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재 박병순 시 모음 2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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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금산 금줄 매고
박병순
갑술년(甲戌年) 해뜰 무렵 마이 영봉을 향하여 한 박적 맑은 물을 높이 치켜들어, 그 정기 들이마시고 새 한 해를 맞는다.
여기는 산악 고원 분지 산밭〔山田〕일구고 다락논 갈아, 장작 패고 숯을 굽고 누에 치고 삼 농사 짓고, 머루랑 다래랑 우름 더덕 송이 먹으며 살아 왔으니.
상전 월포 일대 쏘가 되고 좁은 땅 좁아지고 사람 줄고, 갈수록 산인 고단한 우리 고장이지만, 산 곱고 물 맑고 인심 좋아 시인 묵객 줄 이었네.
쌀 농산물 개방 농촌 지원 그따위 소리 말고, 새해 새날 새아침에 무슨 반가운 소식 없을까? 까치떼 몰려와 정다운 화음 와지직근 우짖으라.
화목한 가정 다정한 이웃 겨레 사랑 나라 사랑으로, 동녘의 해를 맞아 가슴을 활짝 열고, 북녘의 동포들과 손을 맞잡고 조국 통일을 의논하자,
너 잘 살고 나 잘 살고 너도 행복 나도 행복, 온 겨레가 한살 되어 통일 만세 부르는 날, 속금산 금줄 매고 북을 둥둥 춤 덩실덩실 추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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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실향가(失鄕歌) - 추석날에
박병순
고향은 고향이로되 벌써 내 고향이 아니옵네.
어머니 가시온 뒤 아버지도 변하셨다.
추석날 하늘 바라 목을 놓아 우노라.
술을 부어놓고 정성껏 절을 한다.
구부려 닿은 이마 그 모습 떠오르네.
어머니! 이 자식들을 혼령은 보시오니까?
어머니 살으신 제 그 사랑이 기루오이다.
발끝에 채이는 이슬 눈물 되어 지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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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너만 있다면 - 학에 띄우는 노래
박병순
차마 떠난단 말하기가 어려워서, 예사로 악수로만 둥둥 떠나 온 뜻은, 모른 듯 자주 찾아와 만나보고 싶어였다.
이제 날이 가고 해가 바뀜에 즈음하여, 달을 건너고도 딴 일에 바빠하는 것은, 물결이 바위를 모래알로 가시듯 세월도 정을 앗는걸까?
언제나 한결같던 고마움을 죽는다 잊을런가! 삼 년 외로움도 그로 하여 내 덜였고, 호롱불 위태로웠던 생명도 너 때문에 남았다.
세월아 흐르거라 나를 씻어 흐르거라. 해도 달도 별도 별도 나를 외면하려무나. 그 속에 너만 있다면 나는 바라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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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눈이 쌓이는 밤에
박병순
눈이 소리 없이 사뭇 쌓이는 밤에, 오순도순 옛 이야기 상기도 꽃이 피는, 산갓집 지붕 밑에는 꿈이 남아 좋구나.
이웃집 호롱불 하나 둘마저 꺼지고, 눈이 길로 쌓이는 괴괴한 이 밤은, 원수도 내 사랑으로 속삭이고 싶구나.
차도 사람도 날새도 그친 막막한 밤에, 한 등잠 심지가 타다 타다 절로 꺼진, 들창에 눈보라 스쳐라 눈 눈발이 밝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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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묵뫼
박병순
못 다핀 따리아로 엄마 앞서 가던 네가, 공동묘지 한 모롱에 외로이 묻혔다가,
이십 년 지샌 이제여 하마 묵뫼 되었구나.
봄에는 진달래꽃 가을엔 들국화를
궂은 비 쑥국새 소리 겨울날 눈분비 소리
그마저 들을 리 있나 칡덩굴만 뻗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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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무덤 앞에서
박병순
제철을 못 다 피고 저버린 다알리아야!
비탈진 무덤 속에 혼자서 묻히다니,
어머니 너를 못 잊어 일 년 만에 가셨다.
울음이 터져 나와 무덤 앞에 느끼는 제,
들국화 하늘하늘 뜨거운 눈시울에,
어리는 환영(幻影)을 보며 옛일 생각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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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물소리
박병순
밤낮을 흘러가도 다함이 없는 물의 의미 깨칠 듯 깨칠 듯하여 물소리를 듣노라. 이 가슴 마구 울려 놓고 누비며 호며 가는.
밤낮을 달려가도 앞을 다투는 물의 의미 잡힐 듯 잡힐 듯하여 물소리를 듣노라. 이 안을 갈갈이 찢어 놓고 목을 놓아 우는.
