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시장 예측법
익히면 누구나 반(半)전문가가 된다. 하지만 막상 실제 매매를 결정하려면 확신을 갖는 이는 드물다.
전문가들도 정작 자신의 집을 마련할 때는 고민에 빠진다. 부동산시장은 단순하면서도 결코 녹록하지 않은 시장이다.
시장을 안다는 것은 시장의 터닝 포인트(변곡점)을 안다는 것이다.
변곡점을 안다는 것은 부동산시황을 파악하는데 있어 첫 걸음이자 마지막 걸음이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시장의 터닝 포인트를 알리는 시그널(신호)은 늘 있다. 시그널은 여러 가지다. 소비자에 따라 시그널을 보는 인식이 다를 수도 있다. 주택시장의 변곡점을 쉽게 판단하는 방법 다섯 가지를 간추린다.
◇전세가는 매매가의 선행 지표다
전세가는 매매가에 앞서 시그널을 보낸다. 전세 매물이 들어가고 값이 오르면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아진다. 전세 수요자 중에 매입의 여력이 있는 이들이 전세에서 매매로 하나둘씩 눈을 돌린다.
그렇게 비싼 전셋집에 사느니 아예 사겠다는 심리가 싹튼다.
하락기에도 마찬가지다. 전세가가 내리면 일정 시점을 두고 매매가가 따라 내린다.
여기서도 전세와 매매 간에 상승기 때와 같은 소비자 심리가 작용한다.
예를 들어보자. 가파르게 오르던 서울의 전세가는 2002년 9월28일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19주 동안 긴 하락 채널을 벗어나지 못했다. 매매가는 전세가가 내림세로 반전된 3주 뒤인 10월19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전세가는 매매가와 일정 시차를 두고 시장 변화의 신호를 알린다.
◇매물 추이를 보면 시황이 쉽게 보인다
시세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매물은 보인다.
발품을 팔거나 인터넷 매물정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중복매물이나 허위매물이 있긴 하나 시장의 변동을 파악하는 데는 큰 걸림돌이 아니다.
조인스랜드 사이트의 매물란을 접속하면 이를 알 수 있다.
2002년 10월 이후 조정국면에 들어가 쌓이기만 하던 전세 매물은 2003년 2월 초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겨우내 급매물이 상당 수준 소화된 것이다.
이후 주택시장은 다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매물이 줄어들기 시작하자 정확하게 몇 주 사이에 값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매물 추이를 잘 보면 남보다 앞서 시세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투자 상품이 변화를 주도한다
시장이 터닝 포인트를 맞을 때는 투자 수요(가수요)가 먼저 움직인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마찬가지다. 실수요는 시장을 확인하고 대응한다. 시장의 변방에 있는 후발 주자다. 그래서 늦게 움직인다.
그러나 투자 수요는 시장 변화에 민감하다. 오를 때는 먼저 시장에 참여한다. 내릴 때는 먼저 처분한다. 이런 까닭에 투자 수요는 시장을 왜곡하는 수가 많다.
그렇다면 시황에 따라 가격 등락이 민감한 상품은 무엇일까. 재건축 아파트와 분양권이다.
이들 상품은 미래의 기대가치가 시세에 미리 반영된다. 재건축은 새 아파트를 지을 때 발생하는 땅의 가치에 따라 값이 매겨진다.
분양권은 새 아파트 완공되는 기대감으로 인해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2002년 9월 이후 서울 매매가 하락 추이를 보면 시장의 변화 시그널을 감지하는 데 있어서 투자 상품을 얼마나 역할을 알 수 있다. 투자 수요 내지는 가수요가 많았던 재건축 아파트와 분양권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2003년 3월부터 시작된 반등세를 보자. 이도 어김없다. 하락을 선도했던 재건축 단지가 반등도 이끌었다. 시장 변화에 민감한 투자용 상품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투자용 상품은 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개입되므로 오르내림의 진폭이 크다. 시장 주변의 여러 가지 재료나 정책에 따라서도 부침이 심하다.
2003년 6월7일부터 서울과 수도권, 충청권 일부지역의 투기과열지구에서의 분양권 전매가 사실상 금지됐다. 2003년 7월부터는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분(조합원 몫을 빼고 청약통장가입자를 대상으로 분양하는 물량)에 대해 후분양제(집을 어느 정도 짓고 난 뒤 분양하는 방식)가 시행됐다.
