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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검찰청은 '노르트(노드) 스트림' 가스관 폭파 사건 용의자인 우크라이나군 장교 세르게이(세르히) 쿠즈네초프(쿠즈네조우)를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민간 에너지 인프라 공격 등 혐의로 지난달(6월) 30일 기소했다. 독일 극우 정당인 대안당(AfD)의 티노 크루팔라 대표는 즉각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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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러 올리가르히 바딤 예르몰라예프에 대한 폭탄 테러 용의자로 인터폴에 수배된 우크라이나 여성 아나스타샤 베레조프스카야가 6일 키예프(키이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수사당국은 살인 용의자로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GUR) 소속 장교 등 두 명을 체포했다.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할 범위를 넘어선 지역(제 3국)에서 발생한 두 사건은 얼핏 보기에 겉으로는 다르지만, 본질은 다를 바 없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행위다.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서방 측도 두 사건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지원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독일로 신병이 이첩되는 노드 스트림 폭파 용의자 쿠즈네초프/로이터 통신 웹페이지 캡처
노드 스트림 가스관 폭발 순간 발트해에서 포착된 큰 물결/사진출처:덴마크 국방부 Danish Defence
두 사건은 범행 계획이나 준비, 규모, 이후 전개 상황은 서로 다르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에 의하면 독일 연방검찰은 지난달 30일 쿠즈네초프(50)를 기소하면서 "우크라이나군 장교인 피고인이 2022년 2월 러시아의 특수군가작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기관의 지시로 노드 스트림 파괴 공작을 수행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개입을 분명히 했다.
독일 검찰이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쿠즈네초프는 노드 스트림 가스관을 파괴하는 계획을 세운 뒤, 여러 명의 전문 잠수부와 선장, 폭발물 전문가로 '사보타주'(비밀 폭파 음모) 공작팀을 결성하고 이끌었다. 목표는 해당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영구적으로 차단해 러시아가 군사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의 거래 수익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2022년 9월 4일 위조된 우크라이나 여권을 사용해 폴란드를 거쳐 독일에 입국한 그는 공작팀원들과 함께 중개인이 임대해준 요트에 탑승했다. 그리고 덴마크 보른홀름섬 인근 공해상에서 9월 22일까지 시한 폭탄 여러 개를 가스관에 설치했다. 나흘 후(26일) 시한 폭탄이 터지면서 노드 스트림1, 2에 심각한 손상(4개중 3개 가스관 손상)을 입혔다. 이 사건 이전에만 해도 노드 스트림1은 독일에게 연간 에너지 생산용 천연가스 수요량의 약 절반을 공급했다.
노드 스트림 폭파 사건에 이용된 요트/사진출처:독일 수피겔
스트라나.ua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정부 명령에 따라 가스관을 폭파했다는 서방 언론의 보도를 독일 검찰의 기소장이 공식 확인했다"고 짚었다.
쿠즈네초프는 용의자 7명 가운데 신병이 확보된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2025년) 8월 이탈리아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유럽연합(EU)의 체포 영장에 의해 구금됐고, 같은 해 11월 독일로 압송됐다. 당시 독일 주간지 차이트는 "누가 그에게 폭파 임무를 맡겼는지 큰 의문"이라며 "재판이 정치·외교적인 사안으로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재판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의 개입이 공식 확인되면, 독-우크라 관계에 균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노드 스트림은 러시아에서 발해해 해저를 통해 독일 북부 루브민으로 연결된 약 1천230㎞ 길이의 가스관이다.
사건은 2022년 9월 발트해 보른홀름섬 근처 해상에서 큰 폭발음과 함께 큰 물결 파동이 일고, 천연가스 유출이 확인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독일과 덴마크 등 인근 국가들의 조사 결과, 노드 스트림 1·2 가스관 4개 중 3개가 손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는 즉각 이를 '국제적 테러'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를 배후 세력으로 지목했다.
인근 국가들로부터 위임을 받아 수사해온 독일 검찰청의 쿠즈네초프 기소에 러시아는 자국이 확보한 정보와 일치한다며 유럽연합(EU) 차원의 대(對)우크라 제재를 촉구했다.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3일 "모든 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논의할 때 이 사안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최대 지원국인 독일을 향해 "전쟁(테러) 기계인 우크라이나 정권에 돈을 계속 보내는 건 상당히 역설적"이라고 비판했다.
스트라나.ua는 독일 검찰청이 앞으로 쿠즈네초프에게 '사보타주' 명령을 내린 배후에 대한 수사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군통수권자인 젤렌스키 대통령과 당시 군 총사령관이었던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가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해저가스관 폭파와 같은 엄청난 작전이 최고 수뇌부의 승인 없이 진행되었을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치·군사 지도부는 개입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노드 스트림 폭파 용의자로 독일의 체포 영장이 날아오자 외교관 차량을 타고 우크라이나로 도피한 다이빙 강사 블라디미르 주라블레프/사진출처:페이스북
믿을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당국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추길 만한 사건은 이미 쿠즈네초프 신병 확보 이전에도 있었다. 1년여 전인 2024년 6월, 독일 검찰은 EU의 체포 영장을 근거로 폴란드 측에 또 다른 용의자인 심해 잠수부(다이빙 강사) 블라디미르 주라블레프(주라울레우)의 신병 확보를 요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폴란드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이 그를 대사관 차량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로 빼돌린 것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면 설명이 되지 않는 신속하고 교묘한 도피 행각이었다.
