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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리아 교회의 영적 싸움
사도행전 8:9~25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말씀은 빌립 집사가 전도하여 시작된 사마리아 성읍의 초대 교회에서 일어난 영적 투쟁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 성 안에는 오래전부터 영적인 터줏대감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마술사 시몬이었습니다. 그는 마술을 행하여 사마리아 사람들을 심히 놀라게 하였고 스스로도 자기를 큰 자 곧 위대한 자라고 말하였습니다. 자기를 대단한 영적 우두머리로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을 과시하였으며 사마리아 사람들도 그의 영적 위세에 눌려서 그를 향하여 신의 능력을 가진 위대한 사람이라고 다들 추앙해 따랐습니다. 그렇게 더러운 악령에게 지배당하던 그 사마리아 성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으니 이는 빌립 집사가 스데반 집사의 순교 후에 핍박을 피하여 사마리아에 와서 복음을 전하면서 이적과 기적이 뒤따랐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마술사 시몬의 영적 영향력 아래 지냈다가 빌립 집사를 통하여 더 크고 강력한 이적과 기적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자 혼미한 영적 가르침에서 벗어나 선명하고 확실한 복음 진리의 말씀의 가르침을 받자 마치 안개에 휩싸인 듯 홀렸던 마음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복음 진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술사 시몬은 잊어버리고 복음의 단순하고 진실한 가르침에 마음이 정결해지고 자유로와지고 복음 진리에 따르는 놀라운 성령의 능력이 실제로 병을 고치고 귀신을 내쫓는 표적으로 나타나니, 사마리아 사람들은 열렬히 복음의 진리를 믿고 따르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갑작스럽게 변한 사마리아 사람들의 모습에 놀란 마술사 시몬마저도 영적인 호기심이 생겨서 빌립 집사가 인도하는 집회에 참석하였다가 시몬도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빌립 집사를 통하여 압도적인 영적 힘을 느끼게 되었으니, 빌립 집사의 가르침에는 자기가 경험한 영적인 체험과는 달리 체계적이고 광대한 진리의 능력과 권세가 서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빌립 집사가 행하는 단순한 영적 행위 곧 병자를 향하여 손을 내어 기도하거나 말로써 악령을 물리치는 명령을 내릴 때에 병이 그 즉시로 낫고 귀신이 떠나가고 사람이 온전해지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자 마술사 시몬도 깜짝 놀랐습니다. 시몬은 자기가 병을 고치거나 귀신을 물리칠 때에 푸닥거리를 거창하게 하고 무엇인가 속임수를 쓰고 오랫동안 공을 들여야 무엇인가 영향력이 나타나곤 했었는데, 이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영적 권세가 현장에서 단순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크게 놀란 마술사 시몬은 빌립 집사의 집회마다 참석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는 증거로 행하는 물세례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빌립 집사가 어디를 가든지 만사 제쳐놓고 그곳에 가서 빌립 집사의 가장 가까이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일어나는 일들을 자세히 살펴보며 자기도 열심히 영적인 사람이 되고자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런데 이렇듯 마술사 시몬이 외적으로는 세례 교인이 되었고 사마리아 교회에서 가장 열심 있는 교인인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인즉 시몬의 마음은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믿음이 안 생겼습니다. 그는 인간의 타고난 죄성과 하나님 앞에서 무서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죄인이라는 점과 인간이 하나님의 심판을 면하고 구원받아야 할 존재라는 점에 대한 깨달음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의 대속의 죽음의 위대한 가치를 알 리도 없었고 예수님의 육체적 부활에 대한 감격도 없었습니다.
