 진짜? 태봉씨 유부남이었어요? 백수 유부남?
#24. 화자 점집 (D2)
(M) 슬픈 음악 흐르고 있고.
화자 엎드려 있다. 옆엔 씨디플레이어.
이때 들어오던 손님. “여기 영업 안해요?” 하는데.
화자, 서서히 고개 들면. 울어서 엉망된 얼굴. 마스카라 때문에 검은 눈물이 쭈욱 흐르고 있고.
엄마야! 소스라치며 도망가는 손님.
화자 : (자기 슬픔에 젖어) 태봉씨.... 날 피하신 이유가 그래서였군요. 혹시라도 내가 상처받을까봐. 태봉씨.... 으흐흑.
(다시 엎어지는데)
음악이 끝난다.
흐느끼던 화자, 슬쩍 손만 뻗어 슬픈 음악 리플레이 시킨다.
#25. 삼계탕집 (D2)
지애 태준 마주앉아서 삼계탕 먹고 있다.
지애 : 진짜 몰랐네. 백수 유부남인줄은. (끌끌) 부인도 안됐어요? 내가 그 마음은 좀 알지.
태준 : 저번에 뭐 안좋은 일 있는 것 같더니, 그건 잘 해결됐어요?
지애 : (갑자기 입맛 뚝 떨어지는 듯 숟가락 탁 놓는)
태준 : 또 왜 이러시나. (숟가락 쥐어주며) 알았어요. 내가 얘기 안꺼낼테니까 일단 먹던 건 먹어요.
지애 : 그렇지! 내가 굶긴 왜 굶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잘못한 것들은 따로 있는데 내가 왜 굶냐구! (닭다리 전투적으로 쫙 뜯고)
태준 : (보고) 잘못한 것들이 누군데요?
지애 : 그게요, (좀 흥분한, 닭다리 들고 모션 크게 막 설명하는) 진짜 나쁜 기지배가 하나 있어요!
우아하고 럭셔리한 척은 혼자 다하더니 남의 뒤통수나 치고 말이야. 진짜 못됐어!
태준 : (끄덕끄덕) 그렇지. 뒤통수 치면 안되지.
지애 : 그런데 더 나쁜 건! 그 기지배 남편이야! 아주 벼락맞을 놈!
태준 : (헉) 왜요? 아니.. 여자가 나쁘면 나빴지 남편이 무슨 죄?
지애 : 그 여자를 그렇게 만든 게 그 남편이거든! 그 여자가 예전부터 그랬었거든요. 외롭다고.
태준 : (!!)
지애 : 남편이랑 각방을 쓴대나 뭐래나 그러면서. 힘들고 외롭다고 나한테 막 그르드라구.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지가 외롭다고 남의 남자를... (말할 뻔 했다가 멈추고, 눈물 꾹 참으며 닭다리 뜯는)
태준 : (보는 표정)
지애 : (열심히 먹으며, 눈물 삼키며) 암튼간에~ 세상에서 젤 나쁜 게 지 여자 외롭게 하는 놈들이니까!
지 여자 아프게 하는 것들이니까!
태준 : (왠지 찔리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26. 공원 일각 (D2)
지애 태준 걸어가는.
지애 : 암튼 덕분에 잘 먹었네요. 먹었더니, 좀 힘도 나는 거 같고.
태준 : 거봐요. 나같은 친구 있으니까 좋지.
지애 : 친구? 그쪽이 내 친구에요?
태준 : 그럼 아닌가?
지애 : 빚쟁인 줄 알았지 난.
태준 : 빚은 빚이고 우정은 우정이고!
지애 : (뭔가 생각하고 눈빛 빛나는) 저기... 빚 얘기 나와서 말인데. 꼭 돈으로만 그걸 갚아야 되나?
태준 : 예?
지애 : 진짜 부자들은 그림으로 재테크 한다는 얘기 들어는 봤어요?
태준 : 뭐... 들어본 거 같기도 하고....
지애 : 내가 진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낙찰받은 건데. 내가 그쪽한테 정말 싸게 넘길게. 칠십.
태준 : 예?
지애 : 칠십이면 나 정말 경매받은 그 가격 그대로 넘기는거거든요. 진짜 명작이야. 살래요? 판다고 할 때 사지?
칠십이면 거저 가져가는 건데~ (나름 팔아보려고 꼬시는)
태준 : (지애 속이 너무나 보인다, 피식 웃고)
#27. 소현 집 거실 (N2)
태준, 그림 빤히 보고 있다. 어이없어 실소만.
소현 들어오다가 본다.
소현 : 그게 뭐야?
태준 : 어? 명작.
소현 : (보다가) 이 그림.... 혹시 우리 갤러리에서 경매했던 거 아냐? 이거 낙찰 받은 게 내가 알기론....
(하더니 표정. 어떻게 온 건지 알겠고) 이걸 왜 당신이 가져왔어?
태준 : 뭐... 그렇게 됐다. 너, 가질래?
소현 : (피식) 이혼선물이야?
#28. 갤러리 (D3)
영숙이 들어오고 고운이 어색하게 인사하며 맞는다.
고운 : 안녕하셨어요.
영숙 : (마뜩찮게 보며) 그래. 좋아 보이네?
고운 : 감사합니다. (소현 쪽으로 안내해주고)
소현 앉아 있다가 일어나 맞는다. 옆엔 고운 서 있고.
