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님, 정말 너무 멋지네요!!
성우 김세원이 아니더라도 입속으로는 시를 낭송하면서 헤드폰을 끼고 음
악을 듣고 있노라면 내가 정말 흘러간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행복
감에 젖어드니 말입니다.
왕비병?? 미즈님, 적당하면 그거 꽤 괜찮은 병이라고 생각합니다.
손에 든 것 없어도 별 불평없이 만족할 줄 알고, 인생을 살아볼 만 하다
고 생각하는 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요. 그게 바로 행복이라 카는 것
아니겠느냐구요? 그쵸?
--------------------- [원본 메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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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xbody bgcolor="white" text="black" link="blue" vlink="purple" alink="red"> </p>
<p><font face="굴림"><b><i>young 님이 써주신 시가 너무 좋아 음악과 함께
올립니다. 오래된 흑백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young 님의 시평이 꼭 맞는 시입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곁들여 감상해 보세요. </i></b></font>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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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a href="http://music.kbs.co.kr/asx.php?dir=classic&code=c000546&title=Return To Love-Kevin Kern (케빈 컨)">♬ Return to Love</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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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ont face="바탕"><그 여자네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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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 드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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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무는 날 먼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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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웠던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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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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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깜박깜박 살아 있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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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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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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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이 따뜻해져오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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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이 피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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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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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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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꽃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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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길어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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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 닿고 싶은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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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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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 아버지와 그 여자 큰 오빠가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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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에 올라가 하루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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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열린 대문 사이로 그 여자네 집 마당이 보이고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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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마당을 왔다갔다하며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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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는지 무슨 말인가 잘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소리와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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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자락이 대문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면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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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당에 들어가서 나도 그 일에 참견하고 싶었던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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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햇살이 노란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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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연기가 곧게 올라가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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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안에 감이 붉게 익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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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떼가 지저귀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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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타작, 콩타작 도리깨가 지붕 위로 보이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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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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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몸을 웅숭그리고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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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쓸지 않은 마당을 지나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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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안으로 김치를 내러 가다가 "하따,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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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참말로 이쁘게도 온다이이" 하며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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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가득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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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러운 이마와 검은 속눈썹에 걸린 눈을 털며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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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독을 열 때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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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송이들이 어두운 김칫독 안으로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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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내리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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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독에 엎드린 그 여자의 등에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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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송이들이 하얗게 하얗게 내리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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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함박눈이 되어 내리고 싶은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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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새워, 몇 밤을 새워 눈이 내리고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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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늦은 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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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방에서만 따뜻한 불빛이 새어 나오면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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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을 숨기며 그 여자네 집 마당을 지나 그 여자의
방 앞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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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앞에 서서 그 여자의 눈 맞은 신을 보며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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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어깨에 쌓인 눈을 털고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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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내리는 눈송이들로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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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가만히 그 여자를 부르고 싶은 집 <br>
<br>
그 <br>
<br>
여 <br>
<br>
자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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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집 <br>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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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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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날인가 못밥을 머리에 이고 가다가 나와 딱 마주쳤을 때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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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나" 깜짝 놀라며 뚝 멈추어 서서 두 눈을 뚱그랗게
뜨고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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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쳐다보며 반가움을 하나도 감추지 않고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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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들판에 고봉으로 담아놓은 쌀밥같이,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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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하게 하얀 이를 다 드러내며 웃던 그 여자 함박꽃 같던 그 여자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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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꽃 같은 열아홉살까지 살던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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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바로 윗동네 가운데 고샅 첫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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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밖에서 집으로 갈 때 차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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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앞을 다 지나도록 그 여자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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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는 그 여자네 집 <br>
<br>
지금은 아,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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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에 지어진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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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감으면 살구꽃이 바람에 하얗게 날리는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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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고, 아, 눈이, 살구나무 실가지 사이로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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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송이 같은 눈이 사흘이나 내리던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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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네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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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 어느 때나 내 마음이 먼저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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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있던 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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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
그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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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네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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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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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면, 생각하면 생,각,을,하,면.......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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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님 詩) <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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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밤비에게 말해 봐
감동, 또 감동!!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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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
01.11.2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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