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9. 제27회 진주마라톤 - 시각장애자와 동반주. 대회참가 100회 달성!!
기록 : 1시간 50분 53초
진주마라톤대회는 경마클에서 전국 시각장애인 달림이들을 초청해 동반주를 한다. 그래서 개인 기록보다 같이 동반주하는 장애인의 기록을 맞춰야한다. 올해도 약 30여명의 시각장애자들이 전국에서 왔다. 이 대회를 달리기 위해 심지어 제주에서도 두 분이나 왔다. 대회전날 11월 28일 토요일 오후 6시경 나를 포함한 경마클 회원들이 나와 전국에서 오신 시각장애자들을 맞이했다. 저녁식사는 하연옥, 도동점에서 소고기국밥과 육전, 진주냉면 등을 먹었다. 감사하게도 사장님이 스폰서를 하여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식사를 마치고 성수장으로 옮겨 방 배정을 하였다. 대회당일 아침 7시에 다시 성수장에 모여 장애자들을 모시고 평거동 콩나물 해장국을 먹고 버스를 타고 대회장으로 향했다.
8:30분경 물박물관에 도착하였다. 날씨는 해는 구름에 가려있었고 3-4도로 쌀쌀했다. 다행히 9시 30분 정도 되니 해가 고개를 내밀었다. 경상대학교 권순기총장님도 오셔서 시각장애자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 많은 격려를 해 주셨다. 대회장은 약 3,000명이상의 달림이들로 붐볐다. 나는 풀코스, 100km 울트라대회도 참가한 적이 있는 손병석 시각장애자와 동반주하기로 했다. 하프코스 기록은 1시간 49분이며, 오늘 목표는 1시간 50분 이란다. 나의 최근 컨디션으로는 충분히 가이드 할 수 있는 기록이라서 km 당 시간을 재어가며 오늘 목표 또는 하프코스 개인기록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10시 풀코스가 출발하고, 10시 10분 맨 뒤에서 손병석장애자와 손목에 줄을 매고 출발하였다. 뒤에서 출발했지만 많은 달림이들로 인해 시각장애자와 같이 달리기에는 힘들었다. 옆, 앞에 있는 달림이들에게 얘기하였고, 또한 조심하면서 배려해 주셨다. 주위에 시각장애자들과 동반주하는 여러 달림이들이 보였다. 자기의 기록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천천히 천천히... ... 약 3km까지는 km당 6분의 속도로 달렸다. 도로가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요철이 있는지, 오른쪽에는 대나무 숲과 물이 가득차고 찬찬한 진양호가 펼쳐져 있고, 왼쪽에는 산이 있으며, 멀리 앞에는 지리산이 있다는 등등을 주위의 경관을 얘기 해주면서 달려야 하고, 끈으로 묶여 동반주를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더 많이 되었다. 손병석씨는 5km가 지나면서 갑자기 km당 4분 40초 정도로 속도를 올렸다. 현재 km당 5분 10-20초 정도 달리고 있으니 오늘 목표기록은 충분하고, 최고기록도 가능하다고 하였지만 초반에 속도를 내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는 음수대에서 물도 안 먹고 달리자고 하면서 7.5km의 음수대에서 물도 못 먹게 했다. 이렇게 초반에 오버페이스하면 후반에 힘들어 오히려 기록에 해가 되고, 물을 먹지 않으면 많은 땀으로 인해 탈수가 생기고, 근육이 마비될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내가 의사임을 말해 신뢰를 주니 이제야 알겠다며 물도 마시고, 달리는 속도도 내게 맞춰주셨다. 속도는 km당 5분 10-20초 사이에 조절해 가면서 달렸다. 하프 반환점을 돌 때 54분이었다. Km 마다 사간을 알려주었고, 이 속도로 일정하게 유지만 하면 기록도 된다고 얘기하니 기뻐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가면 갈수록 힘에 붙혀 km당 5분 30초 이후로 속도가 점점 떨어졌다. 그제야 본인이 초반에 오버페이스를 했다고 인정했다. 음수대 마다 물을 마시고 16km를 지나자 조금씩 다시 힘을 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3km남기고 더 속도가 떨어졌다. 내가 옆에서 구호도 외쳐주고, 주위 경찰들에게 파이팅을 외쳐달라고 하여 힘을 북돋여 주었다. 이제 최고기록은 불가능해졌지만 원래 목표였던 1시간 50분대는 잘하면 가능할 것 같았다. 마지막 1km를 남기고 이제 골인지점이 보인다며 착한 거짓말을 했다. 속도가 빨라졌다. 그대로 골인!!! 1:50‘53“. 오늘 목표는 달성했고, 힘들었지만 기뻐했다. 내게 고마워했다. 조금 있으니 평거동에 있는 성재준 이비인후과의원 원장님이 힘들어했지만 두시간 이내의 기록으로 첫 하프코스 완주를 마치고 결승점을 들어왔다. 가족 모두나와 축하해 주었다. 보기 좋았다. 나도 축하를 해 주고... 앞으로 계속 같이 운동하자며 인사 나누고... 강변어탕집으로...
맛집!!! 강변어탕... ... 진주마라톤 후에는 항상 시각장애자들과 같이 어탕집에서 메기매운탕을 먹었다. 오늘도 마찬가지... ... 맛도 맛이지만 장애자들과의 운동 후 같이하는 시간이 좋았다. 또 이번에는 작년 대마도마라톤에서 같이한 안동 학가산마라톤클럽 회원 6분이 오셔서 같이 식사한 것 또한 너무 좋았다. 대마도에서의 좋은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새겨졌다.
2015년, 개인적인 운동 목표를 세웠다. 목표는 올해 16회를 더 참가하여 100회 달성과 14년 월 평균 운동량이 135km 였는데 조금 더 늘려 150km 로 잡았다. 마라톤대회에 2003년 4월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과 같이 합천마라톤 5km에 참가를 시작하였지만 2004년 7월부터 2006년 1월까지 미국연수, 연수 후 일 년간 바쁜 생활로 대회참가하지 못하였다. 다시 2007년 11월 진주마라톤을 시작으로 매년 10회 이상의 대회를 참가하였고, 이번 진주마라톤대회가 100번째 대회다. 그리고 올해는 11월까지 월평균 160km를 달렸다. 따라서 2015년 개인목표는 달성하였다. 앞으로도 계속 연 12-15회 정도의 하프코스에 참가하여 8년 뒤 200번째 완주하는 것으로 새로운 목표로 잡았다. 다른 모든 회원님들도 참가하여 완주에 의미를 두시고 계속 정진하시기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