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 부터 시작한 경기도 걷는길 12구간을 7월10일(토)까지 전부 걸었네요. 숙제 다 끝낸 홀가분함과 이젠 뭘하지?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단순히 걷는게 좋아 시작한 걷기가 어떨때는 기한 앞둔 숙제처럼 부담 되기도 하고,날씨나 걸으며 마주치는 작은 불편함에는 괜한 헛짓하는게 아닌가 하는 짜증이 일기도 하고,초행길에 길을 잘못 접어들어 헤맬때는 남탓도하고 했는데 이제 가만 반추해보면 좋았던 기억들이 훨씬 많은거 같네요.
길이 이쁘고 걷기 좋았던 김포1길,문수산 등산하며 흘린 땀방울이 기억되는 2길,지루하게 계속되는 전류리 논길만 떠오르는 3길.낚시대하나 꼭 챙겨다니면 더 좋을것 같던 김포길이었구요.
행주산성에서 호수공원까지 리본을 놓쳐 지도로 어림잡아 찾아간 1길,초반에 엄청 돌아돌아 헤맨 2길의 고양 구간.자유로 옆길이 저리 다양한 모습인걸 알게됐습니다.
파주1길은 정말 걸었던 기억 밖에 없고,2길은 처음 공지길과 바뀐길을 다 걷게 되어 코스를 얼마나 힘들게 만들고 관리하는지 알게 됐습니다.3길은 농수로와 처음 보는 낚시터들을 찾아내고 이쁘지만 자주 바뀌는 길에 적응하며 걸었고 4길은 이번 12구간 걸으며 최고로 힘들고,돈도 많이 쓰고,좋은 추억을 얻은 구간입니다.황포돛배에서 적성으로 빠지면 수월했을 귀가 코스를 욕심을 부려 장남대교 지나 원당리까지 걸어서는 시간도 늦고 오후에 원당리 지나는 버스는 6시30분에 한대 있다는 이쁜 아주머니 말에 하는수 없이 콜택시 불러 3만원이나 지불을 했네요.(걷기에 택시라......ㅎ)
연천1구간은 걸으며 마주친 손을 뻗으면 닿을뻔한 거리에서 본 고라니의 놀란 눈망울과, 저도 나도 놀란 멧돼지와의 조우,자태 고운 삵(정확히 삵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삵 같았습니다)의 엉덩이만 보며 50여m 걷던 기억.임진강변의 고운 모래길,자갈길 좋은 기억과 서울 수퍼마켓 영수증이 있던 쓰레기 더미와 버리고 간 낚시꾼의 소파를 보며 다음에 올때는 임진강 쓰레기 치우기 하러 꼭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방학중에 집에 온 아들놈과 함께 걸은 2째길과 3째길.너무도 좋았고 혼자 걷는거도 좋지만 길동무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과 다 커서 아비 대신 베낭을 매고 아무 군소리 없이 씩씩하게 잘 걷는 아들놈의 코 밑이 꺼뭇꺼뭇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제 또 다시 길을 걸을 겁니다.경기도 12코스를 다시 걸을지 집에서 가까운 김포 걸을지,강화도와 그 부속섬들을 누빌지는 모르지만 휴일이면 어김없이 또 길을 걷고 있겠지요.이 여름,무덥던 날씨와 타는 태양을 맞아 살이쪄버려 걸을때마다 쓸려 아팠던 사타구니가 벌써 아물었네요.
이런 소중하고 혼자 누릴수 있는 시간을 갖게해주신 경기도 걷는길에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글 잘읽었습니다. 그레고리님 12코스를 다 걸으셨다니 대단하시네요...축하드립니다. 저도 그레고리님따라 12코스 걷기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파주3코스와 연천3코스만 걸어봤지만 미흡한 점이 있더라고 경기도 걷는 길은 정말 아름다운 길입니다.
감사합니다.대단한 것은 아니고, 그저 걷다보니 그리 됐네요.님도 홧팅 하십시요.연천1길은 기억에 많이 남는 구간이더군요.님도 길에서 많은 것 추억하시길 바랍니다.
이 더위에 경이 롭습니다.. 연천구간의 고라니는 요즘 어느때 보다도 자주 띄어요. 저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요.
ㅎ어부동님께서 보신 그고라니가 제가 본 고라니?
축하와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12개 길을 다 걸으신 분이 벌써 나오시다니 제가 무척 기쁩니다.
걸으신 경험을 이곳에서 계속 나눠주시고 조언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으쓱~~!!ㅎ조언까지야......아무튼 감사합니다.
축하드립니다. 부럽습니다. 제가 조언을 얻으려 쪽지를 보내드렸는데 읽지 못하셨는지요? 학생들과 걸으며 파주에서 연천까지 4박을 하고 싶은데 텐트라든지 근처 숙박지가 있을까요? 반구정근처, 황포돛대근처, 숭의전근처, 군남홍조조절지근처에서 야영 또는 기타...
참,코스중에 초등학교나 중학교 지나는데,그곳 운동장은 야영하기에 안성 맞춤일텐데......한번 연락 해 보심이......
노동석님,방금 쪽지 보내 드렸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걷는 것도 부지런해야 하던데..
열정이 남다르신 것 같아요. 전 겨우 김포1길만 걸었는데 언제 다 걸을지
다음엔 강화나들길 한번 오세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강화나들길 꼭 걷고 싶습니다.
지난 토요일 연천 3구간을 걷다가 나무그늘 아래 잠시 쉬면서 인사를 나눴는데,, 12구간을 모두 걸으신거 였군요~
아름다운 길위를 아드님과 함께 걷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길 위에서 또 뵙고 싶습니다..
네,파시옹님.ㅎ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지나치고도 몰랐네요.다음엔 길에서 뵙고 꼭 인사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