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빛光의 회복復은 맞이했지만 우리 땅은 곧장 남과 북으로 갈렸다 빛의 회복이 일흔여덟 해라면 나라가 두 동강이 난 것도 올해로 벌써 몇 년째? 일흔여덟 해다
어쩐다 마음이 아파 마냥 죽을 지경이다 그래도 한번 물어봐야지 초대륙Pangaea이 좋겠어? 아니면 지금 이대로가 더 좋겠어?
나는 해마다 광복절光復節이 오면 시詩 한 수를 떠올리곤 한다 이는 <시>라기보다는 피로 토해낸 절규絕叫다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둔 심훈沈熏(1901~1936) 선생의 시 절절한 절규의 아픔 '그날이 오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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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어지기 전에 와주기만 할 양이면, 나는 밤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거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