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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4000만명 이상이 쓰는 메신저, 카카오톡.
그러나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는 나쁜 앱일수도 있습니다.
카톡유저 여러분들이라면 한번 읽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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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이폰으로 카카오톡을 써온 유저입니다.
근 1년 가까이 아이폰을 쓰면서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가지고
의도하던 의도치않던 많은 실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당신이 카카오톡 유저이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번호를 넘겨주는 그 순간부터
당신의 프로필은 영원히 공개된 상태가 되며 남들에게서 숨고싶다고 해서 숨을 수 없다는 겁니다.
'악마와의 거래'라고 표현하면 좀 과하려나.
카카오톡 친구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1. 내 주소록에서 전화번호를 스캔한다
2. 그 번호가 카카오톡에 등록되어있다 -> 내 친구목록에 등록.
그 사람이 나를 등록해야 한다? 이런거 아무 상관 없습니다.
내가 가진 번호는 다 내 카톡친구로 뜹니다. 그 사람이 내가 아는사람이건 아니건.
(짧게 핵심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사례는 아래에 첨부하겠습니다)
*상대방만 내 번호를 갖고 있고 나는 없어서 상대방이 내 친구목록에 안뜬다? 상대방한테는 친구로 뜹니다.
*번호교환 후에 내가 상대방 번호를 지우면? 상대방한테는 내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 사실 이게 '친구 추천'의 비밀입니다. 내 친구목록에 상대방이 없는데
상대방한테는 내가 등록되어있으면, 그 상대방이 나에게 친구 추천으로 뜨는겁니다.
유일하게 상대방에게서 숨을 수 있는 방법은? 상대방한테 내 번호를 지워달라고 하는것.
아니면 내 휴대폰번호를 바꾸는 수밖에 없을겁니다.
내 주소록에서 상대방을 지우고, 이름앞에 #를 붙이는건 모두
내가 발가벗은 상태에서 내 눈을 가리는 것 뿐이지 상대방이 내 발가벗은 몸을 다 보고 있습니다.
대화 차단도, 말을 걸었을때 내가 못듣는것 뿐이지 내가 뭐하는지 다 볼수 있죠.
오히려 내가 남이 말을 걸었는지 눈치 못채면서 카톡 프로필로 이런저런 꾸밈을 하면 오히려
양면성이 뽀록나는 계기가 될수도 있습니다.
네이트온 등 소위 'pc 메신저'는 차단 기능이 있지요. 상대방한테 내가 노출이 안됩니다.
오프라인으로 로그인도 가능하구요. 근데 카카오톡은 '메신저'를 표방하면서, 로그아웃도 안되고
숨는게 전혀 안됩니다. 네이트톡? 이것도 대충 얘기 들어보니까 마찬가지인거같고.
내 프로필 노출여부를 내가 관리할 수 없는점 - 카톡이 이만큼 성장한 상황에서는
사생활 침해라는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입니다. 다른 메신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구요.
메신저 앱들이 수익모델을 찾는 과정에서 이런 메커니즘으로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왔지만,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험내용>------------------------------------------------------------------------------------------------------
1. 내 전화부에서 상대방 삭제
연락처를 싹~ 비운다음, 카톡 어플 및 설정>카톡계정을 삭제합니다.
연락처가 텅 빈 상태에서 카톡을 설치합니다.
결과는? 제 친구목록은 텅 비어있습니다만,
친구들 카톡에는 제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내 계정을 초기화해도,
그들은 내 번호(=내 계정)를 갖고있으니까요.
저는 친구들 카톡프로필을 못보는데 그 친구들은 다 볼수 있는겁니다.
2. 유학간 친구, 소개팅녀, 자기 번호를 바꾼 사람들, 기타 내가 번호를 저장하지도 않은사람
2-1. 한국으로 유학온 외국인친구가 있어 카톡 친구를 맺었습니다. 그 친구가 고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당연히 그 친구의 한국 전화번호가 쓸모없을테니 연락처에서 삭제했죠.
(참고로 저는 매일 아침 한명씩 추가되는 카톡친구추천이 꽉 차서, 더 뜨는게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러고나니 바로 그 다음날? 그 친구가 카톡에 제 친구추천으로 뜨더군요.
