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시절 서울대 전체 합격자 숫자로 비교하면 1위는 경기고로서 약 400명 이상이 합격하였고, 2위는 서울고로서 약 250명, 3위는 서울에 있는 경복고로서 약 200명, 공동 4위와 5위는 경남고와 부산고로서 약 150-160명 정도, 6위는 대구에 있는 경북고로서 약 130-150명, 7-10위는 광주제일고, 전주고, 대전고, 경기여고로서 각각 100-120명 정도, 11위는 중앙고로서 약 100명이었다. 또 이화여고는 약 80명. 숙명여고는 약 40명 정도였었다.
그 다음으로는 용산고, 인천의 제물포고, 마산고, 진주고, 청주고, 춘천고였으며, 그리고 그 다음 차례는 부산의 동래고와 동아고, 대구의 경북대사대부고와 계성고, 광주의 광주고, 서울의 정신여고, 진명여고, 서울대사대부고, 대광고, 보성고, 배재고, 양정고, 중동고, 휘문고, 동성고, 무학여고, 익산의 남성고 등이었다.
그리고 인천의 제물포고는 1960년대에는 성적이 더 우수하였으나 1970년대에 들면서, 아마도 당시 인천의 우수한 중학생들이 서울의 고교로 진학을 많이 하였던 관계로 그 숫자가 조금 줄어들었다. 그 때 우리나라의 경제가 점점 성장하면서 교통여건이 좋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또 부산고는 1960년대에는 경남고에 미치지 못하였으나 1970년대에 들어 성적이 향상되어 같은 수준으로 격상되었었다.
한 가지 더 첨가하면, 여학생들의 경우에는 더욱 더 서울진학을 많이 못하였는데, 지방의 명문 여자고교라고 할지라도 서울대합격자 수는 고작 5명 정도에 불과하였었다. 그것은 실력이 부족하거나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 당시 가난한 나라의 경제형편상 부득이하였던 것이니, 처음부터 서울진학을 포기하고 지방대학으로 진학을 하였었다.
그리고 입학을 한 후에도 미팅 한 번 하지 않다가, 여름방학이 되어 서울로 유학간 일류고교출신 남학생들이 집으로 내려오면 그때서야 그 학생들과 미팅을 한 경우가 많았었다.
그 당시에는 남존여비사상이 팽배하여 당시의 부모들이 딸보다는 아들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려고 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하였듯이 다른 학과에는 지방학생들이 진학을 잘 하지 않았으니, 많이 진학을 한 법대와 상대만을 놓고 비교를 해보면 그 순위가 달라진다.
1위는 경기고, 공동 2위와 3위는 서로 거의 비슷하게 서울고와 대구에 있는 경북고로서 그 당시 법대와 상대에 각각 약 20명 정도씩 합계 약 40-50명 정도 진학을 하였다. 그 외의 나머지 일류고교들은 각각 약 10명 정도씩 입학하였다.
그런데 그로부터 수년이 지나서 사법고시에 합격하는 숫자를 보면 그 순위는 또 달라졌다. 그 당시 사법고시의 전체 합격자수는 고작 60명에 불과하였는데, 1위는 경기고로서 전체의 약 3분의 1 때로는 그 이상 합격하여 압도적인 수를 유지하였다. 2위는 대구에 있는 경북고로서 15-20명 정도의 합격자숫자를 내어, 위의 2개 고교에서 전체의 절반이상을 차지하였다. 3위는 전주고로서 약 4명 정도씩 합격자를 배출하였고, 그 외의 다른 명문고교들은 매년 각각 3명 정도씩 배출하였으며, 당시 일류고교라도 어떤 해는 단 한명도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 순위는 일제시대 때부터 수십년간 거의 변동없이 이어져 왔었다.
그 후 사법고시 선발인원이 점점 늘어 300명을 뽑는 때가 1982년부터 있었으나, 그때는 이미 고교평준화가 시행된 지 오래되어 명문고출신들의 합격자수는 잠시 약간 늘어나다가 사라졌었다. 그리고는 새로운 사립명문고교들이 새로이 등장하게 되었었고, 과거의 명문고교들의 대학입시와 고등고시에서의 화려한 역사는 사라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위에서 적은 상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고 또 알려고도 하지 않고, 무조건 서울대 전체 합격자수로만 고교순위를 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하지만 지방의 학교는 은근히 서울보다 낮은 수준으로 취급해버리는 경향도 많이 있어왔다.
한 가지 더 첨가하면, 오래 전에는 대학입시도 본고사가 있었고, 각 대학마다 과목과 시험내용이 모두 달랐다. 중고교입시도 각 시도단위로 시험문제가 다르게 출제되었으니, 당시는 입시에 재량이 많았었다.
