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서
2008년 12월 19일. 금요일 맑음.
살던 집에서 450킬로미터나 떨어진 진도에 와서 잠을 청하니 그리 깊은잠을 잘수가 없었다.
아내와 번갈아 일어나기를 반복하다가 6시쯤부터는 티브이 뉴스를 켜놓고 조금 더 자기도 했으나,
개운치가 않아서 샤워를 하고, 형대가 미리 준비해 준 컵라면을 먹고, 믹스커피까지 타마시고는
9시가 넘어서 형대네를 불렀다.
그리고는 진도의 어디라도 둘러볼 양으로 모텔을 빠져나와 차를 타고는 동쪽 방향으로 달렸는데,
마침 이정표에 신비의바닷길이 눈에 띄어서 그리로 가보기로 하고
13킬로 정도의 거리를 달리면서 주변 경치를 살폈는데,
산천이야 별반 다를바 없었지만 유독 배추밭에 배추와 대파가 그대로 남아 있는것이 색달랐다.
채소값 폭락으로 팔지못한 이유이겠지만 아직 얼지 않았다는게 남쪽의 기온을 짐작하게 했다.
거기가 고군면이었던가? 한참을 달린 끝에 만난 진도의 동쪽 바다는 또다른 작은섬들로
그 경치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었다. 곳곳에 둘러볼만한 전망대가 있었지만,
우리는 차안에서 바라보며 신비의 바닷길까지 갔었고, 그 시작점이 어디인지 몰라
가계리 해수욕장까지 가서야 차에서 내려 남쪽의 겨울바다를 대했다.
바다에 둥둥 떠있는 배에는 사람이 없는 김이나 전복양식장 작업선(빈 원두막 같은것)이었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서 궁금해 했었다.
한겨울 바다지만 어쩜 포근한 느낌까지 드는 햇살 좋은 해변에서 조개껍질을 주우며 폰카를 찍고,
매년 봄마다 바닷길이 열리는 지점을 짐작해 보며 잘 다져진 모래밭에 발자국을 남겼다.
그리고 돌아나오려다가 언뜻 눈에 띤 해양생태박물관에 들어가 보자고 하여서
친절한 직원 김명오씨의 안내로 2층으로 구성된 전시관을 돌며 들은 설명으로는
조가비는 내용물이 없는 조개껍데기를 이르는 말이라는 것과
그 지역의 패총(조개껍데기가 쌓인) 위에 생태관을 지었다는 것,
내년에는 여러가지 자료로 분석한 결과 4월25일 쯤에 신비의 바닷길이 열린다는 것,
등등과 안내자 명오씨의 형님이 안동댐 건설에 몸바치고 안동인 형수와 결혼하여
지금도 안동시 정상동에 살고 있다며 우리를 각별히 대해 주었다.
그리고 진도에서 1킬로그램에 7,8천원 하는 문어를 안동으로 많이 사보낸다고 했다.
안동에서는 제사용으로 필히 문어를 챙기는데 1Kg에 2만~25000원 정도의 가격이니까
많이 살때는 그 가격차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바닷속 희귀한 어류들과 조가비 전시장을 돌아보고 폰카로 기념촬영도 한뒤에
그 직원의 안내로 우리는 운림산방을 돌아볼 생각으로 방향을 동북쪽으로 잡고 달렸다.
길가의 동백나무에는 더러 붉은 동백꽃이 달려있는게 보였지만, 눈요기만 하고
고도가 심한 첨찰산을 넘어 가다가 485미터 산꼭대기에 기상대가 있는걸 발견하고
거기 올라가서 진도의 사방을 다 내려다 보면 좋겠다고 시멘트포장 좁은 2킬로미터를
형대는 겁도 없이 운전을 하여 우리는 비행기를 탄 기분으로 산아래 동네와 먼 바다와
작은 섬들을 한눈에 내려다 보며 진도 기상대가 우뚝 서있는 첨찰산 정상에 올랐다.
정말 관광이란게 별것인가? 눈으로 직접 보는경치가 관광이 아닌가?
그 높은 위치에서 진도시내를 내려다보고 사방으로 둘러싸인 바다와 경지정리가 잘된
평야같은 바다의 반듯반듯 경계를 지은 양식장이며 올망졸망 떠있는 작은 섬들이며...
짧은 시간이지만 진도에서 제일 높은산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절로 가슴이 활짝 펴지는 것 같았다. 그 꼭대기에 기상대 건물과 관측시설이 있었지만, 그 안에 들어가 공부할 시간적 여유는 없었으므로
우리 일행은 폰카 몇장으로 추억을 저장하고 곧 첨찰산을 내려왔다.
그 산 자체가 등산 코스이고 상록수림의 관광지였으니 큰도로까지 내려와 달리는 곳곳에도
작은 볼거리는 많았지만, 도로옆의 기념물만 폰카에 담으며 관광하기 좋다는 운림산방까지 왔지만,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운 우리는 배도 고팠고, 시상식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기에
운림산방 바로 옆의 쌍계사에 들러서도 차안에서 폰카 몇장 남기고, 운림산방 입구에서 간단한
설명을 들은뒤에 숙표만 대표로 내려 사진 한장 찍은걸로 만족해야 했다.
다른 일정이 없다면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더이상 머뭇거릴 수도 없었기에
우리는 진도읍내로 곧장 달려서 어젯밤에 박재곤 회장님이 저녁으로 사주시던 식당과 맞붙은
회센타에 들어가 전복요리를 먹으려 하다가 스페샬 특급으로 회를 시키면 찌게다시로
전복도 나오고 골고루 맛볼 수 있다기에 6만원짜리 회를 시켜 두개의 전복을 조금씩 맛만 보았다.
그리고 회는 광어회였지만 우리가 흔히가는 후포의 모듬회에 비하여 양이 적었고,
다른 찌게다시도 그 종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아무튼 보배섬 진도의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경험으로 관광을 한 뒤라 배고픔 끝에 먹어보는
광어회는 아주 맛이 좋았다. 곧 참여해야 할 시상식만 아니었다면,
그 자리에서 소주나 진도 홍주 한 잔 곁들이면 정말 좋았을 것을...
다음 3편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 카페지기 권오웅 ★~~
첫댓글 멀리 떨어진 진도까지 오니 잠이 잘안왔군요. 그럴 겁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진도 일부를 구경했군요. 오랜만에 가 본 곳,, 여행 잘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다시 진도읍내로 들어와 어제 들렸던 옆집에 자리를 잡아 횟거리와 함께 식사를 했군요. 하지만 시상식때문에 소주 한잔도 못했군요.
예, 김선생님. 그렇게 시상식 앞 시간을 활용해서 진도의 일부분을 관광하였습니다.
햇살아우님의 뒤를 졸졸따라 다니며 먼곳 진도 을 상상하며 마음로 구경 잘 했습니다. 긴글 쓰시느라 수고 하셨구요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드리며 즐거운 하루 되세요.^*^
여차하면(나 개인의 차가 있었다면) 지나는 길에 이슬 누님을 모시고 함께 돌아왔을텐데요... 그러지 못해서 글로나마 그 설명을 드리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3편으로~ㅎㅎ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