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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아름다워] 08
씬 1 고모의 가게 전경.
고모부, 과일을 팔고 있는, 돈 받고, ‘또 오세요’ 하며 손님 보내고,
다시 과일 정리하고,
씬 2 할머니의 방안.
엄마, 할머니, 고모 공기(다섯알짜리)를 하는,
엄마, 공기를 몇 번 하다가 틀리는,
고 모 : (신이 난) 앗싸, 죽었어, 죽었어, 내 차례지, 내 차례. (하고, 공기를 잡아서 하는, 썩 잘하는)
잘하지, 잘하지?
엄 마 : 고모는 진짜 잘하네.
고 모 : (공기를 하며) 내가 못하는게 뭐 있어? 다 잘하지? 집안 일이면 집안 일, 바깥 일이면 바깥 일,
싸움이면 싸움, 밤일이면 밤일.
엄 마 : (민망한 듯 웃으며) 맞아요, 고모는 다 잘해.
고 모 : (공기를 계속하며) 그럼, 그럼. 다 잘하지, 다 잘해.
할머니 : (고모 보며) 야, 년아 너 언제 죽어.
고 모 : (공기만 하며) 어머니 죽고, 나서, 죽어.
할머니 : 나두 하구 싶은데.
고 모 : 절대 호락호락 안죽지, 내가. (그러다 공기 놓치는)
엄 마 : (좋은) 죽었다! (공기 집어서, 할머니 주는) 이제 할머니 차례다.
고 모 : 에우, 괜히 말시켜 갖고 더 할 수 있는데.
할머니 : (공기를 양손으로 잡고, 흔들며) 말을 시키긴 누가 시켰년아, 니가 혼자 따따부따해놓고.
(하며, 공기를 짤짤이 하듯 집어, 내밀며) 홀, 짝!
엄 마 : (황당하고) ?!
고 모 : (눈흘기며) 어쩐지, 한동안 멀쩡하게 놀드라. 공기놀이하다 웬 홀짝.
엄 마 : (작게 웃고, 그때 전화 오고) 여보세, (답답한, 사이) 왜 또 전화야?
엄마가 어딧긴 어딧어, 할머니네 있지.
씬 3 재수가 근무하는 나이트클럽 전경.
아이들 ‘휙, 휙’ 하는 휘파람 소리 들리는,
씬 4 나이트클럽 안, 일각.
지니, 돌돌이, 웨이터(이후, 꽃사슴) 한쪽테이블에서 환성지르고 박수치고 있고,
제인, 웨이터복을 입은 채 모델처럼 걷거나 뒤로 돌거나 하고 있는.
돌돌이, 웨이터 : 멋지다, 멋져!
지 니 : 진짜 잘 어울린다. 내 친구지만 정말 이쁘다, 야.
제 인 :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삐끼에서 웨이터로 신분상승했는데, 돈 많이 벌어야 할텐데.
전에 우리 가게 있던 손님 여기로 싹 끌어와야지.
지 니 : 내가 도와줄게.
제 인 : 웃기지마, 넌 이제 공부나 해.
지 니 : 한해 더 쉴,
제 인 : (말꼬리 자르며) 그만 숴. 쉰내나게 쉬었구만, 뭘 또 쉬어.
꽃사슴 : (같잖은 웃음 띠고) 니가 뭔데 얘보고 하라마라야?
돌돌이 : (장난치듯) 제인이 지니 서방이잖어, 몰랐어. (하다가, 제인 보면)
제 인 : (돌돌이 꼬나보면)
돌돌이 : (겁먹는) 미안해.
제 인 : (지니 보며) 니 등록금 내가 내줄게. 싫다고 하지마, 나도 너한테 면상 좀 세우자, 기집애야.
지 니 : (잠시 생각하다, 제인 안는)
제 인 : 그래, 그냥 이렇게 안구 말지, 뭔 말을 하냐, 너랑 나 사이에.
돌돌이, 꽃사슴 : 눈물나는 우정이구만. (하고, 동시에 같은 말을 한 서로를 보면)
지 니 : (안다가, 떨어져, 제인 어깨에 손 올리고, 돌돌이, 꽃사슴 보며) 야, 니들 사귀어라.
제 인 : 그래라, 야, 두사람 사이에 필이 확확 오가는데! 말도 똑같이 하구.
그때, 재수 들어오며 밝게,
재 수 : 야, 내 애인 왔다!
지니, 제인, 돌돌이, 꽃사슴 : ?
재 수 : 뭘 벙쪄서 봐, 내 애인, 울엄마 왔다는데,
지 니 : 아줌마 어디 계셔?
재 수 : 밖에. 제인아, 너 우리 한 테이블만 봐주라.
제 인 : 오케이. (하고, 주방 쪽으로 나가는)
돌돌이 : 아줌마 내가 모시고 올게. (하고, 나가고)
재 수 : (가는 돌돌이 보고, 꽃사슴에게) 형 울엄마한테 옛날에 우리 형 사고 난 데가 여기라고 말하면
안된다, 놀라시니까?
꽃사슴 : 말이라고 하냐? (하고, 가고)
지 니 : 니네 형이 여기서 사고가 났다니, 무슨 말이야?
재 수 : (지니의 어깨에 팔 두르고, 웃음 띤) 너 장래 시어머니한테 잘해라. 그래야 내가 이뻐해.
지 니 : ?
씬 5 버스정류장, 밤.
버스 오고, 영민(민이 업은, 영민의 웃옷을 덮고 있는), 미옥 내려 집쪽으로 걸어가는,
미 옥 : (민이를 덮고 있는 웃옷 챙겨주며) 애기가 무겁죠?
영 민 : (웃으며) 산만한 등치에 애기 업고 무겁다 그러면 말이 안되죠.
미 옥 : (웃으며) 영민씨, 등치 좋은 덕을 제가 보내요.
영 민 : (수줍게) 미옥씨, 오늘 우리 정말 재밌었죠?
미 옥 : 민이가 너무 좋아하드라구요.
영 민 : (멈춰서며) 미옥씬 안좋으셨어요?
미 옥 : (멈춰서며, 어색하게) 저두.. 좋았죠. (하며, 머리 귀 뒤로 넘기는)
영 민 : (그런 미옥 보는데, 좋은) 참 이뻐요. (하고, 가는)
미 옥 : (가는 영민 보며, 걱정스런) 눈에 콩깍지가 씌웠나.. 내가 뭐가 이쁘다구, 자꾸 이쁘대..
저 콩깍지가 제발 안벗겨져야 할텐데..
영 민 : (가다 뒤돌아보며) 미옥씨 안와요?!
미 옥 : (조금 당황한) 가요, 가! (하고, 영민 옆으로 가는)
영 민 : (걸어가면서, 기분 좋은) 맨날 이렇게 우리 세 사람 같이 다녔으면 좋겠어요. (하고, 먼저 가고)
미 옥 :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 갸웃하며, 작게 혼잣말하며 가는) 프로포즈야, 뭐야?
씬 6 고모의 가게.
고모부, 고모 가게 앞을 청소하는,
고모부 : 싹싹 쓸어라, 싹싹.
고 모 : 쓸고 있는데, 왜 그래? 짜증나게.
그때, 영민, 미옥이 오며,
영 민 : 뭐하세요, 두 분?
고모부, 고모 : (영민 쪽 보면) ?!
영 민 : 이제 열시 밖에 안됐는데, 벌써 가게 문 닫으실라 그래요?
고모부 : (싫은) 가게문을 닫긴 뭐한다고 벌써 가게문을 닫어, 자식아. 드러워서, 그냥 쓰는 거지.
고 모 : 야, 세 사람 그렇게 다니니까, 보기 좋다. 가족 같으네.
미 옥 : (쑥스러운) 고몬 무슨 그런 말을 해.
영 민 : 저희 오늘 놀이공원 갔었어요.
고모부 : (비질만 하며) 에우, 잘 들 논다, 진짜 잘 들 놀아.
고 모 : 비질이나 하셔.