소현 : 어서오세요.
영숙 : (인사) 전화 받구 놀랐어요 사모님. 무슨 일이신지..
소현 : 지난번에 고마운 일도 있고 했는데, 그냥 넘어간 게 마음에 걸려서요. 선물을 하나 준비했어요.
영숙 : (표정) 선물요?
소현 : (고운에게 눈짓하면)
고운 : (그림 포장된 거 가져온다)
영숙 : 그림을... 저한테 주신다구요?
소현 :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어요. 보기 드문 명.작.인데.
영숙 : (웬일이야? 싶지만) 어머나 그래요?
소현 : 그림은 수준에 맞는 주인을 찾아가야 한다고 하잖아요. 수준에 잘 맞으실 것 같아서요.
영숙 : 감사합니다 사모님. (은근 좋고)
#29. 영숙 집 거실 (D3)
영숙 그림 가지고 들어온다. 뒤엔 줄줄이 따라오는 봉순,이슬정란향숙.
봉순 : 사장님 사모님이 그림을 선물해 주셨어요?
영숙 : 지두 안거지. 날 그렇게 함부로 다뤄선 안된다는 거. 납작 숙이구 나오드라구? (거만하게 앉고)
정란 : 어떤 그림일까. 사장님 사모님이 주신 거면 엄청 비싸고 좋은 거겠죠?
영숙 : 뭐, 그림은 수준에 맞는 주인을 만나야 된다믄서, 내 수준에 맞을 거라고 했으니까. (이슬 보며) 뜯어봐.
이슬 : 저한테 그런 영광을. 네 사모님. 제가 그럼 오픈해 볼께요. (뜯는다)
그런데 뜯어보면, 영숙의 그림이고.
영숙 으스대며 보고 있다가 ! 표정.
봉순,이슬,정란도 그림 보고 순간 풋! 하지만 얼른 눈치보고 가다듬고.
향숙 : (눈치없이) 저거... 사모님 작품 아니에요? 샤핑....맞죠. 저게 왜...
이슬 : (조용히 하라는 듯 쿡 찌르고)
향숙 : (흡!)
영숙 : (모욕감에... 얼굴 붉어지고)
봉순 : (표정 있다가) 이건, 천지애가 낙찰받아 가져간 작품인데. 이걸 왜 사장님 사모님이 갖고 계시다가 준 걸까요?
지애가 사모님한테 그림을 넘겼다는건데....
영숙 : (열받은 표정 있다가) 자기들, 천지애 최근에 만난 적 있어?
봉순 : (생각하는 표정 있는데)
정란 : 얼마 전에 봤는데요. 좀 이상하긴 하더라구요.
영숙 : 뭐가?
이슬 : 남편 짤리게 생겼다는데도 눈도 깜짝 않는 게 좀 그렇긴 했어요.
정란 : 맞아요. 짤려도 지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는 둥...
영숙 : (어떻게 된거야? 하는 듯 봉순 보는)
봉순 : (표정)
(컷 튀면) 봉순과 영숙만 있다.
영숙 : 어떻게 된거야?
봉순 : 제가 지애한테 CCTV 파일을 보여줬거든요 사모님.
영숙 : 난리 났겠네?
봉순 : 뭐, 좀 충격은 받는 것 같더라구요? 지금 아마 남편이랑 안좋을 거에요.
영숙 : (표정 있다가) 이혼한다고 나서는 거 아냐?
봉순 : (표정) 이혼요? 설마요 사모님. 이만한 일로.
영숙 : 왜? 천지애 성격이면 그러고도 남지?
봉순 : (그런가... 하며 확 불안해지고)
영숙 : 가만.... 천지애랑 온달수가 헤어지면 어떻게 되는건가? (해놓고 봉순 눈치 보며 머리 굴리는데)
봉순 : (딴 생각에 빠져 있다. 지애가 이혼을?)
#30. 사장실 (D3)
태준 예전에 주웠던 달수 가족 사진 보고 있다.
<플래쉬컷>
-지애가 달수 얘기하던
-소현이 달수 얘기하던
달수 얼굴 뚫어져라 보는 태준.
태준 : 잘생겼나..? (거울 흘낏 본다, 갸웃) 내가 난데? (다시 달수 보다가 짜증나서 사진 확 덮는)
도대체 뭐가 좋다고 이 여자 저 여자 다들 난리야? 짜증나게. (호출벨 누르면)
비서 : (들어오고) 부르셨습니까.
태준 : 기획부 온달수씨 알지.
비서 : 예?
태준 : 아 왜 있잖아. 눈 좀 크고 얼굴 좀 작고 키 좀 크고 몸 좀 좋고...
비서 : (생각났다) 아... 지난번에 사장님이 농구 해서 대판 깨진...
태준 : (확 열받고) 뭘 대판 깨져! 아깝게 졌지!
비서 : (웃기고 있네.. 표정) 죄송합니다.
태준 : (에씨... 열받는) 기획부 온달수 불러!!!
#31. 체육관 (D3)
태준과 달수 팽팽하게 노려보며 서 있고.
태준 : 지난번 대결은 재밌었어요. 그런데... 내가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달수 : (표정)
태준 : 저번엔 온달수씨가 잘하는 종목을 고른 거 같아서. 이번엔 내가 잘하는 거 한번 해볼까 하구요.
달수 : 네 사장님.
