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대 숨가쁜 사랑...
기대와 다르다는 이유로 섣불리 잃어버린 그 사랑이 몇 년의 세월이 지난 아직도 내 가슴에 때때로 쿡쿡 아픈 신호를 보낸다.
나는 어찌된 일인지 사람과의 인연에서, 잘 해야 에누리 없을 정도이고 대부분 빚을 지고 산다. 참.. 당시엔 그저 무거운 짐이었던 그 사람도 지금은 혼자서 나를 치료해야할 만큼, 스스로를 정당화해야 할 만큼 빚으로 나를 상처내왔다.
네멋 보면서 경을 통해 그녈 떠올린다.
한동진과 춤추던 장면...
사랑했으면 된거라고.. 경이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사랑했으면 된 거"란 나를 위한 변명이라 생각했다.
그 뒤엔 꼭 "그녀에게 못할 짓을 한 건 아닐까, 가슴 아프게 하고, 떠나고..."라는 생각이 뒤따랐다.
하지만 그 대사가 커피에 탄 우유처럼 가슴을 어루만진다.
지난 시간 가슴을 짓누르던 아픔은 계속 지니고 살아가겠지만 이젠 그 아픔에 나를 방치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경≠그녀라는 거 너무 잘 안다. 어차피 좀 지나면 잊혀져갈 이야기겠지.
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그녀, 경만큼이나 당당하고 세상을 보는 눈이 맑았던 사람이었으므로, 그녀도.. 경처럼 나와 했던 모든 시간을 '진정 사랑했으므로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자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젠 미운 기억으로 그녈 지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고압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