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고의 소비 도시 뉴욕서 열린 2019 뉴욕 오토쇼. 수많은 신차가 베일을 벗는 가운데, 역시나 여러 브랜드가 SUV를 무대 중앙에 올렸다. 이중 주목할 만한 신차를 네 종을 골라 소개한다.
글 윤지수 기자, 사진 각 제조사
다시 태어난 벤츠 SUV 정점, GLS
이제야 이름 끝 ‘S’가 제자리를 찾았다. 신형 메르세데스-벤츠 GLS는 SUV S-클래스라 부르기에 손색없을 만큼 화려하다. 덩치부터 그렇다. 길이 5,207㎜, 너비 1,956㎜ 덩치는 벤틀리 벤테이가(5,140㎜)보다 크고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LWB(5,200㎜)보다 길다. 특히 휠베이스가 동급을 한참 넘어서는 3,135㎜에 달한다. 참고로 벤테이가와 레인지로버는 휠베이스가 3m를 넘지 않는다.
그래서 넓다. 2열 좌석이 이전보다 부쩍 늘었고, 3열엔 키 194cm 성인이 앉을 수 있다.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 트렁크 용량은 2,400L. 널찍한 공간은 풍부한 편의장치로 채운다. 뒷좌석을 위한 11.6인치 터치스크린이 두 개 자리 잡았고, 모든 시트엔 전동 조절 기능을 심는다. 공조장치는 무려 5개 구역으로 나누어 온도를 따로따로 조절할 수 있다.
백미는 첨단 기술. 온갖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는 당연하며, 세계 최초로 48V 시스템 기반 E-액티브 보디 컨트롤을 넣었다. 에어 서스펜션과 함께 휠마다 스프링과 감쇠력을 따로따로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이다.
파워트레인은 GLS 580, 450, 400d, 350d로 나뉜다. 580과 450 가솔린 모델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달리며, V8 580은 최고출력 489마력, 직렬 6기통 450은 367마력 최고출력을 낸다.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은 모두 유로 6d 스탠다드 환경기준을 만족시킨다. 최고출력은 400d가 330마력, 350d가 286마력이다.
길이 4m, 가장 작은 소형 SUV 현대 베뉴
길이 4,040㎜, 휠베이스 2,520㎜. 현대 베뉴는 국내 가장 작은 SUV다. 그간 가장 작던 4,125㎜ 르노삼성 QM3보다 작을뿐더러 4,115㎜ 소형 해치백 현대 엑센트보다도 짧다. 3,500㎜ 길이 경차와 소형차 경계에 선 셈이다.
베뉴가 겨냥한 고객층은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다. 젊고 개성 강한 고객층을 위해 차체 곳곳에 시선을 당길 ‘엑센트 칼라 파츠’를 붙이고, 테일램프엔 보는 각도에 따라 반짝거리는 렌티큘러 렌즈를 세계 최초로 넣었다.
파워트레인은 K3와 아반떼가 쓰고 있는 스마트 스트림 G1.6 엔진과 IVT 무단변속기를 맞물린다. 1.6L 터보 엔진과 1.0L 터보 엔진을 쓰는 현대 코나와 기아 스토닉과는 사뭇 다른 구성이다. 아울러 스노우 모드 등 주행 모드를 고를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며, 6단 수동변속기를 마련했다.
현대 베뉴 출시 예정 시기는 올해 하반기다.
귀가 즐거운 SUV 링컨 커세어
링컨 커세어는 기존 콤팩트 SUV MKC 후속이다. 최근 ‘MK+@’ 차가운 작명법을 버리고 정감 가는 이름을 붙이는 다른 링컨 신차들처럼, 커세어라는 독자적인 이름으로 돌아왔다.
커세어는 소리에 집중한다. 가령 보닛과 실내 사이 벽을 하나 더해 ‘에어 갭’을 만들어 파워트레인 소음을 차단하고, 소음을 역위상 파장을 일으켜 잠재우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을 품는다.
조용한 실내는 격조 높은 소리로 채운다. 안전벨트와 문짝 열림 등의 경고음을 전자음 대신 미국 대표 관현악단 디트로이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녹음한 6가지 소리로 바꿨다. 사운드 시스템 역시 색다르다. 14개 스피커를 울리는 레벨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넣어 보다 섬세한 소리를 구현했다.
시트엔 24방향 조절 기능과 마사지 기능을 넣고, 중후한 나무 무늬 장식을 대시보드에 두르는 등 전체적으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뒷좌석은 앞뒤 슬라이딩 기능이 들어가, 링컨 설명에 따르면 구형 메르세데스-벤츠 GLS와 테슬라 모델 X보다 다리공간이 넓다.
파워트레인은 4기통 가솔린 터보 두 가지. 최고출력 250마력을 내는 2.0L 엔진과 280마력 2.3L 엔진이 들어간다. 변속기는 8단 자동을 맞물리며, 5개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밖에 반자율주행 시스템 링컨 ‘코-파일럿360’과 스마트폰으로 스마트키를 대신할 수 있는 기능,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이 특징이다.
링컨 커세어는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조립공장에서 생산하며 미국에선 2019년 가을 즈음 출시할 예정이다.
토요타 대형 SUV, 하이랜더
우리나라에 혼다는 파일럿을, 닛산은 패스파인더를 팔고 있다. 일본 대중 브랜드 중 토요타만 대형 SUV 라인업이 빈 셈. 2019 LA 오토쇼에서 4세대로 거듭난 토요타 하이랜더에 주목할만한 이유다.
하이랜더는 미국에서 지난해 24만 4,511대 팔릴 만큼 인기 있는 미드 사이즈 SUV(우리나라 기준 대형)다. 4세대로 바뀌면서 토요타 차세대 플랫폼 TNGA-K를 밑바탕 삼아 차체 강성을 높였다. 특히 다소 작았던 구형보다 크기를 60㎜ 늘려 이제 4,914㎜ 덩치를 자랑한다.
토요타가 자랑해 마지않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도 특징. 2.5L 가솔린 엔진에 사륜구동 모델의 경우 앞 두 개, 뒤 한 개, 총 세 개 전기모터를 맞물려 최고 240마력 성능을 낸다. 기름을 원 없이 마시는 동급 가솔린 SUV와의 차별화 포인트다. 물론 다소 평범한 V6 3.5L 가솔린 모델도 있다. 최고출력 295마력을 내며,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이 밖에 11개 스피커를 1,200W 출력으로 울리는 JBL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큼직한 12.3인치 센터패시아 모니터와 브레이크 개별 제어로 트레일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트레일러 스웨이 컨트롤 TSC 기능 등이 들어간다.
토요타 하이랜더는 미국에서 2019년 12월 판매할 예정이다.
한편, 2019 뉴욕 오토쇼에서는 본문에 소개한 SUV 외에도 기아 하바니로 콘셉트, 메르세데스-벤츠 GLC 쿠페, 메르세데스-AMG CLA 35, 캐딜락 CT5, 스바루 아웃백, 마쓰다 CX-5 디젤 등 다양한 신차가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