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이르는 남도 회정식의 최고집, 진도 기와섬 전남 진도군 진도읍 쌍정리 168 / 061-543-5900
저녁만찬, 길손의 저질 입맛을 간만에 럭셔리로 치장을 한집, 진도홍주와 기와섬의 먹거리로 오늘도 밤은 깊어간다. 세월도 좋고, 네월도 좋다. 맛난 음식이 있고, 술이 있으니 세상이 참~ 좋다.
그랬다. 과분한식당, 길손에게는 기와섬은 너무도 과분한 집이다. 기와섬, 회정식 코스요리와 전복 코스요리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이다. 그러나 그 자랑거리를 어느 자리에도 들어내 놓지 않았다. 고택의 느낌을 주는 기와섬의 건물로만도 기와섬의 맛은 보고도 남음이다.
높은 천장에 시원하고 넓어 그냥 쉬고 싶은 집이 되고, 뻥 뚫린 주방은 기와섬의 자신감을 엿볼수 있다. 방마다의 이름은 진도의 섬들로 이름 붙혀주는 센쓰가 돋보이고, 옛 우리네 쓰던 물건들로 채워진 공간들은 한때 이집은 양반댁 고택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리 잘 차려진 상차림에 상다리 휘어지? 오른 갖가지 신선한 맛의 향연, 전복죽으로 목구녕에 기름칠을 해주고 전복과 새우 낙지를 돌돌말아 나온것으로 홍주 일잔을 넘긴다. 캬~! 붉디 붉어 보는 것만으로 취기가 오르던 홍주, 40도의 그 알싸함은 목구녕을 넘어 위장까지 내려가는데 그리 오래지 않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그 쌉싸름함은 쫄깃한 낙지로 개운한 맛이 더해지고, 전복에 한잔, 새우에 한잔, 에라 모르겠다 무조건 들이부며 몇몇잔.. 정신이 아리까리 해질 즈음 허상무 진도문화관광해설사님이 맥주와 홍주를 섞어 칵테일을 만드신다. 색, 그 오묘한 색, 목넘김은 그 이상으로 부드럽다.
이제 알딸딸함은 접고 기와섬의 맛으로 간다. 아삭한 전복으로 입속을 헹구어 주고 낙지로 다시 한번 가셔준다. 묵은지에 돼지고기와 홍어를 올려 한입 넣어준다. 콧구녕으로 횡한 바람이 날리면서 머리속이 텅 빈다. 잘 튀겨낸 전으로 그 맛을 지우고 구수한 떡갈비로 입맛을 다시 당겨 준다. 칼칼한 매생이로 입을 헹구고 부추와 잘 저며진 복껍데기를 입에 넣으니 그 식감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남도의 진한 양념맛이 그대로 베인 6찬을 이리저리 집어 먹다 보니 위장의 9할이 차버린다. 이쯤 되니 배가 부르고 알딸딸~ 하니 참 좋다~! 하는데 이제 본 코스인 싱싱한 회가 나온다. 하얀 속살을 가진, 참 쫄깃한, 거참..참 맛난 회, 다시 홍주를 ?는다. 아, 진도홍주, 진도 기와섬의 싱싱한 회와 만나니 제맛이다. 회도 좋고, 홍주도 좋다, 얼씨구야~ 닐리리야~다. 홍주와의 전쟁통에 정신나간 인간이 될 즈음 또하나의 맛이 나오니, 매운탕이다. 정확히 맑은 지리탕이다. 요거요거~..이번엔 밥을 부른다. 공기밥 두그릇.. 후룩 마시는 그 지리탕이 오늘의 피로를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그러고 보니, 먹다 마시다, 마시다가 먹다 하다보니 사진에 담지 못한 음식이 꽤 된다. 상차림에 홀딱 반해 먹는것 우선으로 가다 보니 사진이고 뭐고 다 귀찮은 거다. 언제쯤 나왔는지 모를정도로 주(酒)님을 영접하고, 기와섬에서의 제대로 맛본 남도 회정식, 이 좋은 음식을 어찌 나만 홀로 배룰릴수 있겠는다. 이거..울 엄마, 아부지, 장모 장인 모시고 꼭 한번은 들려야 될 집이 되버렸다. 비록, 가격의 부담이 존재하긴 하나 가끔 이런 럭셔리도 즐겨 주어야 길손의 배때지도 귀한 음식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지 싶다.
정리하자면, 기와섬, 회정식 코스전문점이다. 1만5천원과 2만원으로 두가지 종류가 있으며, 그 외의 회종류도 취급한다. '남도음식이란 이런것이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집이라 생각 된다. 어류를 별로 즐기지 않는 길손의 입맛에도 착착 감겪으며, 일행 보두가 만족한 집이다. 혹, 값이 비싸니 당연 한것 아닌가, 할수 있으나 값만 비싸고 맛은 개떡같은곳이 어디 한둘이던가. 가격대비로만 보아도 나오는 코스는 훌륭하다. 거기에 맛 또한 일품이며, 분위기 역시 한몫 한다. 먼 남쪽끝의 땅, 진도까지 ?았다면, 기와섬의 회정식 한상정도의 과소비는 사치가 아니다.
by 박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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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길손의 旅行自由 원문보기 글쓴이: 길손旅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