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오늘...
기분이 아주 저조합니다...
믿었던 사람에게의 배신....비스므리한 감정을 느껴서.....
루스벨..010
1.이세계..? (10)
오늘도 평범한 날이었다. 아니, 평범한 날일뻔 했다.
아니, 친위대기사에게 평범한 날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일지 몰라
도, 훈련하고(세뇌고육포함. - 죽음이 두렵지 않다, 언제든지 지
키는 사람을 위해서 죽을수있어야한다..등등), 경비서고(이건 근
위대시절이랑 변한게 없다.;;) 밥먹고, 잡담쪼금 하다가,
침소와서 자고.. 그런 날의 반복이었다.
물론, 자신빼고는 하녀나 귀족여인들과 섹스도 들어가있지만,
평민인 자신은 그런것에 오히려 컴플랙스가 있었다.
그래도 길을 갈때마다 왕궁 친위대 정식 복장이 하얀 예복에 금
줄 무늬가 있는 옷에 허리에 긴 칼을 차고 다니면 누구나 존경의
눈빛을 담으며 바라보는것에 이곳에 들어오길 잘했다고, 친위대로
승진한것을 아직도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보통과 같은 일상이 되풀이 되던 오늘,
라임은 믿을수 없는 사실에 몸이 굳고 온몸이 정지된 상태에서
손까락하나 까닥할수없었다.
얼마전만 해도 개인소속이 되어있는 친위대를 제외하고 모든 친
위대가 연회를 여는 홀에 모이라는 집합을 받고, 이번 카이스황
태자전하께서 측실을 들여, 그분을 지킬 친위대가 5명이 빠진다
고 하자, 한순간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술렁거림은 없었지만 모
두의 눈빛에 의야함이 떠있었다.
개인을 경호할때는 숫자가 있는데, 그 숫자는 왕족의 권위을 나타
낼정도여서 그 숫자는 거의 정해져있다.
현 국왕은 12명이 언제나 근처에서 개인 경호를 한다.
물론 국왕밑에 소속되어있는 친위대는 50명이지만..
그리고 현 왕비와 카이스왕자 포함 직계혈통인 왕자들이 8명, 그
외 왕자의 정비는 6명, 측실은 4명으로 관습화 되어있다.
그런데 5명이라니...?
모두들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훈련 잘된 기사인 만큼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친위대들의 의문을 알기라도 하듯이 국왕개인 친
위대 소속인 친위대장 레페르.글래디스님이 친히 오셔서 국왕의
명령이라고 말씀을 할 정도이니, 더이상 어떤 의문을 품겠는가.
리페르.글래디스님은 국왕의 개인 친위대소속중 대장이며,
총 친위대에서도 친위대장인것이다.
나이가 50이 다되어가, 후작의 자리에 있는 그에게는 아들이
있는데, 검술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며 현재 카이스왕자의 개인
친위대 대장. 총친위대에서 친위부대장을 맞고 있는 리네르.글래
디스가 그였다. 두부자가 친위대에서 대장과 부대장을 맡을 만
큼 그래디스 집안은 검술로도 유명한데 친위대장이 소드마스터의
반열에 곧 오른다고 알고있다.
더 놀라운것은 아들인 리네르.글래디스님의 실력도 그에 버금간
다는 사실이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집안이라고 라임은
생각했다.
그렇게 작위도 없는 그저 카이스왕자의 측실이기에 이제 왕실의
사람이된 사람을 보호할 사람을 뽑기 위해서 반듯하게 정열되어
유라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
설마 시녀 두명과 신관 레이와 함께나타난 유라님이...
자신이 잘못본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잊을수없는 얼굴이었다. 자신이 잘못본것이 아니다.
걸음걸이, 머리색깔, 얼굴까지..
유라님이.. 유라님이... 유라님이....
........................................그녀라니!!
궁전을 일주일동안 샅샅히 뒤져도 찾을수가 없어서, 궁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까지 생각을 했었던..
라임은 자신의 몸이 뻗뻗하게 굳고 있는것을 느꼈다.
자신은 왕족을 모욕했다. 그것도 보통으로 모욕한것이 아니여서,
잘못하면 자신은 물론이고 자신의 집안모두가 사형에 처할수도 있다.
