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러진 뼈를 이어수고, 자궁출혈, 요통, 습관성 유산, 유즙불통, 수종, 부스럼, 옹저, 유정, 허리와 등이 시리고 아픈데, 하체 무력증, 비증(痺證), 태동불안(胎動不安), 대하, 타박상, 골절, 상처를 낳게 하는 속단
속단은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산에서 자라는데 네모진 줄기는 1m 정도 높이로 자란다. 줄기에 마주나는 달걀형 잎은 밑 부분이 심장저이고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7월에 잎겨드랑이에 연자주색 입술 모양의 꽃이 층층으로 돌려 가며 달린다. 윗입술꽃잎은 앞으로 많이 굽는다.
속단과 모든 형태가 비슷한데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속단'이라고 부른다. 속단은 산비탈의 풀밭, 조금 습한 토양, 계곡, 햇볕이 잘 드는 산비탈의 풀밭에서 자생한다.
속단의 다른 이름은 속단(續斷, 용두:龍豆, 속절:屬折: 신농본초경), 접골(接骨, 남초:南草: 명의별록), 접골초(接骨草: 위생이간방), 천단(川斷: 임증지남), 고추초(鼓捶草, 화상두:和尙頭: 전남본초), 천속단(川續斷: 본초강목), 자유채(滋油菜, 육한:六汗: 중약대사전)등으로 부른다.
속단에 대해서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속단(續斷) //용두(龍豆), 속절(屬折), 접골(接骨)// [본초]
꿀풀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인 속단(Phlomis maximowiczii Rgl.)의 뿌리를 말린 것이다. 각지의 산기슭과 산허리에서 자란다. 봄 또는 가을에 뿌리를 캐서 물에 씻어 햇볕에 말린다. 맛은 쓱 매우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다. 간경, 신경에 작용한다.
혈(血)을 잘 돌 게 하고 출혈을 멈추며 새살이 잘 살아나게 한다. 또한 통증을 멈추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신허(腎虛)로 인한 요통, 허리와 다리에 맥이 없는 데, 자궁출혈, 비증(痺證), 태동불안(胎動不安), 대하, 타박상, 골절, 상처 등에 쓴다.
하루 4~12g을 물로 달여서 먹는다. 뇌환과는 배합금기이다.]
속단의 전설에 대해 이풍원씨가 쓴 <이야기 본초강목>에서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환혼단(還魂丹)
- 속단(續斷) -
마을에 한 의원이 있었다. 그는 산에서 약초를 캐어서는 이 마을 저 마을로 다니며 환자를 치료하고, 약초를 팔기도 하였다. 의원이 약을 다 팔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이웃 마을을 지나다가 젊은 사람이 갑자기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 의원이 죽은 젊은이 집으로 가보니 집안 식구들이 그를 부둥켜안고 통곡하고 있었다.
"저는 의원인데, 잠깐 진찰을 해볼까요?"
의원이 죽은 젊은이의 기색(氣色)을 살피니 죽은 사람 같지가 않았다. 손끝으로 조심스레 맥을 짚으니 맥이 아주 약하게 뛰고 있음을 알았다. 의원은 통곡하는 노인에게 물었다.
"이 사람과 어떤 관계이십니까?"
"제 자식 놈입니다."
"어떻게 죽었습니까?"
"갑자기 열이 몹시 나더니 그만 죽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죽은 지 얼마나 됐습니까?"
"대강 두 시간쯤 됩니다."
"울지 마십시오. 살릴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아니, 죽은 사람을 어떻게 다시 살려낸단 말입니까?"
의원은 호로병에서 환약 두 알을 꺼냈다. 의원은 젊은이의 입을 벌려 환약을 넣고는 물을 부어 삼키게 하였다. 조금 있으니까 젊은이가 숨을 쉬기 시작하였다.
"이틀 후에는 완전히 회복될 것입니다."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노인은 무릎을 끓고 의원에게 세 번 절하였다.
"의원님은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내 아들을 구하였습니다. 죽은 제 자식을 살린 약이 대체 무슨 약입니까?"
"환혼단(還魂丹)이라고 합니다."
