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누님이랑 족발을 시켜먹었습니다.
전 족발을 좋아합니다. 늦은밤 술자리의 안주로도, 쟁반국수와 함께 먹는 식사로도. 친구들과 싸돌아 다니면서 이집 저집 가보기도 했고, 많이도 먹었죠. 당연하게도 맛있는 집이 있고 맛없는 집이 있습니다.
반면에 저희 누님은 저처럼 족발을 좋아하지도, 늦은밤 술자리를 찾아 헤매이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저와 함께 집에서 시켜먹는 족발 외의 다른 족발은 거의 먹어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희집에서 시켜먹는 족발은 맛이 없습니다. 머 아주 나빠서 못먹을정도는 아니지만, 몇몇집의 맛난 족발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저희누나는 다행스럽게도(어쩌면 안타깝게도) 맛있는 족발을 먹어본적이 없기에, 이게 맛없는 족발이란걸 인식하지 못하고 족발맛은 원래 그런줄 알고 제법 맛나게 잘 먹습니다.
전, 안타깝게도 (어쩌면 다행스럽게도) 맛있는 족발이 어떤것인지 알기 때문에, 이 족발은 맛없어. 투덜투덜 대면서 먹죠.
그럼 누님이 그럽니다. "맛있는 족발은 얼마나 맛있는데?"
제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답했습니다.
"모르는게 속편해. 시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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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취를 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이라 돈에 여유가 어느정도 있겠다, 자취를 하다보니 시간도 많겠다, 아주 조용한 시골지역이라서 제약도 없겠다. 여태껏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취미에 투자를 좀 했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hi-fi셋팅. 음감용 cdp-앰프-스피커 중에 가장 싸고 기본적인 셋팅 정도만 해서 쓰고 있습니다. 예산의 압박이 심대한 오디오계 이기도 하고, 저 스스로가 막귀란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굳이 헛돈 날리지 않기 위해서 최소한의 돈만 투자를 한거죠. 그나마 이정도 셋팅하는데도 한참 걸렸습니다.
특별히 좋은 시스템도 아니고, 비싼 시스템도 아니고, hi-fi로 시작했지만 어쩌다보니 a/v쪽으로 전환이 되었고, pc기반이기도 하고.. 등등. 제가 제대로 된 hi-fi셋팅을 해서 아주 좋은 소리를 듣고 있다곤 생각해본적이 없었습니다. 다만, 싸구려 컴퓨터용 스피커 보단 나으려니.. 하는 정도.
그러다가 문득, 핸드폰에 있는 mp3를 간만에 다시 써보고 싶더군요. 예전엔 운동하면서 핸드폰 mp3 많이 들었었는데, 운동 그만두면서 통 듣질 않았거든요. 한동안 처박아 두었던 헤드셋도 꺼내고, 오랜만에 핸드폰에 mp3 업데이트도 해서 들어봤습니다.
오.
못듣겠더군요.
진짜 끔찍한 소리가 납니다.
mp3가 뭔지 인코딩이 뭔지도 모르는 초딩이 아무렇게 발로 따놓은 mp3를, 너무 오래되서 선이 너덜너덜해진 5천원짜리 컴퓨터용 스피커에 들으면 이런 느낌일까요?
지독한 소리가 나더군요.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시스템이 생각보단 더 괜찮은 시스템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또, 한편으론. 정말 좋다는. 정말 잘 셋팅 되어있다는 하이파이 시스템은 아예 들어보지도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차라리 모르는게 속이 편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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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주 맛난 족발집 족발을 누님께 대접해 드릴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맛난 족발을 먹은 누님은, 더이상 동네배달족발에 만족하지 못하고, 저와 함께 같이 투덜거릴 확률이 높죠.
그렇다고 저희 누님이 족발 매니아가 되어, 맛난 족발집을 찾아다닐 위인도 못되고요.
제가 아주 훌륭하다는 하이파이 시스템을 들어보고 새로운 경지에 눈이 뜨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훌륭한 시스템을 들어버린 저는 , 현재 만족스럽게 잘 사용하고 있는 제 오디오 시스템에 불만이 생길껍니다.