밤낮을 울어 가도 그침이 없는 물의 의미 알 듯 알 듯하여 물소리를 듣노라. 이 간장 호되게 우비어 놓고 쌀쌀히 떨쳐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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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설봉 속금산
박병순
뽀얀 옷 갈아 입고 하늘서 내려온 선년가? 땅에서 솟아난 보살의 화신인가! 눈 쌓인 신기한 두 봉우리 가슴에 와 안기네.
소복한 두 모습이 순수하고 다정해서, 껴안은 동자도 재롱하는 웃음꽃 피워, 공방든 내외 말문 열려 도란도란 정담이네.
이젠 나도 돌아와 당신 품안에 살고 싶네. 평생 우러러 그 정기 마셔 왔거니, 죽어도 그 자비에 싸여 얼싸 환생 꿈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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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속금산(마이산) 전설
박병순
아득한 옛날 저 숫속금산은 한 밤중에 크자 했다. 암속금산은 새벽에 크자고 했다. 산 산도 아내를 사랑하여 새벽녘에 크자 했다.
물동이를 이고 나온 아낙네가 외치는 소리 “아! 산이 크네, 아아! 저 산이 크네” 하늘에 닿을 듯 솟아 올랐던 자웅은 주저앉았다.
숫속금산은 분노에 넘쳐 두 아들을 빼앗고, 암속금산을 발로 차버린 차버린 뒤, 몇 겁이 흘러도 공방든 채로 그만 굳어 버렸다.
구름도 시름되어 저 봉을 스치는가! 구구구 산비둘기 짝을 불러 서로 나네. 사무친 그 한을 풀게 다시 솟아올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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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손 손 손을 마주치며
박병순
성적산(聖迹山) 내린 정맥 북쪽 뻗어 마이산(馬耳山)을, 말귀 모양 솟은 두 봉 전설 또한 신기로와, 정기론 봉 앞에 서면 시름마저 가시네,
월랑교(月浪橋) 건너올라 옥류천(玉流泉) 물 마시고, 우화정(羽化亭) 땀을 씻어 내려뵈는 고운 골이, 산수에 슬기가 얼려 인물 더욱 튀누나!
순조 때 삼의당(三宜堂) 김씨 내외 금실 좋게 살다 묻힌, 내 노란 시인 묵객 예로부터 줄 이으니, 산 산도 손 손 손을 마주치며 나그네를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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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아쉬움
박병순
마음도 몸도 갈갈이 찢긴 비탈길인데, 가시덤불에 찔리고 발부리를 채이며, 행여나 새봄을 기다려 보는 나날의 아쉬움.
여긴 방안 온도가 빙점(氷點)을 오르내리는 고원(高原) 인정도 사정도 없는 외딴집인데, 산만을 바라다보고 살아가는 아쉬움.
달이 창을 우비는 오밤중 여울물도 그쳤는지, 미칠 듯 외로움이 치밀어 오는 사나운 잠자리…… 달 지고 또 다기 밝기를 기다리는 아쉬움.
고달픔 외로움 피맺힘으로 얽힌 험준한 운명의 능선, 언제면 다 넘으려나 요 고약한 팔자란 등성이, 봄 봄 봄 봄이면 하고 내 못 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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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어머니
박병순
어머니의 무릎을 떠나 공부하던 어린 시절, 벌써 금요일이면 마음은 들까불려, 이튿날 세 시간 끝나면 불티 닫듯하였지. 집에만 돌아오면 내가 바로 귀공자고, 일요일 낮때 지면 귀양길 가는 마음 어머닌 미리 아시고 나를 멈춰 주셨다. 첫닭도 울기 전에 밥을 다 지어 놓고, 내 아들 고달파라 차마 잠을 못 깨우셔, 두 홰째 닭이 울고야 소리하던 어머니! 눈이 펑펑 쏟아지는 삼십 리 새벽길을, 그렇게 뿌리쳐도 싸주신 묵직하던 그 보따리 호젓이 걸으면서야 어머니 마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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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외딴섬
박병순
설움 설움 해도 굶는 설움이 더 크대도, 배고픈 사람 아니면 그 사정을 모르는 거라, 쌀값이 마구 올라도 모르겠단 녀석들!
어른도 현기가 돌고 어린놈 보채어 운다. 버릇으로 뒤를 보며 곰곰이 생각노니, 끼니를 건너는 설움보다 욱여 짜는 얼굴들!
누가 굶어 죽는대도 눈썹 하나 까딱없고, 모두들 눈이 뒤집혀 인정은 가뭇없다. 아무리 둘러보아야 마을 안의 외딴섬!