태준 : 내가 요새 친구한테 이종격투기를 배우고 있거든요. 괜찮겠어요?
달수 : 물론입니다.
둘, 자세 갖추고. 한쪽엔 황비서.
다른 쪽엔 하대리 양과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보고 있고.
태준, 약간 어설프게 선제공격해보지만. 달수에게 탁 잡혀서 공격당하고.
달수 능숙한 솜씨로 태준을 제압한다. 태준 바닥에 털썩 넘어지는.
하대리 : 아무리 스포츠라도 저래두 돼?
양과장 : 안되지. 저건 짤릴 뻔 한 지 얼마나 됐다구 정신 못차리구... 닭대가리.
태준, 멋지게 달수 한 대 때려보고 싶은데. 뜻대로 안된다.
결국 달수 기술에 걸려 바닥에 털썩 내쳐지는 태준.
달수 : (손 뻗으며) 괜찮으십니까 사장님?
태준 : (손 잡고 일어나고) 잘하네. 하하! (욱신거린다) 내 친구랑도 한번 붙어볼래요? 근처에 있을텐데.
달수 : (약간의 자신감) 뭐... 얼마든지요.
태준 : (끄덕하고) 기다려 봐요. (하고 나간다)
황비서 : (따라 나가고)
하대리 : 야아. 너 멋있드라.
양과장 : 근데 누굴 데려오겠다는거야? 이종격투기 엄청 잘하는 선수 데려와서 달수 떡실신시키는거 아냐?
하대리 : 그래봤자지. 달수도 완전 프로던데. 지가 어디서 표도르를 데려오지 않는 한 우리 달수 못이길걸?
양과장 : 하긴.. 달수가 사장 깔아뭉개는데... 내가 왜 속이 다 후련하냐? 하극상의 묘미가 저런 거구나 싶기도 한 게....
하,양 : (낄낄대고 웃고)
달수 : (따라 웃는데)
체육관 문이 탕! 하고 열린다.
환한 빛이 비치더니 누군가 들어오는 발자국 소리. 틸업하면 후광처럼 빛을 등에업은 효도르가 쿵! 들어오고.
눈을 믿을 수가 없는 하대리 양과장. “효...도르다”
달수 헉... 다리에 힘 풀리며 삐끗.
효도르 뒤로 따라 들어오는 태준. 괜히 어깨동무도 해보고 의기양양.
효도르 : (달수 보더니 한국말로) 한판 뜨자!
(컷 튀면)
달수, 용감하게 달려들어 보지만. 번쩍 들리고. 다시 달려들어 보지만, 빙글빙글 돌려지는.
한쪽 구석에서 휘파람 불며 고소한 태준.
바닥에 내려쳐지며 달수 표정에서.
#32. 회사 일각 (D3)
달수, 여기저기 욱신거리는지 힘들게 앉아 있고.
옆엔 하대리 양과장. 효도르 서로 와이셔츠 등에 받은 사인 보고 행복해하고 있다.
하대리 : 표도르 우리나라 왔단 소린 들었는데. 우리 사장님 친구일 줄이야.
양과장 : 그러게. 난 아직도 믿어지질 않어.
하대리 : 와~ 우리 표형. 진짜 카리스마 짱이야. 아까 달수 그냥 엎어칠 때 봤어? 그 파워? 나 진짜 우리 표형 사랑하고 싶드라.
달수 : (표정 있다가) 에이 진짜.... 두분 너무하십니다.
하대리 : 근데 달수야. 너 혹시 사장한테 찍힌 거 아닐까?
달수 : ...예?
하대리 : 사장이 너를 꼭 한 대 패고 싶다는 앙심을 품은 게 아닌가 싶어서. 어디서 표도르까지 섭외해서 데려온 거 보면?
양과장 : 사장이 그렇게 할 일이 없냐? 달수 얘가 뭐라도 된다고.. 그렇게까지...
달수 : (뭔가 짚이는 것 같기도 하고. 설마 싶은)
#33. 지애 친정집 앞 (N3)
지애 터덜터덜 오는데. 달수가 기다리고 서 있다.
지애, 달수 보고 홱 지나쳐 들어가려는데. 팔 탁 잡는 달수.
달수 : 얘기 좀 해.
지애 : 하기 싫어.
달수 : 아무 말도 없이 그렇게 나가 버리면 어떡해!
지애 : 아무 말도 없이 나 배신한 건 니가 먼저였어.
달수 : 그건... 내가 다 설명했었잖아. 당신두 어떻게든 이해하고 넘어가 주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
지애 : 그러려고 했었지.
달수 : 그런데?
지애 : 나 봐버렸거든. 너랑 그 여자가 같이 엘리베이터에서 껴안고 있는 거.
달수 : (!!) 뭐?
지애 : 봉순이 기지배가 CCTV 파일을 갖다 주드라?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게 어떤 건지 한번 느껴보라면서.
보니까, 진짜 아프던데? 그냥 말로만 들을 때랑. 그 여자랑 당신이 그러고 있는 걸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거랑은
너무너무 다르더라.
달수 : 여보...
지애 : 우리 둘 사이에 그 여자가 껴든 게 아니라 니들 사이에 내가 껴든 것 같은 기분 들었어!
내가 너무 치사하고 드러워서 너랑 한집에 있을 수가 없어서 나온거고!
달수 : 그런 말이 어딨어 여보. 일단 집으로 들어와. 날 패든 죽이든. 집에 와서 해.
