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6]인터뷰 – 청주교구 오창성당 박영순 실비아
봉사하며 산 삶은 축복의 시간
유은정 마리아 청주 Re. 명예기자
202306 살아보기
활짝 핀 봄꽃처럼 환한 미소가 아름다운 청주교구 오창성당(주임신부 서철 바오로) 애덕의 모후 Pr. 박영순 실비아 단장을 만났다.
미사 후 어느 자매한테 달려가 다음 달 죽산성지 가는데 함께 가자며 단원 모집을 하고 계셨다. 또 처음 보는 교우분한테는 이사 오셨냐며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이렇게 씨를 뿌려놓으면 언젠가는 싹이 터서 열매를 맺는다. 그 기다림의 시간을 은총이라 생각하며 33년째 레지오 활동하고 계신 박영순 실비아 단장은 성모영보 Cu. 부단장(연임)이기도 하다.
실비아 단장은 친구의 혼배 미사에서 그 거룩함에 좋은 느낌을 받았다가 1984년 5월 결혼하면서 스스로 천안 오룡동성당을 찾아가 교리를 받고, 그해 성탄 때 세례를 받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일 미사만 다니다가 대전(신탄진성당)으로 이사 하였다.
6년 만에 낳은 첫 딸아이가 6개월 만에 장이 꼬이는 장중첩증이라는 큰 수술을 받게 되었다. 아이가 무사히 수술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간절히 하느님께 기도하며 아이를 위해 봉사하며 살겠노라 다짐도 하였다. 아이는 3시간 동안 수술을 잘 받았고 손가락을 빨며 수술실을 나왔다. 퇴원 후 이웃인 레지오 단원의 적극적인 권유로 갓 돌이 지난 딸아이를 업고 레지오에 입단하였다. 단원으로 해야 하는 일들을 아이 핑계 대지 않고 모두 따라다녔다.
하루는 장맛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날, 처음으로 연도를 가게 되었다. 상가는 시골집이었는데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서 비는 쏟아지고 무서움이 밀려왔다. 고인이 모셔진 방으로 가는데 더더욱 무서웠다. “어쩌지, 어쩌지, 괜히 왔나 보다.”라며 방에 들어서는데, 고상과 촛불과 향을 피운 제대상이 차려 있었다. 십자고상을 보는 순간 그 무섭던 마음은 사라지고 처음으로 연도를 바치게 되었다. 지금도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며, 무서움을 거둔 것은 하느님의 큰 은총이었다고 한다.
가족사진(좌) 레지오 장(우)
그로부터 5년 후 둘째 아이를 낳고 백일이 지나면서 둘째도 업고 레지오를 하였다.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서 “엄마, 어머니시여, 어머니시여,” 레지오 단가를 막힘없이 따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기쁘고 대견스러웠다고 한다.
위령회 활동하며 냉담자 회두와 입교 권면
실비아 단장은 4년째 위령회 총무를 맡고 있다. 상가 다니면서 쉬는 교우분을 만나면 “마지막 효도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라며 성사 권면을 한다. 그분들이 성사 보시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또 외인들에게는 친절히 선교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렇게 위령회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하느님께 늘 감사드린다.
서철 바오로 신부님의 첫 번째 사목 지침인 ‘한마음 복음화 운동’에 따라 2년 전부터 새벗팀에서 예비자와 새 영세자 돌봄 등을 한다. 2023년 4월 2일 세례식(19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 가족 4명을 봉헌하여 세례를 받았다.
세례받은 4가족(좌) 단원들과 감곡성당에서(우)
“남편이 정년퇴직하고 청주 오창으로 이사 왔어요. 신축 아파트 단지여서 젊은이,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옆집 역시 초등학교 다니는 두 아이와 젊은 부부가 살았습니다. 우리 딸이 아이를 낳고 저희 집에서 산후조리를 할 때 우편물들이 옆집으로 잘못 배달되었는데 우리 딸과 옆집 아이 엄마의 이름이 똑같더라고요. 아~ 기회다. 같이 성당 다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기도를 시작했고, 부활이나 성탄 때, 성당에서 나눠주는 떡이나 빵, 부활계란 등을 주며, ‘성당에서 준거예요.’라고 성당을 부각시키며 좋은 이미지를 남기려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종교 있느냐? 성당 다닐 생각 없냐?’라고 물어보며 서서히 다가갔습니다. 또 1년이 지나 천주교 다니면 좋은 점들과 아이들 키우면서 도움 되는 점들도 이야기했습니다. 카페에서 만나 저의 경험들과 어려웠던 시간을 견디어 낼 수 있었던 이야기들을 먼저 오픈하면서 좀 더 가까워졌습니다. 성당 오고 갈 때 아이들 손을 잡고 같이 기도문도 외우고, 칭찬도 해주니 아이들도 좋아하면서 더 가까워졌습니다. 3년 가까이 그분들의 보폭에 맞게 관심과 돌봄으로 가족 모두 교리반에 입교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났습니다. 저희 부부가 대부모가 되었습니다. 그 뒤에서 우리 애덕의 모후 단원들이 많은 기도로 힘을 보탰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기도할 때 더 많은 은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단원들께 감사의 마음 전하며 신앙인으로 잘 성장하도록 돌보리라 다짐합니다.”
기도와 활동은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것
그리고 두 번째 본당 사목지침인 ‘1인 1단체 가입’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여 한해 4명을 레지오 단원으로 입단시켰다. 애덕의 모후 Pr. 뿐만이 아니라 다른 팀으로도 입단 권유를 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특히, 레지오를 하면서 촛불을 켜고, 기도할 수 있는 힘을 길렀다. 되돌아보면 기도와 활동은 결코 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축복받은 날들이 많았기에 특히, 9일 기도를 하면서 큰 은총으로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한다. 활동을 하면서 지치고 힘들 때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라는 성경 말씀을 되새기며 이겨내곤 한다.
“앞으로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더 많은 접촉을 통해 레지오에 입단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더 나이 들어도 언제나 친절하고, 보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단원들의 성화를 위해 열성적으로 사목하시는 주임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힘이 되어 주시는 성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곳으로 이사 다니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 많은 활동들을 했는데 되돌아보니 봉사하며 산 삶이 축복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저와 함께했던 지나간 모든 분들께도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전하며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