미 옥 : 엄마는?
고 모 : 재수가 감시한다고 불러냈어.
미 옥 : 무슨 말이야?
고 모 : 장씨 아저씨 서울 왔다며 엄마 만난다고? 그래서 혹시나 장씨 아저씨 만날까봐,
하루 진종일 지 엄마한테 핸드폰 때리드니, 기어이는 밖으로 불러내드라.
미 옥 : 미쳤어, 걔가.
영 민 : 장씨 아저씨가 누구세요?
고 모 : 그런 사람 있어.
그때, 마트 아줌마 오며,
마트아줌마 : 두부 좀 줘요.
고모부 : 예. (하며, 가게로 들어가고)
마트아줌마 : (고모부 쪽에 대고) 어묵도 좀 줘요!
고 모 : 한밤에 웬 두부랑 덴뿌라?
마트아줌마 : 아침장 미리 봐둘라고. (하며, 영민과 미옥을 힐끔거리며 보는)
미 옥 : (싫은, 괜히 머리 만지는)
영 민 : (마트 아줌마 보며) 왜 사람을 그렇게 힐끔거리세요?
고모, 미옥 : (어리둥절한) ?
마트아줌마 : 내가, 언제, 힐끔거렸다고 그러세요?
영 민 : 언제 그러긴 언제 그래요? 지금 그러셨잖아요, 방금 1초 전에.
마트아줌마 : 아우, 참 기가 막혀서.. 그래요, 좀 힐끔거렸어요?
미 옥 : (기분 나쁜) 영민씨, 우리 민이 줘요, 나 가게.
영 민 : 잠시만요. (하고, 마트 아줌마) 왜 힐끔거리셨어요?
고 모 : 왜들이래?
마트아줌마 : 아니, 사실 그렇잖어요. 외간 남녀가 가족처럼 다니는거, 이상 하잖어. 사귀는 것도 아니고,
영 민 : 아, 모르셨구나, 우리 사궈요.
미옥, 마트아줌마 : ?!
고모부 : (나오며) 아줌마, 두부, 어묵 가져,
고 모 : (웃음 참으며, 고모부 툭 치는)
고모부 : ?!
영 민 : (마트 아줌마 보며) 이제요, 아셨죠? 미옥씨랑 저랑 사궈요. 그러니까 이제 힐끔거리며
보지 마세요? 제가 아줌마랑 아저씨 다니는 거 보고 힐끔거리면 안좋으시겠죠?
부부가 같이 다니는 게 당연하듯, 솔로인 남녀가 연애하는 거도 당연하잖아요, 그죠?
고 모 : (웃음 띤) 맘에 든다.
마트아줌마 : 기막혀, 정말. (하며, 고모부에게 돈주고, 물건 받으며) 아우, 아우. (하며, 가는)
영 민 : (가는 아줌마 등에 대고) 이제부터 저희 보시면 힐끔거리지 마시고, 뚫어지게 봐주세요!
그리고, 저희 잘되게 빌어두 주시고요, 알았죠, 아줌마!
미 옥 : (영민을 황당하게 계속 보는)
영 민 : 가요, 미옥씨. (하고, 가는)
미 옥 : (가는 영민 황당하게 보는)
고 모 : (미옥 툭 치며) 뭐하니, 쫓아가지.
미 옥 : (황당한) 도대체 성격을 모르겠네. 조용했다, 터프 했다, 막갔다가, 수줍었다가.. 이상해.
(하며, 가는)
고 모 : (가는 세사람 보며) 진행이 팍팍 되네.
고모부 : (세사람 보며) 저 자식이 장가를 못가드니, 아주 미쳤구만.
고 모 : (고모부 보며) 오늘 장사.. 일찍 접지, 우식 아빠?
고모부 : (보며) 왜?
고 모 : 보름달 떴잖어.
고모부 : (가는 고모보고, 달 보며) 벌써 보름인가?
고 모 : 왜 겁나나?
씬 7 나이트클럽 안.
재수, 엄마 부르스를 추는,
재 수 : 허리를 꽉 잡어.
엄 마 : (어색한, 자신을 구경하는 주변 사람들 보며) 사람들이 자꾸 이상하게 보잖어. 그만해.
재 수 : 부러워서 그러는 거야, 부러워서, 지금 여기서 엄마가 젤로 이쁘니까.
엄 마 : 장난치지 말어.
재 수 : 허리 꽉 잡어. 이렇게. (하며, 엄마의 손을 허리에 둘러주는)
엄 마 : (작게 웃으며, 안고, 어색하게 춤추며) 너 제비같애.
재 수 : (편안하게 엄마 안고) 엄마가 좋아.
엄 마 : 엄마 너무 좋아하면 여자가 싫어해. 그래서 장가 못가면 어쩔라 그래?
재 수 : 안가면 되지. 엄마 나랑 오래오래 살자?
엄 마 : 어.
재 수 : 난 엄마 없음 못사니까 밥두 많이 먹고, 병 안나게 조심해.
엄 마 : 너두.
재 수 : 음악이 안끝났으면 좋겠다.
엄 마 : (편안한)
카메라, 테이블 쪽으로 가면,
제인(서있는), 지니와 돌돌이, 앉아 맥주와 오징어 먹는,
지 니 : (편안하게 두 사람 보며) 울엄마두 재수네 엄마 같음 좋겠다.
돌돌이 : 니네 엄만 어떤데?
지 니 : (재수와 엄마만 보며) 여성운동 하시느라 집 돌볼 시간이 없으시지.
돌돌이 : 엄마가 집을 안돌보면 누가 돌봐?
제 인 : 얘네 일하는 아줌마 있잖어.
돌돌이 : (놀라는 듯한) 아, 아줌마?
지 니 : (재수와 엄마 부럽게 보는) 재순 정말 좋겠다, 엄마랑 뭐든 같이 할 수 있고, 사이도 좋아서.
인써트 - 재수와 엄마 춤추는,
제 인 : (두 사람 보며) 근데 재수 쟤 마마보인 아니겠지?
지니, 돌돌이 : (제인 보는)
제 인 : 울엄마가 그러는데 마마보인 정신병이라는데.
돌돌이 : 그건 아니고, 재수형한텐 엄마가 애인이야. 늘 그랬어, 엄마가 애인이라고.
장가도 엄마 때문에 안간다든데.
제 인 : 그럼 난 어떻게?
돌돌이 : ?
지 니 : (두 사람만 편하게 보는, 부러운)
씬 8 정류장 앞.
지니, 제인, 돌돌이, 꽃사슴 죽 늘어서서 엄마와 재수를 배웅하는 중이다.
엄 마 : 들어들 가. 나 같은 사람 가는데 뭐하러 일도 안하고 다들 나와서 그래, 어여 들어가.
꽃사슴 : 사모님 또 놀러오세요. 다음엔 부킹 확실히 해드리겠습니다.
엄 마 : (꽃사슴 보고, 재수 보며, 어리둥절) 뭐래?
재 수 : 엄마 이쁘대.
엄 마 : 엄마 놀리지, 지금?
지 니 : 안녕히 가세요.
돌돌이 : 엔젤엄마, 엔젤엄마 밥 맛있게 하신다든데, 저도 한번 초대해주세요.
엄 마 : 그래, 그래.
제 인 : 택시 왔다. (하며, 휘파람 휙 부는)
택시, 한쪽에 서면,
엄 마 : 택시 안타도 되는데.
재 수 : (사극하 듯) 중전 무슨 소리? 왕자와 데이틀 하는데 웬 버스? (하며, 택시 문 여는) 타시지요.
엄 마 : 엄마 돈 없는데.
재 수 : 오늘은 제가 풀 코스로 모십니다, 타시죠?
제 인 : 어서 타세요. 재수가 간만에 효도하겠다는데.
지 니 : 그러세요.
엄 마 : 그래, 어서들 가. (하고, 차 타고)
재 수 : 상궁과 내시들은 그만 가지.
꽃사슴, 제인, 돌돌이 : 뭐, 상궁과 내시?
