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을 훌쩍 넘어 7월 하고도 23일 새벽 2시쯤이었다.
비는 그야말로 퍼 붇고,
차창의 와이퍼를 최고속도로 조작했어도 끼익 끼익 고생만 하고 시야는 잘 틔 여 지지 않는다.
내가 그래도 운전 25년인데,
애써 자위하면서도,
꽉 잡은 운전대에 점점 묵직해지는 어깨는 간헐적으로 저릿한 동통이 있다.
어깨를 시원하게 두들길 수 도 없고....
이미 난 짜증이 조금씩 조금 씩 더해간다.
도대체 내가 왜 이 시간에 왜 이 짓을 하고 있지?
조금 전에 들어 선 올림픽 대로에는 이 비에 뭐가 그렇게 바쁘신지들 얄미운 뒷태로 심술 맞게 내빼는 차들이다.
"그러게 이 녀석아! 항상 무슨 일을 할 때는 대책을 세워서 차근차근 이게 안 되면 다른 대안 ...어~? 안 그래? 아 그렇게 살아야지...이게 뭐냐 이 밤중에... 제수씨도 에...? 할말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좀 잘 허세요...사랑 좋지만 사랑이 전부를 해결해 주는건 아녜요. "
- 침 묵 -
'사람이 말을 하면 뭔 반응이 있어야지...후~~내가 정말 하나님 믿는 놈만 아니면...'
내가 말끝마다 너무 하나님을 들먹거려 님께 좀 송구스럽기도 하다만……
며칠 전이다.
느닷없이 전화해서 집 위치를 물어오고,
우리 집 근처의 지하철역까지 감히 데리러 나오라고 까지 하면서 집에 찾아와 놓고는
"형! 나 좀 있으면 안돼?" 하는 교회 후배 아니 동생녀석. 그리고 그 옆에 처음 보는 앳된 제수씨.
“내 품 안으로 들어 오는 이는….어쩌고 …떠날 때는 말없이…저쩌고…그래라!!!"
불문곡직 받아들였고,
마침 아내와 교회동기이기도 하며 친하게 지냈던 터라 아내도 순순히 수용했고,
제수씨도 예쁘게 보는거 같고
워낙 지나 나나 성격이 유별나고 독특한지라 서로 조금 불편 할 테지만
그래도 별 문제없을 것을 확신하면서 지내고 보니
어떨 때는 마치 뭔지 좋았던 그 시절,
교회 수련회에 온 것처럼 잘 지내오고 있던 터였다.
그렇게 며칠 지난 후 그러니까 어제 22일 낮 어느 시간 후배님 왈
"형! 저기… 내 짐이랑 여러 가지 자질구레 한거 맡겨놓은 카페가 있는데
그 집이 망해서 곧 팔릴 거 래 . 그래서 그 짐을 처리해야 하는데 그 짐 좀 갖다 놓으면 안 돼?"
"얼마나 되는데?"
"응 조금이야"
"그래라"
"근데 차가 필요한데...."
머뭇 거리며 얘기 하는 그 품새가 영……그래서
"알았어…차써.......참!...너 운전 못하잖아"
"그러니까 형이 좀...."
“(.....)”
흐이구 그래 5리를 가자면 10리 가고, 속옷 달래면 겉옷 주라....
그려! 그래도 내가 예수님 제잔데...속으로 꾸욱 참고 내색 별로 안하고 응낙했던 바 이다.
지도 사람이면 나중에 갚을 테고 평상시 틈만 나면 형이랍시고 성경 말씀대로 해라...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 한 잔소리 했던 터라...^^
그런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조금 있다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하는 것이 그냥 지나가는 소낙비가 아닌 듯싶다.
"어이 동상! 비도 많이 오는데 내일 가자"
" 형! 오늘까지 꼭 와서 가져가야 한다고 전화 왔었어"
내 눈꼬리가 올라간다.
"야! 너 오늘 만약 나한테 약속 있었으면 어쩌려고 했어?"
그렇잖아도 별다른 일이 없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소일 하고 있던 터라 더더욱 심기가 불편 한데…이 멀쩡한 후배 x 한다는 소리 보소.
"뭐 그러면 그냥 버려야지"
내 눈꼬리는 점점 올라가고 숨이 가빠진다.
“ 차렷! 너 그 태도가 뭐야? 뭐 ? 그냥 버려?”
