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본 영상 출처 - 유튜브
작성자 : 엽혹진 레고 경비원]

안녕하세요? '레고 경비원'입니다.
기승전결 있는 단편을 좋아해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가끔은 캡처글도 올리다가 (환상특급이라든가)
오늘은 유튜브에서 찾은 한 단편을 소개해드리기로 했습니다.

감독 : '크리스토퍼 케젤로스(Christopher Kezelos)'
제목 : '더 메이커(The Maker)'

어디선가 음산한 바람소리가 들려오는 공방.
곳곳에는 토끼 인형의 신체 구조를 나타내는 도면이 걸려 있고
책을 쥔 토끼 인형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곧이어 삐걱대는 소음과 함께 모래시계가 뒤집히더니
천천히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직감한 듯
손에 쥔 거대한 책을 바라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과 같은 토끼 인형을 만드는 지침서!
그는 책상 위에 지침서를 펼쳐놓고 한 장씩 넘겨보며
제작 과정을 차근차근 살폈습니다.

시작은 얼굴!
우선 진열장의 재료들 사이에서
큐브 형태의 점토를 하나 준비하고,

이것을 꾹~ 눌러서 얇게 편 후
마치 밀가루 반죽하듯 조물거리며 형태를 잡습니다.

이빨로 쓸 결정들도 몇 조각 준비하고,

형태를 잡은 얼굴에 붙여서 입을 완성시켜줍니다.

그런데 얼굴을 만들 때 빼놓아선 안 될 한 가지!
바로 이마에 새겨질 이 기호!

그는 자신의 이마를 만지작거리며
형태, 위치를 파악한 후

과감하게 이마에 도장을 찍어서 문양을 남겨줍니다.
이로써 얼굴의 전체적인 윤곽은 다 잡혔지만 아직 완성은 아니죠!

얼굴을 완성시키기 앞서,
화로에 넣어 잠시동안 구워줍니다!

보자...
얼굴은 거의 끝났고,
시간은 아직 여유로운 편!

다음 장을 넘겨보니,
이번엔 몸을 만들 차례!

우선 예쁜 꽃무늬 천을 준비한 다음,

모양과 크기에 맞게 자르고,

또 잘라줍니다!

아까보다 시간이 좀 흐르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여유 있음!

잘라낸 천조각을 바느질해서 이어주고,

혹시 삐뚤어지거나 잘못된 곳은 없는지 꼼꼼히 체크!

귀도 알맞게 크기, 모양을 잡아주고,

몸 안에는 솜을 충분히 채워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바느질로 빈틈 없이 마무리!
이렇게 하면 일단 몸통 완성!

자, 이 쯤 되면 얼굴이 다 구워졌겠군요.
갓 구워진 얼굴은 뜨거우니 집게로 조심스럽게 꺼냅니다.

물에 담가서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을 식혀주면,

깔끔한 얼굴이 완성!
하지만 아직 눈동자가 없죠!

서랍에 굴러다니는 눈동자들 중 가장 예쁜 두 개를 골라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얼굴 안쪽으로 넣어줍니다.

이렇게 완성된 얼굴을
인형 머리 부분에 얹어서 마무리해주면,
토끼 인형 완성!

시간은 절반 정도 흘렀지만
그래도 시간 안에 완성했습니다!

......,
그런데...
어째서인지 움직이지 않는 그녀...
팔을 들어봐도,
몸을 잡고 흔들어봐도 꼼짝하지 않습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그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진 않았죠.

깨어나지 않는 그녀를 데리고
공방 여기저기의 기계를 설명해주고,

갖은 재료들의 종류와 위치를 알려주고,

여러가지 책도 읽어주고,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글자도 가르쳐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로써 공방의 모든 지식을 알려주어도
그녀는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이미 절반을 넘겨서
위쪽 모래가 아래보다 더 적어진 상황!

분명... 분명 뭔가 놓친 게 있을 터...!
그는 다시금 지침서를 펼쳐서
아까 살펴보지 않은 뒤쪽을 훑어보았습니다.

그러자 나타난 것은 바로 악보!
이것이 바로 그가 놓쳤던 인형 제작의 마지막 단계!

그는 곧장 공방 구석에 안치돼 있던 바이올린을 집고
악보를 펼쳐서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최선을 다해 바이올린을 연주했습니다.
하지만 의자 위의 그녀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죠...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그녀를 살리기 위해 끝까지 연주했습니다.

그 순간...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드디어 감았던 눈을 뜨고
그가 정성스레 골라준 푸른 눈동자를 반짝였습니다.

바이올린 연주가 끝나자
깨어난 그녀는 그에게로 다가갔고...

그녀는 곧, 눈 앞의 남자가
자신을 만들어주고,
많은 걸 알려주고,
애정과 정성, 그리고 진심을 아낌없이 쏟아준
하나 뿐인 인연임을 알아차렸습니다.

아...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감격이 사무친 두 인형은 누가 먼저할 것 없이 서로를 와락 안았습니다.

하지만 곧, 그는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는 듯
갑자기 모래시계를 돌아보았습니다.

어느새 모래시계는 거의 끝나가고...!

그는 서둘러 인형 지침서를 덮더니,

이게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할 새도 없이
일단 그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그녀는 일단 지침서를 받아들었습니다.
그리고 대체 이게 무엇인지 의아해하며
그를 바라보는데...

바로 그 때,
모래시계가 끝나고...
그 순간...

그는 갑자기 무지개빛 모래가루가 변했습니다...

빛나는 모래가루는 공방 여기저기를 쏘다니다 사라졌고,
가루가 닿는 부분들의 도구며 재료들은 처음 상태로 정리되었습니다.

이로써 공방에는 그녀 혼자 남게 되었고,
공방은 처음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음산한 바람소리가 들려오는 공방.
곳곳에는 토끼 인형의 신체 구조를 나타내는 도면이 걸려 있고
책을 쥔 토끼 인형이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곧이어 삐걱대는 소음과 함께 모래시계가 뒤집히더니
천천히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직감한 듯
손에 쥔 거대한 책을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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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계속 만드는거야?ㅠㅠ
영원한 굴레네ㅠㅠ
계속 반복이구나ㅜㅜㅜㅜ
영상 5분 정도 하니까 안 본 홍시 가서 봐주라ㅠㅠㅠㅠ 넘 귀엽고 좋다
헐....ㅜㅜㅜㅜ
저 한순간의 만남을 위한 사랑의 인내의 작업이네 누군가 끊어낼순없는걸까 너무인상적이야
갑자기 떠올라서 찾아봄... asmr 재질이야 너무 좋아
왜 눈물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