재 수 : (혀 낼름하고, 차 타고)
지 니 : 아줌마 담에 또 뵈요.
엄 마 : (차 창문 열고) 그래.
차 떠나고,
꽃사슴, 돌돌이, 제인 : 이제 가자. (하고, 가는)
지 니 : (가는 차 편안하게 보다, 핸드폰하는)
지니모 : (E) 여보세요?
지 니 : 엄마 나야.
지니모 : (E, 화난) 너 어디야? 야, 기집애야, 너 내 보석 다 갖다가 어쨌어, 어?!
너 그거 다 금남이 기집애 줬지? 엄마가 너 그년하고 어울리지 말랬,
지 니 : (한숨 쉬고, 전화 끊고, 가는)
씬 9 달리는 차안.
재수, 계속 울리는 엄마의 핸드폰을 빤히 보고 있고,
엄마, 그런 재수 눈치보며,
엄 마 : 전화 줘.
재 수 : (엄마보고, 기분 안좋은) 이 번호 장씨 아저씨 번호지?
엄 마 : 전화 줘. (하며, 전화 뺏으려하면)
재 수 : (핸드폰 안뺏기고) 안 줘.
엄 마 : (이상한) 왜 그래?
재 수 : (버럭) 왜 그러긴, 싫으니까 그러지! (핸드폰 벨 소리 끊기는)
엄 마 : 이상하다, 정말. 그 아저씨가 왜 그렇게 싫어?
재 수 : (창가만 보며) 나두 다 기억 나.
엄 마 : ?
재 수 : (창가만 보며) 엄마는 그때 내가 너무 어려서 모르는 줄 알겠지만 난 다 기억 나.
엄 마 : (이상한, 조심스런) 뭐..가?
재 수 : (창가만 보며) 내가 여덟 살 땐가 아홉 살 땐가, 밤늦게 아저씨가 집에 와서 엄마 불러냈잖어.
그때 형이랑 내가 엄마 뒤밟았었어.
엄 마 : ?
재 수 : (창가만 보며) 그때 엄마랑 아저씨 막 싸웠어.
아저씬 엄마랑 도망가자그러구, 엄마는 싫다 그러구. 그때 엄마 울었잖어.
엄 마 : (재수 보며, 짠한, 눈가 붉어지는)
재 수 : (창가만 보며) 아저씨 싫어. 지가 뭔데 도망가자 말자야, 웃겨, 진짜.
내가 지금만큼만 컸어두 가만 안 있었어. 한 대 쳤지.
엄 마 : (조심스레, 거짓말하는) 니가 뭘 잘못 아는 거야.. 그런 일, 없었어. (하고, 반대쪽 창가 보는)
재 수 : (창가만 보며, 눈가 붉은 채) 거짓말쟁이.
엄 마 : (창가만 보는, 눈가 붉은)
씬 10 엄마의 방안, 작은 불켜진.
재수, 자고, 엄마, 그런 재수 안쓰럽게 물끄러미 보고 있는,
미옥, 그런 엄마 안쓰럽게 보다 재수 보며, 맘에 없이 퉁명스레 말하는,
미 옥 : 미친 놈, 머리는 나쁜 게 별걸 다 기억하고 있어.
엄 마 : (재수만 보며) 그런 일 없었는데...
미 옥 : 없긴 뭘 없어. 나두 기억하는데.
엄 마 : (보며) ?!
미 옥 : (안보고, 재수만 보며, 퉁명스레) 재식이랑 재수는 엄마 뒤밟고, 나랑 미수는 창문으로 봤어.
엄 마 : (맘 아픈) ..근데, 왜.. 모르는 척 했어?
미 옥 : (맘 아프지만, 퉁명스레) 도망갔으면 했으니까.
엄 마 : (눈가 그렁해, 보는)
미 옥 : (안울려하며, 재수만 보며, 퉁명스레 말하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난 엄마가 확 도망갔으면 좋겠어. 이게 뭐냐? 젊어서나 늙어서나 사는 재미없이.
징역살이도 아니고, 뭐야, 이게. 맨날 방구석에 갇혀서 일이나 하고,
딸년 아들놈들 시중이나 들고.
엄 마 : (보는)
미 옥 : 내가 애들한테 그랬어. 엄마 도망가도 우리끼리 잘살면 된다고.
미수랑 재수는 안된다고 악을 쓰는데, 재식이 놈은 그때도 머리 굵었다고, 알았어, 그러대.
못된 놈, 그놈은 왜 죽어갖고. 나쁜 자식.
엄 마 : (눈가 몰래 훔치고, 조금 퉁명스레) 쓸데없는 소리 말고, 가서 자.
미 옥 : (퉁명스레) 엄마두 자요. (하고, 나가는)
엄 마 : (맘 아픈, 고개 숙이고 있는)
재 수 : (자고)
그런 두 사람 모습에서 F. O, F, I.
씬 11 엄마의 부엌, 아침.
엄마, 쌀 씻는데 거실 쪽의 핸드폰 울리는, 거실 쪽으로 가서 번호(장씨 전화번호)를 보고, 모질게 끊고,
주방으로 가서 이를 앙물고 오기 부리듯 쌀을 박박 씻는.
씬 12 미수의 사무실, 접견실.
미수, 외국인과 일에 대해 얘기하는,
외국인, 그간에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있고,
미수, 매출이 어떤지, 현재 회사 이미지는 어떤지 묻고 답을 듣는.
씬 13 미수의 회사, 엘리베이터 앞.
미수, 외국인과 나와 미수, 엘리베이터 버튼 누르고,
영어로 하는 말들 자막 넣지 말기.
미 수 : (영어로) 제가 이번 달 말에 회사로 방문할게요.
외국인 : (영어로) 언제든지.
그때, 엘리베이터 오면, 외국인 타고,
미 수 : 또 봐요.
외국인 : 네. (하고, 가는)
미 수 : (잠시 서 있다가, 회사로 들어가려다가, 창가로 가서, 문턱에 앉아 생각하는)
인써트 - 회상. 7부의 씬.
미수의 집안.
미 수 : (못 보고) 민망하게 보지 말고, 식사하세요.
인 철 : (잠시 생각하다가, 일어나, 옷 들고 나가려 하는)
미 수 : (안보고, 담담하게) 장인철.
인 철 : (멈춰서고, 미수에게 등돌리고 있는)
미 수 : (못보고, 샐러드만 보며, 어렵게) 희영씨 대신 내가 너 사랑해주면.. 안 되겠니?
인 철 : (담담하게 등돌려, 미수 보면)
미 수 : (샐러드만 뒤적이는)
이후에 쓰는 씬은 없는 씬이니 촬영요.
인 철 : (미수 보며, 담담하게) 샐러드 드레싱 넣어서 먹어. 그것도 내가 만든 거니까.
미 수 : (샐러드만 보는) ...
인 철 : 김미수, 난 너처럼 쿨하지 않어. 니가 이러면 난 너 못봐. 여자 지겹다고 했잖아.
미 수 : (샐러드만 뒤적이며) 정확히 말해줄래?
인 철 : (보면)
미 수 : (인철보며, 서글픈) 여자가 싫은거야. 내가 싫은 거야.
인 철 : (대답하지 못하겠는)
미 수 : (인철만 물끄러미 보는)
현실.
미수, 핸드폰 꺼내 메시지 넣는.
인써트 - 문자메시지 내용.
나야, 미수. 지금 방황해? 그래 많이 해. 한달은 기다려줄 수 있으니까.
미수, 메시지 보내고, 착잡하게 창가 보는.
씬 14 인철의 집안.
인철, 운동 가기 위해 가방을 챙기고 있고,
인철모, 소파에 앉아 그런 인철을 보며 말하는,
인철모 : 앉아봐봐, 여기.
인 철 : (가방만 챙기며) 바뻐요. 운동하고 미팅가야 돼.
인철모 : 앉아봐봐.
인 철 : (가방 싸다, 인철모 보며, 답답한) 엄마.