“아니 그게 아니고 형이 불편해 하니깐 하는 소리지?”
드디어 폭발!!!
“야!!! 가는 게 불편하다고 했냐? 뭐든지 대책 없이 행동하니까 그러는 거 아냐?”
평상시 자기 스스로 자신을 말하기를 자부심이 좀 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교만이,
항상 턱까지 뻗어 있어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도 숙일 줄 모르는 빳빳한 고개 세우시는 후배님께서 ,
웬일이실까? 그 동안 뭘 겪어도 한참 겪었는지 이내
“형! 잘못했어” 한다.
그렇다고 이 찬스를 놓칠 내가 아니지…
“ 말이야. 항상 보면 태도가 영 아냐 너는…형이라고 부르질 말던지….응?
그나마 나 정도 되니까 나한테나 이 정도지 …?
딴 사람들한테는 너 어떻게 대하고 그 사람들은 널 어떻게 보는 줄이나 아냐? 엉?”
더더욱 고개가 잦아드신 우리의 빳빳 후배님 목소리도 야악~간 울먹이는 듯 하면서
“형! 오해 하지마. 형은 알잖아. 내 마음을…”
곧 이어 사랑스러운 아내의
“자기야 고만해! 혈압도 있는데…그리고 아내도...” 소리에 헛기침 한번 한다.
– 내가 좀 너무 했나? 하긴 그래 봤자 한 10년쯤 전 내 모습인디….^^-
“ 그래 알았다. 요즘 내가 좀 날카로워서… 화 내서 미안하고…
그래 그럼 고만하고 어쨓거나 출발하자!”
찌르는 교만의 대명사 이 후배님!
이제는 내 눈도 제대로 쳐다 보지 못하면서
- 허참! 이눔이 이거 영 기가 죽었네. 이런 눔이 아닌디….-
“형! 근데 밤 12시쯤 도착해야 된다는데……”
' 디~~~잉!!!'
아내와 난
“ (…..)”
이렇게 된 연유로 거의 11시쯤 집에서 출발을 했고 빗길에 인라인 스케이트도 즐기면서 12시 조금 못되어서 잠실 모 카페에 도착.
가뜩이나 길눈 어두운 후배 덕에 헤매 헤매 헤매이다가 그나마 와 보지도 않은 제수씨의 도움을 받아
-- 이런 류...이거 정말 신기한 현상인 것 같고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길눈 어두운 건, 기억력! 머리가 좋은 거! 이런 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듯 하다.
이게 얼마나 기가 막힐 노릇 인지 길눈 어두운 분들과 한번쯤 겪어 보신 분 들은 아실 것 이다.
참고로 이 후배녀석은 꽤 IQ가 높은 녀석임에도 불구 하고 어떨 때는 집도 잘 못 찾아 올 때가 있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나의 사랑하는 내 아내… 결혼 하기 전 이제는 처가가 된 집에 인사 드리러 갈 때,
물어 물어… 갔더란 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내 애인은 어느 톨게이트인지도 몰라 광주를 지나쳐 당시 중간벽 이 없었던 순천간 고속도로에서 U턴을 감행했었고,
( 맘씨 좋은 톨게이트 수납아저씨 덕에 괜찮았었다. 물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었었다.
‘무서운... 될 처가에 인사 가는데…. 같은 남자끼리 어쩌구…참 잘 생기셨네요.. 저쩌구…’
고속도로 통행권에 시간이 체크되기 때문에 불법행위를 바로 알 수 있었고 고발 당할 수 있었다.
참 그때는 남자들이 돈을 받았었다) 집 동네 길도 잘 모르는 애인을 어찌 탓 할 수 있으리오….
사랑의 힘으로 그렇잖아도 무서운 미래의 장모님께 전화로 물어가며 찾아갔다.
거의 처음 듣는 아주 순전한 지방 사투리는 아이구미…!!!
Anyway 큰 사랑을 품고 한번 겪어 보시라 정말 은혜가 된다 –-
겨우 찾은 카페에는 문이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비슷하신 수준의 후배친구님은 열쇠를 잊어버리고 오셨단다.
사람을 불러 톱으로 자물쇠를 썰고 들어가 짐을 내어왔다.
아주 조금이라던 짐은 어느덧 실내 넓기 자랑하는 광고로 재미 본 ”레조”인 내 차의 앞 좌석 조금 남겨놓고 가득 채웠고, 지붕에는 행거까지 묶었다.
