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보살은 몇분이지?
(1) 미륵보살(彌勒菩薩)과 제화갈라보살(提和竭羅菩薩)
※ 국보 제84호인 서산 마애삼존불은 “삼세불(三世佛)”의 표현이다.
예전 어느 TV 사극에서 궁예는 자신을 “살아있는 미륵불”이라고 했다. 많은 부처 중에서도 어째서 굳이 미륵불이라고 했을까? 정확히 말하자면 미륵불(부처)는 없습니다. 단지 미륵보살이 있을 뿐이다. 불교교리에 의하면 미륵불은 석가모니불의 뒤를 이어 56억7천만 년 후에 세상에 출현하여 석가모니불이 구제하지 못한 중생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를 일컫는 말로써 지금은 아직 도솔천에서 성불을 위해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보살이다. 그런데 이런 미륵이 도래하는 시기는 세상이 어지러워 아무리 수행을 해도 깨달음을 얻을 수 없는 때라고 세상에 알려졌다. 불교의 역사관에서는 석가모니가 열반에 드신 후의 우리 인간세상을 불법이나 수행의 변천을 기준으로 해서 정법(正法)시대, 상법(像法)시대, 말법(末法)시대로 분류를 하는데 마지막 말법시대는 불법을 수행하고 깨닫는 자가 없는 시대로써 미륵보살이 오셔서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한 뒤 어지러운 세상을 구원하기 때문에 미륵불을 미래의 구세주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어려울 때면 미륵부처를 갈망하던 미륵신앙이 유행을 했다. 기독교의 메시아 신앙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혹세무민을 하는 위정자들 중 많은 부류들이 궁예처럼 자신을 살아있는 미륵이라고 주장을 했다. 어지러운 세상을 자신이 바로잡고 중생들에게 극락과 같은 세상을 만들어 주겠다고 헛된 약속을 했고 마치 세상의 종말이 바로 앞에 다가왔다며 주장하는 일부 사이비 기독교 집단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미륵부처의 모습은 “미륵상생경”이라는 경전에 의하면 도솔천에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수도할 때는 연화대 위에 걸터앉아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 위에 포개 얹고 가볍게 숙인 얼굴을 오른손으로 괴고 명상하는 자세를 취한다고 한다. 바로 우리나라의 국보 제78호와 제83호의 유명한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의 모습이다. 일본 국보 제1호도 같은 형상이며 비슷한 시대에 만들어져 백제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것이다.
불교 28천 중에서 네번째 하늘나라인 도솔천에서 수행을 계속하고 있는 미륵보살은 다시 지상에 내려갈 때까지의 기간 동안 먼 미래를 생각하면서 어떻게 하면 중생들을 구제할 것인가에 대해 명상에 잠겨 있는데 그 자세가 바로 반가부좌를 틀고 사유(명상)하는 형상이라는 뜻에서 반가사유상이라고 한다.
그럼 미륵반가사유상이 유독 왜 삼국시대에만 있을까? 고려나 조선시대에는 미륵반가사유상을 만들지 않았다. 그것은 신라와 백제가 삼국을 통일하 기 위해 미륵신앙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런 미륵보살 또는 미래에 부처 가 될 미륵불을 모신 전각이 미륵전(彌勒殿)이다. 이 미륵전을 용화전(龍 華殿)이라고 하는 곳도 있다. 미륵보살은 용화수 아래에서 석가모니부처가 미처 제도하지 못한 모든 중생을 구제할 미래의 부처가 될 것으로 수기를 받은 보살이다.
수기(授記)는 부처가 수행자에게 미래의 깨달음에 대하여 미리 지시하는 예언과 약속으로, 당신은 곧 부처가 된다는 예언과 약속이 다. 지금은 보살 이지만 미래에 부처가 될 것이기 때문에 미륵불을 미래불이라고 한다. 현재불은 당연히 석가모니 부처님이고, 과거불은 현재불인 석가모니가 아직 성불하기 전인 석가보살 시절이었을 때 석가보살에게 앞으로 부처가 될 것 이라고 수기를 준 분으로 연등불(燃燈佛)이라고 한다.
과거불인 연등불이 수기를 주셔서 현재불인 석가모니불이 되었고 현재불인 석가모니불이 수기를 주셔서 미래불인 미륵불이 곧 탄생하게 된다는 말인데과거불인 연등불도 처음부터 부처는 아니었고 보살시절에는 제화갈라보살이라는 이름이었고 성불하여서 연등불이 되었다.