그 친구는 제 전화번호를 갖고있을거고, 고국에 돌아갔어도 연락처를 굳이 정리 안했을거고,
그럼 그 친구의 카톡친구목록에 저는 계속 떠있겠죠. 그게 친구추천으로 뜬겁니다.
2-2. 소개팅녀, 나이트녀
많은 분들이 카톡 친구추천에 옛 소개팅녀, 특히 옛 나이트녀 뜬다 그러시죠?
그사람들중 상당수는 카톡이 생기기도 전에 만났을거고, 서로 카톡친구인적이 없을텐데, 왜 카톡에 뜰까요?
여자분들이 (귀찮아서/연락을 피하기 위해서) 여러분의 전화번호를 주소록에 그대로 저장하고 있었고,
그러다가 스마트폰을 사서 주소록을 그대로 옮기고 카톡을 설치하니까
그 번호들을 그대로 그 여자의 카톡 친구목록에 추가시켜버린겁니다.
2-3. 자기 번호를 바꾼 친구들
저는 011->010으로 번호 바뀔때 말고 같은 번호를 4년째 쓰고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이 번호변경을 해서 걔네 번호가 저한테 없어도, 걔네는 제 번호를 갖고있죠.
그럼 2-2에서 봤듯 그 친구들한테는 제가 친구목록에 등록될테고,
저한테는 그 친구들이 친구추천에 뜹니다. 친구들이 제 프로필이 어떻게 바뀌는지 다 감시;;가 가능하죠.
2-3-1. 남이 쓰던 번호를 받아서 쓰게되는 사람들.
가끔 카톡 켰는데 친구목록을 리프레시하면서 노란색으로 새로 친구가 뜰 때가 있습니다.
그 친구의 사진이 프로필에 뜨지않아 누군지 불분명다면 한번 차단시킨다음, 친구차단목록을 확인해보세요.
전혀 엉뚱한 이름이 쓰여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이 번호이동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사고, 카톡을 깔았는데, 제가 그 사람 번호를 갖고있었던거죠.
그 사람은 저를 모르니 제 전화번호부를 갖고있지도 않을테고,
전 그 번호가 제 친구꺼라고 생각하고 저장해뒀던것 뿐인데 저한테 그 사람이 친구로 뜨는겁니다.
2-4. 내가 번호를 저장하지 않은 사람
일을 하면서 명함교환을 많이 했는데, 저는 그 번호들 일일이 저장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명함교환했던 어떤 분이 친구추천에 뜨더군요. 그떄만 해도 친구추천 메커니즘을 몰랐습니다.
근데 연말연시가 되자 제 친구목록에도 없던 그분이 저한테 카톡으로 단체인사를 돌리시더군요
그럼 그분한테는 제가 카톡친구로 등록돼있단 소리겠죠?
저는 애초에 그분 전화번호를 저장한적도 없는데도요.
+) 한번 계정을 삭제해봤습니다. 이렇게 본의아니게 스토커가 되신 분들에게서 벗어나보려고...
설정>카카오톡 계정 삭제 있죠? 그거 했습니다.
근데도 제가 카톡을 다시 쓰게되고 새 계정을 만들면 연하장 인사가 옵니다.
결국, 핸드폰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는 이상은 '계정삭제'니 뭐니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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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웬만한 '카톡친구 질문이요!!' 에 등장하는 사례에 다 답변할수 있을겁니다.
내가 번호를 바꾸지 않는 한, 상대방이 내 번호를 갖고있으면 내 프로필은 거의 다 공개가 됩니다.
어떤 카톡유저가 아무 핸드폰번호나 자기 연락처에 저장한다면.. 어쨌거나 저는 그 사람의 친구가 되겠죠.
제가 모르는채로.
프로필사진을 보고 연령대를 유추해서 스토킹을 할수도, 스팸을 보낼수도 있을겁니다.
스토커를 차단해버리면 당장의 피해는 막을수 있습니다만.. 찝찝함은 감출수 없습니다.
'카톡지옥'같은 피해도 끝이없을거구요.
직관적으로 '오프라인' '로그아웃'이 없는 메신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거기다 사진과 대화명을 시시각각 바꾸는 구조라면, 사생활노출의 정도가 꽤 크겠죠.
4200만 카톡 유저 여러분, 생각보다 여러분의 생활이 많이 노출될 수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첫댓글 내가 잘못했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