인철모 : 니 뒷통수에 대고 날벼락 내리고 싶지 않아서, 그래. 앉어.
인 철 : (작게 웃으며) 또 무슨 날벼락?
(소파로 가서, 앉으며) 설마 청담동 아버지가 벌써 싫어진 건 아니죠?
인철모 : 아니야.
인 철 : (웃음 띤 채) 그럼 무슨 일이 났을까? 내가 엄마가 일 났다 그럴 때마다 간이 떨립니다, 아세요?
인철모 : 희영이 아버지 만났어.
인 철 : (웃음 띤 채) 그래서요?
인철모 : (가방에서 이혼장 꺼내, 책상에 놓으며) 기껏 간만에 만나쟤서 나갔드니, 이거 주드라.
인 철 : (인철모만 보고) 뭔데?
인철모 : 너랑 희영이 이혼장이래. 니 도장만 찍어주면 수속은 알아서 한다드라.
인 철 : (물끄러미 서류 보다가 무심하게 들어서 그냥 찢는)
인철모 : 뭐하니?
인 철 : (찢은 서류 휴지통에 버리고, 인철모 보며, 편하게) 웃기지 말라 그래요.
(하고, 일어나 가방 매고 나가며) 문단속하고 나가요.
인철모 : (인철 나간 쪽 답답하게 보는) 쟤가..
씬 15 주차장.
인철, 차에 올라타 시동 걸면,
인철모, 운전석 문 열고 인철 보며,
인철모 : 나 희영이 아버지한테 협박받았어.
인 철 : (편안하게) 무슨 협박?
인철모 : 니가 순순히 이혼 안해주면 소송 들어간대.
인 철 : 얼마든지 뎀비라 그래요, 상대해준다고.
인철모 : (조금 큰소리) 너 전에 사고친 거 걸고 넘어진댔어, 이놈아!
인 철 : (인철모 보는) ?!
인철모 : 희영이가 사람 죽인 놈하고 징그러 못살겠다고 그랬다드라.
인 철 : ...
인철모 : 걔네 집에서 우리한테 빚진 거 은행융자 받아서 다 갚는대. 더 이상 희영이 못말려. 이혼해 줘.
인 철 : (맘 아픈, 짐짓 담담하게) 엄마 나 희영이 사랑해.
인철모 : 잊어. 니엄마 봐, 아무랑이나 잘살잖어.
인 철 : 그건 엄마 얘기지.
인철모 : 헤어지고 나면 길이 보여. 무조건 헤어져.
인 철 : 운동이나 할랍니다.
인철모 : 땀빼고 나한테 연락해. (하고, 문 닫아 주는)
인 철 : (차 몰고 가는)
인철모 : (인철 간 쪽 안쓰럽게 보다, 제 차로 가는)
씬 16 헬스장, 몽타주.
1, 인철, 땀흘리며 죽어라 런닝 머신을 하는,
2, 인철, 스쿼시를 열심히 하는,
인써트 - 회상, 플랫쉬.
재식과 싸우던 인철.
운동하는 인철의 모습과 회상이 교차로 보여지는,
인철, 한참을 스쿼시 하다가 라켓 내동댕이치고 벽에 기대앉아, 헉헉대며,
인 철 : 김재식, 김재식! 언제까지 날 따라 다닐 거야! 언제까지! (헉헉대는)
그런 인철의 모습에서 F. O, F, I.
씬 17 회전 초밥 집, 전경, 낮.
미 옥 : (E) 무슨 이런 델 와.
씬 18 회전 초밥 집, 안.
바처럼 꾸며져 있는.
미옥, 주변을 구경하며 초밥 먹고, 미수, 초밥 먹으며,
미 옥 : 여기 비싼 거 같은데.. 이거 접시당 얼마 그런 거지?
미 수 : 왜이래?
미 옥 : (작게 웃고, 먹으며) 비싼 만큼 맛은 있네.
미 수 : (먹으며) 장산 잘돼?
미 옥 : 요즘 경기가 다 그렇잖어. 그래도 단골이 있으니까 괜찮어.
미 수 : 가락동은 왜 나왔어?
미 옥 : 맨날 갖다놓는 생선만 갖다놓으니까 나두 지겨워서, 뭐 다른 생선이 없나 구경 나왔어.
미 수 : 영민이 오빠랑은 잘돼?
미 옥 : (아무렇지 않은 듯) 전번날 우리 입맞췄다.
미 수 : ?!
미 옥 : (미수 보고, 수줍게) 웃기지?
미 수 : 언니가 하자 그랬어?
미 옥 : 내가 아무리 나서길 좋아한다고 해도 그런 걸 나서서 하겠니?
그 사람이 입 내밀길래 모르는 척 눈감아 줬지.
미 수 : (웃으며) 좋았어?
미 옥 : 별로.
미 수 : 왜 별로야?
미 옥 : 잘 모르겠드라.
미 수 : 언니, 오빠, 안좋아하는 거 아냐?
미 옥 : 그런 건 아닌데.. 죄책감이 자꾸 들어.
나는 닳고 닳았고, 그 사람은 순진한데 우리가 어울리나도 싶고,
미 수 : 언니도 순진해.
미 옥 : 나는 결혼두 이혼두 해봤잖어.
미 수 : 뭐 결혼하고 이혼한 사람은 안순진하단 법 있니? 내가 보기엔 언니도 엄마 닮아서
순진하기 짝이 없어. 전번 형부랑도 잠 한번 잤다고 무조건 결혼한 사람이잖어, 언니가.
요즘 세상에 누가 잠잤다고 결혼하니.
미 옥 : (멍하게) 그럼 요즘 애들은 잠자고도 결혼 안하니?
미 수 : (작게 웃으며) 귀여워, 정말.
미 옥 : (떠보듯) 너두.. 잠자린 잠자리고 결혼은 결혼이다, 그런 주의야?
미 수 : (미옥 담담하게 보며) 저의가 뭐야?
미 옥 : 너 전번에 니 집에서 잤다는 사람.. 누구야? (떠보듯)
그 사람 술 취해서 그냥 잠만 자고 간 거야? 아님 무슨 일 있었어?
미 수 : (안보고, 먹기만 하며) 잠만 자고 갔어. 그리고 그냥 친구고. 일로 아는 사람이야.
(미옥 보며) 궁금한 거 다 물어봤지?
미 옥 : (의심스레 빤히 보는) 난 너 가끔 속을 모르겠드라?
미 수 : ?
미 옥 : 너 전번에 문영이 만날 때도 별 사이 아니라고 그래놓고 헤어질 때 실어증 걸린 사람처럼
몇 달씩 말 안하고 그랬지? 그리고 나중에 뭐라 그랬어? 미치게 사랑했댔지?
너 이번에도 그런 거 아냐?
미 수 : (답답한, 물 마시는)
미 옥 : 조심해, 기집애야. 처음에 미치게 사랑한 애들은 꼭 두 번째, 세 번째도 미치게 사랑하고,
안될 사람한테 목매던 애들은 끝까지 안될 사람한테 목매. 팔자 사나워지지 않으려면 너 이번엔
진짜 제대로 된 사람 만나서,
미 수 : (말꼬리 자르며) 늙었니, 왜 이렇게 걱정이 많어?
미 옥 : (어색하게 웃으며) 그래, 그래 내가 늙은 티낸다. 쏘리. 여기 진짜 음식 맛 좋다.
미 수 : (어이없이 웃으며) 어으, 진짜.. 먹어. (하고, 먹는)
미 옥 : (음식 먹으며) 언제 엄마 한번 모시고 오자.
미 수 : 그러자. (하고, 먹으며, 답답한)
씬 19 버스 안.
미옥, 엄마에게 전화하는,
미 옥 : 내가 가락동 들렀다고 뻥치고 미수 한번 만나봤는데, 별일 없는 거 같애.
밤에도 할 일 없어 집에 일찍 들어간다 그러고 이번 주말에도 집에 온대드라.
남자 숨겨놓고 만나는 애가 그렇게 시간이 남아돌 리가 없잖어. 그래, 엄마 걱정 마.