죽은 사람을 살렸다는 이야기는 삽시간에 온 마을로 퍼졌다. 환자들이 줄을 이어 찾아오는 바람에 의원은 마을을 떠날 수가 없었다.
한편, 마을에는 약재상을 하는 욕심 많고 마음 씀씀이가 고약한 사람이 있었다. 그 약재상도 환혼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약재상은 순간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 약을 자기 수중에 넣으려고 마음먹었다.
그 약만 있으면 큰돈을 버는 것은 시간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욕심 많은 약재상은 음식을 잘 차려 놓고 의원을 초대하였다.
"무슨 일로 저를 불러 주셨습니까?"
"우리 술이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눕시다."
"저는 아무런 이유없이 이런 환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약재상은 의원이 정식하며 말하자, 자기가 품었던 생각을 사실대로 말하였다.
"당신이 만든 환혼단에 대하여 소문을 들었습니다. 나와 같이 그것을 만들어 팔면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저의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인명을 구하는 조전비방(祖傳秘方: 대대로 내려온 비방)입니다. 돈에 욕심을 내어 이 약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내게 약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습니다."
의원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약재상은 자기의 목적을 이룰 수 없음을 알자,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돌변해 탁자를 치며 큰 소리로 말했다.
"네가 내 말을 안 들어! 내게 약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으면 네 다리를 분질러 버리고 말테다."
그러나 의원은 비웃기만 하였다.
"당신이 어찌하여 나를 맘대로 하는가! 나의 약은 오로지 병자를 구하는 데 쓸 뿐이야."
약재상이 손뼉을 치자, 그의 하인들이 의원을 뒤뜰로 데려가 몽둥이로 마구 때렸다. 거의 죽을 지경으로 만들어 놓았다. 의원은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집 밖으로 내던져졌다. 의원은 아픈 몸을 이끌고 간신히 산으로 기어올라 약초를 캐어 먹으며 한 달 가량 조리하였다. 그렇게 몸을 회복하여 다시 마을로 내려와 약을 팔며 환자들을 치료하였다.
"내가 이 놈을 그냥 두지 않겠다. 이번에야 말로 그 놈의 다리를 분질러 버리고 말겠다."
약재상은 의원이 다시 약을 팔며 치료하러 다닌다는 말을 듣고는 하인들에게 명령하였다.
"그놈의 다리를 부러뜨려라!"
하인들은 먼저보다 더 심하게 의원을 때려 승냥이의 밥이나 되라고 하며 산골짜기에 갖다 버렸다. 이번에는 뼈가 부러져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의원은 오직 누운 채로 고통만 참고 있을 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 때, 나무를 하러 산에 오른 젊은이가 계곡에 나뒹굴어져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는 급히 계곡 아래로 내려갔다. 자세히 보니, 바로 자기의 목숨을 구해준 의원이었다. 의원은 만신창이가 된 몸에 통증으로 신음만하고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어찌된 일입니까?"
젊은이가 물었지만, 의원은 대답을 할 기력마저 없었다. 젊은이는 의원을 부축하고는 편히 누일 장소를 찾아 산허리로 갔다. 그 일대는 많은 들풀이 자라 있었고, 들풀은 보라색의 꽃과 깃털 같이 생긴잎이 달려 있었다.
"그래! 이런 야생초로 다친 데를 치료한다고 했지."
젊은이는 의원이 가리킨 야생초를 뜯어서는 의원을 업고 집으로 돌아왔다. 젊은이는 야생초를 달여 의원에게 복용시켰다. 약 2개월이 지나자, 의원의 부러진 다리와 다친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의원은 젊은이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가 없으니, 자네가 뼈를 치료하는 약초의 효과를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게나."
두 사람이 이야기를 하는 중에 약재상이 하인들을 데리고 젊은이 집으로 들이닥쳤다. 의원을 보자 약재상은 흉악한 얼굴을 하며 하인들에게 의원을 죽이도록 명령했다. 의원은 끝내 맞아 죽고 말았다.
