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도가 고향인 임산부여인은
1,4후퇴때 흥남부두에서 사촌형 피난가는데 도와주신다며
큰집 재봉틀대가리를 어깨에 메고 부두로 나간 신랑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남편을 찾으러 흥남부두까지 찾아간 여인,
피난민들 인파사이에서 재봉틀대가리를 어깨에 매고 빠져나오지 못하는 남편를 발견했답니다.
어찌하던 남편의 손을 잡기위해 사람들 사이를 뚫고 들어간 임신부여인은
사람들에게 밀려서 입은 옷 그대로 美LST군함을 타고
멀미..멀미를 참아가며 신랑가는 곳이면 지옥이라도... 거제도 장승포항까지 내려 옵니다.
그렇게 거제도에서 낳은 아이
지금은 카나다에 살고 있는 칠면조(대장님이 붙혀준 닉)울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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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은 재봉틀대가리와 가지고 나온 물건들을 팔아 그럭저럭 살았다지만
남편 찾으러 나왔다가 입은 옷 그대로 내려온 두 부부는 그때부터 가난과의 싸움입니다.
한 맺힌 재봉틀 대가리
그넘의 재봉틀대가리만 아니면 우리도 몇 가지 들고 나왔을껀데...
서울로 올라와 엄마가 제일 먼저 장만한 재봉틀.
족히 50년도 넘은 재봉틀입니다.
그 당시로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최신형,
무슨 색이 그러냐? 는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가장 비싸고 멋진 재봉틀을 구입하셨었지요.
지금도 색이 변하지 않고 있는 아주 세련된 물건입니다.
바늘밑에 깔린 천 조각,
내게 넘겨주고 1979년 카나다로 이민 가시면서
이렇게 해 놓아야 바늘이 상하지 않는다며 깔아주고 가셨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 천조각도 딱 30년된 것이구먼요.
내가 봐도 아름다운 색입니다.
엄마는 아마 영어는 잘 몰라도 챔피온, 최고라는 글자에 필이 꽂혔는지 모릅니다.
남들이 지니지 않은 色
특이한 色
화려하지만 경박하지 않은 色
나는 엄마의 그런 기질을 물려 받지 않은 듯하여 애석합니다.
내게
고딩 졸업후 처음으로 맞춰준 양복색깔이
딱 이런 색이었습니다.
그땐 낙타지 라고 불렀던 ,
지금의 울모직 천이었지 싶습니다.
너무 튀는 색이라 입지 않겠다고 했지만
입고 지나가면 여자들이 한 번씩 쳐다보았었지요.^^
53세의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
카나다로 시집갔던 언니빼고 참으로 어렵게 살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 혼자 벌어서
엄마와 3동생을 먹여 살렸어야 했으니까요.
내일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세월들이었었지요.
월급만 타다 주면 엄마는
미제장사 아줌마를 불러 하나씩 그릇들을 사 놓았더랬습니다.
화가 났었지요.
먹고 살기도 힘든데 무슨 벌써 시집갈 때 가져갈 뭰 그릇이냐고?
"너 시집갈 때는 목돈이 없다. 하나씩 장만해야지~~!"
국산 그릇도 많은데 무슨 미제야? 엄마는 왜 그렇게 허영심이 많어?"
심하게 대들었었지요
"살림이 밑천이다,
엄마 없을 때 정말 살기 힘든 날이 생기더라도 이것들를 팔면 본전은 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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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거제에서 그릇정리를 하면서
이 그릇들을 팔아쓰지 않아도 될 형편에 감사함과 함께
항상 모자랐던 생뢀비를 쪼개여 딸의 혼수장만을 준비하셨던
엄마의 마음에
눈물이 자꾸 그릇씻는 물을 대신했더랬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릇 ..
샐러드 담는 그릇인데 색감과 문양이 화려합니다.
4개였었는데...하나를 깨 먹었는가 봅니다.
그리고 또 좋아하는 그릇들
식혜그릇인데...뒤집으면 조각이 정교합니다.
지금이야 집에서 손님을 치루는 일이 드뭅니다만 우리때는
무조건 집으로 초대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소고기야 불고기정도, 닭찜을 더 많이 했던 때였지 싶습니다.
대ㅡ 중, 소 로 참 단단합니다.
이 그릇은 잘 쓰지 않았습니다만...