지애 : (확 뿌리치는) 필요없어. 가!
달수 : 안가. 못가. 당신이 용서해준다 그럴 때까지 그냥 있을거야.
지애 : 맘대루 해 그럼. (하고 가버리고)
#34. 지애 친정집 방안 (N3)
지애 정원과 나란히 누워 있는데. 밖에서 비오는 소리 들리고.
지애 좀 걱정되는 표정.
정원 : 엄마. 우리 왜 계속 외갓집에 있어?
지애 : 응? 어... 그냥...
정원 : 아빠랑 싸웠어?
지애 : 아니 뭐... (표정 있다가) 정원아. 넌 크면 어떤 남자랑 결혼하고 싶어?
정원 : 나는, 아빠같은 남자.
지애 : .... 아빠 같은 남자가 어떤 남잔데?
정원 : 키두 크구, 잘생기구, 머리두 좋구. 또 아빠는 엄마만 사랑하잖아.
지애 : 너, 엄마가 누누이 강조했지? 사랑은 변하는거야. 너 우유도 맛 가면 못먹잖아?
사랑도 그렇다니까? 어느 순간 확 맛이 갈 수가 있어요.
정원 : (또 시작이구나... 돌아누우며 눈감는 표정)
지애 : 엄마가 여러번 얘기했듯이. 남자 볼땐, 지 이름으로 된 아파트가 있나. 연봉 빠방한 회사에 다니나. 이런 걸 봐야돼!
아 또 중요한 건, 시댁이 수도권에 있으면 안돼. 지방이나 아니면 해외. 해외 좋다 해외! 직항 없는 데.
비행기 서너번 갈아타야 되는 데면 더 좋고. 암튼 그런 걸 꼼꼼히 잘 따져야 되는거야 너. 사랑 믿고 있다간, 큰 낭패 본다 너.
정원 : (잠들어 있고)
지애 : (그런 정원 얼굴 살피고 일어난다. 창밖을 보면 비가 계속 오고. 심란하다)
#35. 지애 친정집 앞 (N3)
비오고 있고. 달수 그 비 다 맞으며 서 있다.
#36. 지애 친정집 거실 (N3)
지애 설마 지금까지 있는 건 아니겠지, 싶으면서도 초조하고.
안되겠는 지애. 우산 찾아들고 확 나가는데.
#37. 지애 친정집 앞 (N3)
지애 나가면 달수가 없다.
지애 우산 들고 두리번거리다가 안도하면서도 한편으론 좀 씁쓸하고. 다시 들어간다.
잠시 뒤, 비닐우산 같은 거 하나 쓰고 뛰어오는 달수. 계속 그 자리에 서 있는다.
이가 덜덜 떨리고. 불쌍한 달수 모습.
#38. 영숙집 안방 (N3)
영숙은 손에 크림 바르고 있고. 홍식은 침대에 앉아 책본다.
영숙 : 얘기 들어보니까 온달수네 부부 대판 싸웠나보더라구. 바람 핀 거 알아가지구.
홍식 : 그래? 그쪽이 확 깨지면, 온달수랑 은소현 둘이 붙여놓기가 더 쉬울텐데. 그럼 뭐~ 사장 부부 이혼하는 것도 시간 문제고.
영숙 : 그렇긴 하지. 이왕이면 주총 전에 이혼하면 좋은데?
홍식 : 그렇지. 그럼 은소현네 쪽 지분이 확 돌아서면서, 허사장 쪽이 휘청하게 될텐데....
영숙 : (바짝 달아올라서) 아우 그냥 둘이 확 갈라놓을 묘수 없나....
홍식 : (힐끗 벽에 걸린 그림 보고) 저거...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영숙 : (미소) 어때요? 방이 확 사는 거 같지 않아?
홍식 : 치워. 뭐 저런 걸 걸어놓고 그래? 발로 그려도 저거보단 낫겠네.
영숙 : (!!! 울컥)
#39. 부장실 (D4)
노크소리 들리고 달수가 들어온다.
준혁 서류 사인하고 있다가 본다.
준혁 : 뭡니까?
달수 : 보고 드릴 게 있어서요.
준혁 : (일하면서) 하세요.
달수 : 그런데 사적인 보고입니다.
준혁 : (멈추고 보는)
달수 : 집사람이 집을 나갔습니다.
준혁 : !
달수 : 부장님 사모님께서 엘리베이터 CCTV파일을 저희 집사람한테 보여줬다고 하더라구요.
준혁 : (표정)
달수 : 부장님이 원하셨던 게 이런 겁니까? 우리 부부 완전히 갈라놓는 거?
준혁 : (황당) 뭐요?
달수 : 아무리 화가 나고 안타까웠더라도 저희 부부 일은 저희가 해결하도록 내버려 뒀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준혁 :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겁니까! 나는 나름대로 그거 막아보려고 파일도 내 손으로 직접 지우기까지..
달수 : (OL) 정말 속보이십니다. 자기 첫사랑이랑 결혼했다고 사람 그렇게 갈궜으면 됐지.
이제 뒤까지 캐서 둘 사이 갈라놓으려고 하고! 세상천지에 이렇게 비열한 인간이 어딨습니까!
준혁 : (억울) 아니라고 하잖아! 나 진짜 아니라니까!
달수 : 됐습니다! 잠시나마 부장님이 아주 나쁜놈은 아니라고 믿었던 제 자신이 미울 뿐입니다!
