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사진편지 제 963호 (09/1/18/일)
프랑스 영화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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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원래 '한밤의 사진편지'를 휴간해 왔습니다.
그러나 가끔 신속하게 보여드릴 거리가 있을 땐
주말에도 편지를 만들어 보내드리곤 했습니다.
1월 17일, 토요일 오전에 아내와 함께 광화문 '시네큐브'란 영화관에서
'버터플라이'라는 제목의 프랑스 영화 한편을 구경했습니다.
진작부터 아내가 이 영화가 개봉되면 꼭 보아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말을 듣고 이날 함께 가서 관람했는데 과연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빨리 독자님들께 소개하여 관심있는 분들은
보실 수 있도록 알려 드리기 위해 이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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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터플라이'는 2002년도에 프랑스에서 제작된
필리프 뮐(Philippe Muyl)감독의 작품으로서 83분 짜리 영화였습니다.
따뜻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인상 깊은 영화였는데
이 극장은 경로 할인도 없어 1인당 8,000원씩 주고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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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앙' 노인역 (배우: 미셀 세로)
이 영화는 나비 수집가인 혼자 사는 노인 '줄리앙'(배우: 미셀 세로)과
그의 아파트 바로 윗층에 사는 8살짜리 죽은깨 소녀
'엘자' (배우 : 클레르 부아니크)가 '이자벨'이란 나비 채집을 위한
7박 8일간의 캠핑 여행을 함께 하면서 서로 주고 받는
인생과 자연과 사랑의 이야기를 그린 동화같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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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자' 꼬마역 (배우 : 클레르 부아니크)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고 주로 나오는 배우도 노인과 꼬마 두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지루할 것도 같은데
그런 느낌이 거의 안 드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주인공인 노인과 꼬마의
좌충우돌하는 상호작용이 어색함이 전혀 없고,
마치 시냇물이 흐르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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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촬영지인 남부 프랑스의 아름다운 산야의
?어난 풍광과 음악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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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귀여운 꼬마 '엘자'는
'줄리앙' 할아버지에게 보는대로, 생각나는 대로
계속 난감한 질문을 잇달아 퍼붓고.
세상을 살 만큼 다 살아온 노회한 '줄리앙' 노인은
당황해서 쩔쩔매며 이리저리 둘러부치며 대답하는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인생을 말하는 듯 하기도 하며
희극적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웃음이 나왔고, 인생을 다시 음미해 보기도 하였으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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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영화에는 명질문, 명대답, 명대사가 많이 나옵니다.
그런 것들이 단순한 스토리의 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고 있는 요소인 것 같습니다.
2002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2005년, 전주 국제영화제
최고 인기상을 수상했고,
'줄리앙'노인 역을 연기한 프랑스 국민배우 '미셀 세로'는
아깝게도 2007년, 암으로 이미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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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타이틀 백이 나오면서 흘러 나오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 노래는 '줄리앙' 노인과 '엘자' 꼬마가 서로 주고 받는
질의응답 식의 노래입니다.
가사와 곡이 재미있으니 영화가 다 끝나더라도 바로 일어서지
마시고 그대로 앉아서 그걸 다 듣고 나오시길 바랍니다.
그 노래의 가사 중에 이런게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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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악마와 하느님이 있어?"
" 호기심 많은 사람들에게 얘깃 거리가 돼 주려고."
신문로 '서울 역사박물관'의 맞은 편에 있는 높은 빌딩의 지하에
있는 영화관'시네큐브'에서 지난 15일부터 개봉했으니
지금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관심있는 독자님들께 추천할 만한 좋은 영화라고
생각되었기에 오늘 구경한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소개하느라고
휴간일 이지만 이 편지를 부랴부랴 만들었습니다.
함수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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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꼬마 배우 '크레르 부아니크'의 얼굴을 클릭하시면
노인과 꼬마의 노래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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