다만 마술사 시몬의 유일한 관심사는 빌립 집사의 사역에서 나타나는 영적인 힘이었습니다. 시몬은 빌립 집사를 통하여 나타난 강한 영력의 비밀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고 그것을 자기도 소유하고픈 갈망만이 그 마음에 가득했습니다. 만약 자기가 그러한 영적 능력을 얻게 되면, 사람들이 지금 빌립 집사에게 보이는 존경과 사랑을 자기가 다시 되찾을 것 같았습니다. 당시 지금 사마리아 사람들은 빌립 집사의 집회 자리에 나와 병이 낫고 귀신이 내쫓김으로써 은혜에 대한 감격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며 주 예수께 감사하며 예물을 하나님께 바치며 뜨겁게 헌신하면서 새로운 삶을 힘있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마술사 시몬은 그 마음에 예수님에 대한 믿음 대신에 오직 자기도 그러한 영적 권세를 받아서 사람들의 마음을 다 빼앗고 싶은 생각만이 충만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마리아 교회 내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가장 잘 믿는 척도 하고 가장 열심 있는 교인으로 계속 있다보면 그러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기 생각을 숨기고 열심을 내었던 것입니다. 빌립 집사도 시몬의 이러한 속 마음은 깨닫지 못하고 시몬이 한 때 거물 마술사였지만 지금은 변화되어 예수님을 믿고 열심을 내는 좋은 신자로만 생각하고 좋게 생각해주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마술사 시몬이 예수님을 믿는 진실한 신자가 되지 못한 채 점점 사마리아 교회의 중진이 되어가는 것은 사실 사마리아 교회의 큰 위험 요소였습니다. 마귀는 마술사 시몬을 자기의 하수인으로 삼아서 정체를 숨기고 장차 사마리아 교회에 혼란과 분열을 일으켜서 성도들에게 상처와 불신앙을 갖게하고자 계속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마귀의 노림수가 통하게 되었다면 사마리아 교회는 큰 혼란이 일어나고 교회의 부흥의 시기에 하나님의 구원 사역에는 큰 타격이 생기고 말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악한 귀신의 정체를 드러내고자 섭리 속에 사도 베드로와 사도 요한을 사마리아에 보내셨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마술사 시몬의 정체를 드러내고 시몬은 사마리아 교회에 계속 있지 못한 채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술사 시몬의 정체가 드러난 계기가 된 일은 무엇인지 살펴봅시다.
14절로부터 17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예루살렘에 있는 사도들이 사마리아도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다 함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을 보내매 그들이 내려가서 그들을 위하여 성령 받기를 기도하니 이는 아직 한 사람에게도 성령 내리신 일이 없고 오직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만 받을 뿐이더라 이에 두 사도가 그들에게 안수하매 성령을 받는지라”
사마리아 교회의 설립과 큰 부흥의 소식은 당시 사울의 핍박으로 성도들이 예루살렘 교회에서 다 떠난 뒤에도 예루살렘에 남아 교회를 지키던 사도들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었습니다. 사마리아는 유대인들에게 일종의 애증관계였습니다. 사마리아는 북 이스라엘 왕국이 멸망한 뒤에 그곳에 앗수르 제국이 이방 나라 사람들을 이주시켰기 때문에 그 주민들은 이스라엘인들과 이방인의 혼혈족이 되어버린 상태였습니다. 그들의 신앙도 하나님을 믿는 신앙의 전통도 일부 남아 있지만 이교적 신앙, 혼합된 신앙이 오랫동안 강하게 이어내려왔기 때문에 그들을 하나님을 믿는 백성이라고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 그들에 대하여 바벨론에서 돌아온 유대인들은 아주 경멸하는 마음을 갖고 대해왔기에 사마리아 사람들도 유대인들을 극도로 혐오해왔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사마리아 동네에 갔다가 종종 푸대접을 받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빌립 집사의 전도를 받고 사마리아 성 사람들이 복음을 열렬히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듣자 사도들은 몹시 기뻐하면서 그곳에 와서 격려하고 믿음을 돕고자 사도 베드로와 요한 두 사람을 대표로 파송했습니다.
