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길을 떠났습니다.
날이 저물어, 어느 마을의 큰 집에 유숙을 청하니 젊은 부인 혼자 사는 집이었습니다.
부인이 안내해 준 방은 서책으로 가득 쌓여 있고 문방사우(文房四友 : 종이, 붓, 먹, 벼루)가
잘 정돈되어 있는 방으로 그 방은 장기간 비워두었던 방 같았습니다.
부인이 차려준 밥상을 먹고 나니 다시 술상을 내왔습니다.
그리고 부인은 나가지 않고 계속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선비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인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부인은 화려한 비단옷에 칠보단장을 하고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치마폭에는 '원차인간종(願借人間種)' 사람의 씨를 빌려 주시기 원합니다. 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선비가 그녀에게 그 글의 연유와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칠십 세가 넘는 퇴재상(退宰相)인데 후사가 없자 열아홉 살인 이 부인을 설득하여
씨받이를 하게 된 것이라고 자기를 소개하고는, 이 가문의 후사(後嗣)를 이어 준다면
결초보은(結草報恩 : 그 은혜는 죽어도 잊지 않겠다는 말) 하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선비는 퇴재상과 부인의 생년월일시를 묻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면서,
좋은 일이 반듯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하고는
“큰 장 닭에 인삼을 넣어 정성껏 삼계탕을 다려서 퇴재상께 드리고 인시(寅時:새벽 03~05시)에 재상과
동침(同寢)을 하면 필히 옥동자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선비는 필묵(筆墨)을 가져다가 원차인간종(願借人間種)이란 글씨 옆에
난기천상안(難欺天上眼 : (하늘의 눈을 속이기는 어렵다는 말)이라는 글씨를 써 주었습니다.
이 글을 읽은, 퇴재상은 하늘을 속이려했던 자기의 처사를 크게 뉘우쳤습니다.
선비가 떠났다는 말을 들고 다음날 부지런히 상경(上京)하여 임금님을 배알했습니다.
비단보에 싼 보자기를 푼 후 선비가 쓴 치마의 글귀를 임금님께 보여드리면서,
그 글의 사연을 설명하고 이번 과거시험은, 별과(別科)를 먼저 보게 해서
제세경륜(濟世經綸 : 세상을 구할만한 역량이 있는 사람)
능력을 갖춘 이 사람을 꼭 뽑고 난 뒤에 본과(本科)시험을 보게 하자고 건의를 했습니다.
과거 시험 날, 선비가 과거마당에 들어가니 ‘원차인간종(願借人間種)’ 다섯자가 문제로 나왔습니다.
선비는 일필휘지(글씨를 단숨에 죽 내려씀)로, ‘난기천상안(難欺天上眼)’
즉 "하늘의 눈을 속일 수 없다"란 글을 써서 제일 먼저 올렸습니다,
곧 바로 합격해서 어전(御前)으로 불림을 받고 임금님을 배알(拜謁)하게 되었습니다.
임금님이 퇴재상에게 이 글을 전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선비는 "중국의 이광 장군이 온 정신과 힘을 다한, 활로 호랑이를 잡으려 쏜 화살이 바위를 꿰뚫은 고사"를
얘기하고, 퇴재상님의 부부도 온 정신을 집중을 하시면 그런 기적이 일어날 것을 확신한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임금은 정신일도하사불성이란 이 말에 감동하여 선비에게 장원급제의 홍패(紅牌)를 내리고,
퇴재상의 부인에게는 효열부 교지(敎旨)를 내렸습니다.
세월이 흘러 퇴재상의 부인은 예언대로 옥동자를 낳았으며 얼마 후에는 또 딸을 낳았습니다.
선비는 그 후 예측한대로 나라의 훌륭한 인재가 되었습니다.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
옛날 한 장수가 한 마리의 개미가 보리 한 알을 물고 담벼락을 오르려다가 예순아홉 번을 떨어지더니
일흔 번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보고 패장이었던 그 장수는 용기를 얻어 전장에 나가 다시
싸워 승리를 하고 영웅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전설이 전하는 것은 포기하지 않고 정도로 정진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것과
은혜를 입었으면 보은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報恩' 응원합니다.
<심덕보 교장님이 주신 카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