죽는 한이 있더라도 자식은 가르쳐야겠고, 굶고 일을 나가는데 의용(儀容)은 갖춰야 한다. 험궂은 요지경 속에 허우대는 유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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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운장산아 울어라 마니산아 솟아라
박병순
노령의 제일상봉 운장산아 울어라. 성적산(聖迹山) 내린 정맥 마이산(馬耳山)아 솟아라. 오늘은 재경 진안군민대회 섬진강아 노래하라.
월랑교(月浪橋) 건너올라 옥류천(玉流泉) 물이 맑고, 우화정(羽化亭) 땀을 씻어 내려뵈는 고운 골이, 산수에 슬기가 얼려 인물 더욱 튀었네.
순조 때 삼의당(三宜堂) 김씨 내외 금슬 좋게 살다 묻힌, 내노란 시인 묵객 예로부터 줄 이으니, 산 산도 손 손 손 마주치며 나그네를 부르네.
속금산 커오르던 전설 상기 새삼 새로웁고, 이갑룡 쌓은 탑은 신비로 싸여 있고, 천왕문(天王門)물을 마시면 극락은 바로 거기.
구름 스쳐가는 부부봉 구구구 비둘기 날고, 금당절 종소리는 유난히도 은은한데, 이산 묘 찾아뵈이면 선현 정기 되살아라.
상전 죽도에 가면 옛어른 의기가 놀고, 용담 백운 운일암은 올해도 단풍 붉었던가! 월포뜰 일대는 쏘가 돼도 진안 인정은 살아있네.
세상 인심 고약(괴약)하여 부귀영화 못 누리지만, 가시돌밭 영 넘으면 음지 양지 바뀔리니, 진안군 벗님네야 낙담 말고 앞서 끌고 뒤서 밀세.
운장산아 울어라 마니산아 솟아라. 섬진강아 노래하라 속금산 금줄 매고, 우리도 함께 커오르자 북을 둥둥 춤을 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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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문을 바르기 전에
박병순
총총히 먼 길을 떠난 지 하마 보름도 넘었는데, 네 뚫고 간 문 구멍을 아직도 막지 않은 뜻은, 그 구멍 넘어 귄이 쪽쪽 흐르던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아침 저녁 선들거리고 비바람 사납게 부는 날도, 네 뚫고 간 문 구멍을 상기도 막지 않은 뜻은, 고 구멍 넘어 정이 찰찰 넘치던 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가을 큰 비바람 끝에 둘레 한결 스산한데도, 네 뚫고 간 문 구멍을 차마 가리지 못한 뜻은, 이 구멍 넘어 힘이 철철 감돌던 생명 붙안고 싶어서다.
총총히 먼길을 떠났듯 어서들 빨리 돌아오라. 장미꽃 이제도 피고 국화 향기로운 뜨락으로, 수없이 찢고 간 문을 바르기 전에 종종걸음 쳐 빨리 오라 ☆★☆★☆★☆★☆★☆★☆★☆★☆★☆★.
16. 쑥국 새 운다
박병순
아침 이슬 마시고 깊은 골 쑥국새 운다. 푸르름을 마시고 산 마을 쑥국새 운다 푸름에 겨워서 대낮을 쑥국 쑥국새 운다.
아침 이슬 머금고 소반새 운다. 푸르름 머금고 또르르 또르 소반새 운다. 은구슬 굴리듯 또르르 또르 소반새 운다.
언제나 돌아와서 산새와 함께 살며, 어쩌면 돌아와 산새와 함께 놀며, 피먹진 가슴을 풀게 나도 함께 울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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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책
박병순
헐벗고 굶주려 모은 소중한 수만 권 책이, 이제는 짐이 되어 운신조차 어려운데, 평수를 줄여야 할 운명이니 이를 장차 어쩔고?
책이 힘이자 생명이자 종교였는데, 그 굳게 믿던 희망과 보람의 성벽 무너지는가! 장서를 넉넉히 늘어놓고 법열할 날 언제뇨?
자식에 미뤄 주자니 또한 그에게 짐이 되고,
남에게 주는 건 헛짓 증정도 그리 만만찮은데, 낙향해 꾸린 책짐을 펼칠 수 없음 자못 막막쿠나!
세상에 이런 신세 어디 또 있을까? 하늘 보고 땅을 봐도 호소할 곳 망연하니,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굶(구멍)있단 말도 헛거로고.
이리 되작 저리 되작 곰곰이 생각는다. 엎치락뒤치락 몸살난 듯 발광일다. 해돋이 해넘이를 꿈에라도 가슴 열어 환희한다.
