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저녁을 뒤 흔들어 놨던
초 히트작 <모래시계>
세월이 흘러...이젠 그 드라마의 줄거리마저 가물가물해졌지만
작품에 등장했던 단 한마디의 대사
'나 떨고 있니...' 는 아직까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모래시계>하면 그 대사가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말이죠...(^^)
드라마 작가란, 극작력 뿐 아니라...감각이 있어야 한다더군요. 소위, 대사빨이라 불리는...대사감각.
특별하게 꾸민 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신데렐라 언니>의 '은조야' 처럼...말이죠.
그냥...글자 자체로 보면 평범해 보이지만...
때로는 대박 웃겼던 주인공들의 말투로서...
때로는 심장에 콱~꽂히던 여운으로...
두고두고 기억남는 드라마 속 대사 한 마디.
당신의 마음을 흔들어놓은...
또는, 당신이 인정하는...
'한 마디' 는 무엇인가요??
다모 - 아프냐...나도 아프다.
(은은하게 번지던 여운)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중간에 채옥이가...장성백이...종사관님이..어떤식으로 만나고
어떤식으로 역모의 뿌리를 잡아내었는지
솔직히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이 드라마가 명대사를 우루루 낳으며
폐인을 양산했었고...그 폐인 중 하나는 나였고..(^^)
그런 내가 폐인이 되었던 결정타는 바로 저 대사 였다, 라는 것 정도는 기억납니다.
아직도 저 대사를 들으면...
가슴 한 구석이 파르르 떨려옴을 느낍니다.
어쩜 저런 감각적인 대사를 집필할 수 있을까요??
줄줄줄 풀어내며 A4 페이지를 꽉꽉 채우는 정성스런 고백도 아니건만...
은은하게 번지는 마음과
화면을 꽉 채운 벚꽃은 정말...
제 블로그에 자주 왔다리 갔다리 하시면서
드라마를 꽤나 좋아라 하시는 분들 중엔...
분명..!! 한 때 '다모폐인'으로
밤잠을 설쳤던 분들...계시리라 믿습니다.
적절한 로맨스의 속도와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액션씬의
퓨전사극 등장. (그땐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대의를 품고 나선 이들이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음으로 진실을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하...
안타까웠던 결말.... 기억하시죠??
예전에 모 잡지사에서 드라마 관련 작가들과 감독들의 추천작 인터뷰를 연재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남는게...
이 작품과 김지우(마왕, 부활 집필) 작가님의 작품을 추천하는 작가와 감독이 정말 많았다는 것.
나도 작가지만...나도 PD지만...이건 정말 굉장하다, 라고 인정하는 드라마라....
제가 만약 그 드라마의 관계자였다면요. 그 어떠한 작품상보다도 기분 좋았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파리의 연인 - 이 안에 너있다.
(가슴이 쿵쾅쿵쾅...감각적인 고백대사)
참 재밌게도...저 위에 언급했던 <다모>라는 작품을 추천한 작가 중 한 분이...
김은숙 작가님이셨습니다..ㅋㅋㅋ
이 분도 명대사 제조기로 한 가닥 하시는 분이신데 말이죵~!
특히...그녀의 대사가 가장 빛을 발했던
<파리의 연인>
이 작품 첫 등장했을 때의 파급효과 기억하시나요???
첫방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었고요
각종 게시판과 인터넷에는
그녀가 감각있게 처리했던 대사들을
줄줄줄 올려댔던 네티즌들이 있었습니다.
'도덕시간에 졸았어요?'
'애기야'
'저 남자가 내 남자다. 저 사람이 내 애인이다, 왜 말을 못하냐고~!' 등등.
하지만...!! 역시 제 안의 최고는 저 대사였네요
'이 안에...너 있다.'
이동건이 김정은에게 한 고백대사였죠?
저런 타이밍을 어떻게 계산해내시는 지 모르겠지만...
당시 이 대사는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러 넣었다고 하시더군요.
다시한번 느끼지만 대박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플러스..!!!!
이 작품 말이죠...그렇고 그런 줄거리를 가진...신데렐라 드라마 임에는 틀림없는데
저런 여주인공은 왠지...밉지 않다, 라고 어떤 분이 평하신 리뷰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공감 버튼 꾹~눌러줬었는데...ㅋㅋㅋ
저도 같거든요.
저 드라마가 반가웠던 건..!!!!
감각있던 대사와...
억울한 일을 당해도 늘~ 착한척(?)하면서 꾹꾹 눌러참던 신데렐라들의 반란??
돈이 없어도...밝게 웃으며 애드립치던 그녀의 당당함이 좋았던 작품.
그 옛날 <가을동화>에서 원빈이 외쳐댔던 '얼마면 돼~얼마면 되냐구~!' 의 명대사를 살짝 비틀어
얼마면 되냐, 고 묻던 박신양에게...
아뉘, 사과를 먼저해야지~~라며 고래고래 소리쳤던...ㅋㅋㅋㅋ
지금...우울하고 짜증나는 일이 많으시다면
요런 판타지로 도피해보는 건 어떠세요? (결말은 약간 실망스러웠습니다만...;;)
* 참고 : '파리의연인'은 김은숙 작가님 혼자 집필하신 건 아닙니다~!
환상의 커플 - 꼬라지 하고는...ㅋㅋ
(반복대사 + 버릇대사, 의 매력)
그 지겨운 '기억상실' 테마를 사용했는 데도 불구하고
홍자매님들의 손에서 탄생되면 이야기가 왜 이리 귀여워지는 걸까요??? ㅋㅋㅋㅋㅋ
싸가지 반토막 그녀, 안나조가...