그런데 사도 베드로와 요한이 와서 보니 사마리아 교회에 한 가지 부족한 점이 눈에 띄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이 물 세례는 받았지만 성령 세례를 받은 사람이 한 사람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그들이 성령 세례를 받도록 간절히 안수하매 성령을 받았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성령 세례는 무엇인가요? 본래 진실한 그리스도인들은 성령 세례를 받은 자들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성령이 아니고서는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여 거듭난 주의 백성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린도전서 12:3 말씀에,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리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아니하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고 하였습니다. 성령 받지 않고는 누구라도 예수님을 진심으로 주님이라고 고백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율법의 교사였고 산헤드린 공회의원으로서 영적인 지도자로 존경받던 니고데모가 밤중에 찾아왔을 때에 그에게 이르시기를,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령으로 거듭나지 아니한 사람은 하나님 나라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 백성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누구든지 예수님을 진심으로 믿게 하신 이는 바로 성령님께서 하신 일입니다. 우리 인간 자신의 의지와 지식으로 예수님을 믿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 예수를 믿고 그 신앙이 변치 아니하고 모진 시험과 유혹과 핍박 중에서도 끝까지 변질되지 않고 천국 문 안으로 들어가도록 지켜주는 것도 우리 자신의 결단과 의지의 결과가 아닙니다. 오직 성령께서 우리를 주의 백성으로 인쳐 주시고 보증해주시고 시험 중에도 인내할 수 있도록 붙들어주신 까닭에 우리가 구원받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령 받지 않고는 우리는 절대로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받을 수도 없고 지킬 수도 없고 끝내 구원받을 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다 성령 받은 자들이요 성령 세례받은 자들입니다.
그렇다면 여기 사마리아 교회에 오셔서 사도 베드로와 요한이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성령으로 세례받기 위하여 안수하여 기도한 것은 어떤 의미의 성령 세례입니까? 그것은 은사로 부어주시는 성령의 은혜를 가리킵니다. 성령은 내주하셔서 주 예수를 믿도록 역사하시는 은혜도 주시지만 또한 성령님은 주의 백성 가운데 누군가를 주권적으로 택하시어 하나님의 일을 위하여 강권적으로 일하시도록 권능을 베풀기도 하십니다. 사도들은 사마리아 성도들이 이미 주 예수를 진심으로 믿고 구원받은 것은 분명히 알고 있지만, 그들도 역시 성령의 권능을 받아 주의 영광을 위하여 힘 있는 일꾼으로 일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에게 권능으로 임하시는 성령의 세례를 받도록 안수할 필요를 느꼈던 것입니다. 이처럼 권능으로 일하시는 성령의 선물은 특별한 영적 은사와 직분의 은사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2장 7절 이하에서 사도 바울은 이르시기를
“각 사람에게 성령을 나타내심은 유익하게 하려 하심이라 어떤 사람에게는 성령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말씀을, 어떤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을 따라 지식의 말씀을, 다른 사람에게는 같은 성령으로 믿음을, 어떤 사람에게는 한 성령으로 병 고치는 은사를,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들 통역함을 주시나니, 이 모든 일은 같은 한 성령이 행하사 그의 뜻대로 각 사람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니라”(고린도전서 12:7~11)
고 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직분적 은사들도 있으니, 로마서 12장 6절 이하에 나오는 바, 예언의 은사, 섬기는 은사, 가르치는 은사, 위로하는 은사, 구제하는 은사, 다스리는 은사, 긍휼을 베푸는 은사들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교사와 목사와 구제와 다스림의 은사, 또한 영적인 예언으로 성도들을 책망하거나 권면하거나 위로하는 은사 등이 직분적 은사입니다. 