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서설
문병란
꽃이 꽃을 향하여 피어나듯이
사람과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것은
그렇게 묵묵히 서로를 바라보는 일이다
물을 찾는 뿌리를 안으로 감춘 채
원망과 그리움을 불길로 건네며
너는 나의 애달픈 꽃이 되고
나는 너의 서러운 꽃이 된다
사랑은
저만치 피어 있는 한 송이 풀꽃
이 애틋한 몸짓
서로의 빛깔과 냄새를 나누어 가지며
사랑은 가진 것 하나씩 잃어 가는 일이다
각기 다른 인연의 한 끝에 서서
눈물에 젖은 정한 눈빛 하늘거리며
바람결에도 곱게 무늬지는 가슴
사랑은 서로의 눈물 속에 젖어 가는 일이다
오가는 인생 길에 애틋이 피어났던
너와 나의 애달픈 연분도
가시덤불 찔레꽃으로 어우러지고,
다하지 못한 그리움
사랑은 하나가 되려나
마침내 부서진 가슴 핏빛 노을로 타오르나니
이 밤도 파도는 밀려와
잠 못 드는 바닷가에 모래알로 부서지고
사랑은 서로의 가슴에 가서 고이 죽어 가는 일이다.
수련의 계절(20)ㅡ경기 이천 성호호수
심 산
개개비는 몽골 중부에서 러시아 동남부, 중국 북부와 동부, 한국, 사할린, 일본에서 번식하고, 비번식기에는 동남아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한다. 전국적으로 흔하게 번식하는 여름철새이며, 흔하게 통과하는 나그네새다. 4월 중순부터 도래해 번식하고, 번식 후 8월 초순부터 남하해 10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휘파람샛과의 휘파람새, 개개비, 북방개개비, 산솔새, 숲새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펼친 날개의 길이는 7.5~9cm, 꽁지의 길이는 6.2~7.8cm이며, 등은 옅은 갈색, 아래는 잿빛 흰색, 날개와 꽁지는 갈색, 꽁지의 끝은 잿빛 흰색이다. 번식기인 초여름에 갈대밭에서 ‘개개개’ 하고 시끄럽게 운다. 여름새로서 강변 또는 습지의 갈대숲에 사는데 한국ㆍ동부 시베리아ㆍ일본ㆍ중국에서 번식하고, 동남아ㆍ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겨울을 지낸다.
저수지, 하구, 습지의 갈대밭, 풀밭에 서식한다. 갈대 속으로 이동하며 먹이를 찾는다. 이동시기에는 울음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 무성한 초본류, 갈대 속에서 생활한다. 메뚜기, 파리, 모기 같은 곤충류와 애벌레 등을 먹는다. 번식기에는 여러 마리의 수컷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갈대 줄기에 직립 자세로 앉아 서로 경쟁하듯이 지저귄다. 둥지는 물에서 그리 높지 않은 갈대 줄기에 만든다. 산란기는 5월부터이며 한배에 알을 4~6개 낳는다. 포란기간은 14~15일이다.
개개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