젊은이는 의원의 일을 이어받아 뼈를 접골하는 데 효과 있는 약초를 마을 사람들에게 전해 주었다. 그래서 이 약초의 이름을 '속단(續斷)'이라고 불렀다. 속단은 부러진 뼈를 붙인다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환혼단(還魂丹)은 의원이 갑작스에 맞아 죽는 바람에 애석하게도 전수되지 못했다.
속단(續斷)은 간장과 신장을 보하여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한다. 등허리가 시리고 아플 때, 다리와 무릎에 힘이 없을 때, 여자들의 자궁 출혈, 남자의 정액이 흘러나오은 유정(遺精)과 조루증에도 사용한다. 그리고 타박상이나 치루에도 사용한다.]
속단의 채취는 8~10월에 뿌리를 파서 깨끗이 씻어 흙모래를 제거하고 뿌리 머리쪽과 꼬리쪽 및 가는 잔뿌리를 제거한 후 그늘에서 말리거나 온돌에서 말린다.
성분은 뿌리에 알칼로이드, 정유가 함유되어 있다. 속단의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약간 따뜻하고 독이 없다. 간신을 보양하고 근골을 이으며 혈맥을 조절하는 효능이 있다. 허리와 등이 시리고 아픈데, 무릎과 발이 무력한데, 대하, 유정, 타박상, 금창, 치루, 옹저, 부스럼, 유즙부족, 습관성 유산, 요통을 치료한다.
하루 7.5~15g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거나 환을 짓거나 가루내어 사용한다. 외용시 짓찧어 바른다.
주의사항 및 배합금기는 아래와 같다.
1, <신농본초경집주>: "지황(地黃)을 사(使)로 한다. 뇌환(雷丸)를 꺼린다."
2, <득배본초>: "초기의 설사에 쓰면 안 되고 노기울(怒氣鬱)의 환자는 사용을 금지한다."
속단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활태(滑胎: 습관성 유산)
볶아서 약한 불에 끓인 토사자 150g, 뽕나무겨우살이 75g, 속단 75g, 진아교(眞阿膠) 75g을 곱게 찧고 물에 용해한 아교(阿膠)로 무게 1푼(건조 후)의 환제로 만든다. 한번에 20알을 끓인 맹물로 매일 복용한다. [의학충중참서록, 수태환]
2, 임신 태동 2~3개월의 유산
술에 담근 속단, 생강즙으로 볶고 섬유질을 제거한 두충 각 75g을 가루내어 대추의 과육과 함께 볶아서 절구공으로 찧어서 벽오동씨 만한 크기로 환을 만든다. 한 번에 30알을 미음으로 복용한다. [본초강목]
3, 유즙 불통
속단 19g, 당귀, 천궁 각 6g, 마황(麻黃), 센불로 구운 천산갑(川山甲) 각 7.5g, 천화분(天花粉) 11g을 물 2큰 사발로 8할이 되게 달여서 식후에 복용한다. [본초휘언]
4, 타박상, 섬눌(閃肭) 골절
속단을 찧어 습포한다. [위생이간방]
5, 노인 풍습(노인의 추위를 타는 증상), 전근골통(轉筋骨痛: 염좌에 의한 골통)
속단과 노두를 제거하고 술에 담을 우슬(牛膝)을 곱게 가루내어 따뜻한 술로 7.5g을 식전에 복용한다. [위씨가장방, 속단산]
속단의 효능에 대해서 <본초휘언>에서는 말하기를 "속단은 혈맥을 보양하고 이어주는 약이다. 대체로 끊어진 혈맥을 본품이 잇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상한 근골을 본품이 치료하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막힌 관절을 본품이 통하게 하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손상을 받은 태잉(胎孕)을 본품이 안정시키지 못하는 것이 없댜.
오랫동안 복용하면 기력에 유익하고 보상생혈(補傷生血)하는 효과가 있으며 보양하여도 체(滯)하지 않으며 행하여도 설(泄)하지 않기에 부인과, 외과에서 항상 많이 쓴다."고 기록한다.
속단이야말로 경맥을 소통하고 조절하며 근육을 잇고 기혈 근골을 소통시키는 놀라운 효력을 발휘하는 약초임에 틀림없다.
(글/ 약초연구가 전동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