화려합니다.
지금은 흔해빠진 코렐제품.
그 당시엔 친정이 부자인 친구들만 장만했던 그릇입니다.
커피잔까지 포함한 대, 중, 소 셋트그릇이지요.
거제에서
이웃친구들 손님치룰 때 참 많이도 나들이 다녔던 그릇입니다.
몇 개 깨먹고 들고 온 친구들도 있었습니다만ㅎㅎ
수정과 그릇으로 쓰라고 하신 것 같은데..'선경지명이 있으셨던 울엄마는
아마도 밥공기로도 생각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즘
밥공기로 쓰면 제 격일 듯 합니다.
과일화채 그릇입니다.
요즘이야 무슨 과일화채를 많이 먹습니까만
수박화채를 담아 내어 놓았던 듯 합니다.
와인시대가 도래할 줄 미리 알았을까요?
부딪히면 정말
"채~~엥~~!" 하는 소리가 경쾌합니다.
이건 왜? 사셨나? 몰것습니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을 줄 아셨을까요?
여름이면 아이스크림 잔으로 많이 썼습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여지라면 누구나 예쁜그릇과 이불에 관심이 많습니다.
필요할 때 사고, 세일한다고 또 사고....
요즘엔 더 예쁜그릇이 많습니다만
사람일이란 모르니 어려우면 팔아서라도 살림에 보태쓰라고 했던
울 엄마의 베짱이 이즈음 더 크게 보였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마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피난시절의 환경이 엄마를 그렇게 만든 모양입니다.
내게
딸이 없는건 어쩌면 다행인지모릅니디.
나는
엄마처럼 이렇게 큰사람이 못 되니까요.
엄마는
내가 살아가는데 있어 스승이기도 합니다.
엄마는
바다위에 에 떠 있는 섬(島)입니다.
첫댓글 아이구~이런 사연있는 재봉틀을 박물관에 놓고 오려 하셨단말씀여요?...정말 색감이 화려하면서도 귀티나요. 흥남부두의 극적 상봉 스토리는 정말 하느님의 보살핌이 아니고서는..... 에혀~ 보따리 싸면서 구구절절 사연도 함께 살폈구만요..
이런날은 울어줘야혀요~~~~~~~~~~~~
어어엉...XX야
재통틀 갖고 오신건 정말 잘하셨어요..그릇도 그릇장에 잘보관하고 엄마 생각날때마다 한번씩 꺼내 사용하세요..에구! 이 글 쓰면서 눈물 났겠네요..ㅠㅠ
레오야 어어엉
언니가 얼마나 알뜰한 여인인지 알겠어요~..얼마나 많이 시간이 담겨진 그릇들인지...하나 하나에 담겨졌던 추억들 땜에 쉬 내어 놓지도 못 하는...엄마생각에 눈물많은 언니~~.도 울고 있겠네.....ㅠㅠ
나도 맘 약한 들녀를 잘 알고 있지...샤버지땜에 자유롭지 못한 그대를 어젯밤에도 생각했다우. 내 설움이것지 뭐~~! ㅎㅎ
엄마는 바다위에 떠있는 섬이라는 말씀~~ 정말 가슴에 와닿는 말입니다. 아무리 파도가 일고 바람이 난리를 쳐도 항상 그자리에 서있는 마음속의 섬이지요. 좋은 글에 가슴이 찡 합니다.
굳이 어머니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았어요.돌부처님...올해도 못 만나고 지나가는건지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언제나 혼자 가지세여`~ㅎㅎ
언니 목소리가 왜그래? ~~~~~~~~~~~~~ 혼자서 얼만큼 울고있었는지 쉰목소리입니다^^ 언냐 ~~~ 나도 슬프다 흑흑 ~~~~ 근데 재봉틀 너무 멋지다^^
언니야 ~~~~~~ 모지? ㅋㅋㅋㅋ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모찌?
아으, 모지, 모찌 제대로 교정해 놓고 싶은 이 직업 본능ㅋㅋㅋ
비움이는 본능에 충실한 작업을 중단하라~~!중단하라~~!중단하라~~!..^^
ㅋㅋㅋ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맞는지 잡아당겨 보고 싶다요!!!!!!!!