묶을 끈을 구할 수 없어 테이프를 맞붙여 끈을 만들어 묶으면서
“이거 불법 아니지? 불법인가?”
“아마 도로 교통법에 걸릴걸?”
“어이 동상! 혹시 이거 떨어져 사고 나서 나 감옥가게 되면 사식 넣어라. 에구 이 서글픈 인생아! 돈이나 있시야 내 사식이나 넣어 주지”
“형 내가 많이 벌어서 걱정 없게 할 께”
"버는거 같은 소리하고 있네. 쓰지나 마"
"감방 가도 형은 하나님이 돌봐 주실거야 전도도 하고...."
"특수 작전...! 괜찮은 데..."
뭔가 좀 이상한 은혜로운 대화로 서로를 격려 해 가며 겨우겨우 인내하며 작업하는 동안 비는 참 잘도 내리셨다.
차 지붕에 묶은 행거는 계속 신경 쓰이게 덜컹 대고, 앞자리에는 둘이 앉아 그 와중에 클클 댄다.
시골에서 올라와 서울 지리가 생경한 재수씨는 그나마 아는 건물이나 뭐가 나오면 지난 시절 추억에 신이 난다. 맞장구치는 후배녀석 꼴이라니...
집에 있는 내 아내는 지금쯤 분명히 한번쯤 깨서...생각도 하기 싫다...
이렇게 해서 피곤에 지쳐 거의 한계에 다다른 몸을 이끌고,
잔뜩 긴장해서 운전대 주먹 불끈 쥐고 눈 부릅뜨고 집으로 돌아 오는 중에,
곤두세워 듣고 있지만 잘 들리지 않는 그 둘의 대화 가운데
"아참 그거 잊어 버렸다. -나는 뭔지도 모른다-어떻게 하지?"
"그래. 어떻게 하지?"
순간 포착.
"뭐? 뭐때문에 그래"
"형은 몰라도 돼"
뭐라고? 이 와중에 날 무시하고 몰라도 돼? 넌 딱 걸렸다.
이리 하여
내 진실된 사랑의 독설은 시작 되었던~ 것이었~다.
그래도 거의 없어질뻔한 짐을 찾을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아졌던지 편안해진 얼굴의 제수씨와,
내가 들었더라도 ‘거 참 쓸데없는 소리 어지간히 좀 하지’라고 했을 그런 잔소리를
그래도 이밤에 고생하는 나에게 미안 했던지 묵묵히 듣고 감내하는 후배의 모습을
언뜻 옆 눈으로 봤다고 느낀 그때
“이거 내가 좀 너무하네….” 싶었다. 왜 그랬을까?
그 순간
“이러지 말자. 해영아! 이러지 말자. 좋게 생각하자. 얘는 내가 참 사랑했고 사랑하는 내 동생이며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 정말 친구 삼아 살아갈 귀한 동역자다. 제수씨는 그의 사랑이고….”라고…
순식간에 그야말로 순식간에 생각을 바꾸었다.
자세를 고쳐 앉으며, 은혜로우면 목소리부터 달라진다던가?
목소리를 가다듬고 설교 시간에 많이 듣던 톤으로 조금은 지난 시간 참 좋았던
같이 교회를 다녔던 그 시절의 얘기를 꺼내면서,
‘뭐라 말할 수 없이 허탄하게 살아온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려 주시고 상처를 치유해 주신 그 하나님의 은혜를 앞으로도 잊지 말자…
이제는 정말 세상에 눈을 돌리지 말고 뭔가 이루어내 보자.’
이런 얘기를 하는,
그리고 갑자기 돌변한 내 태도에 후배 부부는 얼떨떨해 하면서도
그 동안에 할 수 없이 잊어버리고 살았던
–우리는 얼마나 많이 출애굽의 이스라엘 백성과 닮아 있는가-
시간들을 후회하는 그런 대꾸를 살짝 살짝 내 눈치를 봐 가며 이어가고 있었다.
한결 기분이 편안해지고 갑자기 비도 사그라들어 2차선으로 가고 있던 내 눈앞에
약간 대각선으로 3차선 주행 길에 플라스틱 드럼통 등에 음식물을 가득 싣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
2.5톤 마이티트럭이 선명하게 나타났던 그 순간.