그렇다고 제가 훌륭한 하이파이 시스템을 셋팅할 만한 여유가 있는것도 아니고요.
그냥 모른척 하고 살랍니다.
한줄요약 : 잡담.
첫댓글 모르는게 속편해, 시스터~! 오오....쏘쿨하신데요...ㅎㅎ ^^
근데 사람 귀로는 128이상 음질은 구별이 불가능하다고 하던데...
아주 오래되었지만 결코 상하지 않는 떡밥이죠 ㅎㅎ 그런데 재생기기의 차이가 있고, 원본의 차이가 있으므로 음질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할수 있습니다. mp3 128이상을 구별 못한다는건, 똑같은 재생기기, 똑같은 원본의 경우에 가능한 이야기이죠. 뭐 똑같은 조건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대해선 논란이 많습니다만... 저도 굳이 따지자면, 구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쪽입니다. ㅎ
그건 mp3라는 소스 중 128과 그 이상의 것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로 알고 있습니다.
128도 깔끔하게 빠진 128이 좋은 음향기기를 타고 나오면 구분이 힘들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어느정도는 구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두 잘빠진 파일들이면 힘들겠지만서도요-_-;
전 느낌상인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구별이 되던데요. 시원하다랄까요;
일반적인 플레이어로 들을떄는 구분이 잘 안가는거 같습니다.. 하지만 오디오로 들으면 그 차이가 어느정도 느껴지는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그래서 저는 뭐든지 과도한 물질적 충족을 하지 않으려 노력한답니다. 형편도 안되지만...-_-
재미있는 이야기네요....단란주점만가다가 좋은 룸빵 한번가보면 단란이 아가씨들이 눈에 안들어 오는거랑 비슷하네요...
하지만 현실은??
그래서 유흥을 끊었지.....ㅋ
현실은 끊을 수 없기에, 도우미노래방이 운영이 되는거죠.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놔. 안그래도 글 쓰면서 족발이 확 땡기고 있었는데, 침나오네요;;;
글이 이상하게 재밌네요. -_-;;
ㅎㅎ재밌네요.잘읽었습니다.
매력적인 글이군요
모르는게 속편해 시스터 ㅋㅋㅋㅋㅋㅋㅋ 잘읽었습니다
글 매력있게 쓰시네요 ㅎㅎ 잘 읽었습니다 ^^
theo님 오랜만이시네요. theo님 글은 잡담도 재미있어서 좋더군요.ㅎㅎ 종종 잡담(?)올려주시길.
아 이런글 좋아요 ㅎㅎ
글이 쿨하네요. 글 잘 쓰시는 분들 보면 부럽습니다.
언중유골인가요.
족발 맛있는집 추천해주세요ㅋㅋ맨날 족발 왕십리로 먹으러가는데, 다른데도 가볼려구요ㅋㅋㅋ저도 족발마니아.. 스타리그 결승은 족발과 함께
봉천동 최희성 고려 왕족발 캐추천입니다 수십년간 동네를 주름잡은 집으로.. 봉천동에만 두곳 존재합니다.. 이 가게로 인해 유난히 봉천역 시장쪽엔 족발집이 많구요.. 가격 또한 모두 저렴합니다 고려왕족발은 대2만 중17000원이고 주변 다른집은 마이너스2000원정도에서 가격이 형성됩니다 그래도 장사가 제일 잘되는 곳은 고려왕족발이지요.. 개인적으로는 미리 전화해서 따끈하게 족발이 막나오는 시간대에 찾아가서 먹곤 합니다.. 안드셔보셨으면 말을 마셔야 한다는?? ㅋㅋㅋ
전 족발이 싫어요ㅠㅠ
예전에 클럽에 글 쓰시던 라카펠라님글 좋아했는데, 뭔가 좀 비슷한 투이신듯? ㅎ
비스게에서도 이런류의 부담 없은 잡담글을 많이 봤으면 좋겠녜요^^
음...ㅎㅎ+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