비움아~~~~!! 우린 정신 똑바로 차리며 살아야 혀~~~~~~~~ㅎㅎ
아이쿠~~ 우리의 秘談이 새 나가면 치명타...................얼렁 비움이 입을 재봉틀로~~~~ 급해요! 쟈는 언제 튈지 몰라요~
어젯밤 으슥한 골목을 걷는데, 바람을 빵빵하게킨 까만 봉지가 내 가심팍에 라붙는 통에 하는 줄 알았어요. 제발, 길에다가 봉지좀 버리지 맙시다
휘~야~~! 참새야~~! 비움이가 시한폭탄인 줄은 나는 정말 몰랐쓰~~~~~~~~ㅋㅋㅋ~~~~
비움인..럭비 공이야요 어디로 튈지 모른다우
사연가득하게 손때묻은 ...재봉틀...그릇...추억이 함께 보입니다....쓸고 닦고 조이고...아끼고...살림의 여왕 팔색조님..슬퍼하지 마세요......(흐흑....)
에궁~~살림의 여왕dms 절대 아니올시당.ㅎㅎ 쓸 줄도 모리고, 닦을 줄도 모리고, 아낄 줄도 모리고......슬퍼요. 알뜰한 울 안단테님.^^
나 저 재봉틀 있으면 재봉질 잘 할수 있는데... 손틀이고 발틀이고 전부 다 잘 돌릴수 있는디 울 할머니는 손수 키운 손녀딸 시집 보내기전에 돌아가실지도 모른다고 쌍둥이 둘이 스텐레스 다라이 10 셋트로 고딩 졸업 하자마자 사 주셨는데 증손자까지 보시고 가셨답니다 깨지지 않는 물건이라 지금도 요긴하게 사용
손틀,발틀을 왜? 나는 손톱,발톱으로 읽었을꼬? 그래서 비상이는 우째서 그런 독한 말을 했을꼬? 했다가 다시 보니 손틀, 발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스텐레스 10셋트 인가요 저두 친정엄마가 사주실때 이렇게 많은게 왜 필요한가 했는데 결혼 15년동안 아주 잘 쓰고 있답니다...김치담을때 명절때 제사때 등등....
맞구먼요. 스텔레스 10종인가? 8종인가? ㅎㅎ김치담글 때 쓸 수 있는 스덴다라이..ㅎㅎ
에고~ 팔색조님 이야기를 읽으니 지금은 이곳에 없는 친정 어머니가 생각이 납니다. 딸 시집 갈 때에 준다고 린나이 가스랜지 사서 다락에 두었다가 못난 딸래미 시집 늦게 가는 바람에 한참 구형인 가스랜지를 갖고 시집왔던 기억이...
맞아요. 석유곤로도 사 놓은 엄마들도 계셨고...가스렌지도 사셨었군요. 울 엄니들....ㅠㅠㅠ
나는 오래 살아서 나의 딸에게 그런 친정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계수나무에 토끼들이 방아찧는 것도 봐야지요. 친정엄마될 사람들은 참 좋겠어요. 흑흑..^^오랫만이우...^^
나도 울 엄마 아버지 황해도 사람예요. 실향민들은 한때 고생 많이들 하셨죠. 재봉틀색 예쁘네요.꼭 보관 하세요. 바느질이 잘 될거 같네요...
요시코님도 ..? 어쩐지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어요. 부모가 이북사람인 자식들은 좀 엄하게 컸어요. 그쵸? ㅎㅎ
엄마의 손 때 묻은 물건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지니고 있기를... ~~ 난, 오래된 기억 저편의 친정 전화번호를 지금까지 통장 비밀번호로 쓰고있다우... 그리고 가끔 엄마 생각에 젖어들고... 음악 좋구먼^^*
크~~! 친정전번을 비밀번호라...? 멋집니다. 근데.? 친정집 전화번호가 우찌 됩니껴?ㅎㅎ
아이고 참! 어디가 숨겨 놓았었지? 나는 한 번도 못 본 그릇이구마는. 진작 보았으면 하나 훔쳐 올껀데. 우리 어메는 자기가 사용했던 호강 단지를 내가 자기만큼 늙으면 사용하라고 물려 주고 갔지비요.