아니, 처할것이다. 자신은.. 자신은..
평범한 평민이지 않는가!!
라임은 눈앞이 깜깜해져오고 머리속은 백지처럼 새하애져만가, 자신이
지금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지의 사고자체도 정지해버린것 같이 아무것도
할수없었다.
◇ ◇ ◇ ◇ ◇
유라는 황제와의 알현을 마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처소에 든뒤,
처음 황제에게 내려받은 자신은 이름을 되내어 보았다.
"유라스.오펜하우저.로이드...라, 이름은 자고로 우리나라처럼
부르기 쉽게 세자면 충분한데.. 흐음.. 다행인건가. 괜히 코미디
처럼 이름이 수백자나 되면 어쩔까했는데.. 뭐, 애칭으로 유라라는
이름을 계속 쓸수있다니까. 상관없겠지..."
혼자 중얼 중얼거리고 있을때, '똑똑똑' 노크가 세번 울리더니
자신과 지냈던 시녀들 5명과 새로 들어온 시녀들 5명의 인사를
받았다.
그리고 황제가 보냈다던 시종장도 그녀에게 와서 인사를 했다.
아셀.디엘이라고 이름을 밝힌 그는 차갑고 딱딱해보이는 인상에
20대 중반정도에 깔끔해보이는 인상이었다.
갈색 머리는 짧게 잘라져있고 예복처럼 입은 정장같은것도 아주 썩
잘어울렸다.
특히 맘에 드는것은 잔소리를 전혀~! 전혀~! 하지 않을것 같은
과묵한 모습이였다^^
그렇게 처음들어오는 처소와, 그곳에는 침실과 응접실, 그리고 드래스
룸까지.. 카이스왕자의 별궁에서 후궁쪽으로 가면 바로 보이는곳에
자리잡은 그녀의 처소는 원래 정비의 처소였다.
침실에서는 창문을 통해서 정원과 분수대가 보이고, 응접실옆에는 그녀
만을 위한 주방이 크게 딸려있었다.
돈으로 치장을 했군... 이라고 말이 나올정도로 아늑한 분위기이면서도
세련된 느낌에 유라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렇게 처음 들어온곳의 분위기도 익히고 사람들도 익히고 있는데,
신관 레이가 찾아왔다.
영업용 스마일 미소라고 생각될 정도로, 뭐, 그것처럼 각박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제나 그 얼굴에 자연스럽게 걸려있는 미소라니.
물론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는 하지만.. 왠지 심술궂지만, 그리고 결코
그는 별로 놀리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생각하게 된다.
저 사람이 운다면, 슬퍼한다면,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라고..
그런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들면서 유라는 익숙한 모습
으로 레이를 맞았다.
"주신 루시안님의 축복이.. 레이가 인사드립니다."
"어서오십시요. 레이님"
그리고 자리에 앉은 레이와 유라는 서로 마주보았다.
"카이스전하의 친위대장인 릭에게서 오늘 황제폐하의 알현소식을
들었습니다. 황제폐하께 아주 만족해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축하
드립니다..."
"좋게 보아주시니 저도 기쁘더군요^^"
"그런데 카이스전하님은 또 왜 화가나셨는지.. 서재에서 들어가셔서
나올생각을 하지 않는모양입니다."
".....음..아마도.."
"..........?"
"...제가 황제폐하께 카이스전하의 칭찬을 너무 많이해서 스스로도
부끄러워 그러는게 아닐까 하네요^^"
"아..하하..하.... 그..그렇습니까?"
나지도 않는 땀을 긴소매로 이마를 닦으면서 레이의 미소가 약간 일그
러졌다. 화가 나거나 기분이 상해서 일그러진것이 아니라, 너무나
황당해서 -- 생각치도 못한 말에 삐질.. 땀이 나는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다.
"참, 레이님. 언제 제가 저희 나라에 갈수있는 기회가 된다면 같이
동행해주겠어요?"
"...유라님의 나라..말입니까?"
"네!!"
"..거기가..?"
"뭐, 작은 나라라서(ㅜㅜ;;) 설명해줘도 모를꺼에요.."