어렸을 적 가끔 볼 수 있었던 칼 가는 아저씨의,
돌아가는 숯돌에 갈려지는 칼에서 튀어 나오던 그! 불꽃!을 트럭의 뒷부분에서 갑자기 볼 수 있었다.
쾅!!!
뒷꽁무니를 심하게 부딪힌 트럭은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한 순간 크게 기우뚱하다가 내 옆에서
마구 소리를 지르는 후배부부의 고함소리와 함께
‘끼이-익’
소리를 내며 도로 위에 기울어져 가고 있었다.
창문이 닫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들리는,
이제는 도로 위에서 뒤집힌 채 그대로
아스팔트를 긁어대는 굉음을 내며
내 앞으로 달려드는 트럭을 보았던 그 순간,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긴 순간이었을까?
트럭을 받은 사고차는 뺑글 뺑글 2바퀴 정도 돌며 내 차 뒷범퍼를 치며 스쳐 지나갔고,
거대한 산사태처럼 달려드는 트럭을 피해 엉덩이를 맞은 탄력으로 ‘휘-청’
미끄러지며 면도날 같이 겨우 빠져 나온 순간 이제는 올림픽 대로 중간 벽이다.
브레이크를 잡지 않겠다고 이미 마음먹었기에,
악셀레이터를 계속 밟은 체 그대로 핸들을 꺾은 나는 과연 제정신이었을까?
기울어 졌다가 다시 한번 미끄러지며 바로 선 순간 이제는 드럼통이다.
트럭이 전복되면서 저 앞 멀리까지 쏟아져 내린 드럼통들은 거의 융단 폭격 수준이다.
두어 개가 차체에 받히는 느낌을 받았지만 쏟아진 사과 배추 등을 밟으며 미끄러 지면서도 매끄럽게
그야말로 모 차량 광고방송에 나오는 상황처럼 쏙 빠져 나왔고,
그제서야 급 브레이크로 1차선에 차를 세웠다.
한숨 돌릴 틈도 없었지만 꼭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그 와중에
“하나님!!!감사합니다!!!”
외치고 뛰어나가 사고 현장으로 다가가니, 흉하게 뒤집힌 트럭에는 운전사가 없었다.
앞 유리창이 없어지고 거의 박살 난 운전석에 휑하니
사람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으니 놀란 가슴도 잠깐 우리는
“야 빨리 차선 막고 튀어 나간 운전사 찾자!!!”
어쩌면 있을지 모를 2차 사고에 대비해서 우리는 재빨리 움직였다.
마구 흩어진 드럼통 음식물 더미 속에서 끔직한 상상에 스스로 놀라면서도 소리를 질렀다.
“운전사!!!어디 있어? 아저씨!!!”
지금에서야 기억이 나는데… 이건 또 웬일인지…그때.. 왜 바보스럽게 눈물이 나오려고 했을까? 아마 아무도 없었더라면 분명히 통곡이라도 했을 것 같은 그런 마음이었다.
아 그리고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
그 당시에 어떻게 도로에 우리밖에 없었을까? 차들이 참 많았는데….
그래서 그렇지 않아도 후배와 더불어
“왜 이렇게 이 시간에 차들이 많은 거야? 이 빗속에….참… 우리같은 멍충이들 무쟈게 많네…야 재네들도 짐 옮기나 보다” 하며 실소했었는데…
그 시간 우리의 사고 현장 뒤쪽에서 오는 차는 거의 없었다. 마치 한적한 시골 도로처럼… 그렇기에 사고는 최소한일 수 있었고…
누군가의 돌보심은 분명히 있었다!!!
뒤늦게 뒤쪽에 도착한 차들은 웅성대고 있고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내리는 게 보이는 순간 모자를 손에 쥔 채 술에 취한 주정뱅이처럼 휘청대는 한 사람이 보였다.
내가 뛰어가서 “아저씨!!! “ 하고 불렀더니 정신이 퍼뜩 든 듯
“이게 어떻게 된 거 예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울먹인다.
“ 트럭 아저씨 맞아요? 괜찮으세요?”
“ 맞아요. 트럭… 트럭… 아구 아구 죽겄어요….이거 도대체 어떻게 해요?”