나? 마트 가야지, 그래, 끊어. (하고, 전화 끊고, 창가 보는데)
인써트 - 회상.
7부에서 영민과 키스하던 장면.
현실.
미 옥 : (답답한, 고개 젖고) 밤낮을 안가리고 생각나누만. (고개 저으며, 한숨쉬는) 후.
씬 20 영민의 학교, 강사실.
영민, 컴퓨터로 작업하다가 멍해지고, 다시 컴퓨터로 작업하다가 멍해지는,
그러다 영민 일어나 책상에 두 손 얹고 푸쉬업하는,
영 민 : 공부할 땐 공부만 하자, 미옥씨는 잠시 잊자, 공부할 땐 공부만 하자, 미옥씬 잠시 잊자.
(버럭) 공부할 땐 공부만 하자! 미옥씨는 잠시 잊자!
씬 21 고모의 가게 안.
고모, 만화책 보는데, 문 열리는,
고모, 무심하게 문 쪽 보고,
고 모 : 어서 오세,
장 씨 : (편안하게 웃음 띤) 오랜만이야, 우식 엄마.
고 모 : (일어나며, 굳는) 아저씨가.. 어쩐 일이세요?
장 씨 : 둘째 딸네 왔다가, 그냥 한 번 들러봤어.
고 모 : 서울 오셨다는 얘긴 들었어요? 그런데 안 내려가셨어요?
장 씨 : 내려갈까 하다가, 그래도 먼길 왔는데 미옥이 엄마나 한번 보고 가려고.
고 모 : (싫은) 남편 있는 사람을 뭐 하러 본데요, 남들 말나게?
장 씨 : 동생 같으니까 보지, 뭐 하러 보긴.
고 모 : 아저씨 친동생이나 그렇게 챙기세요? 울언닌 내가 챙길게.
그때, 고모부 문 열고 들어오며,
고모부 : 아니, 누가 남의 가게 앞에 트럭을 대놨냐?
장 씨 : (고모부 보며) 몸은 여전히 좋네.
고모부 : (놀라고, 반가운) 아이고, 형님. (하고, 장씨 손잡는)
장 씨 : (웃으며) 잘 지냈지?
고모부 : 덕분에 잘 지냈습니다.
고 모 : (궁시렁) 뭐가 덕분이야.
고모부, 장씨 : (고모 보는)
고 모 : 난 어머니 밥 차리러 올라갈래. (장씨에게) 놀다 가세요. (하고, 가는)
고모부 : (고모 나가는 것보고) 처남댁 보러 오셨어요?
장 씨 : 연락 좀 해줄 수 있나?
고모부 : 그럼요, 그럼요. (하고, 전화기 잡는) 잠시만 기다리세요.
장 씨 : (생각 많은, 착잡한)
씬 22 엄마의 방안.
엄마, 전화 받고 있는,
고모부 : (E) 처남댁 보신다고 여기까지 굳이굳이 형님이 오셨는데 나오세요?
엄 마 : (문 쪽 눈치보며, 난감한) 화요일인가 수요일인가 간다드니, 어떻게 안가고 여길 왔을까..
고모부 : (E) 목포에서 서울이 좀 멉니까, 먼 길 와서 처남댁도 안보고 가면 안되죠.
일단 나오세요. 알았죠? (하고, 전화 끊는)
엄 마 : (전화기 내려놓으며) 어째 왔을까...
그때, 재수 벌컥 문여는,
엄마, 순간 몸이 튀게 놀라는,
재 수 : 왜 그래?
씬 23 아버지의 집안.
아버지, 답답한 맘으로 전화 받고 있고, 재건모, 걸레질하는,
아버지 : 알았다, 알았어, 곧 가마. (하고, 전화 끊는)
재건모 : 고모 뭐래요?
아버지 : 장씬가 하는 사람이 미옥엄마 만나러 왔대.
재건모 : 그래서?
아버지 : (보면)
재건모 : (걸레질만 하며) 둘이 만난 김에 아주 도망이나 가버려라.
아버지 : (보는)
재건모 : 엉덩이 들어요. 방 좀 닦게.
씬 24 고모의 가게.
고모부, 음료수 한 캔 따서 장씨 주며,
고모부 : 우리 형님 뻔뻔스런 거는 형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젊은애랑 살림 차리고도
뻑하면 집엘 으찌나 들락거리는지, 제가 눈꼴이 십니다.
장 씨 : 미옥엄마 고생은 여전하겠네.
고모부 : 지난번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세요? 형님이랑 사는 젊은 여자 아프다고
글쎄 처남댁 보고 병수발까지 들라 그랬다니까요.
장 씨 : (음료수 마시고, 착잡한)
고모부 : (눈치보며) 그때 형님이랑 확 어떻게 됐어야 우리 처남댁도 팔자가 피는 건데..
장 씨 : (음료수 놓고) 나 큰길가에 가 있을게. 미옥엄마 오면 그리 오라고 해.
고모부 : 여기 계시다 같이 가시죠?
장 씨 : 동네 사람들 이목도 있고, 큰길에 있을게. (하고, 나가는)
씬 25 고모의 가게 앞.
장씨, 트럭(목포 해물탕이라고 쓰여있는)에 올라타고, 시동 걸고,
고모부, 그런 장씨에게 말하는,
고모부 : 형님 그냥 가지 마시고 기다리세요? 꼭이요, 예? 꼭?
장 씨 : 그래. 잘 있어. (하고, 가는)
고모부 : (가는 장씨 보며) 저런 형님을 진짜 형님으로 뒀어야 하는데..
그때, 고모 나와 말하는,
고 모 : 장씨 아저씨 어디가?
고모부 : (뒤돌아보면)
고 모 : 언니 만나러 가지? 둘이 약속 잡았지?
고모부 : 넌 나서지마.
고 모 : 내가 언니 못나가게 전화할꺼야. (하고, 가게로 들어가려 하면)
고모부 : (고모 등뒤에서 안아들며) 넌 빠져.
고 모 : (바둥대며) 안놔, 이거!
고모부 : 못놔!
고 모 : 놔!
씬 26 엄마의 집, 욕실.
엄마, 세수하는,
재수, 그 옆에서 이상하다는 듯 보며,
재 수 : 아침에 세수하고 왜 세수해?
엄 마 : (세수하며) 그냥..
재 수 : 왜 그냥 세술 하냐고? 어디 나가?
엄 마 : 안나가. (하고,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나가는)
재 수 : 안가는데 왜 세수해? (하며, 따라 나가고)
씬 27 엄마의 방안.
엄마, 방으로 들어와 화장대에 앉아 로션 바르는,
재수, 들어와 엄마 옆자리에 앉으며,
재 수 : 로션은 왜 발러.
엄 마 : (로션만 바르며) 얼굴이 땡겨서.
재 수 : (이상한) 어디 나가지?
엄 마 : 안나가. (하며, 립스틱을 새끼손가락으로 찍어 바르는)
재 수 : 어라, 립스틱까지? 진짜 어디 안나가?
엄 마 : 안나가. (하며, 일어나, 장롱 문 여는)
재 수 : (일어나 엄마 옆에 서며) 옷까지 갈아입게?
엄 마 : (옷을 보며) 변변한 옷이 없네...
재 수 : (장롱문 닫는)
엄 마 : (보면) ?!
재 수 : (한쪽에 있는 허름한 옷 주며) 이거 입어. 동네 나갈거면.
엄 마 : ?... (옷 받으며, 난감하지만, 짐짓 아무렇지 않게) 그래, 알았어. (하고, 입는)
재 수 : 근데 진짜 어디 가?
엄 마 : 안가? (하고, 나가려 하는)
재 수 : (팔 잡으며, 버럭) 안간다 안간다 하면서 진짜 대체 어딜 가!
엄 마 : (팔 빼고, 눈치보며) 안가. (하고, 나가는)
재 수 : (황당한, 가만있다가 나가며) 엄마?!
씬 28 집 앞.
