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은 낳기도 하지만 박기도 한다.
우선 알이란 무엇인지 정의부터 해 보자. 국어사전에는, '작고 둥근 모양의 물건을 세는 단위', 또는 '작고 둥근 열매나 곡식의 낱개를 세는 단위'로 나온다. 이것만 가지고는 좀 미흡하지 않은가? 껍데기 안에 들어 있는 알갱이란 의미도 있고 또 계란과 같이 조류나 파충류 어류 등이 후세를 위해 생산하는 유전자라고도 할 수 있다.
십여년전 해양 실크로드 탐사대의 일원으로 포항에서 출발하여 이란까지 가는 뱃길에 동승 한 적이 있다. 당시 이란은 전쟁중으로 정국이 불안하여 외교부에서는 여행을 자제하라고 수시로 연락이 왔었다. 나는 위험보다도 수업 부담도 있고 해서 이란으로 들어가기 전인 오만에서 돌아오게 됐다. 돌아올 때는 항공편을 이용했는데 도중에 스리랑카를 둘렀다. 스리랑카에는 정화가 남해원정중에 세운 비석이 근래 도로공사중에 발견되었기 때문에 그것을 확인해 보려고 했던 것이다.
스리랑카는 우리가 학교 다닐 때까지는 세일론이라고 불려진 인도 동남쪽에 있는 섬으로 면적은 남한의 약 2/3정도로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였고 1978년 스리랑카 민주 사회주의 공화국으로 국호가 변경되었다. 정화의 비석이 발견된 곳이 스리랑카 남서부에 있는 갈레지방이어서 콜롬보에서 갈레행 시외버스를 타고 갔다. 시외버스는 우리나라 60년대처럼 남자차장이 승차손님들에게 표를 끊어주고 돈을 받았다. 콩나물 시루처럼 많은 손님들을 태워 숨쉬기조차도 힘들어서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회귀하는 듯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터미날에 도착하여 옛 요새가 있었던 성을 물어서 갔더니 아직도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요새를 둘러 본 후 박물관을 찾았다. 비석이 박물관에 보관이나 전시되어 있을 같았기 때문이다. 큐레이터한테 물어보니 콜롬보 중앙 박물관에 있다고 했다. 비석은 나중에 콜롬보에 돌아와 중앙박물관에 가서 확인하였다.
여행안내서에는 갈레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코스고다 해변에는 바다 거북 인공부화장이 있다고 한다. 필리핀이나 그외 남태평양에서는 바다거북을 잡아서 스프를 끓여 먹고 등껍질은 방문객들에게 기념품으로 팔기도 하는 데 선원들도 한 때 많이 사 오기도 했다. 바다거북은 개체수가 점점 줄어 거의 멸종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정부차원에서 그 개체수를 늘이기 위해 인공부화장을 서남해안에 서너개 운영하고 있다 한다. 암컷 바다거북은 산란기가 되면 자신이 태어난 해안가를 찾아 수만km를 헤엄쳐 온다고 한다. 목적지에 닿으면 해변가 모래밭으로 엉금엉금 기어나와 구덕을 파고 그곳에 알을 평균 105개를 낳은 후 뒷다리로 모래를 단단히 막는다. 그렇치 않으면 천적들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부화는 대략 45~51일 소요되는데 기상이 좋지 않을 때는 70일까지도 연장된다고 한다. 새끼거북의 성별은 산란둥지내의 온도가 31~32도C 이상이 되면 거의 암컷으로 태어나고 28도C이하로 내려가면 거의 대부분 수컷으로 태어난다고 하다. 29~30도C에선 암수가 적절히 섞여서 태어난다고 하니 자연의 신비한 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부화기간을 거쳐 태어난 새끼들은 서로 협력하여 천정을 뚫고 밖으로 기어 나오자 마자 바다로 향해 전력질주를 시작한다고 한다. 밖에서는 갈매기를 비롯한 바닷새와 너구리,코요테와 같은 육상 포식자들이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무사히 바다로 들어갔지만 파도에 떠밀려 도로 해안가로 내몰려 목숨을 잃는 새끼거북도 있어 바다로 돌아가는 비율은 채 30%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바다로 돌아간 새끼들도 모든 물고기와 새들의 먹잇감이 되므로 알에서 부화하여 성체로 자라나는 확율은 1%정도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알낳기 예를 든 것이고 이제부턴 알박기를 이야기 하려 한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란 말이 있지만 알을 못처럼 박을 수는 없는 법이다. 알은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부화가 되면 성체로 자라난다. 그러면 큰 이득이 생긴다. 따라서 알박기란 일종의 씨드 머니가 된다는 의미에서, 재개발 예정지역의 알짜봬기땅을 미리 조금 사 놓고 나중에 주변 시세보다 터무니 없이 땅값을 많이 불러 개발을 방해하며 개발업자로부터 많은 돈을 뜯어 내려는 행위를 말한다.
문통과 윤당선인이 19일만에 오늘 만난다고 한다. 신구대통령의 바통터치는 빠를수록 좋지만 힘이 빠진 주자가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하면서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이렇게 늦어진 것이다. 윤당선인측은 지난 23일 문통이 새 한은총재후보로 이창용 IMF국장을 지명한데 대해 '감사원 감사위원임명을 강행하기 위한 명분쌓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윤당선인측에서는 '임기말 알박기 인사'를 통해 정부가 바뀐 후 문정부와 관련된 감사를 봉쇄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문통이 임명한 감사위원이 현재 3명으로, 지금 공석인 감사위원 2명중에서 1명만 더 임명하면 4명으로 과반이 된다. 그렇게 되면 4:3 구도로 되어 그 동안의 울산 공작,원전 조작, 대장동 수사 등 모든 비리에 대해 감사가 불가능하게 되어 난지도 쓰레기더미처럼 덮이게 될 것이다. 국민이 보고 있고 하늘이 내려다 보고 있는 데 과연 그렇게 잘 될까? 이젠 국민이 정부를 바꿀 정도로 이미 개.돼지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