거의 혼이 나가 있는 상태에서 눈물을 흘리며 주억 대는 아저씨에게
“좀 앉아 계세요. 다 괜찮을 거예요”
앉혀 놓고 몸을 살살 더듬어 보니 괜찮은 것 같았다. 울먹임을 뒤로 하고 후배가 먼저 달려간 사고를 낸 차로 달려갔다.
엑센트 승용차 앞뒤는 전부 종이 짝처럼 구겨져 있었고
운전수는 운전대에서 조수대로 길게 엎어져 있길래…
난 그대로 건드리지 말라고 하며 이미 제수씨가 신고하였다고 했지만
다시 한번 내 휴대폰으로 경찰에 신고하고,
후배는 차문을 살짝 닫고 차선을 정리 하려고 나섰다.
엎드러져 있는 사고 운전자를 보려고 문을 연 순간.
익숙한 냄새.
지금도 순간 순간 내 손을 잡아 끌며
“뭐 어때? 괜찮아! 한잔 하자구! 한잔하면서 세상시름 잊는 거지 뭐!
교회 다니는 것들은 참 고리타분해. 이거 한잔 같이 하면 쉽게 풀릴 거를 그저 일들을 어렵게 꼬아요.
그리고 어차피 세상 모든 것의 주인이 하나님이래 메.
그렇다면 이것도 하나님이 주신 음식이잖아” 라고 속삭이는 그 냄새.
하지만 다시는 유혹 받고 싶지 않은 그….
다시 사는 사람으로서 큰 복의, 하나님의 자녀였던 특별한 사람 “노아!”
그의 입을 저주의 말로 갈퀴 채웠던 그것!
조금 비약하면, 하나님의 그 특별한 사람도 그랬을진대 하물며 이 어린 사람으로서야..
그 유혹을 어떻게 이겨 낼꼬?
잠시 연민의 정이 느껴지지만
“ 이거 봐요. 술 먹고 운전을 하면 어떻게 하나? 괜찮아요?”
소리에 부스스 일어나면서 풀린 눈으로 날 멍하니 쳐다 보면서
”나 술 안 먹었어! ”소리에 그나마 정나미가 뚝 떨어진다.
하여간 참 기적 같은 일이다.
차의 앞 뒤가 다 우그러들고 한 두어 바퀴 정신 없게 돌았는데 그 와 중에도,
산도적 같은 내 얼굴을 보고도 반말대구를 할 수 있는 거!
나중에 경찰서에 갔을 때에도 다시 한번 확인 한 거지만
트럭 아저씨는 거의 살 둥 죽을 둥 ,
좀 미안한 말로 식초 맞은 뭐처럼 풀어져서 비실비실 대는데
이 친구는 다음날에 일어 나 봐야 알겠지만
어쩜 그렇게 쌩쌩할 수 있을까?
다른 사고로 들어온 일단의 사람들에게
“당신은 이 험한 곳에 뭐 더러 왔어?”
온갖 간섭 다하고
그곳 사고조사반에 있던 경찰들에게 이 나라 치안의 문제점을 설파하시고,
놀란 가슴 진정하려고 노력하던 꽤 쎄 보이는 트럭 아저씨 부인, 동서. 매제…등등
참 많이도 온 피해자 가족한테도 오히려
“내 차 어따 끌고 갔어?” 큰소리치고,
그러다가 결국 아저씨 부인 되는 꽤 쎄 보이는 아줌마한테
“원 미친 x !!! 술을 어데로 x 마셨나? 으이구 모질이!!!…”
‘모질이’라는 출처불명의 좋은 별명도 얻고….
결국 나한테도 깐죽대다가 은근한 한 소리 듣고,
그래도 나야 하나님의 사람이기에 점잖게 대했지만
시달리다 시달리다 거의 극에 달한 노량진 경찰서 담당 경찰 김경사의
거의 협박 성 사적 감정의 공적 개입.
“ 너 xxx아! 한번만 더 떠들면 공무 집행 방해에 경찰서 내 난동으로 한 몇 년 썩게 해 버린다”
좀 조용해 졌다 싶더니 조금 있다가 찾아온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동거녀에게 되레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잔소리야???”
철면피. 후안무치. 점입가경.
결국 끌려 나갔다.