재건축 아파트와 분양권에 몰리는 가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들 투자 상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정책이 발표됐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일반인들은 여기서 시장의 변곡점을 짚어볼 수 있다.
◇신규 분양시장의 견본주택은 변화의 시그널이다
상승과 하락의 변곡점은 모델하우스에서도 발견된다.
시장 전망이 궁금하면 책상머리에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기보다 모델하우스로 가는 게 낫다.
견본주택을 찾는 인파와 현장 분위기는 시장 변화를 잘 보여준다. 소비자들의 투자 심리가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열기와 냉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크게 세 가지를 짚어보면 된다.
▷모델하우스 방문객 수
▷분양가구 수의 증감
▷청약률 대비 계약률이다.
시장 전체로 보아 공급이 많으면 가격에는 좋을 게 없다. 하지만 일정한 달에 분양가구 수가 많은 것은 시장 분위기에 좋은 영향을 준다.
분양 단지와 가구 수가 많아야 사람들이 몰리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시장의 변화 시그널은 늘 사람이 몰리는 가운데 형성된다. 이달 말부터 올해 봄철 분양시즌이 막을 연다. 가라앉은 시장에 변화의 시그널이 울릴까. 모델하우스가 그것을 말해 줄 것이다.
◇큰 재료가 터지면 변화는 앞당겨진다
위의 네 가지가 주택시장 내부의 수급상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면 재료는 외생 변수다.
국제 전쟁, 유가 등락, 선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호재든 악재든 세간에 관심을 쏠릴 큰 재료가 터지면 시장에는 터닝 포인트가 마련된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마찬가지다.
외환위기(IMF관리체제)는 부동산값의 폭락과 건설회사의 연쇄 도산을 가져왔다.
사상 초유의 저금리와 서울 경기지역의 무더기 재건축 추진은 2002년 급등을 불렀다.
지리한 횡보 조정장세에서 발생하는 큰 재료는 호재와 악재를 불문하고 시장에 변곡점을 가져다준다.
오랫동안 옆으로 기던 부동산시장에 결정적 변화를 줄만한 정책이 발표되면 시장은 방향을 새롭게 잡는다.
정책의 성격이 가수요를 억제할 규제 쪽에 맞춰져 있다면 시장은 하락세로 접어든다.
반면 수요를 자극하는 정책이 나오면 횡보하던 시장은 활기를 띠고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선다.
♣ 부동산 가격결정의 비밀
부동산을 분해해보면 두가지로 이루어져있다.
즉 토지 건물(누구나 아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쉽게 아파트나 빌라같은 주택을 기준으로 보면, 대지 지분이 토지이며, 건물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전용면적을 가진 아파트나 빌라 개별건물을 이야기한다)
그러면 여기서 두가지에 대한 물건특성을 살펴보면 전체 큰 그림을 그릴수 있다.
첫째, 토지는 감가상각이 전혀 되지 않으며, 물가상승률만 반영한다.
둘째, 건물은 감가상각을 받는다.
감가상각을 얼마나 받을까?
대충 예전에 건물 짓는 수준을 보았을때, 건물 수명은 20년 ~ 30년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노후화방지 유지비는 전적으로 제외하고 계산의 편의를 위해서 감가상각 그 자체만 따진다.)
20년후 건물가치가 거의 0이 되는 건물은, 단리로 계산하면 연 -5% 정도의 감가상각을 받으며, 30년 정도 버티는 건물은 연 -3.3% 정도의 감가상각을 받는다.
쉽게 생각해서 연 -3% 정도 건물가치가 새건물 가격대비 떨어진다고 생각해보자.
왜 떨어지는가?
왜냐하면 건물이 노후화되면 새로 지어야 하고, 새로 짓는 데에는 돈이 들기 때문이며, 곧 무너질 헌 건물에 대해서는 가격을 아무도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가 생각하는 부동산이란, 시간이 지날수록 토지 가치에 전체 가치가 수렴함을 알 수 있다. 즉 부동산이 노후화될수록, 그 부동산의 가치는 토지가격에 수렴된다.