"제가 도움이 된다면, 가게 될때 저도 불러주십시요. 여행길에 제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감사합니다^^"
후훗~~
역시 좋은대로 팔려왔단 말야^^
전화위복이라고 해야하나^^ 하핫^^
"아, 제가 온 이유가 있는데.. 이런, 유라님과 대화하다가 또
잊어버릴뻔했네요. 다름이 아니라 황제폐하께서 친위대를 연회장에
소집하셨으니, 저와 가시어서 개인 친위대를 뽑으시지요..
황제폐하의 명으로5명의 친위대를 두시게 되었으니 축하드립니다.
혹시.. 생각해둔 개인 친위대로서의 바라는것이나 조건이 있다면
제게 말씀해주시면 동행하여 선택하는데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겠
습니다.^^"
"음.. 개인친위대라면.. 매일 따라다니는 건가요? 어디든?"
"물론입니다."
젠장. ㅡㅡ;
줄줄이 비엔나를 여기서 또하게 되는군.
투덜 투덜.
유라는 태어날때부터 줄줄이 비엔나를 끼고 살았다.
한번도, 한시도, 어떤 지랄을 해도 떨어지지 않는 떡대들을 보면서,
그때문에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을 동물원에 원숭이 보듯 쳐다보는
눈길을 잊지 않았다.
그것들은 평생 도움이 안되게 쓸때없이 아무일도 아닌걸 가지고
끼어들어 싸움 만들고 가는 족족 따라와 위화감 조성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쇼핑이나 구경을 하면서 기분을 돋구려 하면
검은 옷으로 중무장한 떡대들의 출현으로 기분은 곤두박질 치기
마련이고~!!
열거 하면 조금 과장 보태서 공책한권은 그냥 쓸수있다고 생각
하는 유라였다.
으~~~ 그런것들을 다시 엮어 다녀야한다고?
싫어 싫어! 고릴라 왕자 보다 더 싫어!!!! 라고 진심으로 외치는
그녀였다.
레이는 유라의 인상이 표가 나도록 굳어지면서 이마의 눈섶이
모아지듯 찌푸려지는 것을 보고 의야한 마음이 들었다.
"...조건이라고요?"
"네... 일단 평생을 같이할 친위대이니, 황제가 뽑아주는 것보다
유라님이 가셔서 선택하는것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평생?"
"그렇습니다. 개인 친위대는 평생 주인을 바꾸지 않으며, 맹세한
그날부터 자신의 목숨을 주인께 매어놓습니다."
이런 감동적이고 충성스런 말에도 오히려 더더욱 유라의 얼굴이
찌푸려 질뿐이니 어리둥절한 레이는 자신이 말을 잘못했나 하고
갸웃 거렸다.
"조건이라고요..."
"......."
혼자 말을 하는 유라이기에 더이상 말을 받지 않고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유라를 그냥 지켜보았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후, 그래도 인상을 풀지 않으면서 약간의
한숨을 동반한채 유라의 말이 시작되었다.
"별로, 친위대가 달갑지는 않지만, 이것역시 꼭 해야하는거라면..
할수없지요, 다행히 제가 원하는 사람을 지정할수있다니.. 그럼
제 의견을 말씀드리지요. 첫째. 떡대는 절대 안됩니다. 그러니까
근육질에 덩치만 큰 사람이요. 둘째 깍두기 같은 놈도 안됩니다.
그러니까 머리를 박박깍고 얼굴만 무지 큰 사람말입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무서운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도 안됩니다. 셋째.
다혈질에 사고치는 사람도 안됩니다. 넷째. 제가 없어져도 소란을
안피우고 차분하게 해결하는 머리좋은 사람이 좋을듯 하네요.
다섯째. 있는듯 없는듯 존재감이 약하면 금상천화입니다.^^
...별로 어려운 부탁은 아니니 꼭 들어주시겠지요?"
"......."
레이는 줄줄이 나오는 그녀의 말에 황당한 표정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보통은 강한 사람을. 용병과 같은 외모에 힘을 가진 사람을
원하는데.. 그래야지 데리고 다니면 자신의 친위대를 과시
할수도 있기 때문에, 보통 왕족은 오히려 얼굴이 좀 잘생기고
덩치가 크고 근육질의 친위기사를 선호한다.