또한 에베소서 4장 11절 이하에는 교회 질서를 위하여 성령께서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시기도 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당시 사마리아 교회 성도들이 빌립의 전도를 받아 구원받은 하나님 백성들이 되었지만 아직은 체계도 없고, 또한 권능으로서의 은사를 받음이 없이 그냥 예수님만 믿고 즐거워하며 집회에 모여들고 흩어지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성령께서는 그의 뜻대로 사마리아에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체계적으로 세우시려고 사마리아 성도들에게 성령의 은사를 주실 필요를 절실히 느꼈던 같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단순한 전도 집회 차원만으로는 사마리아 지역에 복음의 지속적인 전도와 성도들의 양육과 주님을 섬기는 일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이제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교회가 세워져야 함을 알고서 이미 물 세례를 받은 사마리아 성도들에게 성령의 권능의 은사와 성령의 직분적 은사도 받으라고 사도들이 안수하며 기도했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사도들이 손을 얹고 안수하여 기도한 사람들마다 놀라운 외적인 성령의 나타남이 드러나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성도들의 심령 안에 조용한 감화 감동만 임했다고 한다면 마술사 시몬이 놀라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들이 안수하였을 때에 마술사 시몬도 깜짝 놀라고 돈을 주고라도 자기도 그 엄청난 영적인 은사를 받고자 사모할 만큼 놀라운 영적 은사가 외적으로도 강하게 드러났던 것이 분명합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일어난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과 같이 사도들이 안수할 때에 그 현장이 놀라운 외적 표적들이 나타났던 것입니다. 안수받은 성도들마다 방언을 하게 되고 방언의 통역도 일어나고 예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사도가 안수하여 성령으로 세례를 받은 성도들도 빌립 집사처럼 담대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할 뿐 아니라 손을 얹고 병을 고치며 귀신을 쫓아내는 표적이 따르는 영적인 성도들로 확 바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술사 시몬은 이제는 더 놀라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빌립 집사의 집회 현장에서도 큰 권능이 나타나서 병도 고쳐지고 잡귀들도 떠나가는 이적이 나타나서 시몬이 많이 놀랐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두 분의 사도들이 찾아와서 교회의 성도들을 모아 집회를 열어서 안수 기도를 하였을 때에 나타난 역사는 너무 강력한 영적인 것이었습니다. 안수받은 평범한 성도들이 능력이 있는 신자로 바뀌고 역동적인 신자로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보니까 시몬은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술사 시몬은 차원이 다른 사도들의 영적 권세를 보니까 자기도 사도처럼 대단한 영력의 보유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마음이 가득차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시몬의 욕망은 성령을 사모하는 거룩한 마음이 아니라 더 큰 영력을 가진 자가 되어서 사람들 위에 군림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위대한 사람이라고 대우받고 싶은 육신적인 욕망이었습니다. 그래서 시몬 마음속에는 저 사도들이 가진 대단한 영력만 가질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욕심이 불같이 일어났습니다.
집으로 돌아간 시몬은 자기가 점치고 마술하면서 받아서 모아둔 금은 보화를 찾아 보따리에 모두 쌌습니다. 그리고 사도 베드로와 요한에게 찾아가서 그 앞에 바치면서 자기 소원을 말했습니다.
19절 말씀을 읽겠습니다.
“이르되 이 권능을 내게도 주어 누구든지 내가 안수하는 사람은 성령을 받게 하여 주소서 하니”
시몬의 이러한 행동과 말은 믿음의 헌신과 신령한 것에 대한 열정을 담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사도가 시몬의 제안에 넘어가서 그에게 안수하며 성령의 큰 은사를 받도록 끈질기게 기도해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빌립 집사 같으면 어떠했을까 생각해보면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시몬이 빌립 집사를 열심히 따랐고 집회의 대소간의 일들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크고 작은 비용도 대면서 빌립을 도왔기에 빌립 집사는 시몬의 이 말을 듣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기도해주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사도는 달랐습니다. 사도는 시몬을 보면서 그가 내놓은 많은 재물에 현혹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은사를 사모하는 그의 열정이 담긴 말을 듣고도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얼굴이 굳어지며 엄숙한 어조로 그에게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20절로부터 23절까지 함께 읽겠습니다.