제화갈라보살 그리고 석가모니와 미륵보살!
서산 마애삼존불상의 부처님 왼쪽에 미륵보살이 있고 오른쪽에 제화갈라보살이 있다. 마애삼존불이 세상에 알려질 때 "본부인과 후처를 양옆에 데리고 있는 조각이 있는데, 보는 방향에 따라 인상이 다른 이상한 바위가 있다 ”는 인근 주민의 말을 듣고 찾아냈다고 한다.
서산 마애삼존불의 삼존불 배치가 바로 과거불-현재불-미래불의 순서이다. 이것을 三世佛 이라고 한다. 또한 그것은 법화경이라는 불교경전의 수기삼존불(授記三尊佛) 내용을 그대로 바위 위에 표현한 것이다. 다만 석가모니에게 수기를 준 것은 이미 부처였던 연등불이지만, 연등불을 부처로 표현하게 되면 부처 두분에 보살 한분이 되어서 삼존불의 좌우균형이 맞지 않아서 부처 한 분에 보살 두 분을 나타내는 통상적인 삼존불의 형태로 표현하려다 보니, 연등불의 보살시절인 제화갈라보살을 대신 새겨 넣은 것이다.
사족이지만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미륵상생경의 내용으로 만든 것 처럼 불교의 탑이나 조각등은 불경의 내용을 근거로 하는 것이 많다. 서산마애석불은 “삼세불”을 나타낸 것이고, 불국사 석가탑 주변바닥에 반듯한 돌이 아닌 울퉁불퉁한 바위가 있다. 그것은 석가모니가 수행하던 산인 돌산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보탑은 특이하게 탑 가운데에 뚫린 공간이 있다. 다보여래가 석가에게 당신이 성불하면 내가 당신을 품어주겠다고 얘기한 내용이 불경에 있다. 바로 그 내용처럼 석가를 품을 공간을 만든 형태가 다보탑이다. 청운교와 백운교는 불경에 나오는 숫자인 33계단으로 만들었다. 석등의 화창은 “고집멸도”의 사성제를 나타내는 네 방향이 뚫려있다. 석탑의 기단은 “8정도”를 의미하는 8단이 많다. 이처럼 불교의 탑이나 조각등 석물들은 의미있게 만든 것이다.
(2)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
아미타부처는 좌우에 협시보살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있다. 관음보살, 관자재보살 모두 관세음보살과 같은 말이다. 염불할 때 나무아미타불 다음에 꼭 따라 나오는 것이 바로 “관세음보살”이다. 또는 “나무관세음보살”이라고도 한다.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한다는 말이다. 어째서 숱한 부처님을 제치고 격이 낮은 관세음보살이 대표적인 염불에 당당히 끼어 들 수 있을까? 아시다시피 보살은 아직 부처가 되지 못한 존재이기 때문에 서열로 치면(격으로 따지면) 부처님보다 아래이다. 그래도 예외가 되는 보살이 두분 계신다. 바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이다.
이 두 보살들은 충분히 부처가 될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생을 구제할 목적으로 성불(成佛)을 뒤로 미룬 보살이다. 특히 관세음보살은 현실세계에서 중생을 구제하고, 지장보살은 저승세계에서 중생을 구제하기 때문에, 현실을 사는 민중들에게 더 열광적인 환영을 받는 분이 바로 관세음보살이다. 자신의 성불(成佛)을 미뤄가면서 중생들의 세상을 보면서 중생구제에 힘쓰고 노력하는 관음보살이기에 중생은 누구나 관음보살을 찾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관세음보살이 모셔진 전각이 바로 관음전(觀音殿) 또는 원통전(圓通殿)이다. 원통전 또는 원통보전(圓通寶殿)은 그 사찰의 주불전(主佛殿)일 때 쓰는 말로써 일부 불교경전에서 관음의 성격을 널리 원만하게 통한다는 주원융통이라는 말로 정의한데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낙산사에는 대웅전이 없다. 낙산사는 관음도량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음보살은 종류가 많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관음보살이 바로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보살이다. 얼굴이 모두 열한개인데 정면의 관음보살 자신의 얼굴을 제외하고 머리부분의 보관에 열개의 얼굴이 있다. 앞쪽의 3면은 자애로운 얼굴로 착한 중생을 찬양함을 나타낸 것이고 왼쪽의 3면은 진노하는 얼굴로 악한 중생을 고통에서 구하려 하는 것이고 오른쪽의 3면은 흰이를 위로 드러내고 웃는 얼굴로 수도하는 이들에게 더욱 정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머지 1면은 바로 뒤쪽에 있어서 그림으로나 부조(浮彫)로는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가 잘 볼 수가 없다. 그 얼굴은 크게 웃는 모습으로 착한 중생, 악한 중생 가릴 것 없이 모두 포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의 뜻을 아시겠지요!