따라서 독일 검찰의 수사가 배후 세력을 밝히는 방향으로 진행될 경우, 이 사건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과정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모나코 거주 친러 올리가르히 살해 미수 용의자 베레조프스카야의 인터폴 적색 수배장(위)와 증거 사진/출처:인터폴, 스트라나.ua
친러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 예르몰라예프 암살 미수 사건은 인터폴의 적색 수배를 받고 있던 용의자 아나스타샤 베레조프스카야의 느닷없는 죽음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의 개입 의혹이 증폭됐다. 살해 용의자가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GUR) 소속 장교와 보안국(SBU) 출신의 전직 경찰관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스트라나.ua와 rbc 등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모나코에서 우크라이나 '올리가르히'(부정 축재 재벌/편집자) 예르몰라예프 암살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베레조프스카야의 시신이 6일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머리에 총상을 입은 그녀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용의자로 GUR 소속 장교 등 2명을 체포했다고 확인했다.
베레조프스카야의 행적도 당국의 개입 가능성을 추측케한다. 그녀는 2025년 3월 22일부터 독일 등 해외에서 거주하다가 사건 직후인 7월 1일 우크라이나로 갔다. 인터폴은 이틀 뒤(3일) 그녀를 수배자 명단에 올렸는데, 사흘 뒤인 6일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살인 혐의로 체포된 GUR 장교는 드론 공격을 전문으로 하는 제9정보 파트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파장은 영국 언론에 의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는 중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9일 "베레조프스카야의 사망과 살해 용의자 체포는 키예프에 불편한 질문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며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위해 조직 범죄와 부패를 척결하고 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FT는 또 "적진 후방에서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GUR 요원들은 전쟁 중 러시아인과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인들을 암살, 혹은 암살 혐의를 받고 있다"며 "예르몰라예프도 2017년 우크라이나 국적을 포기한 뒤 우크라이나 비판세력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예르몰라예프는 드니프로에서 부동산 개발업 등으로 큰 돈을 번 올리가르히로, 모나코에서 거주하며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주류 사업 등을 벌인 혐의로 2023년 12월 우크라이나 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가디언도 전날(8일) "예르몰라예프 암살 용의자 살해 사건은 키예프에 정치 외교적으로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GUR 요원들이 유럽 땅에서 '폭탄 테러'에 연루되었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우크라이나는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앙카라)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입장은 더욱 곤란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녀가 GUR과 긴밀히 얽혀 있다는 사실은 수사 과정에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우크라이나로 도피한 뒤 살해 용의자로 체포된 GUR 장교 등과 연락을 주고 받았으며, 은행과 암호화폐 지갑으로 여러 차례 돈을 송금받기도 했다. 범행을 자백한 GUR 장교는 당초 상관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또 다른 용의자(전직 SBU 요원)는 구속전 피의자 심문에서 GUR 장교가 상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살해 용의자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진술을 시작하면 소위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 둘 다 헤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나코 거주 친러 올리가르히 살인 미수 용의자를 우크라이나로 불러들여 살해한 범인 두 명은 '죄수의 딜레마'에 처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범인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범행의 자백한 다른 범인이 상관의 명령을 따랐다고 주장했다/텔레그램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보안국(SBU)는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모든 정보를 모나코 수사 당국과 공유했으며, 현지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를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피 과정에서 살해된 베레조프스카야는 지난달(6월) 29일 모나코에 있는 예르몰라예프 가족의 주거용 건물 1층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해 피해자들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았다. 폭발로 예르몰라예프와 10대 아들은 부상을 입었고, 동행했던 여성은 두 다리를 잃었다.
사건 다음날(6월 30일)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소식통을 인용해 "폭발 사건이 SBU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며 "의도적인 암살 시도라기보다는 예르몰라예프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현지에서는 드니프로에 있는 '사기성 콜센터'(우리 식으로는 피싱 콜센터)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베레조프스카야 살해 사건은, 모나코 테러 사건을 사주한 배후 세력(용의자 두 명의 뒤에는 또 누가 있는지 모른다/편집자)이 인터폴로 그녀의 신병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예 처음부터 그녀를 우크라이나로 불러들여 입막음할 계획을 짰는지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모나코 테러 공격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GUR 장교와 전직 SBU 요원이 동원됐다는 점이다. 이들의 존재와 체포는 예르몰라예프 암살 시도 사건에 우크라이나 당국이 개입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