“베드로가 이르되 네가 하나님의 선물을 돈 주고 살 줄로 생각하였으니 네 은과 네가 함께 망할지어다 하나님 앞에서 네 마음이 바르지 못하니 이 도에는 네가 관계가 없고 분깃 될 것도 없느니라 그러므로 너의 이 악함을 회개하고 주께 기도하라 혹 마음에 품은 것을 사하여 주시리라 내가 보니 너는 악독이 가득하며 불의에 매인 바 되었도다”
이 사도의 말을 보면 마술사 시몬이 아무리 많은 재물을 가지고 와서 바치며 성령의 큰 은사를 사모하는 영적인 열정을 말하고 있을지라도 시몬의 내면의 정체를 사도가 다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가 밭을 판 돈을 숨기고 일부만 가져와 바치면서 밭을 판 돈 전부라고 속이고 교회 성도들의 칭찬을 받고 교회의 높은 직분을 얻기를 바랬다가 사도 베드로가 성령을 힘입어 그 속셈을 다 알아채고 그들의 거짓을 들춰내고 그 부부에게 하나님의 형벌을 선언해준 것처럼, 이번에도 영안이 열려서 그 마술사 시몬의 정체를 적나라하게 들춰내 그 면전에서 말해준 것입니다. 그 동안에는 빌립 집사에게는 영 분별의 은사가 없었기 때문에 마술사 시몬이 정체를 숨기고 교회 안에서 열심 있는 신자로 행세했기 때문에 빌립 집사나 다른 성도들이 다 시몬에게 속았었지만, 이제 사도 베드로와 함께하시는 성령께서 영 분별의 은사를 주셔서 시몬 안에 악령이 깃들어 있고 그 악령이 사마리아 교회를 안으로부터 무너뜨리려고 이처럼 간교하게 정체를 숨기고 역사하고 있음을 알고 이를 드러내준 것입니다. 마귀는 마술사 시몬을 신자로 위장시켜서 교회에 밀정으로 들여보내어 교회를 흔들어놓고 무너뜨리고자 했는데, 그만 사도 베드로와 요한에게 발각이 되어 마귀의 시도가 실패하고 만 것입니다. 할렐루야.
그렇습니다. 교회는 항상 이러한 영적인 도전이 있습니다. 마귀의 간교한 시험이 늘 찾아오곤 합니다. 교회는 마귀의 각종 시험을 잘 분별하여 이겨내야만 하는 거룩한 싸움을 싸우곤 합니다. 이러한 거룩한 싸움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교회 안에 다가오는 이러한 다양한 영적인 시험과 도전에 대하여서는 오늘 저녁 예배 때에 한번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렇듯 마귀의 시험들이 항상 있으므로 모든 교회와 성도들은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영적 도전을 분별하여 물리쳐야 합니다. 사마리아 교회는 점점 교회 내부에서 커지는 영적인 공격에 노출되어 혼란에 빠질 뻔하였으나,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두 분의 사도 덕분에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성령께서 사마리아 교회를 그 위기에서 건져내주신 것입니다. 할렐루야.