모질이 아니 남편에 대한 걱정에 그저 울기만 하는 아직은 앳된 동거녀와
그녀의 친한 언니라고 하는 사람이 나에게 사고 상황을 묻기에
“메너 김”의 본분을 다해 친절히 설명해주고 난 후
“술에 취해서 그러는 거 같은데 기가 막히다 고 너무 극단적으로 결정하지는 마세요”
이왕 시작 한 거면 잘 하라는 의미에서 해준 말이었는데 옆의 언니는
“아녜요. 저 사람 원래 그랬어요. 거봐! 그러게 내가 그때…..”
하며 후배에게 종주먹 질이다.
언니의 말에 대꾸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흘리는 그녀를 보니
진정으로 불쌍해서 또 눈물이 나오려고 했던 것을 보면
나도 어지간히 주책. 아니면 정서가 회복된 것 일까?
조금 후,
다시 돌아온 “장고”처럼 경찰 앞에 버티고 서서
공장으로 끌어간 자기 차 어디로 가져갔냐고 다시금 고문하는
우리의 “모질이”
아무도 대꾸를 하지 않자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온갖 욕과 더불어 전해지는 대화 내용은,
노량진 경찰서는 한 12번 폭발해서 없어졌고,
피해자인 우리들과 담당경찰은 자기 차 뺏어간 공모 범들이 되어 버렸다.
“야 이것 봐 젊은 친구! 당신 정말 조용히 안 할거야? 어?!”
모처럼 공력을 실은 내 큰 소리에도
전혀 기죽지 않고 건들거리며 이빨 가는 그 느물거림!
그 더러운 용맹성!
그것이 결국 술이 주는 또 다른 기운.
생명력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고,
더럽더라도 생명력은 생명력이니,
많고 많은 피곤하고 지친 영혼들이 그 에게 기댈 수 밖에 …..
“사탄”이 하도 바빠져서 쉴 틈이 없어서
술을 만들어 세상에 내어놓았다는 옛 얘기를 믿지 않더라도,
그 끝없는 기운 넘침이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
씁쓸할 따름이다.
계속해서 들려오는 경찰차, 구급차, 지게차들의 사이렌 소리가 어울러 지면서,
이제는 의식되는 빗방울에 정신이 다시 한번 든다.
내차가 현재 우습게도 과적차량이라는 것을… 앞자리에 둘을 태운...
설마 하는 마음이지만 우리 마음속의 죄성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당당치 못하게 하는가 보다.
괜히 주눅들어진 내 마음은 자꾸 질문을 하는 경찰이 부담스러워졌고
빨리 이 자리를 떠났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내 차를 슬슬 돌아보며 나를 똑바로 안 보고 살짝 옆으로 보는 경찰들은
혹시 내차도 가해차량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역력했지만
마침 차에서 내린 사람들과 트럭 아저씨의 말로 혐의는 금방 풀어졌음에도 나는 괜스레 뒤가 켕겼다.
-아! 이다지도 슬픈 소시민적 근성이여!!! 하나님 나를 돌보소서!!!-
제대로 내 차의 상태는 챙겨 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나 오는 길 은 뭔지 모르게 숙연했다.
거의 동시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돌봤다!!!”
그 다음부터 서로 뒤에 오는 차가…어쩌고… 트럭이 저쩌고… 야...그때 넌 어떻게 생각했니?
형은…어쩌고 저쩌고…계속 가슴을 쓸어 내리는 제수씨....-아 심장이 안 좋다고 했던가?-
사태의 심각성은 점점 불어나고 생명에 대한 위험성과 위기감은 점점 더 불어 나서
우리는 다 죽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사람들이 되었고,
다시 한번 동류의식을 고취시켜준 이 일 가운데서
대단히 어려운 상황에서 고도의 침착성으로 위기를 벗어난 나는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되고 있었다. 우리 끼리...
"아...누가 좀 안 알아주나....?"^^
각설하고
불과 몇 분전에 일어난 일이,
순간적으로 벌어졌던 일들이 머언 옛날 일처럼 느껴지면서
마음을 추스른 결론은 다시 한번 단 하나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호하셨다!!!"
집에 돌아와 짐을 내리면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보게 된 내 차의 상태는 의외로 심각했다.
부서진 것은 아니지만 많이 긁혀서 수리를 요하는 정도였다.
목격자로서의 역할만을 하고자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할 수 없이 경찰서에 전화를 하니, 당장 오라고 한다.
경찰서에 가서는 위에서 얘기한 바와 같이 이리저리 겪고 피해자 진술서 쓰고 집으로 돌아 오니
늦게 온다고 못마땅해 했던 아내의,
이제는 걱정에 찬 발그레한 얼굴이 나를 반긴다.
