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가다
봄의 따스함이 유난히 사람을 잡아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들이라 해도 좋고
여행이라 해도 좋고 길을 떠나나 봅니다.
하늘은 맑고 푸르며 날씨가 따듯하다 보니
잠자던 역마살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겸사겸사 강릉에 잠시 살고 있는
둘째 딸을 본다는 핑계로
코로나가 진행되는 시기에도
무리하게 강릉행 KTX에 몸을 마겼다.
보통 기차 열차는 3-4시간은 달려야
기차여행의 묘미가 나는데
청량리 역에서 강릉까지는 1시간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서울의 복잡할 때 맨 끝에서 맨 끝까지 가는
시간에 불과하다.
차창으로는 서울과 달라도 한참 다른
봄의 냄새가 진하게 서려 있다.
오늘 날씨는 화창하다 못해
햇살이 졸음을 동반하고 살포시 창가에 내려앉는다.
창밖에 흐르는 흰 구름도 반갑고
겨울에 을씨년스럽던 집들도
서글퍼 보이지 않고 온화하게만 보인다.
조용한 가운데 달가닥 달가닥
달리는 기치 소리만 고요함을 깬다.
계절이 바뀐 지 오래 되지 않아도
산에는 눈이라고는 볼 수 없다.
어딘지 큰 강줄기가 보인다.
아마도 북한강 상류겠지.
봄을 알리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햇빛을 받아 반짝 반짝 윤이 나는 봉분도
인삼 밭도 보인다.
강릉 가는 길은 유난히 터널이 많다.
첫 기착지인 양평에 25분 만에 도착했다.
양평을 찍고 미레의 만종(晩鐘)이 아닌 만종(萬鐘),
둔 내를 지나 신사임당이 어릴 때 꿈을 실어 나르던
강릉에 도착했다.
강릉은 도시라고해도
서울과 다른 풋풋하고 신선한 냄새가 난다.
딸을 가까이서 보니 본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활력이 넘치며 아직도 살아있음에
신께 감사를 드리고 즐거움이 샘솟듯 솟아오른다.
송정 해변 가로 나갔다.
일렁이는 파도조차 없다.
수평선을 넘고 넘어 겹겹이 쌓인 수평선을 넘으면
무엇이 있을까?
내 그리운 님 은 베일에 싸인 체 살고 있 갰지.
한가한 물새들이 누가 알리오. 하며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
아! 바다가 주는 향기에 눈시울이 시리다.
바닷가를 낀 송림 사이를 걷는다.
땅바닥은 모래와 솔잎과 솔방울이 어울러져
걷기 펀하고 운치가 있는데
내 몸이 봄을 느끼듯이
이 바닷가 송림을 혼자 걷고 감상하고 있으니
집사람의 없음이 은근이 화가 났다.
그러나 모든 것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강릉에서 3박4일을 쉬다오니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나
조금 지나면 또 어딘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
그것이 어딘가는 모르지만
마음이 아직도 싱싱히 실이 있다는 증거가 되리라.
하루 속히 휘뚜루마뚜루 친구와 어울려
떠나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한다.
2021년 2월 22일
첫댓글 글 읽고 감니다 ㅎ ㅎ
잘하셨어유,나두갔을때,동감을,느꼈는디유,담에는,어디든,나구,같이가유,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