사도 베드로는 시몬에게 그 마음에 악이 있으며 현재의 그의 상태로는 하나님의 도, 복음의 은혜에 아무런 관계가 없고 분깃 될 것 곧 구원받는 은혜도 얻지 못했다고 선언해줍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소망의 말을 주었으니 악함을 회개하고 주님께 기도하면 혹시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권면의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만약 시몬이 사도의 이 엄중한 말씀에 순종하여 진심으로 회개하고 돌아왔다고 한다면 마귀의 종노릇하며 교회를 해치려고 했던 마술사 시몬도 죄의 사함을 받고 구원을 받고 하나님 나라의 종이 되어 크게 쓰임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마귀에게 사로잡혔던 자들로 변화시켜 놀라운 하나님의 일꾼으로 크게 쓰시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속사도 시대 이후에 교회에 위대한 스승으로 세우신 어거스틴도 본래 이방 종교 마니교에 깊이 빠졌던 사람이었고, 노예 상인으로 일했던 영국의 젊은이 존 뉴톤도 배가 침몰하는 위기 때에 극적으로 회개하여 복음을 전하는 주의 종이 되었으며, 젊은 시절 그토록 못된 짓을 골라 행하며 방탕했던 독일의 죠지 뮬러도 변화되어 영국 선교사가 되어 런던의 수많은 고아들을 기르는 고아의 아버지가 되었으며 중국을 비롯한 당시 19세기 이방 선교의 강력한 후원자가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초대 교회 때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조선 말의 백사겸이라는 소경 점쟁이가 그 예입니다. 그는 어렸을 때에 눈이 멀게 되어 먹고 살기 위하여 산통을 흔들면서 사람들에게 점을 쳐서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백사겸이 성공한 점쟁이로 이름을 날릴 때에 전도를 받고 난 후에 고민하는 중에 꿈에 “나는 예수다. 내가 주는 산통은 의(義)의 산통이니 받아 가져라”라는 말을 듣고 난 후에 자기 아내로부터 전도받은 책을 읽어달라고 하여 듣고는 예수님을 믿기로 작정하였습니다. 그 후에 그가 얼마나 깊이 회개했는가 하면, 그가 점을 쳐서 모은 모든 돈을 더러운 돈이라 생각하여 가난한 사람들에게 다 나눠주었답니다. 그리고 집안에 아직도 삼천 냥이 남아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도둑떼가 자기 집에 들자 그는 그 모든 돈을 어서 가져가라고 그들 앞에 내 쏟아부으니, 도적들이 오히려 놀라서 그 돈을 가지고 속히 달아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도둑이 서둘러 떠나고 남겨진 그의 집 외양간의 소마저 가난한 이웃에게 나눠주고 백사겸은 정처없이 집을 떠나 성경의 나사로처럼 살겠다고 나섰답니다. 그런데 그가 가는 곳마다 교회가 그 소식을 이미 전해 듣고 그와 그의 가족들을 맞아들여 따뜻하게 섬겼다고 합니다. 그는 아들이 불러준 성경을 다 암송하여 가는 곳마다 전도 집회를 하였는데, 그가 복음을 담아 만든 노래를 창으로 부르고 전도가를 지어 부르면서 전도하니,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이 크게 감동을 받고 주님께로 허다하게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의 전도집회에 참석한 자들 중에는 주의 종이 되기로 결심한 사람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후손들이 30 여명이 있었는데, 그의 아들 중에 백남석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연희 전문대학교 교수로 역임하기도 하는 등 자녀들이 믿음 안에서 복을 받아 잘 되었다고 합니다. 백사겸은 감리교의 공식적인 전도자로 임명을 받아 전국을 돌아다니며 일제 때에 전도하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힘있게 전도하는 일에 크게 쓰임받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주님의 부르심의 은혜를 거절하지 않고 성령의 감동에 순종하면 아무리 한 때 마귀의 종이 되었던 자라도 하나님께서 받아주시고 귀하게 쓰임받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그런데 사도의 이 엄중한 말씀을 듣고 난 마술사 시몬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도의 책망과 권면의 말을 들었으나, 시몬은 자기 속에 있는 악한 영이 아직 떠나지 않았고 복음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은 불신앙이 있노라고 사도에게 고백하지 않았습니다. 자기 속의 영을 내어쫓아달라고, 자기를 구원의 길로 인도해달라고 사도에게 매달리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렇더라면 마술사 시몬도 죄사함을 받고 구원의 은혜를 입었을 것입니다. 그는 끝내 회개하기를 거부했고 자기 속에 있는 악한 영에 굴복하여 복음을 대적하는 길로 나아갔습니다.
