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 극단 놀땅의 윤영선 작 최진아 각색 연출의 쥐가 된 사나이
공연명 쥐가 된 사나이
공연단체 극단 놀땅
작가 윤영선
연출 최진아
공연기간 2018년 5월 18일~27일
공연장소 유니플렉스 2관
관람일시 5월 22일 오후 8시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극단 놀땅의 윤영선 작, 최진아 각색 연출의 <쥐가 된 사나이>를 관람했다.
윤영선(1955~2007)은 전라남도 해남군(海南郡) 출신이다. 출생지는 충청남도 보령(保寧)이다. 단국대학교 영어영문과를 졸업한 뒤 뉴욕주립대학교(State University of New York) 대학원에서 연극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동해대학교 전임강사로 재직하였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아카데미 연기연출 대표강사를 지냈다. 2000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교수를 지냈다.
작품으로는 창작희곡 <사팔뜨기 선문답>‧ <우리 아버지 암에 걸리셨네>‧ <키스」‧ <맨하탄 일번지>‧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 <파티> 등을 남겼다. 연출 작품으로 <목이 긴 두사람의 대화> ‧<아마조네스의 꿈>‧<도깨비 스톰> ‧<벚나무 동산> 등이 있다.
1994년 <사팔뜨기 선문답-난 나를 모르는데 왜 넌 너를 아니>를 발표하면서 작가, 연출가로 정식 등단한 윤영선은 연우무대에서 주로 활동했다. 1997년 창작희곡 <키스>를 통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연극베스트3’에 선정되었다. 2000년에는 창작희곡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가 ‘새로운 예술의 해 연극부문위원회 공식선정작’이 되었다. 2005년 발표한 <여행>은 그해 독일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 공식 초청작이 되며 여러 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임차인>으로 제8회 ‘김상열 연극상’을 수상하였다. 2007년 지병인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연출가 최진아는 치과대학에서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다 동국대 대학원 연극영화과로 전공을 바꾸고 연우무대에서 배우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이 후 ‘연애 얘기 아님’이란 작품을 직접 극작한 뒤 연출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2006년 선보인 ‘사랑, 지고지순하다’는 연극평론가가 뽑은 올해의 한국연극베스트3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0년 올린 ‘1동 28번지 차숙이네’로 대산문학상희곡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베스트 7, 동아연극상작품상 수상 외에도 동경아트마켓에 공식참가 하며 연출가로 이름을 알렸다.
2017년 최진아는 루마니아의 바벨페스티벌에서 연극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로 연출상을 받았다. 서울연극협회(회장 송형종)는 14일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가 현지시간으로 11일 밤, 루마니아 듬보비치 역사박물관 공연장에서 페스티벌 폐막작으로 공연돼 현지 전문가들과 관객들의 커다란 호응을 이끌며 연출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페스티벌 측은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자>의 최진아 연출가는 무거운 주제를 뛰어난 연출력과 현대적 무대 사용으로 풀어냈다”는 심사평을 내놨다. 최 연출가는 “역사적 상징성과 공간적 특수성을 지닌 루마니아의 유서 깊은 박물관에서 이 작품을 공연하게 돼 감회가 남달랐다”고 화답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바벨페스티벌은 동유럽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국제연극제로 손꼽힌다. 올해에는 27개국에서 27개 극단, 총 300여명의 배우와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한국인 연출가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진아의 연출작으로는 <연애 얘기 아님> <다녀왔습니다.> <사랑, 지고지순하다> <그녀를 축복하다> <푸른곰팡이> <금녀와 정희> <꿈의 커피 가배 두림과 함께 하는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1동 28번지 차숙이네> <본다> <브루스니까 숲> <칼리큘라> <홍준 씨는 파라오다> <벚나무동산>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 등을 연출하고 현재 극단 놀땅의 대표인 미녀다.
무대는 산골의 한 집이다. 무대좌우로 연결된 마루가 깔리고 중간에 문틀이 있으나 문짝은 보이지 않는다. 마루 밑에는 장작이 쌓여있고, 바람이 심한 곳에는 지붕을 돌을 매단 밧줄로 고정시킨 것처럼 천정에서 돌을 매단 밧줄이 여러 군데 늘어뜨려져 있다. 잎이 없는 나무를 통째로 세워두거나 거꾸로 세워놓고, 하수 쪽에는 높은 사다리가 골방까지 연결되어 있다. 배경 좌우 쪽은 내실로 통하는 것으로 설정되고, 객석 뒤가 등퇴장 로로 사용된다.
나이든 어머니와 죽은 남편의 동생인 사나이 그리고 어머니의 젊은 딸이 있는 산골 집에서 식구들이 삶은 감자로 끼니를 때우는 정경이 펼쳐진다. 여기에 등산복과 등산배낭을 진 젊은이가 길을 잃고 등장한다. 그런데 이 산골 가족이 이 젊은이를 반겨 맞는다. 10년 동안 외지에 나가 있었던 이 집 아들이라며, 사나이는 꿈에 형님이 아들이 돌아올 것을 알려주었다며 조카를 대하듯 반긴다. 벙어리인 딸도 친 오라비를 대하듯 말 대신 손짓으로 청년을 반긴다. 그러나 대접할 음식이라고는 감자뿐이고 마실 물조차도 부족한 듯 어렵게 가져다 놓는다. 청년은 난생처음으로 대하는 낯선 인물의 환대에 어안이 벙벙하다. 이집 식구들의 환대에도 불구하고 청년은 결국 떠나고야만다. 동료 산악인들과 만나지만 다시 뿔뿔이 흩어져 길을 찾게 되고, 청년은 떠났던 집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먼저와는 달리 이 가족들은 청년을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사나이와 딸은 부부사이이고 갓난아이까지 있어 포대기에 싸서 안고 다닌다. 그리고 딸은 벙어리가 아니라 노래하듯 고음으로 말을 하는 여인이다. 그렇지만 가족은 이 청년을 이전처럼 환대하고 밭 한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바위를 없애주기를 바란다. 아버지가 바위 때문에 쥐가 되어 집을 나갔다며 없애 달라고 한다. 바위가 워낙 커서 지렛대로 옮기려 해도 꿈쩍을 않는지, 망치와 정으로 깨뜨려 제거해 주기를 바란다. 청년은 승낙을 하고 작업에 임한다. 그런데 딸은 청년에게 마음을 두고 몸을 밀착시키려 높은 계단위의 골방으로 끌어들인다. 그러자 사나이가 나타나 아내를 부른다. 두 사람은 서로 떨어져 계단을 내려선다. 청년은 사랑 때문인지 기억을 상실했는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아니하고, 이집에 일꾼노릇을 하기 시작한다. 이집 가족들도 청년을 아들처럼 생각한다. 청년이 집 밖으로 나가면 딸은 청년을 따라간다. 마치 청년의 환상세계 같기도 하고 실제세계 같기도 한 이야기가 관객까지 마취를 시킨 듯 극 속에 빠지게 되는 연극이다.
최원정이 어머니, 정선철이 사나이, 박다미가 딸, 송치훈이 청년으로 출연해, 탁월한 기량의 성격설정과 연기로 연극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어 간다.
무대 박상봉, 조명 김성구, 안무 이경은, 의상 김미나, 영상 윤민철, 음악 이승호, 기획 코르코르디움, 포스터디자인 박재현, 조연출 최강현 박병희, 오퍼레이터 허혜수 김은우 등 스텝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놀땅의 윤영선 작, 최진아 각색 연출의 <쥐가 된 사나이>를 연출가와 출연자의 기량이 감지되는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22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