기억상실에 걸리면서...나상실로 살아가게 되는...ㅋㅋㅋ
기억은 잃어버렸으나...
그 독특했던 말투
'꼬라지하고는' 은 변하지 않아...
볼 때마다 얼마나 배꼽을 잡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저 위에 언급한 드라마
<다모>, <파리의연인>과는 또 다른 케이스인데요.
왜 이런 작품있지 않나요?
주인공이 하는 일종의 버릇대사(^^)
아니면...자꾸 반복되는...반복대사가 머릿속에 콱~!
이런 반복대사나 버릇대사들만 살펴봐도
캐릭터의 특성...때론 드라마의 줄거리까지도 볼 수가 있습니다...!!
참으로 신기한데요...^^
요런 건 외국드라마에서도 당.연.히. 빈번하게 사용되는 수법(?)이라는...ㅋㅋㅋㅋ
일드 <프라이드>에서 주인공의 버릇대사 '메이비?(May be?)' 로 캐릭터 설명을...
미드<로스트>에서 매~~번...정말 지겹도록 등장하는 '왓츠고잉온?(What's going on)' 으로 본의 아니게(?) 줄거리 요약을...ㅋㅋㅋ
'꼬라지하고는' 하면서 삐죽이는 그녀..나상실 or 조안나...
그녀의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살려줬던 한끝대사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ㅋㅋㅋㅋ
베토벤 바이러스 - 똥.덩.어.리
(드디어 한국에서도 이런 캐릭터가??... 충격적인(?) 캐릭터의 등장)
작가가 아무리 신공날려 귀한 대사빨 적어줘도
그걸 살려내는 배우의 재주가 맞물리지 않으면...!!
절대로 살아날 수 없습니다.
배우를 작가의 꼭두각시로 생각하지 말라, 라고 하신 어느 작가님의 말씀이
요 작품처럼 가슴에 와 닿았던 적이 있을까, 싶을 만큼...
강마에를 소화시킨 김명민이란 배우의 연기는...
캬~정말 보물급입니다...ㅋㅋㅋㅋ
한국말을... 한국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외국친구가 있다면
붙들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뿌듯한 마에 오라보니~!!
미드 <하우스>에서 캐릭터를 따왔다고 하시던데...
저도 그 작품 팬이고요
하박사님의 그 화법(?) 좋아합니다..ㅋㅋㅋ
헌데...!!!!
고런 독설가 캐릭터가 우리 드라마 시장에서도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정말 예상못했습니다.
더군다나...
연기한 배우 김명민도 민망했다는 저 대사 '똥.덩.어.리'는
어떻게 보면 충격이었답니다.
그래도 저런 대사와 이런 캐릭터까지 통~했다는 건...!!
어떻게 보면 시장이 한 차원 더 넓어진 것일테니...
뭐, 이 드라마가 있었기 때문에
또 다른 독설가 <파스타>의 최쉡 캐릭터의 등장도 더 빨리 당겨졌는지...혹시 압니까?? ㅋㅋㅋㅋㅋ
플러스~!!
드라마에 있어서 배우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는 점에서...
한 동안 저 대사와 캐릭터는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선덕여왕 - 저...미실입니다.
(캐릭터의 성격을 단 한마디 대사로 정리해본다면??)
작가진들이 며칠 밤을 고민하며 만든 대사라고 합니다.
저 같은 매니아나..시청자들은 그저 휙~지나가버릴지라도
저런 대사 한 마디를 만들어내는데도
작가들과 제작진들은 고민에 고민을 더한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극 중...미실이란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확(!!) 드러날 수 있는 대사를 만들기 위해
어떤 게 좋을까, 라는 고민으로 바꾸고 또 바꿨는데...
결국 결정한 것은 저 대사였다고....
덕분에 시청자는...
저 대사 한 마디로 미실이란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흑시...미드 <가십걸>보시는 분 계신가요??
거기 '척'이란 인물이 등장하는데...
요런 류의 대사가 거기서도 한 번 나옵니다.
당신이 우리 대학에 들어와야 하는 이유가 뭐냐, 라고 묻는 면접관에게
'왜냐하면...난 척 베스니까.'
자신감넘치고 당당하고..살짝 오만하고(^^)...!!!
작가진들이 미실에게 넘겨준 저 단 한마디 대사
'저..미실입니다' 또한
척 베스 때처럼 머릿속으로 파바박 들어왔습니다.
아~미실이 이러이러한 인물이구나, 하는...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이 작품.
사극에서는 듣보잡이었던 '비담'이란 캐릭터를 생산했던 점과
누구누구의 첩이나 부인이 아니라
극 전면에 등장하며
'아~이런 드라마도 가능하구나' 하게 만들었던
'미실' 이란 캐릭터의 등장은
우리 사극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문득...<선덕여왕>이란 드라마가 참 귀하게 여겨지네요.
* 플러스 : <내조의여왕>에서 등장했던 '태봉씨~' 나...
살짝 언급했던 <신데렐라 언니>의 '은조야~' 같은
이름 대사들도 잘만 살리면 꽤 매력적이더군요...^^ *
** 여러분이 기억하고 있는 드라마 속 '한끝대사' 는 무엇인가요??
제 맘 속에 있는 명대사 최고봉은
<모래시계>의 '나 떨고 있니' 와 <다모>의 '아프냐...나도 아프다' 입니다.
이 대사의 여운을 뒤흔들어 줄 감각대사가 또 다시 나와주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