그리고 꼭 들어가는 필수조건이 귀.족.일것.
그런데 그가 들은 그녀의 조건은 꼭 없었으면 좋겠으니..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 라고 들리는건
착각만은 아닌것 같지 않은가.
레이는 황당한 표정을 풀지 못한채 걱정스런 목소리로
유라를 달랬다.
"휴우..유라님.. 그렇게 정하신대에는, 제 미련한 생각으로
그들이 달갑지 않다고 느껴지는데 맞습니까?"
"네."
너무나 확실한 대답에 오히려 묻는 레이가 벙찔 정도였다.
"유라님..."
"달갑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거부할수있다면 거부하고 싶
어요. 하지만 그건 안되겠죠? 그래서 부탁드리는 겁니다."
"휴우.. 유라님.."
"...........?"
레이는 숨을 한번 과장되게 들이키고 말을 이어 나갔다.
"유라님. 카이스전하는 많은곳에서 위험을 받고 있습니다.
나중에 역사와 지리를 공부하시면 알겠지만 저희 대륙은
3대 5소국가가 존재하며 3대국가인 저희 나라와 함께
두나라는 500년간 대치상태입니다. 겉으로는 휴전을 하고
서로 좋게 지내지만, 10년전만해도 겨우 12년의 전쟁을
끝내고 휴전했을 정도로, 언제 전쟁이 터져도 전혀 이상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이런 말은 함부로 할수
없지만, 카이스님이 황태자가 되는것을 반대하는 세력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언제나 암살의 위험에 있는것은
물론이지요.. 이제 카이스님의 측실이 되신 유라님도,
안전하다고는 할수없습니다. 그러니 친위대를 뽑을때
신중을 가해주십시요. 일단은 실력이 제일 좋은 사람들을
먼저 보신후에 그중에서 선택하시는 것이 나을듯합니다.."
여기가 중동지역인가?
그쪽으로는 가보지를 않아서 어떤것지 감도 안잡힌다.
전쟁을하는 나라라면 아무래도 중동지역이겠지??
그런 생각으로 머리를 먼저 굴린다음에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레이를 보자 얼른 얼굴표정을 풀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레이님, 주신 루시안님을 믿으시지요? .. 저는 죽게될
사람이라면 어떤 방어로 몇백명이 경호를 하고 보호를 해도
하다못해 욕실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서 뒤통수를 박아서
죽는경우도 있을수있습니다. 아무리 위험이 많아도 경호원이
하나도 없어도 죽을고비를 수십번 넘기고 살아남은 예도
물론 있고요. 물론 기본적인 방비와 대책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이상, 그것때문에 제 생활이 무너지는것은
전 용납하지 못합니다. 죽음이 두려워서 제대로 다니는것조
차 못한다면, 하루하루 사는것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하루하루
사는것도 결국 죽어서 루시안님께 가는것과 같지 않습니까?
절 믿어주세요. .. 제가 죽는다해도 그것은 루시안님의 뜻
일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물론, 죽을 생각도, 제뜻을
굽힐생각도 없으니.. 레이님께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휴, 역시 유라님에게는 당할수가 없군요. 주신 루시안
님의 뜻이라고 까지 이야기하시는데 신관인 제가 어떻게
무얼 더 말씀드리겠습니까, 하지만, 유라님 말씀대로 방비와
대책을 잘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할수있는것이라곤 그저
신께 기도를 드리는것뿐이니, 그렇게나마 기도올리겠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레이님^^"
"그럼, 지금쯤 연회장에 모여있을텐데, 나가실까요?"
"그러죠^^"
레이와 유라가 거의 동시에 일어났고, 시녀두명이 그 뒤를 따라
별궁을 나서는 것을 따라갔다.
졌다는, 항복의 표시처럼 얼굴에 약간 난처한 빛을 띄기는 했지만
그래도 즐거운 표정의 레이신관과, 떨거지 내지는 비엔나 줄줄이
내지는 무지 불편한 것들을 만나기 위해서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은 얼굴로, 아니 이제는 무표정이 되어버린 얼굴로 그렇게
레이신관과 유라는 연회장으로 향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