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
한가을이다.
조석으로는 제법 서늘하지만
한낮 햇살은 강렬하고 눈 부시어
촌로 감히 정면으로 바라보기에는 무리이고..
해서 들깨 건조하는 지면으로나 눈길을 준다.
조금 일찍 수확해서인지
들깨를 바라보는 초보농부..그 미숙함이 분명 드러나 보이는데..
그래도 마음 한편 스스로 대견함..보람..뿌듯함이 슬그머니 자리잡으니..
이런...속물 아니던가...
2
나는 가을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닉네임도 봄이 오나 여름이 오나
겨울이 오나 "가을이 오면"이다.
생활 주변에
열매도 익어가고
이파리도 곱게 물들어 가는
그런 가을이 마음 한편 따사롭게 자리잡으면
몸도 가벼워지는 느낌이고 또 마음도 안정된 무게중심이 만들어지는 거 같아
이계절 한결 여유로워지는 편안함을 갖게되니 말이다.
Spring Summer Winter & Fall 이란 팝송이 있다.
우리 5060이 70년대 음악다방에서 많이 들었을법한 팝송인데
가사 내용인즉..우리네 인생과 사랑의 변모하는 과정을 사계절 순환에 비유하는
그런 내용 아닌가~~ 나름 파악한다.
이제 사랑도 마지막에 도달했다면서
절규하는 보컬 데미스 루소스!..플라톤을 연상케 하는 그의 풍모를 보면서
내용은 가을을 강조하지 않았지만 봄,여름,가을,겨울이 아닌 "Winter" 뒤에
"& Fall"이 자리함을 보면서..
우리네 인생이나 사랑도
그 귀결은 낙엽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로 마침표가 찍히는거 아니냐는
내나름 임의 가사 내용을 해석해본다.
하지만
프랑스 소설가 까뮈는 말하기를
"가을은 나뭇잎도 꽃으로 변신케 하는 제2의 봄이다.."라 했으니
뭐 이왕이면 까뮈의 말에 귀기울여봄도 좋을듯..ㅎ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우리네 인생도 가을을 닮았다 " ..한다.
형형색색 그 모양새가 다양하니 하는 말이겠다.
3
월초에..
그러니까 지난10월 4일
내 좋아했던 김동길 교수가 타계햇다
무언가가 자꾸 떨어지는 이 가을 & Fall에 그분은 누웠던 것이다.
평소 약자에게는 따뜻했고
(사실 강자에게도 따뜻했고)
하지만 불의에는 물러서지 않았던 사나이 중의 사나이
그러면서도
유머속에 여유와 당당함, 기품이 있었던 분..
지난세기 70년대..
강당에서 특유의 말투,특유의 유머,위트로 열강하던 김동길 교수를 만났다.
그의 강의에는 당시 학생들이 구름같이 몰려 일반강의실 진행이 불가능했던..
그래 출석체크는 엄두도 못낼 일이었고 강의실 아닌 강당에서나 강의가 가능했던 당시
나같은 타대학 청강생들까지 꿈틀대며 은근 슬쩍 스며들었으니
그 와중에 상당수 사찰계 형사들도 늘 그 주변을 맴돌며 그분을 주시하엿던
그분은 요주의 인물(?) 아니었던가...
요즘 조무래기들하고는 다른 풍모
그런 그분의 타계소식은 세월이 하수상해서인지 작은 비중으로 보도되어 유감인데..
온갖 거짓과 억지 선동 덮어씌우기가 일상인 세월속이지만.. 나는 그분의 진심을 믿기에 아프다!
* 아픈 이시간
정말 슬픈 곡이지만
그래도 가을에 어울리는 곡..
"슬픈 로라"를 조용히 들어 봅니다....
첫댓글
가을날은 해가 매우 짧습니다.
가을이오면님,
어디에서 머물다가
가을이 가기전에 오시느라
반갑기도 하고 무심도 하셨네요.
'이게 뭡니까'로
풍자와 유머를 남기고 가신
김동길 교수님 강의를 즐겨 들으셨군요.
저도 김동길 교수님의 글,
찾아서 읽기도 합니다.
'슬픈 로라' 검색하여 들어 봅니다.
가을이오면님,
오셔서 반갑고, 계속하여 수필방에서
머무시기를 바랍니다.
예..감사합니다!
콩꽃님도 여전히 건재하시니 참 좋습니다.
해가 짧아졌다는 말씀
저도 실감하다보니 아쉽기도하고
한편으로는 시간의 소중함을 새삼 절감하게 되는군요...
슬픈 로라" .. 이곡 괜찮죠?
비애미가 물씬물씬..듣다보면 슬픈 감정보다는
오히려 차분해 지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직접 강의나 강론을 들을 기회는 없었지만 젊은 날에 그 분의 글을 읽으며 가슴을 꿈과 사랑으로 채우던 때가 있었습니다. 좌도 우도 아닌, 불의에 소리내기를 주저하지 않으셨던 그분의 삶은 후인들의 귀감이 되고도 남습니다.
세월이 또 아까운 분 한 분을 모셔가고 말았습니다.
마음자리님 말씀처럼
김동길 교수 좌나 우라기보다는
진정한 진보요 정의피라는 생각입니다.
그분보다 용기있는분 별로 기억에 남아있지 않으니 실로 유감이지요.
이게 누구십니까?