ㅎㅎ 싱크대윗 찬장 구석에 모셔져 있었으니 볼 리가..? 요강단지? 잘 보관하이소..딸 있는 엄마들은 대물림 할 수 잇는 기회...^^
고고한 색감인 재봉틀, 화려한 문양의 그릇들을 보니 언니 어머님이 어떤 인품을 지니셨을지 감이 와요. 이젠 한집 살림만 하시어 시간이 느슨할테니 저 재봉틀로 우덜 빤쮸 하나씩 맹글어 달라고 하면 저 보고도 "이, 모찌야~" 할 거죠?(울 신랑한테 이 말 해주니 허리 반으로 꺾고 웃더만요ㅎㅎㅎ)
비움....정말 나는 부끄럽게 손재주가 없는 여자라우, 하늘이 내게 그런 재주는 주시지 않았더이다. 차라리 빤쮸 항 개식 사 주는게 편허이..ㅎㅎ 뭐시라? 신랑헌테 말했다고라? ??? 시작은 참새가 먼저 했는디...앞으로 얼굴 못 보여드리것네..ㅠㅠ
어렸을때 발로 손으로 굴려가면서 옷을 박았던 엄마의 브라더미싱이 생각납니다 그림도 생생한데 왜 울엄만 그 귀한걸 잃어버렸을까................
마자요. 저 재봉틀 뒤에 브라더 미싱이 나와서 챔피온재봉틀회사는 망했다고 울 엄마가 그랬어요. 브라더는 뒤에 나온 제품이지요.사라투님..사라 두 개? ㅎㅎ
우리 집에도 브라더 미싱이 있었는데 손수 옷을 많이 만들어 줬던 기억이~~~ㅎㅎ 예전 엄마들은 솜씨가 다 좋았자누... 바느질이 취미 생활인 울엄마... 이민갈 때 손 때 묻은 것이 좋다고 미국까지 가져 갔다요........ㅎㅎ 지금은 다 소용없는 것이 됐지만서도.....ㅠㅠ 귀한 것 잘 간직하구려^^
위드님도 엄마생각이 나것구랴....ㅠ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
그래요. 어머니..엄마...울엄니..울엄마.......^^*
나두 울 시엄니 쓰시던 오래된 미싱 케이스 만들어서 잘 보관하고 있다가 아파트 재건축 할때 다락 구석에 있던 미싱 그만 잊어 버렸다네~다음날 가지러 갔더니 그새 어떤 인간이 가져가 버렸더라구~꿈에 나타난 삼촌한테 야단 맞고...두고두고 늘 마음에 걸려서 한동안 힘들었는데....팔색조 어머니의 안목이 돋보이는 그 미싱 잘 보관 하구려~~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그릇들도 다 예쁘네~~어머니 닮아 그대도 여장부 아닌가?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이사 잘 하고 새 집에서 만나요~~
전 울엄마가 혼수로 해온 브라더미싱으로 만들어준 옷들을 많이도 입었었어요, 나중에 어른이 된뒤로는 제가 물려받아 썼지요 사이즈가 남들보다 길어넓어 기성복 입기 힘들었던 시절 임부복 맹글어입고, 딸아이들이랑 같은 셋트로 여름옷맹글어입고, 양재,한재반에 등록해 시부모님 두루마기까정...벌써 오래전의 이야깁니다
어제, '여름'에서 '당신도 울고있네요....잊은줄 알았었는데.....' 김종찬 노래가 예사로이 안들리더니.... 엄마생각....난다....
세월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추억들을 만날 수 있어 이곳은 더 따듯한가 봅니다...힘이 불끈 납니다...열심히 더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내 삶의 흔적 또한 누군가에게 따듯함을 전할 수있길 바라며...고맙습니다....어찌하여 이 아침 감동의 눈물을 쏟아내게 하신답니까... 어.머.니. 사.랑.합.니.다
감동~ 감동~. 특히 마지막 부분이 사람을 감동으로 몸서리치게 하는군요. 이 글을 통해 팔색조님을 다시 만났습니다. 애닯은 가족사가 가슴뭉클하게 하고요. 잘 모르긴 하지만 그 시절 재봉틀 치고는 아주 고급같습니다. 그릇도 작품같고요. 누구보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을 생생하게 증언해주고 있는 듯해 보면 볼수록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건 그렇고, 님의 자매는 '조'자 돌림이시네요. 칠색조, 팔색조~. 이제서야 팔색조님의 닉이 갖고 있는 내력을 알겠어요. 우리 모두 열심히, 어기차게, 그리고 행복하게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