준혁 : 글쎄 온달수씨. 내 말 들어. 나는....
달수 : 됐습니다. (하더니 홱 돌아서 가고)
준혁 : (카리스마) 내 말을 끝까지 들어! (쫓아나가며)
#40. 기획실 (D4)
달수 나가면. 뒤로 쫓아나오는 준혁.
준혁 : 거기 서라고 온달수씨! 내가 셋 센다! 하나! 둘! 셋! (하는데 그냥 가 버리고)... 넷! 다섯! 온달수씨!!
하대리,양과장 : (뭐냐 저것들은...)
#41. 봉순 집 거실 (D4)
준혁 들어오면. 봉순 꽃꽂이 하고 있다가 본다.
봉순 : 벌써 퇴근하는 거에요?
준혁 : 당신 지애한테 CCTV 파일 기어코 보여줬어?
봉순 : (표정 있다가) 네.
준혁 : 그런 짓을 왜 해? 당신 기어이 지애 부부 이혼하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랬어?
봉순 : (움찔) 이혼....한대요?
준혁 : 그거 보고 지애 집 나갔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했어?
봉순 : (표정)
준혁 : 사람이 말이야.. (말하려는데)
봉순 : (벌떡 일어나 핸드백 찾아들고)
준혁 : 어디가! 나 지금 말하잖아!
봉순 : (나가고)
준혁 : 내 말을 끝까지 듣고 가라고! 셋 센다! 하나,둘,셋!
봉순 : (나갔다)
준혁 : (한숨)
#42. 공원 일각 (D4)
지애 봉순 벤치 같은 데 좀 떨어져 나란히 앉아 있고.
봉순 : 집은 왜 나왔니?
지애 : 몰라서 묻니?
봉순 : 너 설마 그깟 일로 이혼이라도 하게?
지애 : 그깟 일? 장작 열심히 패고 있는 줄 알았던 우리집 도끼가 내 발등을 찍어버렸는데. 그깟 일?
봉순 : (확 뭐라 그러려다가 참으며) 너 그런 말 있다? 남자 바람 다스리는 건 자식 도벽 다스리는 거랑 같다구.
지애 : 뭐?
봉순 : 내버려 둬서도 안되지만, 섣불리 너무 몰아세워도 역효과라는거야. 따끔하게 혼낼 땐 혼내더라도
진짜 반성하는 것 같으면 한번더 믿어줄줄도 알아야 된단거지.
지애 : (기막히고) 너 지금 뭐하니?
봉순 : 내가 뭘?
지애 : 우리 부부 위해서 진심어린 충고하는거니?
봉순 : (좀 찔리지만)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지애 : 왜?
봉순 : 그거야....
지애 : 왜 또? 부장 부인으로서 부서 직원 부부의 앞날이 걱정되니?
봉순 : (표정)
지애 : 아니면 친구로서 너무했구나 싶어서 수습하는거니?
봉순 : (표정 있다가) 뭐, 둘 다라고 해두자.
지애 : 웃기고 있네. 난 이제 니가 팥으로 메주를 쑨다 그래도 그말 안 믿거든?
봉순 : 얘. 원래 팥으론 메주를 못 쒀. 콩으로 쑤겠지.
지애 : (뻔뻔)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난 콩이든 팥이든 이제 니가 하는 말은 안믿어!
봉순 : 그래. 믿기 싫으면 믿지 마라. 난 기껏 지 생각해서 일부러 얘기해주는건데.
(벌떡 일어나는데 극심한 두통 몰려오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머리 감싸쥐는)
지애 : 뭐하는거야 너. 왜 그래.
봉순 : 내가 너랑 얘기만 하다 보면. 머리가 다 아퍼! (하고 휙 일어나 가버리면)
지애 : 하! 저런... 재수꽃다발 진짜. 나도 너 보면 머리 아퍼 이기지배야! (휙 반대편으로 가버린다)
#43. 병원 앞 (D4)
봉순 또각또각 걸어나온다. 좀 심란한 표정. (너무 심각하진 않고)
의사OFF : 뭐 스트레스성 두통 같은데요. 혹시 모르니까 정밀검진은 받아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가끔 뇌혈관쪽에 이상이 생겨 이러는 경우도 있어서.
봉순 : (별 거 아니겠지? 애써 떨치며 간다)
#44. 고급 일식집 (N4)
홍식, 업체 대표와 만나고 있다.
대표 : 저야 이사님 얼굴만 보고 그러자고 한 거 아니겠습니까. 이번 일 도와주면, 다음 계약 잘해주시겠지 하구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감사실에서 다시는 퀸즈에 계약 못하게 하겠다는데!
홍식 : 참... 한부장도... 사람이 왜 일을 이렇게 처리하는지.
대표 : 아니... 이사님 선에서 떨어진 지시 아니었습니까?
홍식 : 최대표님. 제가 그런 자잘한 일까지 신경쓸 수 있는 사람입니까. 아마 한부장이 딴엔 과잉충성 하겠다고
저한테 보고도 안하고 사고를 친 모양인데.
대표 : (더 열받고) 한낱 부장 주제에 우리를 갖고 놀아? 아무리 납품하는 중소업체라도 이러는 법이 어딨습니까!