엄마, 집에서 나오면, 재수, 팔 잡고 돌려세우며,
재 수 : 엄마 진짜 어디 가는데, 나 안따라 갈게, 진짜 어디 가?
엄 마 : (멈춰서서, 재수 보며) 아무 데도 안가.
재 수 : 고모네 갈 땐 립스틱 안바르잖어? 마트 갈 때도 그렇고? 진짜 묻는다, 어디가?
그때, 집안에서 전화벨 소리 들리는,
엄 마 : 전화 왔다, 전화 받어. (하고, 팔 빼고, 서둘러 가는)
재 수 : 엄마! (하다가, 벨소리 듣고) 전화는 왜 이렇게 와. (하고, 집으로 가고)
씬 29 엘리베이터 앞.
엄마, 서둘러 버튼 누르고, 조바심에 뒤돌아보고 문 열리면, 타는,
씬 30 엄마의 방안.
재수, 전화 받는,
재 수 : (놀란) 뭐? 장씨 아저씨?
고 모 : (E) 그래, 자식아, 니 엄마 빨리 잡어, 그 아저씨랑 도망갈지도 몰라. 어서!
재 수 : (전화 끊고, 허둥대며 서랍 열고, 양말 찾아 신다가 급한 마음에 양말 안껴지면) 에우!
(하고, 던지고, 옷장 문열고 옷 찾다가, 그냥 나가는)
씬 31 집 앞 + 계단.
재수, 집에서 나와 엘리베이터 누르고,
엘리베이터 안서자, 계단 뛰어 내려가는,
씬 32 아파트 출입구 앞.
재수, 헉헉거리며 뛰어내리며 주변 둘러보면, 엄마, 어디에도 없다.
재 수 : (속상한, 혼잣말) 엄마...
씬 33 달리는 트럭 전경.
씬 34 트럭 안.
장씨, 운전하고 있고,
엄마, 조수석에 앉아있는,
장 씨 : (편안하게 웃음 띤) 이 길로 목포로 확 갈까?
엄 마 : (어색한 웃음 지으며) 오빠도 농담은.. 빨리 들어가봐야 해. 재수가 기다려.
장 씨 : 재수는 아직도 나 싫어하지?
엄 마 : 싫어할 것도 좋아할 것도 없지, 뭐.
장 씨 : 너두 많이 늙었다.
엄 마 : 오빠도 쭈그렁이네요.
장 씨 : 오늘 나랑 저녁 먹고, 차 마시고 놀다가 천천히 들어가라. 또 언제 볼지도 모르는데.
엄 마 : 재수가 기다려서... 늦어도 저녁땐 들어가야 해.
장 씨 : 임마 지금 벌써 4시가 넘었어, 곧 저녁인데.. 그렇겐 못하지,
너 때문에 목포 가는 것도 사나흘은 미뤄서 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데. 10시에 들어가.
엄 마 : 열시는 너무 늦은데.
장 씨 : 영자야, 너 밤에 눈썰매장 가봤냐?
엄 마 : (의아한) 뭔 썰매장?
씬 35 눈썰매장, 밤.
화려한 불빛과 썰매를 신나게 타는 사람들 보이는,
카메라, 풍경 보여주고, 엄마 쪽으로 가면,
엄마, 장씨 사람들 구경하는,
엄 마 : (입벌리며, 걱정스런) 야, 이렇게 밤에 불을 다 켜놓면 이게 돈이 얼마래.
장 씨 : (웃음 띤) 엊그제 손주놈들하고 자식들하고 와서 놀았는데, 재밌드라구. 좋지?
엄 마 : (타는 사람들만 보며, 작게 웃으며) 사람들 재밌게 노네.
장 씨 : 한번 타볼래?
엄 마 : 어이고, 난 싫어. 구경만 할래.
장 씨 : (엄마 손잡고, 끌며) 여기 까지 왔는데, 한번 타보자. 어릴 때 생각하 면서.
엄 마 : 무서워.. (하며, 따라가고)
씬 36 눈썰매장, 타는 곳.
엄마, 긴장해 눈썰매에 앉아있고, 장씨, 기분좋게 앉아있는,
엄 마 : 이거 진짜로 안무서?
장 씨 : 재밌다니까.
안내인 : 자, 출발합시다. 가세요! (하고, 호루라기 부는)
눈썰매 탄 사람들, ‘와!’ 하며 가고.
장씨, 머뭇대는 엄마 보다가 안내인에게 말하는,
장 씨 : 그 앞에 아줌마 좀 밀어주세요.
안내인 : 네. (하며, 밀고)
엄 마 : (긴장한) 엄마야! (하며, 내려가는)
장씨, 웃으며, 내려가고,
엄마, 눈감고 가다가, 넘어져 뒹구는,
장씨, 타다가 놀라 엄마 보면,
엄마, 눈 속에 넘어져 있는,
장씨, 뛰어가 엄마 일으키며,
장 씨 : 괜찮냐?
엄 마 : (웃으며) 아이고, 웃겨라, 웃겨. 진짜 재밌네. 어릴 때 밀가루푸대 탔던 것처럼.
오빠 우리 또 타자. (하며, 썰매 들고, 가는)
장 씨 : (그런 엄마 보고 웃고) 영자야, 같이 가.
인써트 - 몽타쥬.
1, 눈썰매장.
엄마와 장씨, 웃으며 썰매 타는 모습 보여주고,
2, 기분좋게 어묵 먹는 두 사람 보여주고.
장씨, 엄마에게 국물을 후후 불어 건네주면,
엄마 수줍게 그것을 받아먹는, 장씨 기분 좋은,
3, 짜장면 집.
엄마, 아이처럼 입가에 잔뜩 묻히고 먹는,
장씨, 입가에 잔뜩 국물 묻히고 먹으며 엄마가 귀여운.
그렇게 허물없이 식사하는,
씬 37 마트 안.
재수, 화난 채 앉아있는, 민이 한쪽에서 책 읽는,
진우, 일하다 미옥(생선 써는) 보며 말 거는,
진 우 : 재수 왜 저래, 누나?
미 옥 : 냅둬.
진 우 : 화난 거 같애?
미 옥 : 지깟게 화나 봤자지, 어떻게 잰 나이가 먹어도 철이 안들어. 엄마, 엄마, 엄마,
언제까지 엄마만 붙들고 늘어질거야, 애두 아니고.. 에으..
진 우 : (이상한, 미옥 보다, 재수 보는)
재 수 : (화난, 심각한)
씬 38 풍경 좋은, 커피숍.
장씨, 커피를 타며,
장 씨 : (커피 타며) 프림 두 숟갈, 설탕 하나지? (하고, 커피 타 엄마 주는)
엄 마 : (편안하게 장씨 보며) 기억하네.
장 씨 : 내가 너한테 해준 게 다방 가서 커피 타준 거 밖에 더 있냐?
엄 마 : (머뭇대며) 나 전번에 선봤다?
장 씨 : (웃음 띤) 넌 니 남편밖에 없는 사람이잖어?
엄 마 : (차 마시며) 오빤 안그런가, 오빠도 언니밖에 없었잖어.
장 씨 : (작게 웃으며) 참 그래서 선 본 건 어땠어?
엄 마 : (고개 젖고) 애들이 보래서 봤는데, 별로. 집에 오는데.. 주책이다 싶드라.
장 씨 : 맞다, 주책이다, 니 나이에 무슨 선을 본다고... 아픈 덴 없지?
엄 마 : 없는 사람이 몸까지 아프면 어떡해. 오빠두 괜찮지?
장 씨 : 어.
엄 마 : (어색하게 웃음 띤) 내가 오빨 너무 오래 안봤나보네, 어색해. 이렇게 둘이 있는 게.
장 씨 : 나는 좋은데.
엄 마 : (커피 마시는)
장 씨 : 가끔 이렇게 보자, 해마다는 못봐도 한해 걸러라도.
엄 마 : 그러게, 그래야 되는데..
장 씨 : 목포에 한번 와.
