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물건 값을 흥정하며 (실랑이, 실갱이, 승강이)를 벌이는 상인과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괄호에 들어갈 말 중 알맞은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실랑이'와 '승강이' 두 가지예요. '서로 자기 주장을 고집하며 옥신각신하는 일'이라는 뜻을 가진 말로 두 낱말은 동의어 관계예요. 예를 들면 '접촉 사고로 운전자들 사이에서 실랑이(승강이)가 벌어졌다'와 같이 쓰지요. 참고로 '실랑이'는 순우리말이고 '승강이(昇降이)'는 한자어입니다. 유의어로는 다툼, 시비, 싸움 등이 있습니다.
'실랑이'는 위의 뜻 외에 '이러니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남을 못살게 굴거나 괴롭히는 일'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빚쟁이들한테 실랑이를 당하는 아주머니가 불쌍했다'와 같이 써요.
흔히 사용하는 '실갱이'는 '실랑이'의 비표준어입니다. 전남 방언으로는 실강이, 실겡이 등으로도 표현하는데 '실랑이'가 옳은 표현이랍니다.
[예문]
― 미장원 주인과 단골 손님이 서로 5000원을 더 가져가라며 실랑이(승강이)를 벌이는 장면이 훈훈했다.
― 방역 패스 제도가 중지되어 상인들은 손님들과 실랑이(승강이)할 걱정이 사라졌다고 환영하지만 많은 시민은 감염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 수류탄을 든 러시아 군인과 우크라이나 주민들 간에 실랑이(승강이)가 벌어졌다.
류덕엽 교육학 박사·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