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년 중 61만명 '히키코모리'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 청년들
*출처=Shutterstock
오랜 기간 집에 틀어박혀 사회와의 접촉을 기피하고, 부모와 함께 살며 방에만 머무르는 히키코모리(引き籠もり)가 일본에서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
히키코모리는 ‘틀어박히다’라는 뜻의 일본어로, 한국 언론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로 보도되기도 한다.
이들은 회피성 성격장애 증상을 보이며 바깥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위협을 가한다고 생각하는 피해망상 증상도 함께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
◇ 2019년에는 전직 일본 농림수산성 차관 구마자와 히데아키(熊澤英昭)가 집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며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44세 히키코모리 아들을 살해하는 사건이 터졌다. *사진=ASSOCIATED PRESS
일본어인 '히키코모리' 단어로도 알 수 있듯이 은둔형 외톨이 문제는 일본에서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 2020년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약 120만 명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은 1980년대 경제 호황기를 누리며 고도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1990년 초반, 버블경제가 붕괴하고 2000년대 초반까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불황을 겪는다.
이에 따라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과 취업난을 겪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경제 호황으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란 사회초년생들은 경제 침체와 취업난을 버티지 못하고 집에서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40대 이상의 중장년이 되었고, 80대 부모와 50대 히키코모리 자녀를 뜻하는 '80-50'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 61만 추정
지난 1월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전국 만 19~39세 청년 중 61만 명이 집에서 6개월 이상 은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IMF 위기와 취업난이 본격화된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 문제는 대두되었지만,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은둔형 외톨이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 곳곳에 고립 청년 지원 사업 확대 움직임 있어...
◇ 좌측부터 '안무서운회사' 대표 안승규씨와 고립생활을 하다 유 대표를 만나 3년째 함께 하고 있는 안윤승씨. *출처=김종연 조선미디어 객원기자
한국의 히키코모리들을 위한 움직임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고립 경험이 있는 청년이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이 함께 지내며 세상과 관계 맺는 연습을 하는 공간인 '안무서운회사'를 세우기도 했다.
지자체의 지원사업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거주지에 상관없이 고립 상황에 놓인 청년들에게 진로 컨설팅과 종합심리상담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북 익산시도 '2023년 청년 도전 지원사업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은둔 청년을 안정적으로 사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선다. 광주시도 2019년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정했고, 충북 청주시도 작년 5월 '사회적 고립 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까지 은둔형 외톨이·고립청년들에 대한 조사와 지원은 한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