그리 좋은 책이 짐 되어 원수 될 줄 알았던가? 밀릴대로 밀리다가 망할 때 망할망정. 아직은 서권기 속에 황홀한 삶 누리자.
금보다 귀한 것은 책 위에 더 있는가! 사람 재는 잣대도 책 아니고 어니 헤리? 혼령도 호랑나비 되어 책갈피를 감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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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해넘이의 노래 -해돋이로 살고파라
박병순
서녘 하늘 넘는 해가 영창 휘황 되비췰러니, 황홀히 일렁이다 벌겇게 달아 올라서, 애달아 숲에 얼굴 묻었다가 정적 가쁜 숨 덜컥 진다.
해돋이 그 밖에는 모르고 살아온 낼러니, 올 들어 저절로 깨치게 된 해넘이의 뜻, 해넘이 해넘이의 몸부림을 이제 어렴풋 알리로다.
해는 오늘 금방 져도 내일 또 해돋이로 뜨련만, 사람은 한 번 지면 어둠 속 몇 겁을 헤멜런가 인생도 해넘이가 해돋이로 영원으로 살고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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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포플러
박병순
넌 성숙해서 좋구나 늙음이 없어 더욱 좋구나. 반공에 치솟아 우쭐대는 너를 보면, 땅을 다지고 서서 하늘로 뻗는 네 기상!
오가는 사람에 희망을 주는 그늘에 서면, 외롬은 금방 사라지고 도로 어려지누나.
위로 솟으면 숲을 이루고 옆으로 뻗으면 그늘을 짓는, 그 밋밋한 몸매에 시원스런 차림으로 까마득 향수를 잊고 날로 꿈을 푸르누나.
오늘 아침사 새로 한 살 난 내 안에 한 그루 널 심노니,
푸르름으로 푸른 하늘을 바라고, 한 평 땅 그늘로 하여 저 에덴을 가누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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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가을이 짙어가면
박병순
우물가 감나무에 더런 감이 발갛게 익어 가고, 아직도 뜨락엔 장미가 볼 붉히고, 푸르른 하늘에 흰 구름 한 점 두웅 한가롭다.
허전했던 가슴에 기쁨이 와 철렁여도, 슬픔은 슬픔대로 물거품처럼 떠오르고, 낮 달이 종이배 되어 이 안을 안고 간다.
차츰 가을은 짙어 가는데 가을에 깊이 젖지 못함은, 이 고동 설레임 아닌 불안과 초조에 떪이런가? 언제나 마음의 고요를 얻어 여유론 세월 누릴꼬.
철따라 제비떼 떼 지어 남으로 가면, 기러기 목을 뽑아 날아들 오련만, 내 속에 자리한 욕망이란 샌 가도 오도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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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호박꽃은 부른다
박병순
나무 울타리를 무성히 뒤덮는 파아란 잎 사이로, 노랗게 드러난 네 얼굴에는 드메서 왔다는, 순이의 순직한 얼굴이 또한 그 속에 있어 좋구나.
날개 달린 놈이면 잉잉거리며 진득한 향(香)을 듣고 누구나 오라. 내 입술 그리 고울 건 없어도 어서들 오라. 이 가슴속에다 깊숙이 묻어 문질러 주마.
마음은 수줍어도 젊음은 푸르러, 이들이들 타는 해는 오오 나의 숨결, 숨죽어 아물기 전에 어서들 빨리 오라.
장미처럼 눈부시진 못하여도 사나움 없고, 백합처럼 말쑥하진 못하여도 가냘픔 없고, 부둑진 삶은 하늘을 우러러 구김 없이 피었노라. ☆★☆★☆★☆★☆★☆★☆★☆★☆★☆★
22. 창
박병순
창이 이렇게 좋은 줄을 어제사 비로소 깨달았소. 창을 열어제치고 먼 산 둘레 앞에 서면, 자욱히 흐르는 안개 속에 나도 함께 잠기오.
밤 창문을 열면 등대처럼 빛나는 빨간 불빛 하나! 별도 숨은 깜깜한 하늘 앞에 서면, 말 없는 저 불빛만을 하염없이 지키오.
창 창이 좋은 줄을 이제사 깨달았소. 숨막힌 사람에게 창이 주는 의미, 외로운 사람들에게 창이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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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도세상님..워요..
재 박병순 시 모음 22편
오늘도 주신글..
감사히 보고 갑니다...수고 많으셨어요
더위에 건강잃지 않도록 조심 하시구요..
늘..좋은일만 있기를 기원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