감사실 쪽에 진상을 밝혀달라고 강력하게 항의하겠습니다! (술 벌컥 마시고)
홍식 : 한부장 이사람 참 어쩌다 일을 이렇게 만드는지... 사람 그렇게 안봤는데, 경솔하네. (하고 표정)
#45. 영숙집 거실 (N4)
영숙 홍식 앉아 있다.
영숙 : 그래요?
홍식 : 한부장이 입다물고 다 뒤집어 쓰게 하려면 뭔가 재갈 물릴 게 필요할 것 같은데....
영숙 : (표정 있다가 미소) 걱정 말아요. 그 정도 재갈 물릴 껀수는 좀 있으니까.
홍식 : 그래?
영숙 : 한부장 와이프 쪽이 구린 짓 하다가 나한테 들킨 게 몇 번 있는데. 그거 이참에 터뜨리지 뭐. (하고 표정)
#46. 지애 친정집 거실 (N4)
달수 와 있고, 친정모는 왠지 미안한 표정이다.
정원 옆에 앉아서 둘 하는 거 구경하듯 보고 있고.
친정모 : (과일 밀어주며) 이거 좀 들게.
달수 : (웬일이지?) 감사합니다 장모님.
친정모 : 지애한테 얘긴 들었네.
달수 : (헉!해서 바로 무릎 꿇으며) 죄송합니다 장모님. 제가 죽을 죄를 졌습니다.
친정모 : 아니야. 무슨 소리야. 편히 앉어. 그럴 수도 있지. 지애 이 기지밴 뭐 그만 일로 집을 나오고 그랬나 몰라.
달수 : (???) 예?
친정모 : 지애가 너무 심했어. 내딸이래두 이번엔 편을 못들겠네.
달수 : 아닙니다 장모님. 지애는 화낼만 합니다. 다 제가 못난 탓인데요!
친정모 : 무슨 소리야! 아 과거야 과거고 지금은 어엿하게 그 좋다는 대기업에 잘 다니고 있잖나.
내가 자네한테 말을 안해 그렇지, 사람들한텐 사위 자랑을 얼마나 하고 다니는데.
달수 : (울컥) 장모님....
친정모 : 내가 그동안 모질게 한 거 이해하게. 섭섭했지?
달수 : 아닙니다 장모님. 저야말로 장모님의 이런 깊은 마음도 모르고... (울 거 같은데)
이때 지애가 들어온다. 달수 보고 쌩해지는데.
정원 얼른 일어나 지애에게 온다.
정원 : 엄마. 아빠랑 외할머니 둘 다 이상해.
지애 : 이상해? 뭐가?
친정모 : 지애 너 내가 짐 다 싸놨으니까 정원이 데리고 집에 얼른 가.
지애 : 아이 엄마... 우리 문젠 우리가 알아서.
친정모 : 아 그딴 일로 부부가 딴 집 잠을 잔다는 게 말이나 돼? 아니 무슨 삼백만원 짜리 빽을 사달라구 사람을 들볶고 집까지 나와?
내가 너같은 며느리 들일까 겁난다 이기지배야.
달수 : (??) ...삼백..만원짜리 빽이요? 그게 무슨...?
지애 : (표정)
친정모 : 자네 얼마나 속이 상했나. 내가 우리 지애 철없다 없다 이 정도 일줄은 몰랐네. 지두 애낳고 어른 좀 됐나 했었는데...
달수 : 장모님 저는 무슨 말씀인지 잘...
지애 : (OL/말 더 못나오게) 아우 알았어. 들어가면 되잖아 들어가면! (버럭) 당신 짐 들고 먼저 나가있어.
달수 : (그말에 좋아서) 어? 진짜?
지애 : 용서해 줘서 들어가는 거 아니야! 그건 그거고. 이건 별개야.
달수 : 어 알았어 여보! (환하게 웃으며 방으로 짐가지러 가고)
친정모 : (찰싹 때리며) 으이구! 저런 남편이 어딨다구. 잘해 이 기지배야!
지애 : (표정)
#47. 지애 집 거실 (N4)
짐가방 옆에 있고. 지애 달수 앉아 있다.
지애 : (싸늘) 당분간 각방 쓰자. 맘 같애선 원룸이라도 얻어서 별거하고 싶지만! 뭐.. 그럴 돈도 없고.
달수 : 돈 없는 게 다행이네. (웃다가, 지애와 눈 마주치면 움찔)
지애 : 다리 부러져 깁스만 해도 몇 달은 고생해야 되는데. 나는 마음이 다 조각조각 부러졌거든? 이거 붙을라면 얼마나 걸릴지 몰라.
뭐 붙을지 안붙을지 장담도 못하고.
달수 : (표정) 정말 할 말이 없다 여보.
지애 : (시니컬하게 훗! 하며) 토사구땡이라고들 하지. 내가 딱 그짝 났어. 남편 뒷바라지만 열심히 하다가
이런 토사구땡 같은 꼴을 당할 줄이야!
달수 : (지적하고 싶은데 참는다)
지애 : (달수 표정 보며) 왜! 뭐 할 말 있어?
달수 : (도리도리) 아니야. 당신 말이 다 맞아.
지애 : 당연히 다 맞지. 난 틀린 말은 안하는 사람이야. (일어나더니) 당신 정원이 방 가서 자.
#48. 정원 방 (N4)
달수 좁은 방에 꾸겨진 채 누워 있고. 옆엔 정원 잠들어 있다.