그러던 중 1962학년도 중학교입시에서 전국적으로 동일한 시험문제로 1961년 12월에 시험을 치루었는데, 합격점수를 서울사람들은 당연히 1-3위는 경기중, 서울중, 경복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으나, 실제 결과는 1위는 경기중, 2위는 대구의 경북중이 되었다. 그 당시의 초등학생 아이들은 1968년에 대학에 진학하였다.
또 한 가지 1966학년도 중학교입시에서는 정답에 대하여 재판을 하는 일까지 생겼다. 1965년 12월에 있은 서울지역 중학교입시에서 한 문제의 정답이“무우즙”이냐,“디아스타제”이냐로 논란이 되었는데, 시험에서 떨어진 학생 몇몇은 2차 중학교에 2차 시험을 쳐서 진학하였고, 재판결과가 정답으로 인정되어 합격처리가 되자, 뒤늦게 경기중학교에 입학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의 아이들은 1972년에 대학에 진학하였다.
그 당시 1차 시험 학교는 경기중, 서울중, 경복중 등이었고, 2차 학교는 중앙중, 정신여중 등이었다. 대학교도 1차, 2차로 나뉘었었는데, 2차 대학교로는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경희대, 한양대 등이었다.
시험응시는 지금과 달리 오직 한 개 학교에만 응시할 수 있었으니, 현재보다 선택의 폭이 좁았다.
2005년 가을 우연히 중앙일보를 보니, 지난 세월부터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여러 많은 분야에서 높이 출세한 인물들의 출신 교교들을 조사하여 통계내어 적은 것이 실려있었다. 거기에 적힌 고교의 순위를 보니 1위는 경기고출신들로서 가장 많았고, 2위와 3위는 거의 비슷하게 서울고와 대구에 있는 경북고였었고, 그 다음이 기타 다른 명문고교들의 순이었었다.
또한 노무현정권 현재의 국가중요직책을 맡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였던데, 그 숫자도 역시 같은 순서였으니, 비록 정권의 변동에 따라 어느 정도의 변화는 있었겠지만 그래도 역시 일류학교의 순위는 큰 차이없이 그대로 유지가 되는 듯하였다.
요즘에는 각 학군별로 서울대 진학자수를 통계를 내는데, 서울대에 가장 많은 합격자를 내는 곳은 서울 강남구이고, 공동 2위와 3위는 서울 서초구와 대구 수성구로서 그 숫자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매년 엎치락 뒤치락한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서울 강남구는 과거의 경기고, 서초구는 과거의 서울고, 대구 수성구는 과거의 대구 경북고로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옛날에는 경제수준이 낮아 실력이 우수하여도 서울로 유학가지 못하고 지방에 주저앉은 학생들이 많았으나 이제 세월이 흘러 풍부한 시대인 지금에는 전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서울로 진학을 하니, 이제는 지방학생들의 서울대 전체합격자수도 과거의 법대 상대만큼 그 수가 많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아직도 과거의 일류고교들이 존속하고 있다면, 서울대 전체합격자 순위는 꽤 큰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틀림없이 지방의 학교들의 순위가 크게 상승하리라 짐작한다.
그런데 지방고교 출신들이 서울로 진출하여 서울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그들의 자식들은 어릴 때부터 서울에서 자라게 되어 서울사람이 되는 경우가 아주 많으니, 예를 들면, 현대그룹의 정주영씨는 강원도출신이나 아들인 정몽구씨는 경복고를 나왔고, 정몽준씨는 중앙고를 나왔으며, 쌍용그룹을 창업한 김성곤씨는 경북 달성군출신으로 대구의 경북고를 졸업하였으나 아들인 김석원씨는 서울고를 나왔다. 그리고 월드메르디앙건설의 창업주 회장도 대구의 경북고출신이지만 사장인 아들은 서울에서 성장하였다.
그러나 이제 세월이 흘러 생각을 해보니 내가 나온 학교가 더 좋다 너가 나온 학교가 더 좋다는 식의 이야기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회를 살아보면 아주 특출나게 우수한 극히 소수의 인재가 되거나, 아니면 아주 운이 좋아 뜻밖에 일이 잘 진행되어 순탄하게 살게 되거나, 이 두 가지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람이 아무리 일류학교를 나왔든, 힘들게 어렵게 살기는 매 한가지이다.
굳이 그 차이를 비교해봐도 극히 작은 차이에 불과하다. 지나간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자기발전을 위한 노력을 등한히 하여 오히려 어렵게 되는 경우도 많으니, 항상 앞날을 생각하고 그에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인터넷에 질문을 올린 사람이나 그에 답글을 단 사람들이 아마도 모두 젊은 나이인 것 같은데, 인생을 먼저 더 많이 산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