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왠지 모를 의무감에 '킹콩'을 보게 됐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내용은 다 알고 있었고, 나름대로 영화평들도 다보고 간 상태인지라... 엄청 기대를 많이 했지요.
결론은... 볼만한 영화이긴했다. 하지만 3시간7분은 너무 길다...라는 결론이네요.
일단 '킹콩'의 원작은 1933년에 만들어진 것이 원작입니다. 그리고 연세 좀 있으신분들이나 제또래분들이 봤던 '킹콩'은 1976년에 만들었던 작품이지요.
33년작과 76년작은 약간의 스토리상에서 차이가 있더군요. 일단 33년작에선 킹콩이 기어올라가는 빌딩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구요, 76년작에서 올라가는 빌딩은 무역센터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76년작은 해골섬에서 티라노사우르스와의 대결도 없었구요.
33년작에선 여주인공과 킹콩은 전혀 어떤 교감같은게 생기는게 없다고 합니다. 그에비해 76년작은 여주인공(나중에 연기파배우로 거듭난 제시카 랭)과 킹콩간의 묘한 기류가 형성되지요.
이번에 피터 잭슨이 만든 '킹콩'은 33년 원작에 충실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원작을 보고 감동을 받아서 꼭 찍겠다고 다짐햇다지요?
76년작은 졸작이라고 혹평햇다더군요. 다만 76년작에서 킹콩과 여쥔공간의 교감같은것은 이번 영화에서도 차용한듯 합니다.
하긴 요즘 시대에.. 물론 상대가 괴물이라곤 해도.. 둘간에 아무런 감정없이 여쥔공이 비명만 질러댄다면, 요즘 관객들의 구미에 절대 맞을수가 없겟지요.

영화가 시작되고 킹콩이 나오기까지 1시간 가량은 거의 옛날옛적 미국의 생활을 보여주는... 시대극처럼 시작합니다.
'킹콩은 언제 나오는거야!'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앞부분이 지겨울수도 있는데.. 피터 잭슨은 그리 녹록한 감독은 아니죠. 나름대로 흥미진진하게 스토리를 끌고 갑니다.
그리고 해골섬에 도착해서 킹콩이 나오는 장면부터 킹콩이 잡히는 장면까진 ... 정말 화려한 볼거리들로 가득차 있지요.
다만.. '반지의 제왕'이니 '쥬라기공원'이니...화려한 CG들을 자랑한 영화들을 봐와서인지... 그닥 감탄을 할만한 눈요기는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적어도 '반지의 제왕'전에 이영화가 나왔다면.. 더 대박이었을거라는 생각은 드네요.
킹콩이 잡혀서..뉴욕에 가서 난동을 부리고.. 여쥔공을 찾아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는 .. 이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수 있는 장면은...
이미 내용을 뻔히 알고 있는 저로서도 눈물 한방울 찔끔 흘리게 만들더군요. 집요한 전투기들의 총세례에.. 세상에서 젤 높은 곳에 올라서..자기가 최고라고 양 가슴을 두드리는 킹콩의 모습은 나중엔 애처로워보이기까지 하지요.
킹콩의 스토리를 모르고 있던 젊은 관객들은... 킹콩이 죽는 장면에서 안타까운 탄성을 지르더군요.

76년작 '킹콩'을 만든 제작자가 그런말을 했다더군요. '죠스가 죽었을땐, 아무도 울지 않는다. 그러나 킹콩이 죽으면 모두가 운다'...ㅎㅎ
희한하게도... 원작에 충실하게 리바이벌되진 '킹콩'은 모두 흥행에 성공한 반면, 스토리를 따로 만든 킹콩의 속편들은 전부 흥행에 참패햇다는 사실입니다.
어찌됐든 20세기 최고의 괴물임에는 틀림없네요.
여주인공인 나오미 와츠는 참 이뿌게 나오더군요. 대대로 킹콩에서 주연을 맡은 여배우들은 한동안 '킹콩의 여자'라는 호칭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76년작에서 주연을 맡았던 제시카 랭은 더 심햇다고 하더군요. 물론 나중엔 연기파 여배우로 유명해지긴 합니다만.('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에서의 그 연기란!)
전체적으로 영화는 참 볼거리가 많고...적당히 웃음도 주고.. 나름대로 드라마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3시간이라는 상영시간은 길긴 하더군요.
어렸을때 킹콩을 볼땐..영화자체에 집중해서 다른 세부적인것들을 안봤는데..
오늘은 같이 영화본 누나와...얼마나 숙덕거렸는지..ㅎㅎ
예를 들자면...'저 여쥔공 체력 죽여주네.. 저렇게 달리는데도 전혀 지치질 않네.', '저렇게 넘어지고 구르고 하는데..몸에 상채기 하나 없다.ㅎㅎ', '120층에서 떨어졋는데. 피한방울 없네.. 뇌도 안터지고..ㅎ' ..
ㅎㅎ.. 이런 영화에서 리얼리티를 찾는게 우습지만. .암튼 영화보는내내 저랬다지요..ㅎ
영화를 한 2시간에서 2시간30분사이로만 햇다면..좋았을걸 하는 생각을 하게 햇습니다.
첫댓글 ㅎㅎㅎ 영화를 안봤음에도 불구하고 ...킹콩에 반전이 있겠어? 라면서. 졸졸 재밌게 읽었네요 ㅋ 보러 가야할텐데 ㅠ_ㅜ 요즘 봤던 영화 중에 '은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지침서(?)' 제목이 잘 기억나진 않지만.. 재밌었어요 ㅎㅎ
아직 안봤는데 보게 될 지 안보게 될지 모르겠어요..언젠가는 보게 되겠죠...^^;;;
킹콩이 지금 상영되는 영화중에 인기가 젤 많던데 제가 목동 살아서 현대백CGV갔는데 킹콩은 올매진이던데.. 태풍은 3갠가 2갠가 매진이고 2개 빼고 거의 표 없고 해리포터는 시간대가 2개밖에 없어서 매진이였고 여하튼 킹콩 재밌다던데 저도 보고 싶네요
미리 알고 앞에 1시간은 그냥 잤습니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잘 봤구요. -_-
아...역곡에 cgv개관했는데 한번 볼까나...느림보님이 재미없다했으니 ..어쩌면 볼만할지도...
ㅎㅎ 왠지 모를 의무감에서 뜨끔~ 해 버렸다는.....그래도 보셨으니 이제 킹콩과 아쉬움없는 이별?하시겠어요~~
오옷 .저도 킹콩이랑 태풍이랑 갈등했는데-_-...3시간이라는압박에 태풍을-_-...근데 킹콩이 훠배 나은것같아요 ㅠㅠ
공장님 먼가 오해하신거같은데..ㅡㅡ 난 재미없다고 한적 없습네다.ㅎㅎ 영화안본 분들 보지 말라고 한건.. 이글을 보지 말라고 한건데..ㅡㅡ 재미있었어요.. 다만 3시간은 너무 길더라...라는 얘기죠.
영화를 보지말라는.말씀인줄알았네요..ㅋㅋㅋ
저는 왜 "같이본 누나"라는 말이 눈에 띌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