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춘천)으로 쪽빛 오수가 ‘꽐꽐’
상수도 배수지 청소로 인한 오수로 밝혀져
대천(춘천)은 그린시티 주민들에겐 보배 같은 존재다. 그만큼 주민들의 관심도 높은데 해운대라이프 역시 대천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지난 12월 15일 아침, 신문사 전화벨이 울렸다. 대천으로 유입되는 오수를 목격한 그린시티 건영2차아파트 주민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는 전날인 14일 오후 5시 40분경 대천산책로를 걷다 해운대도서관 옆 목재다리가 놓인 우수관로에서 쪽빛 오수가 쏟아져 오는 광경을 목격했고, 내려올 때는 우수저장소 옆 산책로 우수배관이 묻힌 곳에서 더 많은 양의 쪽빛 오수가 대천으로 흘러드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한다.
평소에도 대천산책로를 자주 찾는다는 그는 오래전에도 도서관 옆 우수관에서 하얀 오수가 흘러나오는 것을 봤지만 이렇게 쪽빛 오수가 꽐꽐 흘러나오는 것은 처음 목격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흘러든 쪽빛 오수로 대천까지 온통 쪽빛으로 변한 모습에 크게 놀랐다”면서, “쪽빛으로 오염된 대천에서 커다란 왜가리 한 마리가 먹이를 찾으려고 다리를 담그고 있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해운대구청 하천하수팀에 오수방류에 대한 민원을 소개하자 그렇지 않아도 주민 민원으로 14일 오후 4시경 현장으로 출동하여 조사를 벌였다고 한다. 조사 결과 대천공원 옆 변전소 위쪽에 위치한 상수도 배수지 청소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밝혀졌다.
구청 관계자는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 차후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이런 오수방류를 상수도사업본부에서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는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동안 이곳 우수관로에서 흘러나온 오수의 진원지를 몰라 속만 태웠는데 상수도 배수지에서 발생한 것이라니…. 그나마 원인이 밝혀져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이튿날 16일 아침 7시경 현장을 지나니 쪽빛 오수가 우수관 두 곳에서 꽐꽐 쏟아지고 있었다. 분명 전날 구청 관계자가 상수도 배수지 청소 시 발생한 오수를 우수관으로 흘려보내지 말 것을 상수도사업본부 측에 요청했다고 했는데 오수 방류가 그치지 않고 있었다. 물론 구청 관계자는 상수도 배수지에서 발생한 오수라 인체나 대천 자연생태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 했지만 소독약품 냄새 풍기며 대천을 쪽빛으로 물들이는 오수 방류는 유감이다.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구청에서 우수관을 통한 상수도 배수지에서의 오수 방류를 근원적으로 막아주길 바란다.
/ 예성탁 발행 ·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