따라서 매우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같은 것은, 토지가격이 거의 100%이고 건물가격은 0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노후화된 집은 대지지분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것이다.
왜냐하면 가치있는것은 이제 토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부동산에서 감가상각과 부가가치 요소가 무엇인지 이제 명확해진다.
부동산에서 감가상각 요소는 바로 건물이며, 부가가치 요소는 토지이다. (즉 토지의 물가상승률이다.)
여기에 핵심이 있다.
임대용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부동산은 스스로 돈을 벌지 않는데, 토지의 가치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하는 점이다.
토지란 바꾸어 말할때 우리는 토지의 흙성분 때문에 사는것이 아니며, 두개의 토지를 비교할때 우리가 관심있는것은 토지의 물질성분의 차이가 아니다.
토지에서 유일한 차이란 위치뿐이다. 즉 토지의 가치를 결정하는것은 위치뿐이다.
따라서 부동산의 가치의 핵심은 위치가 되는것이며, 그 위치란 토지로 대변된다.
그러면 토지로 대변되는 위치의 가치는 왜 올라가는것일까?
두가지 성분때문이다. 이 두가지 성분은 장기적인 성분과 단기적인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논의를 단순하게 하기 위해서 강이나 산과 같은 자연적인 지리적 이점은 성분에서 제외하였다.)
전체 토지가격을 결정짓는 장기적이고도 가장 큰 성분은 경제성장으로 인한 사용을 위한 지불가격의 상승이다. 즉 위치를 점유하고 이용하는데 들어가는 지불가격이 경제성장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은 모든 토지이용료를 높이며, 따라서 모든 토지가격을 경제성장률만큼 끌어올린다.
두번째는 단기적 성분이며, 전체에 골고루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엽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세금이다.
세금은 경제성장의 몫으로, 정부가 전국의 위치에 아주 균등하게 사용한다면 토지가격의 분포는 자연적인 지리적 이점만큼만 차이가 발생한다. 그러나 세금은 특정지역의 인프라구축을 위해서 불균등하게 사용되며, 특정 지역 즉 특정 위치에 세금이 인프라구축을 위해서 사용되면 당연히 그 지역의 위치를 사용하는 댓가 즉 토지가치는 올라가게 된다.
크게 '경제성장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금사용량', 이 두가지에 의해 토지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10%가 넘는 초고성장을 하였지만, 현재 경제성장률은 4% 수준이고 인프라구축을 위한 세금의 집중도에 의해서만 4% 수준에서 플러스 알파로 토지가격은 변할것이다.
따라서 예측하기로 연 5%~7% 수준(물가상승률중 높은 수준)정도로 토지가격이 상승할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한 예외는 해당지역에 대한 용적률 차이가 발생하면 특별 예외가 생긴다.
토지란 2차원적인 단면적 개념이고, 용적률이란 3차원적인 입체적 개념이다.
즉 토지를 이용하는데 1층을 지으면 '토지 면적=건물 면적'이란 등식이 대충 성립하고, 토지는 오로지 앞에서 언급한 요소에 의해서만 가격결정이 된다.
그러나 어떤 지역은 '토지 면적<건물 면적'이 성립이 된다고 하면, 토지의 가치는 보다 뛰게 되며 이것은 건물면적/토지면적(즉 용적률)이 클수록 토지의 가치는 올라가게 된다.(이런 원리가 현재 모든 재건축에서 이루어지는 경제적 본질의 핵심이다.
즉 모든 재건축에서 경제적 본질의 가장 핵심은 해당 토지의 현재 용적률이 얼마가 될것인가이다. 그리고 이 용적률은 인구밀도와 삶의 질등을 고려해서 결정되어야 한다)
'토지면적 = 건물면적', 즉 용적률 100% 주택이 나중에 용적률이 200%가 되면, 토지가치는 거의 두배가 되며 이것은 주식에서 ROE (Return On Equity)에 A/E (Asset/Equity)레버리지가 작동된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서 움직이는 부동산 가격에서 부동산 가격을 왜곡시키는 가장 큰 변수를 하나 알아보고 마무리를 할까 한다.
