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투기의 무차별 폭격으로 지역민 100여 명이 사살된 것으로 알려진 '서천 판교 사건'의 진실이 60년 만에 밝혀졌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조남상씨 아들 조희연씨 등 당시 피해자 후손 등 17명이 신청한 '서천 판교 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 결정을 내렸다.
본보가 단독으로 입수한 이같은 내용의 진실화해위 조사결과서에 따르면 이 사건은 1950년 9월 10일 서천군 판교면 판교리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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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전투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임시 장터가 열렸던 판교초등학교(현 서천 사랑병원) 부근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기총사격을 가했다. 진실화해위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희생자는 조남상씨(당시 44세) 등 15명이며, 실제로는 100여 명으로 추정했다.
가해부대 실체도 드러났다.
진실화해위가 미군 문서를 확인한 결과 폭격을 퍼부은 부대는 미 제18전폭단 소속 제67전폭대대로 전투기는 F-51 2대다.
이 기록에는 "BR9305 지역(서천군 판교면) 다리 상판 5개 중 1개를 반파했으며… 적 보급품으로 의심되는 것에 기총소사 결과 안 좋았음… 판교 동쪽으로 가서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장면 목격 기총소사로 약 100명 사살했다"고 명시돼 있다.
미군 기록에 적힌 사살자 숫자는 진실화해위 추정치와 일치한다.
진실화해위는 진실규명 보고서에서 "미군 폭격이 마을에 적 존재가 의심돼 공격한 것이라 해도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사전 보호조치나 민간시설과 군사시설을 구별하려는 충분한 주의도 기울이지 않은 채 민간인 활동지역인 시장을 공격한 것으로 비례의 원칙(the Principle of Proportionality)을 넘어서는 과도한 조치로 간주된다"고 적었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서천 판교 사건의 진실이 규명돼 행안부 권고사항처리기획단에 이에 상응하는 후속조치를 권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희생된 조남상씨 증손자 조현준(35)씨는 "감개무량하며 진실을 밝혀준 국가에 고맙다"며 "60년 만에 진실이 규명돼 후손으로서 증조부에게 도리를 다한 것이 기쁘다"며 감격해 했다.
▲주요내용 6번 목표물 공격 임무를 받음. 목표물을 폭탄과 로켓으로 공격했음. BR9305 지역(충남 서천군 판교면)의 다리 상판 5개 중 1개를 반파. 그 후 남서쪽 인돈리로 이동 후 적 보급품으로 의심되는 것에 기총소사. 결과 안 좋았음. 판교 동쪽으로 가서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장면 목격. 기총소사로 약 100명 사살. 목표물 이동해 마산 경유 K-9(부산)으로 귀대함. 목표물 위에 머문 시간 11:30-11:45
중도일보 강제일 기자/ 노컷뉴스 제휴사 | 입력 2010.11.01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