아, 불국사!
(3)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문수전의 문수보살은 지혜를 상징하며 보현보살은 지혜의 실행함을 의미한다.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은 대조적으로 항상 같이 있다. 오른쪽에 계신 분이 문수보살일까 아니면 보현보살일까?
불교에는 체용설이 있다. 진리인 "體"는 왼쪽에 있고 그것의 작용인 "用"은 오른쪽이다. 진리자체인 지혜는 "體"에 해당하니 당연히 왼쪽이고, 그것의 실행은 "用"에 해당하니 오른쪽이다. 오른쪽이 보현보살이다. 문수보살은 사자를 타고 있고 보현보살은 코끼리를 타고 있다. 어느 절에 가더라도 사자를 타고 계시면 무조건 문수보살, 코끼리를 타고 있으면 무조건 "보현보살"이다. 동양의 음양사상에서는 왼쪽이 항상 오른쪽에 우선이다.
(4) 지장보살과 시왕
절집에 가면 명부전 또는 지장전 또는 시왕전이라는 곳이 있는데 모두 같은 종류라고 보면 된다. 명부전(冥府殿)은 불교사찰에서 저승세계인 유명계(幽冥界)를 상징하는 절집으로 여기서 명부란 염마대왕(염라대왕)이 다스리는 유명계 또는 명토(冥土)를 통틀어 이르는 죽어서 가는 곳이다.
명부전에서는 지장보살을 모시고 죽은 이의 넋을 인도하여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곳이다. 따라서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신 곳이므로 지장전이라고도 한다. 관세음보살에 대해서 설명할 때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부처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부처가 되는 것을 미루고 보살로써 열심히 중생을 구제하고 계시는 분이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라고 했습니다. 단지 관음보살은 현세에서 중생을 구제하고 지장보살은 저승세계에서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또한 지옥의 심판관인 시왕을 모시 곳이므로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하며, 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전각이므로 쌍세전(雙世殿)이라고도 한다. 고려 시대까지는 절집에 지장전만 있었다고 한다. 시왕전은 조선시대에 도교의 영향을 받아 불교에서 수용을 한 것이며 지장전과 시왕전이 합쳐지면서 명부전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명부의 시왕은 ①진광대왕(秦廣大王:本地 •不動明王) ②초강대왕(初江大王:釋迦佛) ③송제대왕(宋帝大王:文殊菩薩) ④오관대왕(五官大王:普賢菩薩) ⑤염마대왕(閻魔大王:地藏菩薩), ⑥변성대왕(變成大王:彌勒菩薩) ⑦태산대왕(泰山大王:藥師如來) ⑧평등대왕(平等大王:觀世音菩薩) ⑨도시대왕(都市大王:大勢至菩薩), ⑩ 전륜대왕(轉輪大王:阿彌陀佛)인데 사람이 죽으면 그 날로부터 49일 되는 날까지 7일째마다 차례로 7번 시왕 앞에 나아가 생전에 지은 죄업의 경중과 선행•악행을 심판받는다고 한다. 불가에서 49재(四十九齋)를 지내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나머지 3번은 3개월째, 1년째, 3년째 심판을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3년상을 치룬다고 한다.
명부의 시왕중에 가장 유명한 분이 바로 염마대왕 또는 염라대왕이다. 염마대왕은 업경대라는 것을 가지고 죽은 사람의 과거를 비춰서 심판을 한다. 염라대왕은 다른 대왕들과는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데 바로 머리위에 불경을 이고 있다. 그 이유는 시왕 중에서 염라대왕만이 곧 부처가 될 것이라는 수기를 받았기 때문에 불법을 수호하는 의미에서 불경을 머리위에 이고 있는 것이다.
국립현충원에 있는 절 이름이 지장사인 이유를 아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