달수 : 여보. 토사구땡이 아니고. 토사구팽인데... 토끼가 죽으면 사냥개를 삶아먹는다... 토사구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같은 분위기)
#49. 은밀한 모처 (N4)
태준 소현, 변호사와 만나고 있다. 서류 뒤적이며 설명해주는 변호사.
소현 : 위자료는 필요 없어요.
태준 : 야. 내가 사장인데. 나 그렇게 쪼잔하지 않거든?
소현 : 나두 돈 많거든?
태준 : 됐고. 딴 건 몰라도 갤러리는 니가 가져가. 너, 거기 좋아하잖아.
소현 : ....
변호사 : 위자료 부분에서 두분이 이견없이 합의를 이루신다면 금방 끝날 문제긴 합니다만.... 이렇게 비밀리에 진행해도 되는건지...
회장님께서 알게 되시면 제가 큰 꾸중을 들을 거 같아서.
태준 : 내가 다 책임집니다. 나중에 뭐라 그러면 나한테 다 미뤄요.
소현 : (그런 태준을 보고)
#50. 지애집 주방 (M5)
달수 방에서 나오는데 지애가 식탁을 차리고 있다.
달수 반가운 마음에 자리에 앉는데 식탁 위엔 지애와 정원 밥만 있다. 국도 딱 두 개만.
지애 : 정원아. 밥 먹자.
정원 : 아빠는?
달수 : 어. 괜찮아. 아빠는 밥... (하고 밥통 열면 밥 없고)... 생각이 없어서 안 먹을려구.
지애 : (그러거나 말거나 새초롬하게 자기 밥만 먹고)
달수 : (먹고 싶은데...)
#51. 지애집 안방 (M5)
달수, 양말 신으려고 보는데 하나도 없고.
빨래 갠 거 들고 들어오는 지애. 달수 이번에도 반가운데.
지애, 자기 옷장만 딱 열고 자기 옷만 쏙쏙 집어 넣는다.
달수 : 여보... 내껀?
지애 : 빨래통에 봐.
달수 : 안 빨았어?
지애 : 내가 왜? (똑바로 보면)
달수 : 그러니까! 당신이 왜? 잘했어 여보.
지애 : (흥!하고 나가면)
달수 : (죽겠고)
#52. 빨래통 앞 (M5)
더러운 양말 털고. 냄새나지만 다시 신는 달수. 표정.
#53. 퀸즈팰리스 옥상 일각 (M5)
소현과 태준이 나란히 앉아 있다.
소현 : 괜찮겠어? 어머님 안심하고 계시다가 이거 아시면 두배로 화나실텐데.
태준 : 넌 평창동에 전화 안해도 되겠어?
소현 : 별로...
태준 : 전화기 꺼놔라. 귀찮은 일 많을지도 모르는데.
소현 : (커피 마시고) 고마워.
태준 : 같이 살면서는 그 소리 한번도 못들었는데, 헤어지는 마당에 여러번 듣는다?
소현 : 나쁜 남편이었어 당신은.
태준 : 넌 불쌍한 아내였고. 미안하다 은소현.
#54. 기획실 (D5)
달수 들어오는데. 하대리와 양과장 뭔가 속닥거리고 있다가.
하대리 : 달수야. 너 그 얘기 들었냐?
달수 : 네? 무슨 얘기요?
하대리 : 우리 사장네 부부 이혼한댄다.
달수 : !!!!
양과장 : 틀림없이 사장 그 왕날라리가 또 바람 폈을 거야.
하대리 : 그죠그죠. 아 내가 그때 우리 얼음공주 마음을 받아줬어야 되는건데.
양과장 : 야. 뻥 좀 그만 까.
하대리 : 저번에 내가 얘기안했나? 복도에서 봤는데 나를 그냥 지그시 보면서 미소를.... 달수야! 너 그때 봤잖아. 그지!
양과장 : 그런데 들리는 말로는 사장 부인이 위자료 한푼도 안받고 그냥 이혼하겠다 그랬다던데? 사장이 바람 난거면
위자료 줘야 되는 거 아냐?
달수 : (표정 있다가 뛰쳐 나가는)
#55. 태준모 집무실 (D5)
태준모 머리아픈 듯 앉아 있고. 홍식이 앞에 서 있다. 옆엔 비서들.
태준모 : (비서들에게 호통치는) 당신들은 뭐하는 사람들이야! 일이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 것도 모르고, 뭐하고 있었던거야!
비서들 : (아무말 못하고)
태준모 : (홍식 보며 분노 억지로 가라앉히는 톤) 어떻게 된거에요!
홍식 : 지금까지 알려지기론 사장님 쪽에서 이혼하자고 해서 사모님이 합의를 한걸로....
태준모 : 태준이 당장 좀 불러봐요.
홍식 : 연락이 안되십니다.
태준모 : 이것들이 눈속임해놓고 수를 써? 일단 기사부터 막아요.
홍식 : 벌써 얘기가 새나가고 있어서 쉽진 않을 것 같긴 합니다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홍식 인사하고 나가는데, 모르게 싱긋 미소.
#56. 갤러리 앞 (D5)
달수 헉헉대며 달려왔는데. 기자들이 벌써 장사진을 치고 있고.
달수 표정.
#57. 갤러리 안 (D5)
고운,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전화 받느라 정신없고.
고운 : (전화 끊고) 아씨... 이래놓고 안나오면 나보구 어쩌자는거야. 진짜 이혼하는거 아냐? 미치겠네.