엄 마 : 새장가 들어. 언니가 하늘나라서 걱정해. 밥은 먹나, 빨래는 어쩌나, 죽은 사람 걱정시키지 말어.
장 씨 : 그럴라 그래.
엄 마 : 여자는 있어?
장 씨 : (농담처럼) 너 기다리잖어.
엄 마 : (농담으로 받는) 농담은.. 실없이. (하며, 창가 보는)
장 씨 : (엄마 이쁘게 보는)
씬 39 커피숍 앞, 거리.
트럭, 세워져 있는,
장씨와 엄마 서있는,
장 씨 : 바래다줄게, 타.
엄 마 : 그냥 혼자 갈래, 혹시라도 오빠랑 있는 거 재수가 보면 싫어해.
장 씨 : 버스 있냐?
엄 마 : 아까 오는 길에 보니까, 있드라. 저쪽에.
장 씨 : (엄마 물끄러미 보다가, 머리카락 귀 뒤로 넘겨주는)
엄 마 : (짠하게 보면) ?
장 씨 : (손 내리고, 편안하게) 영자야, 이렇게 허물없이.. 가끔 보자.
너랑 나랑 이 나이 먹어 이렇게 어쩌다 한번씩 본다고 무슨 죽을 죄가 되겠냐?
엄 마 : (못보고, 고개 숙이고, 괜히 땅을 발로 긁으며) 가요.
장 씨 : (맘 짠한) 우리 집 전화번호 알지?
엄 마 : (못보고) 알지.
장 씨 : 몇번인데?
엄 마 : (못보고) 삼팔오에 팔천이백.. (장씨 보고) 알어, 가.
장 씨 : 애들 다 잘 키워.
엄 마 : 밥 챙겨 먹어요.
장 씨 : 너두. (하고, 차 타고, 차 문 내리고, 엄마 보며) 갈게.
엄 마 : (손 흔드는, 맘 짠한)
장 씨 : (가고)
엄 마 : (맘 짠해 보는, 고개 빼고 장씨 보는)
씬 40 트럭 안.
장씨, 백밀러로 엄마 보며 맘 짠해 가는.
씬 41 버스정류장.
엄마, 버스 기다리고 서서 괜히 땅을 발로 차며 담담한 창하듯 혼잣말.
엄 마 : 언제 또 한번 볼까나... 늙어 꼬부라지기 전에 다시 한번 볼까나..
씬 42 엄마의 아파트 앞.
아버지, 한쪽 벤치에 추워하며 앉아있는,
고 모 : (E) 오빠가 언니 단단히 혼을 내. 아니 남녀사이에 친구가 어딧냐?
그리고 피도 안섞였는데 오누이는 또 뭐고. 장씨아저씨 끈덕지다.
전엔 병수발 들던 마누라라도 있어서 별일 없었지만,
이젠 그 마누라도 없고, 암튼 언니 단속 잘 해. 말년에 갈데 없어지지 말고.
아버지 :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이영자.. 니가 장씨를 만났다, 이거지.. 야,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만.
(하고, 침을 칵 뱉는데, 엄마 오는 것 보는) 어디 다녀오시나? (하며, 일어나는)
엄 마 : ?
아버지 : 어쭈, 립스틱까지?
엄 마 : 왜 왔어요?
아버지 : 너 니 호적 파줄게, 그거 들고 집 나갈래?
엄 마 : ?
아버지 : 애들 앞에서 조신한 척은 혼자 다하고 남잘 만나러 다녀?
엄 마 : (화나는, 속상한) 내가 남잘 만나든 말든 당신이 뭔 상관이야?
아버지 : 뭐라?
엄 마 : 당신은 젊은 여자 끼고 살면서 나는 옛날 아는 오빠 만나 차 한잔도 못해!
그게 어느 나라 법이야?!
아버지 : (버럭) 내 나라 내 법이다!
엄 마 : (말문 막히는)
아버지 : 너 조신한 척 굴면서, 애들한테 점수 다 땄지? 나는 솔직한 죄로 애들한테 점수 다 잃고.
그러면 누가 더 못된 거냐?
엄 마 : 당신이 못됐지, 나는 못된 거 없어!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아버지 : 저게, 저게! 너 한번만 장씨 더 만나, 내가 그 자식 면상을 갈려줄테니까, 알았냐!
엄 마 : (가며, 씩씩대며) 나뻐...
아버지 : (한숨쉬고) 한번만 더 내 성질 긁어봐라, 내 가만 있나.. (하고, 가는)
씬 43 엄마의 거실.
재수, 화난 채 굳어서 텔레비전만 보고,
엄마(평상복차림), 그 옆에 앉아 재수 눈치보는,
미옥, 과일 깎고,
엄 마 : (재수에게, 눈치보며) 테레비가 재밌어서 엄마 안봐?
재 수 : (텔레비전만 보며) 말 걸지마요, 아줌마.
미 옥 : (가라앉은) 너 누나가 성질 부리지 말랬다.
엄 마 : (미옥에게 눈치 주고, 재수에게 말 거는) 아저씨가 그냥 얼굴만 한번 보자는데 어떻게 싫다고 해.
옛날에 우리집 쌀 떨어졌을 때 쌀도 팔아주고 그랬는데, 그건 너두 알잖어.
재 수 : (텔레비전만 보며) 잘하셨어요? (하고, 엄마보며) 아들내미한테 어디 안간다고 속이고 만날 만큼
그 아저씨가 좋으심 왜, 아주 따라 나서지. 집엔 왜 오세요?
미 옥 : 하나,
재 수 : (버럭) 숫자 세지마!
미 옥 : 야, 자식아, 엄마가 그 아저씨 만나서 뭘 어쨌게? 엄마가 날밤을 지새우고 온 것도 아니고,
기껏 둘이 만나 커피밖에 더 마셨겠냐? 서로 잘사나, 안부 묻고?
재 수 : (버럭, 일어나며, 엄마에게) 왜 남잘 만나!
미 옥 : (놀란) 민이 깨, 자식아!
엄 마 : (재수 올려다보며) 다시 안볼게. 죽어도 안볼게.
재 수 : 안믿어! 못 믿어! (하고, 안방에 문 쾅 닫고, 들어가는)
엄 마 : (재수 간 쪽 보며, 걱정스런 들어가려 하면)
미 옥 : (엄마 잡아 앉히며, 조용히) 나중에, 나중에.. 말해.
엄 마 : 진짜.. 니 말대로 커피밖에 안마셨는데, 그러네.
미 옥 : 나는 알지. (방 쪽 보며, 큰소리로) 김재수, 너 임마 나중에 엄마 돌아가심 지금 이런 거 땅을 치며
후회해, 알어, 자식아! 있을 때 잘해! 있을 때!
씬 44 엄마의 방안.
재수, 화난 채 누워 소리치는,
재 수 : 엄마가 왜 죽냐! 다른 엄만 다 죽어도, 울엄마 절대 안죽어! (하고, 돌아누워) 씨..
시간경과, 새벽.
엄마, 두터운 옷 입고 작게 웃음 띠고 재수 흔들며 말하는,
엄 마 : 재수야, 재수야..
재 수 : (졸린) 왜?
엄 마 : 데이트 가자.
재 수 : (일어나며) 뭐?
엄 마 : (옆의 옷 입혀주며) 옷 입자, 옷.
재 수 : (졸린) 어디 가는데..
씬 45 아파트 출입구문밖, 복도.
재수, 눈감고 엄마 손잡고 나오고,
엄마, 재수 손 끌고 나오며, (이때까지 눈 보여주지 않기)
엄 마 : 앞에 자전거 있어, 조심해.
재 수 : 어. (하며, 피하고)
엄 마 : 이제 살짝 눈 떠봐.
재 수 : (눈뜨고, 여전히 졸린) 와!
눈이 날리는,
엄 마 : (웃음 띤) 이쁘지?
재 수 : (작게 웃으며, 눈 보는) 어.
엄 마 : 있잖아, 재수야, 엄마가 어제 ..
