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행복한 상상, 동무 생각
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 언덕위에 백합필적에
나는 흰나리꽃 향기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 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더운 백사장에 밀려드는
저녁 조수 위에 흰 새 뛸 적에
나는 멀리 산천 바라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저녁 조수와 같은 내 맘에
흰 새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떠돌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소리 없이 오는 눈밭 사이로
밤의 장안에서 가등 빛날 때
나는 높이 성궁 쳐다보면서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밤의 장안과 같은 내 맘에
가등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빛날 때에는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이은상 작시 박내준 작곡의 우리가곡 ‘동무 생각’ 그 노랫말 1절부터 3절까지의 그 전문이다.
중학교 그 학창시절에 배운 노래로, 논두렁 밭두렁 길을 따라 학교를 오가면서, 내 그 노래를 숱하게 불렀었다.
그때만 부른 것이 아니다.
세상사 감당하기가 너무나 힘에 겨울 때마다, 내 동무 생각을 했었고, 그렇게 동무 생각을 할 때마다, 그 노래가 떠오르고는 했었고, 그 노래가 떠오를 때마다 입에 올려 부르고는 했었다.
20대 그 젊은 시절에도 내 그리 불렀고, 일흔 나이를 넘어서 지금도 내나 마찬가지로 그리 부른다.
딱 1주일 전인 2018년 12월 18일 목요일에도, 내 또 동무 생각을 했다.
이날은 땅거미가 내려앉은 오후 6시쯤에, 내 고향땅 문경 점촌의 ‘금곡송어장’에서 내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과 어울리는 송년모임이 있었다.
일찌감치 그 모임 소식을 들었을 때, 그때부터 나는 동무 생각에 휩싸였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반 천리 길인 고향땅 문경 점촌으로 내달려가서, 내 그 모임에 끼어들었었다.
그러나 밤새 그 동무들과 어울려 놀 수는 없었다.
다음날로 서울에서 해야 할 일이 작정되어 있어, 그 밤으로 서울로 되돌아와야 했다.
혹시라도 그 동무들에게 마음의 발목을 잡혀서 2차 3차로 또 어울려 가다보면 그 일정에 차질이 있을 수가 있을 것 같아서, 그러지 않으려고 미리 오후 8시 20분에 서울로 향하는 우등버스 표를 예매해뒀었다.
‘금곡송어장’에서의 1차 모임을 끝내고, 몇몇 동무들의 붙잡는 그 손길을 뿌리치고 마침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타고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막 내리는 그 순간에, 내 시야에 잡혀드는 풍경 하나가 또 하나 동무 생각을 하게 했다.
30여 년 전에 세상을 뜬 ‘병채’라는 이름의 친구였다.
내 나이 스물을 전후해서 거의 매일이다시피 만나던 절친한 친구였다.
그저 만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만나면 밥 먹고 술 마시고 하면서 뜨겁게 우정을 쌓았던 친구다.
내 그때만 해도 하도 가난해서 제때 끼니를 때울 형편도 안 되던 시절이었다.
늘 그 친구의 신세를 졌다.
문경 점촌의 고속터미널에서 내가 본 풍경은 중국집이었다.
그 중국집을 보는 순간에, 병채 그 동무 생각이 떠오른 것이다.
지난날 그 친구에게 하도 짜장면을 많이 얻어먹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무 생각’이라는 그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동무 생각 핑계 삼아, 그 중국집으로 찾아들어 밤참으로 5,000원짜리 짜장면 한 그릇을 시켜 먹었다.
그러니 내 이 똥배가 빠질 리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