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나라 상족암 군립공원..경남 고성군

상족암을 향하여
다시 순천으로 나가 남해고속도로를 탔다. 모처럼 고속으로
달리니 신이 절로 난다. 광양을 지난다. 소설 '태백산맥'에서 경찰서장 '남인태'가
광양으로 발령이 나서 '이제 죽은 목숨이다.'라고 한 이유를 이제사 알겠다. 이 곳을
지나치기 전까지는 광양은 해변일텐데...무슨 빨치산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는데..막상
이곳은 첩첩산중이다. 이념 때문에 죽어간 넋을 잠시나마 생각 해본다.
섬진강이 나온다. 휴게소 한편에 차를 대고 너울너울 흘러가는
섬진강을 응시한다. 김용태 시인의 아름다운 시어들이 조각이 난 채로 흘러가겠지. 원래
일정은 남해를 들러 보리암까지 갈려고 했는데... 여수에서 오래 지체하는 바람에
그냥 지나친다. 아쉬움을 남겨야 다음에 또 올 명분이 생기지...
차는 계속 내 달린다. 진주 못가서 사천 IC에서 나왔다.
"상족암을 갈려면 어떻게 갑니까?"
"저쪽으로
계속 직진하시모 삼천포가 나옵니더.. 거기서 물어 보이소."
갑자기
경상도 사투리를 접하니 기분이 묘하다.
삼천포로 빠졌다. 실은 사천에서 삼천포까지는 빠진다기 보다는 직선도로로
내달렸다. 거의 핸들을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쭉 뻗은 길이 나온다. 높지 않은
가로수 때문에 오히려 평지가 더 넓어 보인다. 넓은 평원에 가끔씩 보이는
남해바다.. 그 곳을 달리는 기분이란?
삼천포를 거처 한참을 달리니 '하이면'이라는 푯말이 나온다. 라면
이름처럼 정겹다.
물어 물어 상족암에 도착했다. 조용한 마을이다.
혹시나 밀물 때문에 발자국이 잠겼으면 어쩌지.... 정수는 아직까지
자고 있다.
"정수야 빨리 일어나?"
"싫어..더
잘거야.."
"정수야. 공룡발자국"
그
한마디에 정수 눈이 확 떠진다. 심봉사도 이렇게 눈이 떠졌을 것이다.


상족암의 공룡발자국
바위에 올라간다...정말 30센티의 발자국이 드문드문 놓여있다.
와...정수도
눈이 동그레진다. 스스로 공룡이 되어 성큼성큼 걸어본다. 말로만 들었던 공룡을
상상해보며...
중생대 백악기 시절에 살았던 공룡은 이곳 상족암 해안의 주인이다.
한 무리의 공룡들이 물을 마시러 연못으로 성큼성큼 걸어갔으며 연못 주위의
진흙에 공룡의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힐 것이다. 세월이 흘러 화산이 일어났고 그
위에 용암이 덮혔다. 다시 바닷물에 침식되어 발자국이 드러난 것이다.
'床足岩'이란
생김새가 밥상다리 모양 같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변산 채석강처럼 시루떡이나
책처럼 수성암덩어리가 켠켠히 쌓여있다.
세계 3대 화석지
군립공원에 불과한 상족암은 세계인의 시선은 색다르다. 아르헨티나
서부 해안, 미국 콜로라도 등와 함께 세계 3대 화석지란다. 상족암 근처에는 4천여개의
달하는 발자국이 도처에 널려있다. 이것 역시 세계 최대의 갯수를 자랑한단다. 세계
고생물학회가 부러워하는 공룡화석지인데도 국내에서는 그 소중한 가치에 조금은
인색한 것이 아닐까?
한 켠에는 높이 3미터 짜리 공룡' 이구나니돈' 모형이 남해바다를
응시하고 있다. 정수는 꼬리에 앉아 아기공룡 둘리가 되었다. 무수히 많은 작은 벌레가
바위를 더듬고 있다. 아이고 신기해.. 정수의 환한 얼굴을 보면서 이 먼 곳까지
온 보람을 느낀다.
"정수야 꿈을 가져라. 잉"
공룡해수욕장
상족암을 중심으로 양편에는 해수욕장이 있다. 하나는 '경남학생수련원'앞
콩돌해수욕장이다. 이곳은 경관이 아름답고 수심이 깊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 좋다.
또 다른 해수욕장의 이름은 일명 '공룡 해수욕장'이다. 저 멀리 통통배가 다닌다.
고운 모래에 하얀 포말...해변엔 송림이 가득하다. 공룡 축제가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화장실도 깨끗하고 주차시설도 좋다. 물론 사람들도 친절하고..
정수가 한바탕 해수욕을 한다. 어찌나 좋아하던지...빨리 가자고 해도해도
막무가내다. 그래 실컷 놀아라.
오죽했으면 정수가.."아빠 여기 데려다
줘서 고마워."
화장실에서 정수를 대충 씻기고 고성을 향해 간다. 고성을 가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륙길로 관통하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해안도로다. 물론 탐승객을 해안도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약간 굴곡이 있지만 한려해상이 엮어내는 남해바다와
넉넉한 어촌의 풍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개의 아름다운 모텔이 바다를
향해 서 있다. 숙박은 이곳에서 하기 바란다. 
교통편
1) 대중교통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고성까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10분까지 하루 7회 운행한다. (6시간 소요)
광주에서 진주 가는 고속/직행버스가
1시간 4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진주에서는 사천, 고성 행 직행버스와 진주-배둔
간 군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2) 자가교통
남해고속도로 사천 인터체인지를 나와 3번 국도를 이용해 40분
정도 진행하면 사천시(구 삼천포)에 도착한다. 삼천포시와 고성읍을 잇는 1010 지방도로를
타고 7 킬로미터쯤 달리면 오른쪽에 경상남도 청소년 수련원 간판이 보이는데 상족암은
그 앞에 있다.
3) 현지교통
삼천포에서 상족암까지 2시간 간격으로 시내버스가 있다.
고성을 지나 까페 회원이 살고 있는 배둔마을..byc4700님의 환대를 받았다. 9시가
훨씬 넘은 시간임에도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초면의 나그네에게 밥까지 해
주시고, 그 늦은 밤에 옥천사의 솔향을 맡게 해주셨다. 우리나라 4대 약수 중에 하나라는
옥천사 물을 들이키고 당우들의 윤곽을 보았다.
깜깜해서 보이지는 않지만 이들의 넉넉한 마음 씀씀이를 보는 것이 큰 사찰
몇 채를 보는 것 보다 나을 것이다. 거기다가 당항포까지 데려가서 귀한 장어구이까지
맛보게 해주었고, 하루 밤 신세까지 지었다.
이 자리를 통해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다음은 로망스 촬영지..거제도 지심도랍니다. 기대해주세요.
1편: 무위사-강진차밭-월남사지
2편:
영암
도갑사-해남 우항리 공룡화석
3편: 땅끝-
송호해수욕장- 조개 채취장
4편: 미황사-김남주시인
생가
5편: 강진
고려청자 가마터-푸조나무-까막섬
6편: 천혜의
해변 외나로도
7편: 여수
향일암- 진남관-흥국사
다른 여행기는 이곳에...: 모놀과 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