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작은 부분에 숨어 있는 향기를 깨달으면 태아와 엄마의 행복은 더욱 커진다. 안정을 취해야 하는 임신 초기에는 집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집 안을 화사하고 안락하게 꾸며본다. 임신하면 별것 아닌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고 신경이 예민해진다.늘 보는 가구, 늘 쓰는 살림살이가 문득 지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럴 때는 가까운 꽃집에 가서 꽃 한 다발을 사다 집 안 분위기를 바꿔보자. 화병에 꽂아둔 꽃 한 송이, 창가에 놓인 화초에서 은은하게 전해지는 꽃향기는 마음까지 밝게 한다. 꽃병이 없으면 투명한 컵이나 빈 주스병에 꽂아두고, 가끔은 말려서 바구니나 항아리에 담아두거나 벽에 걸어두면 집 안 분위기가 한결 아늑해진다. 꽃을 바라보면서 태아에게 꽃향기나 모양, 색깔, 달라진 집 안의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해주어도 좋다.
임신 중이라 함부로 약을 쓸 수 없을 때나 기분이 우울하다면 좋아하는 차를 뜨겁게 끓여 마시는 것도 한 방법. 차 향기를 맡으면 마음이 차분하고 안정된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정서가 불안정해지기 쉽다. 갑자기 기분이 처지고 의욕이 떨어지는 임신우울증이 나타난다. 이때는 식물에서 추출한 순수 자연 성분을 이용한 에센셜 오일을 사용해보자. 실내에 향초를 켜두거나 에센셜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린 욕조에 몸을 담그고 기분이 전환되기를 기다려본다. 에센셜 오일은 향이 강하므로 2~3방울만 떨어뜨려도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다.
소화불량에는 베르가모트 오일이 좋으며 레몬, 오렌지 오일 등도 임신부에게 좋다. 임신 열 달 동안 임신부 혼자만의 노력으로 만족스러운 태교를 하기란 쉽지 않다. 남편도 아내에게 꽃을 자주 선물하고 아내와 함께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태아와 교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고 깊은 부모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하는 불교 경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는“어머니가 아이를 갖게 되면 열 달 동안 그 고통과 수고가 말할 수 없으니라. 어머니가 잉태한 지 여섯 달이 되면 어머니 뱃속에서 아이의 여섯 가지 정기가 열리게 되느니라. 여섯 가지 정기란, 첫째 눈이 한 정기요, 둘째로 귀가 한 정기이며, 셋째 코가 한 정기이며, 넷째 입이 한 정기이고, 다섯째 혀가 한 정기이며, 여섯째로 뜻이 한 정기이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임신 20주째 접어들면 태아의 감각기관이 발달하면서, 냄새를 맡아 뇌로 전달하는 기관이 형성된다. 이 시기 태아는 바깥세상의 냄새를 직접 맡을 수는 없지만, 엄마가느끼는 냄새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다. 꽃향기, 빵 냄새 등 엄마가 좋아하는 냄새들은 뇌에서 건강한 호르몬을 분비하며, 이 호르몬이 태아의 뇌에 그대로 전달돼 태아의 기분도 좋아지게 만든다. 이처럼 상큼한 자연의 향기를 맡으며 태아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태교법이 바로 향기 태교다.
아이가 똑똑하고 독특한 감성을 지니게 하려면 엄마가 주변의 좋은 향에 민감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여러 향기가 있지만, 맡지 못하고 무심코 스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시원한 여름 숲 속 전나무의 건강한 바늘잎에서는 톡 쏘는 향기가 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엄마가 맡은 좋은 향기는 태아의 뇌를 발달시켜 오감을 느끼고 조절할 수 있게 만든다. 그동안 맡지 못하고 지나쳤던, 주변에 있는 좋은 향기를 태아에게 전달해주자. 나뭇잎을 스치는 맑은 바람 냄새, 은은한 차 향기, 갓 구운 빵의 고소한 냄새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며 미소 지을 때, 태아도 엄마와 미소 지을 것이다.