후배와 마주 보고 서로의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마음가짐을 확인하고 이제는 새벽 인사를 나누고
방에 들어와 걱정하는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천정을 보고 누웠다.
그때 뒷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관통하는 갑작스러운 기억!!!
조금은 억울했었던 내 실수로 앞 프렌다(?) 와 범퍼가 우그러졌지만
수리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에 할 수 없이 그냥 타고 다녔던,
하지만 하나님께 고칠 수 있는 물질 달라고 기도했던 일.
후배에게 차를 빌려 주었더니 그 날로 사고를 내어 쭈그러든 뒷 범퍼.
화가 났지만 내가 그래도 믿는 사람 인데…별로 꾹 참지도 못하면서
“어쩌겠냐? 돈 생기면 빨리 고쳐주기나 해라”고 용서해 주었건만
“형 내일 돈 갖고 올게” 하고는 그날부터 소식이 없던 후배 녀석을 위해 기도 했던 밤.
친구녀석이 빌려 갔다가 가져온 차를 살펴보니 본넷과 앞창틀을 절묘하게 긁어 놓았다.
이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자기는 아파트에 잘 세워 놨다가 아무 일없이 잘 가져 왔는데 무슨 소리냐며,
오히려 나보고 덮어 씌운다고 펄펄 뛰던 친구의 절묘한 오리발.
이 친구는 지금도 안 본다.^^
이제는 그냥 저냥 몰고 다녀서 신경도 안 쓰던 내 자동차. 그 기도…
이 사고로 깨끗이 고칠 수 있게 되었다.
무슨 조화인지 사고 나서 이리 저리 긁혀 있던 그 자리에
어쩌면 그렇게 꼭 맞게 겹쳐서 긁히고 먹혔는지…
물론 경찰 입회 하 에 검증이 된 사실이다.
기도 했던 것은 그 어떤 것이라도,
내가 잊어버렸더라도 당신은 잊어버리시지 않고
가장 합당하게 들어 주시는 하나님!!!
“뭐야? 어이! 하나님 없다고 극구 주장하는 양반들!!!! 하나님이 없다고…..?
웃기지 마소!!!! 그래 한번 겪어보라고!!!”
그렇다고 일부러 사고 내서는 안 될 터이고….
나는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도특공대 멤버이다.
처음 이 교회에 왔을 때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맞아 주었던 특공대원 들…
하지만 어디를 가나 “특”자가 붙은 것은 좀 그렇듯이,
좀 멀리 있는듯한 하나님보다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 봐도 사실 좀 그렇다) 가까이 있는
무x뽀 찐드x 우리 특공대 대장님 정해석 집사님 눈치도 봐야 하는 입장인지라,
그래야 뭐 먹으러 갈 때 왕따도 당하지 않는 지라… (아무래도 이 말은 조금 있다가 삭제해야 할 것 같은데…낄낄.)^^
이 말로 결론 내린다.
이번 사고 중에 하나님께서 나를 보호해서 살려 주신 이유는
물론 내가 하나님 보시기에 예뻐서도 그렇겠지만 ,무엇보다 먼저
‘구령의 열정을 갖고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나서자’
라는 기치를 걸고 나름대로 열심히 뛰는 전도특공대에서 그나마 조금 한 것에 대한 상급이며
앞으로도 좀 더 열심히 하라는 하나님의 배려는 아니였겠는지…. 할렐루야!
빛을 보고 그 빛을 향해 살다 보면 언젠가는 그 빛에 도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살아가는 나에게
이번 사고는 또 다른 기회라고 다짐해 본다.
-에필로그-
사실 하나님의 살아계심에 대하여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사고 중에 날 보호해서 살려 주셨다는 거 보다
차를 고치게 해 주신 것에 더 더욱이 실감하고 감격스러운…
서글프게 기쁜 나의 진정한 고백
첫댓글 꼭 형의 목소리를 듣는 것 같습니다. 치열한 삶의 현장속에 멋지게 살아가는 형이 많이 그립습니다. 형! 요즘 저와 저희 가정에 많은 기도가 필요한 때인것 같습니다. 형 사랑합니다. 많이 보고싶고....
정말 영화같은 이야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힘드셨겠지만 읽는 사람은 참 재밌고 감동스럽네요..^^