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엔 햇빛이 쏟아지네
행복 찾는 나그네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엄마 잃은 소년의 가슴엔 그리움이 솟아오르네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힘차게 달려라 은하철도 999
은하철도 999 ~>
'은하철도 999'는 '미야자와 켄지'의 동화 '은하철도의 밤'에서
영감을 얻은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에 의해 그려졌습니다.
'미야자와 켄지'는 자연을 관찰했고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자연에 동화되어 자연을 그려낸 일본 현대 작가였습니다.
켄지에게 사람과 동물, 식물, 바람, 구름, 빛, 별, 태양 등
온 삼라만상은 서로 대화를 하거나 교감하고 있습니다.
켄지는 살아있는 생물은 모두 한 형제이며,
그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지 않으면
진정한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나의 이 이야기들은 모두 숲이나 들판,
그리고 철로에서 무지개나 달빛에서 얻은 것입니다."
- 미야자와 켄지
켄지는 자신을 자연 현상의 작용을 전달하는 실험적 매체,
또는 자연 그 자체를 재생하는 도구로서 인식하였습니다.
그는 또한 자연에 대한 인간들의 오만함을 경계하였고,
사람과 생물과 지구와 우주의 관계를 재정립하여
새로운 우주관을 정립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한 켄지의 사상을 만화가 ‘마츠모토 레이지’는
영화 '은하철도 999'에서 더욱 구체화해 보여줍니다.
완벽한 질서와 영원한 생명을 주겠다는 구실로 전 인류를
인간성이 배제된 기계 인간으로 만들겠다는 기계제국의 여왕!!
인간의 악함과 교만함을 극명하게 설명해주려는 설정입니다.
어쨌든, 작가 '마츠모토 레이지’는 '은하철도 999'에서
철이라는 만화 주인공을 통해
인간의 생명에 대한 따뜻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어린이용 만화영화답지 않게 영원한 생명,
나아가 생노병사 문제까지 진지하게 이야기합니다.
늙음, 죽음, 아픔도 없는 영원한 생명,
항상 기쁘고 부가 보장된 기계의 몸을 원하는 철이!!
그리고 철이의 곁에서 철이를 내내 인도하던 메텔!!
검은 망토에 검은 모자, 긴 금발과 아름다운 눈매의 메텔은
철이에게 어머니, 연인, 자상한 누나의 모습으로 다가섭니다.
'메텔'은 그리스어로 '어머니'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또한 철이도 메텔의 모습에서 어머니 모습을 봅니다.
도저히 있을 법 하지 않은, 그러나 동경의 대상인 메텔!!
그녀의 몸은 은하계 최고 미녀였던 철이 엄마의 몸이라고 합니다.
철이가 원하는 곳 어디서나 나타나고 무엇이든 들어주며
철이가 원하는 소릴 듣고 그 소원을 들어주는 여인, 메텔!!
자신의 몸을 버려야 얻을 수 있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자신의 엄마를 연상시키고 엄마의 몸을 복제한 메텔을 따라
철이는 우주 저 건너 멀고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마침내 안드로메다 대성운(종점)에 도착한 철이는.
드디어 기계화 몸이 되는 마지막 순간,
처음 그가 소망했던 기계의 몸 대신
자신이 원래 있던 자리, 사람이 살아 숨쉬는 자리,
심장이 펄떡이는 사람이 아직 있는 자리.
그가 지닌 원래의 품성을 지닌 인간이기를 소원합니다.
인간으로 남겠다는 철이의 결정에 기계행성의 여왕,
'프로메슘'은 불같이 화를 내며 그를 죽이려고 합니다.
그러나 철이는 메텔의 도움으로 기계행성을 파괴하고
그가 떠나왔던 먼 우주를 되돌아 지구로 돌아갑니다.
그가 여행했던 수없는 정거장의 추억과 사람들을 거슬러
지금까지 그에게 어머니같은 존재, 스승같은 존재,
어머니의 몸을 지닌 메텔과 헤어진 채,
다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은하철도의 마지막 장면에서
메텔은 철이와 헤어지며 이렇게 말합니다.
"안녕, 나는 너의 소년 시절의
꿈속에 있는 청춘의 환영일 뿐이야..."
또한 다음의 나레이션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그리고 소년은 어른이 되었습니다."
결국 이 만화는 배경이 우주였을 뿐이지,
어린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애니메이션을 한꺼풀 벗거보면
놀라운 사실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즉, 철이 일행이 우주를 종횡무진 여행하는 이 영화는,
화엄경(華嚴經)의 법계연기(法界緣起) 사상에
입각하였다는 것입니다.
화엄경은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선재동자(善財童子)와 우주를 돌아 다니며
깨달음을 얻게 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중간 중간에 도적도 만나고 창녀도 만나고
별의별 인간 군상들을 모두 만나게 됩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선재동자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은하철도999의 스토리 구성과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메텔이 문수보살, 철이가 선재동자라는 것입니다.
메텔이 철이에게 그랬듯이
문수보살은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나
선재 동자를 엄마처럼 보살펴 줍니다.
선재동자 역시 철이처럼 많은 사건과 고난을 견디며
점점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만화영화 속 한 장면으로 들어가 봅니다.
철이가 답답하다며 기차의 창문을 열자
목화 솜 같이 신비한 물체가 둥둥 떠 오르며
기차 안으로 흘러 들어옵니다.
철이는 그것을 손에 올려 놓고 들여다보다가
손바닥으로 누르려고 합니다.
그러자 조용하던 메텔이 황급히 소리칩니다.
“철아! 그러면 안돼”
“메텔… 왜 그래?”
“그 안을 잘 들여다 보렴”
철이는 손바닥위에 있는
그 작은 솜사탕 같은 것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그 안에는 놀랍게도…정말 놀랍게도…
수많은 은하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작은 우주야.
그 안에는 철이 너와 같은 소년도 살고 있단다”
의상대사의 일승법계도기(一乘法界圖記)를 보면
화엄사상에 대해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一中 一切 多中 一 (일중일체 다중일)
一卽 一切 多卽一 (일즉일체 다즉일)
하나 안에 일체요, 많음 안에 하나이며
하나가 곧 일체요, 많음이 곧 하나이다
一微塵中 含 十方 (일미진중 함시방)
一切塵中 亦 如 是 (일체진중 역여시)
한 티끌 속에 시방을 머금고
일체의 티끌 속 또한 이와 같도다
철이가 들고 있었던 것은
솜사탕도 아니요 목화솜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작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우주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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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
nkw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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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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