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아침을 먹고 11시에 체크아웃을 했다. 우리 비행기는 저녁 6시반이니까 오후내내 리조트에서 더 놀다 갈수 있었다. reception 에 짐을 맡기고 해변에 누웠다.
난 그냥 누워서 책을 읽고, 신랑은 노트북을 꺼내 오락을 했다. 그러다가 구름이 좀 걷히면 사진을 찍기 위해 돌아다녔다. 어제 저녁에 갔던 그 벤치에 갔더니 까만 새 여러마리가 앉아 있었다. 우리가 다가가도 웬만해선 도망가지 않았다. 거기서 새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놀다보니 어떤 아저씨가 카누에 어린 아들을 태우고 지나간다. 참 평화로운 광경이다.
해변으로 돌아와 점심으로 핫도그를 시켰다.
(1인분 9000프랑 스낵바에서 제일 싼 메뉴.
햄버거나 샌드위치 시켜서 둘이 나눠먹어도 좋아요.
뭐든지 양이 많아서 거의 2인분이에요.)
beach bar에서 해변 우리 자리까지 가져다 주었다. 내 팔뚝만한 핫도그에 감자튀김도 잔뜩 준다. 다 먹고나서 핫도그와 함께 나온 빵을 들고 방가로 쪽으로 가서 다리위에 앉아 물고기들에게 빵조각을 던졌다. 예쁜 열대어들이 몰려들어 빵을 받아먹느라 난리가 났다.
리조트에 있는 transit room에 가서 간단하게 샤워하고 옷갈아입고 모레아 공항으로 갔다. 타히티 공항까지는 고작 10분 거리인데, 승객이 20명도 안되는 아주 작은 비행기를 탔다. 이렇게 작은 비행기는 난생 처음. 좀 무서웠는데 이륙하자마자 착륙해버렸다.
타히티 공항에 내리니 7시가 좀 안됐는데, 우리 비행기는 0:55 출발이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여행사 직원에게 얘기했더니 1000프랑 주면 시내로 데려다준단다.
택시타면 2500프랑이니까 괜찮은걸.
여행사 van을 타고 선착장(roulotte)으로 갔다.
선착장에는 폴리네시아 섬을 도는 크루즈 선박들이 2대 있었다. 밤이 되어 큰 배에 조명이 화려하게 켜져 있고 선착장 주변에는 포장마차 거리가 형성되어 있었다. 여러가지 음식을 팔지만 대부분 중국요리였다. 중국 삐끼아줌마의 손에 이끌려 한곳에 자리를 잡고 레몬치킨과 차오멘을 시켜 먹었다.
(한접시에 1000프랑 정도. 푸짐하고 맛있어요.)
밥먹고나서 포장마차 거리 옆에 있는 광장 벤치에 앉았다. 광장에는 자전거나 인라인을 타고 노는 아이들로 가득했다. 광장 구석에 있는 무대에 밴드가 나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나타난 약간 맛이 간듯한 할아버지가 광장 한가운데서 혼자 후레시를 하나 들고 춤을 추기 시작하고, 아이들이 신기해서 졸졸 따라다니며 깔깔 웃었다.
주변 쇼핑센터도 다 문을 닫고 특별히 할일이 없었다. 거금 2500프랑 내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다시 돌아오니 보라보라에서 만났던 얄리님 커플과 또 한 커플의 한국인을 만났다.
느릿느릿 수속을 하고 비행기를 탔다.
(수속하는데 2시간 이상 걸려요.
안에 들어가면 면세점이 있고 작지만 선물로 사갈만한 것들이 몇가지 있어요.
남은돈 여기서 다 쓰면됩니다.
저희는 타히티 초코렛, 바닐라, 커피, 럼주를 샀습니다.)
10시간을 날아 동경 나리타 공항에 도착. 한국인 커플들끼리 몰려다니며 얘기하고 도와주고 음료수 사먹고 쇼핑하다가 대한항공을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서울로 돌아오니 오히려 서울이 낯설다. 폴리네시아에 처음 갔을때보다 서울시간으로 다시 시차적응하는게 더 어려웠다. 그후로 며칠동안을 "지금 타히티는 뭐할 시간인데"라는 말을 되내이며 지냈다. 폴리네시아 여행의 후유증은 상당히 오래 갈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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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작년 추석에 갔었는데 그 후유증으로 올 추석을 끼고 장기투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그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으려나...
핫도그 = 1인분 9000프랑 스낵바에서 제일 싼 메뉴....??? 혹시 900 프랑 아닌가요?
soosie님...여행 후기 저희 사이트에 좀 걸어 주사와요오~~~~~~~~~~!!!..걍 퍼 갈까여? ^^;;;
앗 900프랑 맞습니다. 죄송 ^^;; 트립님 어느 사이트에 걸어달라는 말씀인지~ 걍 퍼가세요 ^^;;
잉? 제가 티켓 해드린 분인가 했었는디 ㅋㅋㅋ
여행후기 넘 즐겁고 행복하게 읽었습니다 그리고 읽는동안 넘행복했어여 저도 꼭한번갈랍니다 ㅋㅋ
저도 여행 후기 넘 잘읽었습니다. 아...그림과 여행 후기마다 뚝뚝 묻어나오는 행복감...아울러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부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