재 수 : (눈만 보며, 편하게) 됐어, 용서했어.
엄 마 : (재수 고맙게 보다, 눈보고)
엄마와 재수 눈보고,
미옥, 말소리 들리는.
미 옥 : 풍경 좋네!
엄 마 : (소리난 쪽 보면)
미옥도 문 앞에서 눈 보는 있는,
엄 마 : 민이도 보라 그러지.
미 옥 : 안 인나네.
엄 마 : 미수 전화하지?
미 옥 : 했지.
재 수 : (눈만 보며) 눈 봐, 엄마.
엄 마 : 어. (하고, 눈보고)
재 수 : (N) 엄마한테 말은 안했지만, 눈만 보면, 나는 형이 보고 싶었다.
세 사람 눈 보는 풍경 보이고,
씬 46 미수의 오피스텔 앞.
미수, 자다 깬 얼굴로 웃옷 대충 걸치고 한쪽에 쪼그려 앉아 눈 보며 핸드폰하는,
벨소리 가는, 잠시 후, 인철 전화 받는,
인 철 : (잠시 후에 받으면, E) 여보세요?
미 수 : 지금 눈온다.
씬 47 인철의 집안.
인철, 침대에 누워 핸드폰 받는,
인 철 : 뭐?
씬 48 미수의 오피스텔 앞.
미 수 : (편안하게) 눈 온다고요, 눈 보라시구요. (하고, 전화 끊고, 눈을 보는)
씬 49 인철의 집안, 창 밖(야외로).
인철, 문을 열면, 눈이 오는,
인철, 편안하게 눈을 보는.
씬 50 미수의 사무실, 낮.
미수, 명함집 보며 정리하고 있는데, 핸드폰 문자메시지 울리는,
미수, 무심히 핸드폰 열고 보면,
인써트 - 문자메시지.
아침에 니 덕분에 눈 잘 봤다, 고맙다, 친구. 장인철.
미수, 작게 웃는데.
사장, 옆에 와서 차주며,
사 장 : 뭘 보고 웃어?
미 수 : 친구가 메시질 보냈어요.
사 장 : 친구 누구? 장인철?
미 수 : 네. (하며, 명함 보는데)
사 장 : 친구랑 고객이랑 정확하게 구분 져라.
미 수 : (보면) ?
사 장 : 고객이랑 썸씽 생기면 괜한 오해, 사. 아마츄어처럼 굴지마. 프로잖어. (하고, 가는)
미 수 : (담담한, 명함집 정리하는)
씬 51 인철의 사무실.
인철, 컴퓨터보고 있는데,
직원, 통장 가지고 들어오며,
직 원 : 이철구씨, 오정팔씨 앞으로 말씀하신 금액 넣습니다.
인 철 : 고마워요. (하고, 옷 입고, 나가는)
씬 52 민우의 통닭 집.
인철, 민우 앉아있는, 돈 다발 앞에 있는.
인 철 : 넣어 둬. 철구랑 정팔이한테도 돈 넜어.
민 우 : (돈 다발 밀어주며) 싫어.
인 철 : ?
민 우 : 그리고 너 다시 철구랑 정팔이가 돈 해달라고 하면 안된다 그래.
인 철 : 이번이 두 번짼데 뭐.
미 우 : 두 번이 세 번 되고, 네 번 돼.
인 철 : 해줄 거야. 달란 대로 줄 거야.
민 우 : 너 그러다 평생 걔들한테 끌려 다녀, 자식아.
인 철 : 어차피 난 꿈에서까지도 재식이한테서 못벗어나. (하고, 일어나면)
민 우 : 아직도 재식이 꿈꾸냐?
인 철 : (서글프게 웃으며) 어제 밤두 꿨다. (하고, 가는)
민 우 : (인철의 팔 잡고, 돈 다발 주머니에 넣어주며) 여기 오지마.
인 철 : ?
민 우 : 재식이 동생이 니 소식 물으러 가끔 여기와. 걔 부딪히면 좋을 거 없어. 다신 오지마.
인 철 : (돈 다발 꺼내 탁자에 놓고) 갈게. (하며, 나가는)
민 우 : (머리 벅벅 긁으며, 답답한)
씬 53 통닭집 앞.
인철, 통닭 집에서 나와 차에 오르는데,
한쪽에서 재수, 어슬렁거리며 와, 인철과 스쳐서 지나 통닭집으로 들어가는.
씬 54 통닭집 안.
민우, 주방 쪽에서 일하다 놀라 재수 보는,
재 수 : (탁자에 앉으며) 근래 친구 소식 들은 거 없어요?
만 우 : (긴장한 얼굴로, 바깥 보면)
인써트 - 인철의 차 떠나는 게 보인다.
재 수 : (탁자의 돈 보며) 이건 뭐야? (하고, 봉투 안을 들여다보는)
민 우 : (재수 긴장해 보는)
재 수 : (조금 놀란) 돈이네? (하고 민우 보는) 뭐예요?
민 우 : 내 돈이야. 그냥 거기 놔. (하고, 일하는)
재 수 : (떠보듯) 형이 무슨 돈이 많아서 이 큰돈을 함부로 굴려.
혹시, 돈 많은 형 친구가 나한테 입 닫으라고 돈 주고 갔어?
민 우 : (일만 하는)
재 수 : 돌돌이가 봤대는데, 철구형이랑 정팔이형두 갑자기 돈 생겼다고 하면서
압구정에 돈 쓰러 다닌다든데?
민 우 : ...
재 수 : 그래서 내가 온건.. (하다가, 문득 생각 나는게 있어서, 벌떡 일어나 문 열고, 나가는)
씬 55 통닭집 앞.
재수, 주변 둘러보고, 차 없는 것 확인하고, 다시 통닭집 안으로 들어가는,
씬 56 통닭집안.
재수, 들어와 민우의 멱살을 잡고.
재 수 : (화난, 버럭) 우리 형 죽인 놈 다녀갔지?
민 우 : ...
재 수 : 말해, 다녀갔지!
씬 57 호텔 레스토랑 안.
인철, 초조하게 찻잔을 손가락으로 툭툭 치다가 일어나 나가는,
씬 58 호텔 룸 앞.
인철, 초인종 연거푸 누르는, 그러다 손잡이를 돌려 열려하지만 안 되는,
그때, 하우스키핑아줌마 오다가 인철 보고,
아줌마 : 그 방 체크아웃 하셨는데요.
인 철 : 좀 전까지 이 방 사람하고 통화했는데요.
아줌마 : 나간지, 30분도 안됐어요. (하고, 가는)
인 철 : (화나고, 답답한, 잠시 그대로 서 있다가 문을 주먹으로 쾅치는)
씬 59 인철의 오피스텔, 주차장, 밤.
인철, 차안에서 넋 놓고 앉아있는,
희 영 : (E) 이혼장에 도장 찍어주지 않을 거면 만날 생각하지마.
인 철 : ......(힘들게 몸을 일으켜서 나가는, 힘든)
씬 60 인철의 오피스텔 앞.
인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 쪽으로 가서 문 열려다가 기운 없는지 한쪽 벽에 기대서서 고개 숙이는,
잠시 후, ‘흐음’ 하는 미수의 헛기침소리 들리는,
인철, 천천히 고개 들어 옆을 보면,
미수, 걸어와 인철의 옆에 서서, 벽에 기대 작게 웃고.
미 수 : 나는 내가 인내심이 많은 줄 알았거든. 한 달은 족히 참겠지, 했는데... 못 참겠드라.
인 철 : (막막하게 보는)
미 수 : (인철의 눈빛이 걱정스럽지만, 짐짓 담담하게) 그냥.. 가줄까?
인 철 : (눈가 그렁해, 힘든) 미수야.
미 수 : ..
인 철 : 나 좀 안아주라.
미 수 : ....(왜 그런가 싶은)
인 철 : (막막하게 미수 보는)
미 수 : (가만 보다가, 인철을 안아주는)
인철, 눈감고 울지 않으려 애쓰는, 미수, 인철이 걱정스런,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