닉도 가물가물 한데 제가 알던
그 가을님 맞나요
너무 오랫만이고 넘넘 반갑습니다 ^^
마리나님..
오래전 이야기입니다만..
처음 뵙고 어느나라 왕비가 나타나셨나 했습니다..ㅎ
글 좋고 인물좋고..유머 있으시고..건강하시고..반갑습니다..또 뵈어요~~^^
오잉?
오랜만이네요.
염소는 잘 키우고 있나요?
대선배님에게
염소로 또 말씀 들으니
저는 그저 혼비백산입니다..ㅎ
늘 건강하시고..
또 저희들 곁에 오래오래 계셔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늘 송구합니다!
윤동주의 시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을 반추해보게 하는
아이디군요. 처음 뵙겠습니다.
가을의 서정을 담은 사색깊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별 내용은 없지만
귀한 시간 할애하여 읽어주신 가람과 뫼님..
감사합니다.
산은 귀한 공기의 원천이고
강은 소중한 물의 공급원입니다.
소중한 저녁시간.. 귀한 공기와 물같은 글 많이 올려 주시기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렇지요...
별다방님 하면 이곳 수필방의
오랜 벗이기도 하고..ㅎㅎ
별다방님하고 시골촌부님하고
한때는 해병대 선후배하며 이야기 나누었던 ...
그때가 엊그제같은데 꽤 시간이 흘럿네요.
세월은 속절없이 흐르는거 같아도
우리네 쓸쓸한 인간들에게 추억이라는 소중함을 선물하니..
다 의미는 있는거 같군요..
참 일본에 사신다는 분..
아디오스님인가요?....기억에 가물가물한데...갑자기 생각이 나네요...
오랫만에 오신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김 동길 교수 강연을 듣고 참 좋아하던
님인데 나중에는 보수적인 성향이 너무 짙어 의아하며
약간은 실망했으나 고인이 되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프더군요.
어쨌던 한 세월 우리 젊은이들이 좋아했던 님,
건필 유지하시며 자주 들리시기 바랍니다.
예..한스님..오랜만입니다.
여전히 안녕하신지요?
콩꽃님이나 한스님은
제가 처음 입회하여 글좀 올리던 때부터 알고 있었으니
근 10년은 된거 같군요.
모쪼록
늘 건강하셔서
좋은 모습 오래오래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누님, 김옥길 총장님과 더불어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콧수염, 나비넥타이, 검정 털신..
한스 선배님 말씀처럼,
만년에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하셔서
실망스럽기도 하였지만
돌아가셨다는 소식 들었을 때는
나름 소회가 깊었습니다.
닉네임이 너무나 좋습니다.
글 제목에 욕을 쓰셔도 클릭해서 읽고 싶을 만큼 좋아요.^^
아..예..
이 닉네임으로 말할 거 같으면..ㅎ
20년이상되었으니 아주 고색이라
아는 분들 지겨울 수도 있겠고..또 고리타분하게 다가올 수 있겠지만..
제게는 그래도 본명만큼 소중한한 닉네임인데
마침 프랭키님이 기를 돋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김옥길총장님도
단아한 모습에 인정도 많으시고
김동길교수님처럼 사람 좋아하시고
강단있으시고..참 멋진 분들이시죠
같은 로라인데 슬픔로라만큼 가슴 절이는 로라도
있어요.
에이스 케논의 섹소폰 흐느낌이 그렇다는거구요.
(물론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에이스 케논의 로라를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이 아침
놓고 갑니다.
예..나무랑님이 놓고가신 로라..
덕분에 ..오랜만에 듣고 답글 답니다.
아주 오래전..엘피판에서 듣던 명곡 로라"..이곡 듣다보니
갑자기 "가방을 든 여인"이 듣고 싶어 또 한곡 더 듣고 답극 계속 답니다.
그나저나
나무랑님이 놓고 가신 이곡..
언제 되돌려줘야 하는데..현재로서는 길이 없네요..ㅎㅎ
어제 미사시간 강론 시작에
신부님께서 최희준 가수를 아느냐고
하셨다. 평소 질문에 답이 없거나
냉냉하던 신자들이 재빠르게 ^ 네,알아요.^
그의 노래 힛트송이 무엇이냐 물으시니
내가,재빠르게 시작했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
순간, 약속도 시작의 멘트도 없었는데
여기저기서
^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
전 신자들이 한바탕 웃고
신부님 진지한 강론은
사랑과 온유와 이웃과 예수님의 모습이
내 모습에서 드러나는
생활인이 되도록,살아야,한다는 말씀으로
끝이났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고 살고 있건만
보여지고 드러나고 물거품처럼
흩어저버린 진실 겸손 믿음
아 바람결에 흩어지고 남은 것은
실망뿐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에
뜨겁도록 사랑하고 귀하게 인생을 살고싶다.
참 좋은 말씀 하셨습니다.
형광 색연필 손에 들고 밀줄 그어봅니다.
그나저나
조윤정님의 "인생은 나그네길"이
신부님,교우님들간의 화기애애한 생활 속 훈훈함으로 꽃을 피웠군요.
지금까지 알고 있던 현모양처 조윤정님의 재미있는 모습.. 재발견하고 미소지어봅니다..^^
ㅎ 이제 서서히 가을이 가고 있어요
시간상으로는 반 조금 더 지났는데..
정말 가을이 저멀리 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푸른비3님..여전히 평안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