(다시 걸려온 전화 받고) 네. 지금 안계신데요.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58. 갤러리 앞 (D5)
기자들 자기들끼리 대화하는. “허사장도 전화기 꺼놓고 잠적했대. 비서실에서도 연락 안된다는데”
“어디 해외로 튄 거 아냐??” “허사장 어딨는지 좀 파악해 봐” “라스베거스로 갔다는 소문이 있어!” 등등.....
#59. 지애네 동네 슈퍼 앞 (D5)
의자에 앉아 쭈쭈바 빨며 지애 기다리는 태준.
이때 슈퍼쪽으로 오던 지애. 태준 보고 멈칫 놀라고.
지애 : 태봉씨. 여긴 또 왜 있어요?
태준 : (씩 웃고)
지애 : 뭐 오늘도 땅 보러 왔어요?
태준 : 아뇨?
지애 : 그럼 또 우연히 만난건가? 활동구역이 겹쳐서?
태준 : 아뇨?
지애 : 그럼?
태준 : 아줌마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애 : 나를? 왜?
태준 : 할 말이 있어서요. 이 시간 쯤 되면 두부 사러 온다던데? 슈퍼집 아줌마 말이?
지애 : 그런 것도 얘기해줘요?
태준 : 우리 엄청 친해졌거든요. 나 이집 단골이라.
지애 : 왜 나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경계하며) 또 돈 받을라구요?
태준 : 돈? 돈이야 받아야죠. 그런데 오늘은 그거 때문은 아니고.
지애 : 그럼요?
태준 : (의자 내주며) 앉아봐요 아줌마.
지애 : 왜 이러신대? (앉는다)
태준 : 아줌마. 신문 자주 봐요?
지애 : 신문? 뭐 어쩌다... 가끔.... TV편성표나 연예정보 같은 거 궁금할 때.
태준 : (끄덕끄덕) 역시...
지애 : 갑자기 신문은 왜요?
태준 : 그럼 뉴스는요? 뉴스도 가끔 봐요?
지애 : 뭐 볼때도 있고 안볼때도 있고.
태준 : (가볍게 후 한숨쉬고) 아줌마. 내가 아줌마한테 숨긴 게 있어요.
지애 : 에? 뭔데요?
태준 : 사실은 나.... 어쩌면 곧 신문 1면에 날지도 모르고 뉴스에 나올지도 몰라요. 뭐 지금까지도 심심찮게 나오긴 했는데
아줌마가 워낙 그런 데 관심이 없어서 못 본 모양이지만.
지애 : 신문이랑 뉴스에 나올지도 모른다구요?
태준 : (끄덕하고) 내가 알고보면... 좀 유명한 사람이거든요.
지애 : (헉하고) 호..혹시 태봉씨....(경계하며) 수배범?
태준 : .....(어이없고)
지애 : 그래서 뭐... 숨겨달라거나 그래서 온 거에요? 미안하지만 그건 안되거든요?
태준 : 바라지도 않거든요? 아 이 아줌만 진짜 헛다리 짚는 데 도사야. 똑똑한 척을 말든가.
지애 : 그럼....유명한 사람이란 건 뭔데요.
태준 : (표정 있다가) 암튼 나중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더라두 나한테 배신감 느끼면 안돼요.
지애 : 에? 웬 배신감?
태준 : (표정 있다가) 아니에요. 아줌마 두부 안 사요?
지애 : (표정)
#60. 지애 동네 일각 (D5)
태준 차 있는데로 가고. 지애는 두부 봉지 달랑달랑 들고 가는.
지애 : 가요 그만. 왜 자꾸 따라오구 그래.
태준 : 난 내 차 타러 가는 거에요.
지애 : (아... 그렇구나 민망)
태준 : 근데 아줌마.
지애 : 왜요!
태준 : (장난스럽지 않게) 나랑 악수 한번만 하면 안되나..?
지애 : 네??
태준 : 악수 한번만 하자구.
지애 : 태봉씨... 어디 가요?
태준 : 어디 가는 건 아니지만.... 그냥 아줌마랑... 악수 한번 하고 싶네.
지애 : (약간 어색하고) 웃겨. 그쪽이랑 나랑 악수를 왜 해요?
태준 : 아니.. 우리가 악수도 못할 사인가? 내가 아줌마 반지도 찾아다 줘, 삔도 갖다줘, 나일롱인 거 신고도 안해,
우울하대서 노래도 불러줘, 또 뭐냐.. 맞다 삼계탕도 사줘.
지애 : (시끄럽고) 아우 알았어요. 그래요. 해요 악수. (손 쓱쓱 닦고 내민다)
태준 : (지애가 내민 손 본다. 바로는 못 잡고, 표정)
지애 : 왜요. 악수 하재매.
태준 : (손 내밀어 지애 손 잡는다, 표정)
지애 : (손 흔든다) 됐죠 태봉씨?
달수OFF : 여보?!!
지애 : (돌아보면)
달수 : (놀라서 보고 있고)
지애 : (괜히 깜짝 놀라 손 후다닥 빼고) 어... 여보.
태준 : (보고 헉! 표정)
달수 : (!!!! 표정 있다가) 사장님...?!
지애 : 사장님? 누가? (하며 태준 보는데)
태준 : (당황하는 표정 역력하고)
지애 : (설마.... 하면서 눈 커지는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