마술사 시몬의 이후 행적에 대하여는 유세비우스의 교회사 2권 13장과 14장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마술사 시몬은 그 속에 악한 영의 정체가 발각되자 더 이상 사마리아에 있어서는 아무 힘도 쓸 수 없음을 알고 멀리 바다 건너 로마로 건너갔습니다. 거기서 자기 속의 악령의 부추김을 따라 사람들을 미혹하여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는 자기는 하나님으로 선언하였고 헬렌이라는 창기를 여신으로 추대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시몬과 헬렌을 숭배하게 하였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이 사교에 빠져 시몬을 섬기고 헬렌을 경배했으나 그들의 이러한 허황된 거짓 종교 놀음도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사도 베드로가 그 로마에 건너와서 복음을 증거하기 시작함으로써 시몬의 거짓 종교의 세력은 급속히 약화되고 시들어버렸습니다. 어둠의 세력은 빛을 이기지 못하고 거짓 영은 성령의 능력 아래 시들어버리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이 사마리아 성읍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고 영혼들을 속이고 끌어가고 복음을 대적하였던 마술사 시몬 뒤에서 역사하였던 악한 영이 결국 복음이 들어가고 성령이 힘있게 역사함으로 인하여 쫓겨나가게 되고 사람들이 진리 안에서 자유롭게 된 승리의 장면을 살펴보았습니다. 이러한 일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존재하며 교회가 활동하고 있는 곳에서는 언제든지 계속하여 일어나는 영적 싸움의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빌립 집사가 그 동안 어둠의 세력에 사로잡혀 미신과 마술에 잡혀 있던 지역에 담대히 나아가 복음을 전하고 복음의 능력을 전했던 것처럼 우리도 복음 진리로 무장하여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는 자가 됩시다. 그래서 어둠의 영적 세상에 거룩한 횃불을 피워 환하게 복음의 빛을 발하는 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어둠에 속한 영혼들이 빛을 발견하고 어둠이 힘을 잃고 진리로 돌아오는 자들로 만들어갑시다. 귀신이 소리지르며 사람마다 가정마다 성읍마다 거룩한 기쁨으로 충만해지는 승리가 우리를 통하여 일어나게 합시다.
또한 사도 베드로와 요한이 사마리아 교회 성도들을 말씀만 받은 자들로 머물지 아니하고 그들을 안수하여 성령 세례를 받게 함으로써 사마리아 성도들이 체계적인 교회로 든든히 세우고, 사람들이 강력한 복음 증거의 일꾼들로 세워져갔습니다. 우리도 각자가 예수님을 믿고 은혜받고 구원받은 것으로만 만족하지 맙시다. 그것만 가지고는 부족하여 사도들이 사마리아 성도들에게 안수하여 성령 세례를 받게 한 것처럼, 우리들도 내주하시는 성령만 받는 것은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더 주님을 위하여, 복음을 위하여 쓰임받기 위하여 성령으로 충만하기를 사모합시다. 더 기도하고 말씀으로 무장하며 성령에 사로잡혀 능력있는 주의 일꾼들이 되어서 우리를 만나는 사람들을 살리고 그들의 삶에 더러운 영이 떠나게 하고 병이 고칠 수 있는 성령의 사람들이 됩시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각종 은사와 직분적 은사를 베풀어주시어 교회를 질서 있고 체계적으로 서로 은사로써 섬겨서 교회가 주님을 더욱 풍성하게 효과적으로 섬기는 교회가 되도록 헌신하는 일꾼들이 됩시다.
나아가 사도들이 영적인 분별력을 가지고 마술사 시몬의 시험을 잘 물러쳐서 교회를 지킨 것처럼, 우리들도 영적 분별력을 성령님으로부터 받아서 이 시대에 계속하여 다가오는 악한 영들의 미혹과 시험을 잘 분별하여 물리치는 지혜로운 성도들이 됩시다. 그리하여 신앙의 연조가 더할수록 교회를 든든히 세워가고 성도들을 돕고 세상에서 영혼들을 건져내고 마귀와 귀신들의 세력을 물리치는 영적 싸움의 승리자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