숲 속에서 자연을 닮은 아이를 만난다
“5월 13일 임신 24주째 첫째 날, 남편과 함께 남산 식물원에 가서 여러 가지 꽃과 다양한 식물들의 모양새와 특징, 이름 등을 설명해주었다. 뱃속 아기는 예쁜 꽃들 앞에서는 유독 배를 부드럽게 차곤 한다. 얼마 전 바다에 가서 “이게 바다의 내음이야” 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더니 대답이라도 하듯 뱃속에서 몸을 움직이던 우리 아기. 태어날 아기에게 자연을 많이 느끼게 해주고 싶다. 아름다운 자연처럼 더없이 맑고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첫아이를 기다리는 임신부의 일기 중 한 부분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 하는 엄마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산은 물론 거리에 늘어선 가로수까지 연둣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르름을 더해간다.
이양하 씨의 유명한 수필 <신록예찬>이 절로 읊조려지는 요즘, 남편과 함께 소박하고 아담한 식물원을 찾아 산책하는 것은 어떨까? 태반 안정기인 임신 중기에는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도 후각 자극 태교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형형색색의 꽃은 물론 허브, 나무 향을 아기에게 이야기해주는 것도 좋다. 엄마의 코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된다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아가야, 이 꽃은 국화라고 하는데 아주 좋은 향기가 나지? 자, 맡아보렴.” 수목이 울창한 산속을 걸으면 누구나 상쾌한 기분이 드는데, 이는‘피톤치드’라는 물질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숲 속의 식물들이 만들어내는 살균성이 있는 모든 물질을 말한다.
숲 속에 들어가면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나는데 이것이 바로 피톤치드의 주성분인 테르펜 향이다. 테르펜은 피톤치드처럼 항균작용을 하면서 신체의 활성을 높이는 복합적인 작용을 한다. 식물이 만들어내는 테르펜을 흠뻑 마시면 피가 잘 돌고,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다. 우울증 등 정신적 장애를 향기로 치유하는 ‘향기(아로마)요법’에서도 테르펜계 물질이 쓰인다.
엄마가 좋은 향기를 마시면서 기분 좋게 산책하는 동안 뱃속의 아기는 자극을 받는다. 아기에게 가장 기분 좋은 피부 자극은 자궁의 자연스러운 수축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궁의 규칙적인 수축은 아기의 피부를 기분 좋게 압박해주며, 이런 자극은 아기의 두뇌 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삼림욕을 할 때는 뱃 속 가득히 공기를 채우는 기분으로 숨을 깊이 들이마신다. 산소의 흡수량을 높이기 위해 체조, 스트레칭, 복식호흡 등을 하면 효과가 좋다. 숲의 공기를 마시며 산길을 걷는 것이니, 공기 중의 피톤치드가 피부에 직접 닿을 수 있도록 얇고 헐렁한 옷차림을 하는 게 좋다. 오래 걷기 때문에 신발 선택도 중요하다.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고, 밑창은 두꺼운 것이 좋다.
