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話頭)는 수행자에게 주어지는 일종의 과제로, 강한 의심에서 정신적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의단(疑團)입니다. 화두의 원래 의미는 말머리라는 뜻이지만, 공문서를 뜻하는 공안(公案)과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의단으로 주어진 화두는 잘못된 인식의 습관으로 생긴 번뇌망집을 깨우치는 작용을 하면서도 진리의 요체를 담고 있으므로 미혹한 생각으로는 알 수 없는 것입니다.
특히 화두는 미혹한 생각도 마음도 표현도 끊긴 자리에 묘하게 드러나는 진리의 묘유(妙有)를 상징하므로 생각이 있지도 없지도 않은 상태를 나타냅니다. 진리를 분별하는 생각을 버리고 진리 그 자체의 이치를 알려고 하는 각성에서 화두는 풀리는 것입니다. 대개 화두의 내용은 언어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몇 마디 말에 핵심적 사상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종의 3조 승찬대사와 2조 혜가대사 사이의 유명한 선문답에서 화두의 예를 볼 수 있습니다. 승찬선사께서 혜가선사를 찾아가 "해탈의 법을 가르쳐 주십시요"라고 청하니 혜가선사는 "누가 너를 구속했는가" 라고 반문하셨습니다.
이에 승찬선사는 "사람은 구속됨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하니 혜가선사께서 "그렇다면 어째서 다시 해탈을 구하는가" 하고 하였습니다. 이 대화 속에서 승찬선사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누가 너를 구속했는가" 와 같은 질문이 화두에 해당욉니다. 승찬선사께서 마음의 구속함이 없는데 해탈법을 물으니 혜가선사께서는 의식의 전환적 차원에서 "누가 너를 구속하였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이렇듯 화두는 불도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본질에 대한 의구심을 이끌어내는 질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화두를 받는 것은 교학과 수행을 함께 하면서도 알 수 없는 의문을 선지식에게 물어 그 해결책을 마음으로 받는 것입니다."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