대부분 거주용 부동산은 거주자들이 구입을 하며 거주자들은 생활인이기 때문에 거주용 부동산을 위해서 고려해야할것은,
거주비용(즉 주택가격)과 그 거주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몇년을 일할것인가?
이 두가지로 인해서 주택가격이 결정된다.
즉 주택은 주택이 제공하는 거주에 대한 가치가 있는데 그것을 가지기 위해서 몇년의 노동을 제공해야 하는가?
이 두가지 요소의 비교가 주택가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이런 주택의 거주용 가치를 가장 잘 대변하는것은 소유가치(즉 투자가치, 즉 토지의 부가가치 상승분)요소를 제외시키고 순수하게 거주용 가치만을 대변하는 전세가격(우리나라에 특이하게 있는 소유가치를 제외한 거주용가치를 대변하는 가격)이다.
즉 주택의 거주용 가치를 결정하는것은 시장의 전세가격이다.
즉 전세가격은 실제 그 집에서 살때 소유가치를 제외한 집이 주는 모든 가치를 대변한다.(즉 자고 거주하고 하는 모든 생활가치를 대변하는 가격이다.)
전세가격과 실제 매매가격의 차이는 소유가치가 얼마나 있느냐를 대변한다.
따라서 매매가격/전세가격은 주식의 PBR (Price Book Ratio)과 비슷하게 작동한다.
그리고 매매가격이 전세가격대비 매우 높은 집은 투자가치가 매우 높은 집이라는 것을 반영할 수 도 있고, 아니면 매우 고평가란것을 반영할 수 도 있다.
매매가격이 전세가격대비 높은 집은 토지가격의 상승이 이 모든것을 감당해야 가능하며, 그 모든가격에서 건물의 가치는 연 3~4% 속도로 떨어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그러면 20년~30년후 남는것은 오로지 토지가치이며 또 그때 이 토지가치에 레버리지를 주는것은 그때의 용적률이다.
이런 모든것들을 왜곡시키는 엄청난 요소가 하나 있으니 그것은 신용이다.
즉 사람들은 노동력에 의해서만 즉 노동에 의해서 번 돈에 의해서만 집을 살수가 있는데, 그래서 번돈에 의해서만 사야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 있어서는 가격의 왜곡이 없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특히 최근의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20~30년 모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즉 20~30년 노동력 즉 20~30년치 월급을 미리 당겨서 쓸수있게 되었다.
따라서 모기지를 이용하면 수요자들의 구매능력을 단번에 끌어올릴수 있으며, 이로인해 가격은 정상적인 미묘한 교섭의 범위를 벗어난다.
모기지는 당연히 가격거품을 발생시키며 이것은 실제 생활에 기반한 가격이 아니기때문에, 장기적으로 한계를 가진다.
그리고 불행한 소식 하나는 이제 모기지도 끝이 났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쓸수 있는 모기지는 평생에 단 한번 뿐이다. 아파트등의 주택상승률이 즉 ROE가 연 20% 라고 해보자. 현재 서울의 30평 아파트 평균시세는 대충 평당 2000으로 6억선이다. 이것이 연 20% 성장하면, 4년에 가격이 두배씩 되어야 한다.
즉 2006년 6억이라면 2010년 12억, 2014년 24억, 2018년 48억, 2022년 96억, 2026년 192억이 된다.
수요자는 돈을 벌어야 주거용 집을 살수있다. 따라서 모기지 한계가 오면, 이런 속도로 불어나는 집을 사줄만한 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부동산 가격이 과거에 오른것은 경제성장률 세금이며 이것은 현재 떨어졌고, 이자율하락과 모기지 그리고 분양가 정책의 3박자로 최근 부동산 가격의 왜곡상태까지 오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것은 물건가격을 지속시키는 성분이 아니며, 연 20% 수익률을 보장받을려면 위의 부동산 가격이 연출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월급에서 나와야 한다는 말이다.
월급은 연 4%도 안되는 인상률을 가지고 있다. 즉 부동산은 대단히 수동적인 자산으로 스스로 돈을 벌지 못하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주변의 가격결정요소에 의해서만 가격이 움직이며, 그 요소에 의해서만 정확히 수익률이 결정된다.
앞으로 장기 부동산 수익률이 과연 얼마가 될것으로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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