나무와 꽃이 여기 있었네
제주 허브동산 향기펜션 제주공항에서 자동차로 30여 분 거리에 위치한 2만여 평의 허브동산에는 1백80여 종의 허브와 2백50여 종의 야생화, 체험감귤 농장 등 다양한 형태의 테마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허브 정원 사이에 자리잡은 숙소에서는 진한 허브 향을 맡으며 바다와 일출, 한라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문의 064-787-7199 www.herbdongsan.com
피나클랜드 태양, 바람, 물 등 자연의 소리와 향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피나클랜드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다. 자연과 잘 어우러진 일본 조형미술가의 설치작품과 주제별로 나뉜 정원, 잔디광장 등이 마련돼 있다. 자작나무 공방에서는 나뭇가지 등의 자연재료를 이용해 생활소품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문의 041-534-2581 www.pinnacleland.net
벽초지 문화수목원 일산에서 자동차로 40분 정도 달리면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 위치한 벽초지 문화수목원에 닿는다. 3만여 평의 부지에 1천5백여 종의 관목과 식물이 연못과 어우러져 초록과 햇살과 달콤한 꽃향기가 가득하다. 수목원 뒤편으로는 펜션 한 동도 갖추고 있다. 문의 031-957-2004 www.bcj.co.kr
꽃을 꽂으면 아기의 두뇌가 자란다
인간이 꽃을 꽂는 행동은 문자가 생기기 이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원시인들은 자기의 부족을 상징하는 꽃을 머리에 꽂거나 사는 곳을 꽃으로 장식했다. 중국 당나라 현종 때는 ‘왕비들이 서로 다투어가며 아름다운 꽃꽂이를 하였다’라는 기록도 있다. 자신의 몸을 치장하거나 아름답게 보이려는 목적 외에도 화려한 갖가지 색의 꽃을 보고 만지는 것은 좋은 태교가 된다. 오감을 일깨우는 꽃들 속에서 자연의 향과 효능을 맘껏 즐기는 꽃꽂이 태교가 임신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꽃꽂이 태교는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에 좋은 향과 성분을 가진 꽃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 유칼립투스, 장미, 거베라 등의 꽃이 사용되는데, 임신부들은 앞으로 태어날 아이의 방을 장식하기 위해 포푸리나 플라워 케이크를 만들 수 있고 백일이나 돌잔치를 위한 꽃장식, 테이블 센터피스 등 기본적인 꽃꽂이 기술만 배우면 쉽게 응용할 수 있다. 꽃꽂이 태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지아 플라워숍의 이지아 실장은 “손을 사용하는 것이 태교에 좋다고 합니다. 유아용품을 직접 만드는 섬세한 손동작을 할 경우, 태아의 뇌를 자극해 머리를 좋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꽃꽂이는 다듬고 장식하는 손놀림은 물론이고, 꽃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이나 향기 등이 더해져 임신부의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잔잔한 음악과 따뜻한 차를 곁들인 꽃꽂이를 오감 태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굳이 강좌에 등록해 꽃꽂이 기술을 배우지 않더라도 집에서 간단히 꽃 장식을 만들어 거실이나 침실에 둘수도 있다. 고속터미널이나 양재동 꽃시장에서 원하는 빛깔의 꽃을 구입해 간단히 손질한 후 꽃병에 꽂아두는 것도 한 방법.
가위나 뜨거운 글루건을 사용한다면 만드는 동안 주의해야 한다. 평소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 피부질환이 있는 임신부라면 꽃향기나 꽃가루로 피부와 호흡기 알레르기가 심해질 수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이 있는 임신부는 꽃향기가 진한 곳은 피하고, 꽃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이런 임신부들에게는 ‘토피어리’를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토피어리는 철사 등으로 원하는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물이끼(수태)로 표면을 덮거나 채우고 풀을 심는 일종의 식물 장식품이다. 식물을 키우는 것 자체가 정서를 순화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꽃꽂이에 비해 향긋한 꽃향기는 부족하지만, 자신이 만든 토피어리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정서적인 안정감과 함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태아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만드는 재미가 쏠쏠한 데다 심리적 안정과 공기 정화, 인테리어 효과까지 있어 태교로 안성맞춤. 이 외에 향이 나는 식물을 원형의 토피어리 틀에 담아 침대 곁에 두면 숙면 효과가 있고, 허브류를 심어 실내에 놓으면 기분 전환과 피로 완화에 효과적이다.
임신부 건강에 좋은 향기만 모았어요
아이비 공기 청정 효과가 있고 기르기 편한 장점이 있다.
레몬 레몬 향은 소화를 촉진하는 기능이 있어 마음대로 약을 먹을 수 없는 임신부에게 좋다.
로즈메리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두통을 없애준다.
유칼립투스 면역 기능을 높이고 감기를 예방해주기 때문에 약을 먹지 못하는 임신부에게 좋다.
거베라 혈액순환을 돕고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장미 신경 안정 효과, 숙면에 도움을 준다. 임신 말기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임신부에게 효과가 있다.
국화 어지럼증이 있는 임신부에게 좋으며 눈을 맑게 한다.
출처 : 맘앤앙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